<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647화>
쐐애애액-
퐁퐁검이 로켓처럼 나는 모습을 본 순간.
쿵쿵, 쿵쿵쿵-
어린 하늘 고래의 가슴이 세차게 뛰었다!
푸른 화염의 꼬리를 끌고 어른들이 말하는 공허의 바다까지 날아간 무쇠 공!
그 무쇠 공처럼 엄청 빨리 날 수 있다!
‘진짜 나도 저렇게 날 수 있을까!?’
스스로에게 묻는 순간 새로 사귄 친구가 외쳤다.
“퐁퐁이! 너도 할 수 있어!”
-……!
“파아앙- 하고! 로켓 비행을 하는 최초의 하늘 고래가 되는 거야!”
로켓 비행!
쿵쿵쿵, 쿵쿵쿵-
세차게 뛰는 가슴이 더 빨라지고, 가슴속 깊은 곳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솟아났다!
구으으-!
어린 하늘 고래는 용감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가슴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를 곧게 펼쳤다!
꾸으으으으-!
그리고 힘을 쓰는 순간!
포오오오오-
가슴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 뒤에 물방울이 생겨났다!
지느러미를 따라 타원형으로 자라난 물방울은 곧 압축되기 시작했다!
포그르르르르-
당장이라도 터질 듯이 압축되어 요동치는 물방울!
“앗! 잠깐만 하늘, 하늘로 올라가야 해!”
특급 헌터가 공중에 뜬 하늘 고래의 방향을 45도 대각선으로 고정하는 순간.
포아아앙-
압축된 물방울이 터지고 엄청난 바람이 쏟아졌다!
하늘 고래는 진짜 로켓처럼 대각선 하늘로 쏘아졌다!
이 순간 연속해서 터지는 폭음!
포앙, 포앙, 포아앙-
폭음이 터질 때마다 하늘 고래는 무섭게 가속했다!
지느러미를 휘저으며 비행선처럼 천천히 날던 모습은 흔적도 없다.
하늘 고래는 제트기처럼 빠른 속도로 하늘에 원을 그리며 날았다!
퐁퐁이의 로켓 비행은 완전히 성공했다!
구으으, 구으응-!
하늘 고래가 우는 순간.
“특급 쌩쌩이보다 더 빠르잖아!”
특급 헌터는 폭풍 칭찬을 쏟아 냈다.
“대단해! 훌륭해! 아주아주 대단하고 훌륭해! 퐁퐁이는 특급 로켓 퐁퐁이가 됐어! 이런 건 처음 봤어!”
구으으, 구으으으-!
하늘 고래는 가슴지느러미로 쓱쓱- 얼굴을 닦으며 자랑스레 울었다.
“엄청엄청 대단해! 이런 건 알바한테 보여 줘야 하는…… 어, 어! 엇! 으아아앗!”
연신 탄성을 터트리던 특급 헌터는 돌연 한가지 생각이 났다!
퐁퐁이의 재밌고 신기한 친구!
엄청 멋졌던 파란 불꽃 로켓도 그 친구가 발사했다고 했다!
순간 머리에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
키즈카페에서 만난 이후 언제나 재밌는 일을 일으키는 사람!
“알바!”
특급 헌터는 퐁퐁검을 들어 재빨리 허공에 그림을 그리며 물었다.
“퐁퐁이! 아까 로켓 하늘로 쏜 사람! 네 친구 이렇게 생기지 않았어!”
퐁퐁, 퐁퐁퐁-
경쾌한 소리가 이어지고, 퐁퐁검의 궤적을 따라 생겨난 빛이 엉망진창 사람 얼굴을 그려내는 순간.
부으으으으응-!
어린 하늘 고래는 깜짝 놀라 숨구멍에서 안개를 뿜어내며 쉴 새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순간 특급 헌터의 얼굴 전체가 환희로 물들었다.
‘알바가 오고 있다!’
마침내 모든 걸 깨달은 특급 헌터는 진교은에게 외쳤다.
“누나! 알바 오고 있어! 역시 알바는 특급 알바야! 알바는 언제나 중요할 때 온다니까! 카캬카-!”
“알바? 특급 헌터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니?”
진교은이 의아해하는 순간.
특급 헌터는 다급히 외쳤다.
“앗! 이럴 때가 아니지! 알바 도와주러 갈게! 퐁퐁이! 알바 데리러 가자!”
구으으-!
하늘 고래가 가슴지느러미로 척- 경례를 하는 순간.
특급 헌터는 펄쩍 뛰어 하늘 고래 등 위에 올라탔다.
포오오오오-
이 순간 활짝 펴진 하늘 고래의 지느러미에 모인 물방울이 압축되기 시작했다.
“너, 지금 뭐 하려고!?”
“성주님? 지금 뭐 하세요!?”
진교은과 류호가 외치는 순간.
특급 헌터는 퐁퐁검을 휘두르며 외쳤다.
“발사!”
포아아앙-
압축된 물방울이 터지는 동시에 엄청난 속도로 나아가는 하늘 고래.
하늘 고래는 특급 헌터를 태운 채로 로켓 비행을 시작했다!
앗! 하는 사이 대각선 하늘로 날아올라 비틀린 8자를 그리며 내려 와 탑 위를 질주한다!
“……위험해!”
“……위험합니다!”
사색이 진교은과 류호가 다급히 앞을 막았지만.
포앙, 포아앙-
하늘 고래는 폭음과 함께 직각으로 꺾어 두 사람을 피하고 가속했다!
탑 가장자리 허공을 향해서!
“안 돼!”
경악한 진교은이 외칠 때.
류호는 이미 달리고 있었다.
‘아직, 늦지 않았다!’
곡옥을 던지는 동시에 류호는 탑 가장자리 밖 허공으로 몸을 날리며 손을 뻗었다!
이 순간 탑 위와 아래, 허공에 자리한 사람들이 서로를 인지했다!
-하늘 고래를 타고 로켓 비행 중인 특급 헌터.
-특급 헌터를 잡기 위해 탑 밖으로 몸을 던진 류호.
-튀어나온 바위를 밟고 탑 정상으로 뛰어오른 천문석.
-그 등에 업혀 자신도 모르게 외친 미호.
모두의 경악한 시선이 얽히는 순간.
다급한 외침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성주님!”
“알바!”
“특급 헌터!”
“엄마!”
‘특급 헌터가 하늘 고래를 타고 날고 있다!’
천문석이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시선을 뺏긴 찰나의 순간!
“주술력이 안 먹혀!?”
다급한 외침과 함께 류호와 천문석, 미호 셋은 충돌했다!
꺄아아-
으아악-
* * *
하나로 뒤엉켜 추락하는 세 사람.
천문석, 미호, 류호!
“깃털 비행의 주술이 어째서!?”
류호의 외침에 미호가 대답하듯 소리쳤다.
“성주님의 탑! 이 탑 주위에선 하늘 고래 말고는 아무것도 못 날잖아요!”
아차!
류호의 얼굴이 사색이 되는 순간.
콰드득-
옷깃을 잡아 오는 강철 같은 손아귀!
“……!?”
“단단히 잡아!”
천문석은 짧은 외침과 함께 옷깃을 낚아채 끌어당겼다!
허리에 닿는 순간 허리를 감싸 안는 단단한 팔!
“로프 걸어 뒀어! 추락하지 않는다!”
천문석은 외침과 동시에 내력을 끌어올렸다.
하필이면 마지막 탑 정상으로 뛰는 순간 충돌했다!
마지막으로 캠을 박아 넣은 건 15미터 아래.
3명의 무게와 속도가 걸리면 캠이 뽑혀 나올 수도 있다!
로프에 걸리는 부하를 줄여야 한다!
천문석은 빙글 몸을 돌려 허공을 향해 장법을 펼쳤다!
지금 필요한 건 위력이 아닌 풍압!
아무 위력 없이 소리와 풍압만 대단한 장법, 허풍수를 펼친다!
콰르르르-
천문석은 터질듯한 내력을 담아 허풍수의 장법을 펼쳤다.
파앙, 파앙, 파아앙-
연신 폭음이 터지고, 하나로 엉킨 세 사람은 떨어지는 속도가 확확 줄었다!
퍽-
그러나 로프의 부하가 캠에 걸리는 순간.
그르르륵-
바위틈에 박힌 캠은 바위를 갈아버리며 뽑혀 나왔다!
“하아-.”
“빌어먹을! 젠장!”
류호와 미호가 탄식하는 순간.
천문석도 하늘을 바라보며 탄식했다.
“하…… 어쩐지 잘 되더라니…….”
그리고 다시 한 번 허풍수의 장법을 펼치려 할 때,
포앙, 포앙, 포아앙-
생경한 폭음이 터져 나왔다.
“특급 헌터가 왔다!”
귀에 익은 외침이 들려오고.
안개를 뚫고 낯익은 모습이 나타났다.
하늘 고래를 탄 특급 헌터가 수직으로 떨어져 자유 낙하 중인 세 사람을 단숨에 추월했다!
“야, 위험해! 하지……!”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몸에 감싸 안는 탄력 있는 공기 방울!
“퐁퐁검!?”
반사적으로 아래로 고개를 돌리자.
하늘 고래를 탄 특급 헌터가 퐁퐁검을 휘두르며 외치는 모습이 보였다.
퐁퐁, 퐁퐁퐁-
“퐁퐁이! 탑 꼭대기로 밀어 올리면 돼!”
구으으, 구으으응-!
어린 하늘 고래가 대답하듯이 우는 순간.
폭음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포앙, 포앙, 포아앙-
그리고 돌고래가 머리로 공을 튕겨 올리듯, 세 사람을 감싼 거대한 물방울이 하늘로 튕겨 올랐다.
포앙, 포아아앙-
로켓 비행을 하는 하늘 고래의 머리에 튕겨서!
천문석과 미호, 류호.
특급 헌터와 하늘 고래는 순식간에 탑 정상에 도착했다.
“으아, 으아아- 드디어! 드디어 도착했다!”
미호가 탑 정상을 두들기며 미친 듯이 외치고, 류호가 말없이 자신을 구해 준 남자를 바라볼 때.
“특급 헌터!”
사색이 된 진교은이 달려와 특급 헌터를 끌어안으려 했다.
포아앙-
그러나 하늘 고래는 폭음과 함께 급가속해진교은을 피해 직선으로 날아와 멈췄다.
천문석을 앞에서.
구으으, 구으으응-!
어린 하늘 고래가 자랑스레 지느러미를 파닥이는 순간.
특급 헌터는 두 팔을 번쩍 들고 외쳤다.
“알바! 나 찾으러 왔구나! 내가 어젯밤에 알바 엄청엄청 찾아다녔어! 혹시 알바 배고플까 봐 고기 공짜로 나눠 주라고 했다니까! 카카카캌- 나 잘했지!”
“…….”
천문석은 멍하니 하늘 고래를 탄 특급 헌터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그 하늘 고래 타고 날 수 있는 거였어?”
“당연하지! 퐁퐁이는 이 세상에 유일한 로켓 하늘 고래야! 퐁퐁아! 알바한테 보여 줘!”
특급 헌터가 외치는 순간.
꾸으으응-
동글동글한 얼굴이 일그러지며 한껏 힘을 쓰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가슴과 꼬리지느러미에서 생겨나는 물방울.
포르르르르륵-
터질 듯 압축되던 물방울이 마침내 폭발하는 순간!
포아아앙-
폭음과 함께 하늘 고래는 로켓처럼 쏘아졌다!
파아아아아-
“보이지! 퐁퐁이는 특급 로켓 하늘 고래야! 퐁퐁이 대단하지!”
구으, 구으으응-!
특급 헌터를 태운 어린 하늘 고래는 제트기처럼 천문석 주위를 날았다.
힘과 출력!
보는 순간 감이 왔다!
특급 헌터와 진교은, 자신까지 모두 매달려도 충분히 날 수 있다!
“…….”
천문석은 힘없이 말했다.
“너 그렇게 날 수 있었구나…….”
구으, 구으으-!
“탑 올라올 때 해 줬으면 좋았을 텐데…….”
구으, 구으으으-!
그러나 끝이 좋으면 모든 게 좋은 법!
무사한 특급 헌터와 진교은을 찾았다.
게다가 어린 하늘 고래는 로켓 하늘 고래로 진화했다!
천문석의 시선이 탑 아래로 움직였다.
까마득한 탑 아래.
넓게 펼쳐진 장원, 전투가 벌어진 성벽, 깎아지른 바위 절벽 아래 숨어 있는 배가 있다.
이제 동료들이 기다리는 배까지 조심조심 움직일 필요가 없어졌다.
로켓 하늘 고래에 매달리면 순식간에 동료들이 있는 배에 내려설 수 있으니까!
이제 곧 적염성도 안녕이다!
하하하하하-
천문석이 웃음을 터트리며 특급 헌터를 부르려 할 때, 다급한 외침과 육중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성주니이이임!”
쿠웅, 쿠웅, 쿠우웅-
“……?”
문득 돌린 시선에 잡힌 2미터가 넘는 신장과 거대한 항아리 같은 금속 갑옷!
얼굴과 목, 팔 드러난 신체 모든 곳에 털이 빽빽한, 톤 단위 무게의 곰 인간이 전차처럼 달려왔다!
특급 헌터를 향해서.
성주님이라고 외치며!
* * *
천문석의 시선이 자신도 모르게 둘 사이를 오갔다.
“성주님!”
두 팔을 번쩍 들고 달리는 곰 인간.
“카카캌- 로켓 발사!”
하늘 고래를 타고 신나게 하늘을 나는 특급 헌터.
-의혹?
“성주님……? 특급 헌터……?”
-설마.
“특급 헌터가…… 성주님……?”
-확신!
“특급 헌터가 적염성의 성주님!”
-절규!?
“와, 진짜! 이런 차별대우라니!?”
천문석은 참을 수 없는 분노에 하늘을 향해 삿대질하며 외쳤다.
“흙 바닥을 기며 독사를 잡아 밤새 뱀술을 만들고! 난장판이 된 호랑이 일족 장원, 시가지에서 굴렀는데!”
“성주!? 성주라고요!? 아니 뭔 놈의 저울이 이따위야!? 아니 대충 내려가고 올라가는 건 비슷하게 맞춰야지!”
……
포아앙-
이때 폭음과 함께 나타나 씩씩하게 외치는 특급 헌터.
“알바! 성주 하고 싶어? 내가 성주 시켜 줄까!?”
“……뭐?”
반문하는 순간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성주님!”
“그러시면 안 돼요!”
곰 인간과 여우 일족의 주술사가 사색이 된 얼굴로 달려 오고 있다.
퐁퐁검을 번쩍 드는 특급 헌터!
깜짝 놀란 두 사람이 재빨리 고개를 숙이는 순간.
특급 헌터는 크게 소리쳤다.
“알바랑 나는 엄청엄청엄청엄청! 친해!”
“키즈카페, 백화점, 장민 집, 캠핑장, 워터 파크, 제주도, 박스 성, 공성전! 맨날맨날 완전 재밌게 놀았어!”
“그리고 우리는 앙꼬 대장이랑 겨루는 경주도 같이 나갈 거야!”
특급 헌터는 신뢰가 가득 담긴 눈으로 천문석을 바라보며 선언했다.
“알바한테 성주 자리 주는 건 하나도! 조금도! 아깝지 않아!”
“……!”
이 순간 천문석은 뭐라 말할 수 없는 뭉클한 감정을 느꼈다.
자신의 모든 걸 다 줄 수 있을 정도로 깊은 믿음과 신뢰!
누군가에게 그런 믿음과 신뢰를 받는다는 건 이 얼마나 가슴 떨리는 경험인가!?
“특급 헌터!”
“특급 알바!”
외침과 동시에 부딪치는 손바닥!
짝, 짜자작, 짝짝, 짝-!
손바닥을 일곱 번 마주치는 순간.
이심전심!
천문석과 특급 헌터는 가슴이 뻥 뚫리는 통쾌한 웃음을 터트렸다.
카캬카카카-
카카카카캌-
그리고 천문석은 외쳤다.
“동료들 배에서 기다리고 있어! 로켓 하늘 고래, 퐁퐁이 타고 얼른 내려가자!”
특급 헌터는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외쳤다.
“안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