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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645화 (646/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645화>

단숨에 삼보일배 사제를 꺾은 천문석은 지붕을 밝고 달려 여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곧 여관으로 달리는 일행을 따라잡았다!

술통이 담긴 지게를 짊어진 아카린.

이 술통을 끌어안은 한호석 교수.

양옆의 최설과 허준.

후미의 이원과 대 공자까지.

동료 모두는 구불구불 이어지는 골목길을 달리고 있었다.

천문석은 지붕을 뛰어넘어 허공으로 몸을 던졌다.

탁-

손끝이 빗물관에 닿는 순간 단숨에 미끄러져 지상에 내려섰다.

이때 골목에서 튀어나오는 동료들!

“나다!”

“왔구나!”

“어떻게 이렇게 빨리?!”

“너, 삼보일배 걔들은?!”

자신들 앞에 나타난 천문석의 모습에 동료들은 깜짝 놀라 외쳤다.

천문석이 대답하려 할 때.

하늘을 울리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악적이 신상을 파괴했다!]

[어린 하늘 고래마저 납치했다!]

[모두 어린 하늘 고래를 구해야 한다! 달려라!]

그리고 거대한 울림이 멀리서 들려왔다.

우르르르르르르를-

가짜 사제 녀석이 선동을 시작했다!

선동이야말로 자신의 특기!

바로 반박하고 역으로 가짜 사제 놈을 작살낼 수도 있지만, 지금 중요한 건 특급 헌터와 진교은이다!

여기서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다.

천문석은 앞장서 달리며 외쳤다!

“쟤들 신경 쓸 필요 없어! 바로 여관으로 달리자!”

일행은 복잡하게 얽힌 골목길을 달려 여관으로 향했다.

그러나 곧 문제점을 발견했다.

퐁, 퐁, 퐁-

천문석의 몸에서 빛나는 물방울이 하나둘 생겨나 흔적을 만들고 있었다.

“물방울?!”

천문석은 재빨리 재킷을 열고 상기된 하늘 고래에게 말했다.

“물방울 안 생기게 해야 해! 우리 추적받고 있다!”

바로 고개를 끄덕이고 인상을 쓰며 힘을 주는 하늘 고래.

꾸으, 꾸으응-!

그러나 엄청난 격전을 겪고 흥분한 하늘 고래의 몸에서는 계속 빛의 물방울이 생겨났다!

퐁…… 퐁…….

그리고 사방에서 들려오는 울림과 외침이 점점 가까워졌다!

우르르르르를-

“이쪽이다! 여기 빛의 방울이 보인다!”

챠아아아아아-

게다가 멀리서 들려오던 하누만 농악대의 징 소리도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이대로는 배를 타고 출발하기 전에 꼬리를 잡힌다!

천문석은 동료들과 눈을 마주친 후 아카린에게 말했다.

“아카린. 다음 골목에서 갈라지자!”

아카린은 바로 알아챘다.

“꼬리를 끊을 생각이구나!”

“맞아. 크게 한 바퀴 돌아서 여관 후원, 수로로 바로 갈 테니까. 수로에 배 띄우고 출발 준비해 줘!”

“목적지는?!”

천문석은 손을 들어 북쪽 언덕을 가리켰다.

“성주 장원! 동료 둘. 성주 장원에 있다. 수로로 어디까지 갈 수 있냐?”

“갑문만 통과하면 장원 바로 아래 호수까지 이동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성주 장원 장난 아냐! 무사들이 끝없이 모여들고 있어! 위험할 거다!”

천문석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그래서 꼬리들은 절대 못 따라올 장소지.”

순간 아카린과 동료들의 얼굴이 환해졌다가 어두워졌다.

꼬리를 끊어도 전장에서 특급 헌터와 진교은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천문석에겐 특급 헌터를 찾을 방법이 있었다.

그리고 어째선지 이 방법이 제대로 먹힐 거라는, 특급 헌터와 진교은을 찾는 게 어렵지 않을 거라는 기묘한 확신이 들었다.

“그건 나한테 맡겨. 그럼 모두 잠시 후에 보자!”

갈림길이 나타나는 순간.

천문석은 땅을 박차고 건물 지붕으로 올라 여관 반대 방향을 향해 달렸다.

“이제 안 참아도 된다! 모조리 쏟아부어!”

이 순간 하늘 고래에게서 참았던 물방울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퐁퐁, 퐁퐁퐁-

하늘에 긴 꼬리를 만들어 내는 물방울!

순간 사방에서 외침이 터져 나왔다.

“저기다! 지붕 위!”

“신상을 파괴한 놈이 지붕을 달리고 있다!”

지붕을 달리는 천문석을 따라 사기꾼 사제와 수행자들이 길게 이어졌다.

이 순간 아카린과 동료들은 반대쪽 갈림길, 여관 방향으로 달렸다.

* * *

“저 여관이야! 바로 따라 들어와!”

여관이 보이는 순간 아카린은 외침과 함께 가속했다.

챠아아앙-

우르르르르를-

징 소리와 거대한 울림이 멀어지고 있다.

이세기가 제대로 유인하고 있다!

그러나 아카린은 안심하지 않았다.

결국, 유인은 끝나고 이세기는 여관 후원으로 돌아와야 한다.

당연히 추적하는 놈들도 따라붙을 거다!

“오자마자 출발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

아카린은 여관 문을 부숴 버릴 듯 열었다.

콰아앙-

그리고 여관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동료들!

“야, 아카린! 뭐야! 웬 사람들이야!”

여관 주인이 다급히 외치는 순간.

아카린은 돈주머니에서 잡히는 대로 돈을 꺼내 던졌다.

“바로 갈 거야! 여관 잠시 닫아줘!”

“뭐?! 야, 축제 대목인데 여관을 어떻게 닫아…….”

여관 주인 앞에 떨어지는 반짝이는 황금 동전들!

반색한 여관 주인은 입구로 달려가 빗장을 가로지르며 외쳤다.

“혹시 뭐 필요한 거는 없냐?!”

“음식, 옷, 천, 두꺼운 가림막, 바구니…… 물! 특히 물이 많이 필요해!”

아카린은 외치는 즉시 여관으로 들어온 동료들에게 지시했다.

“배 출발 준비는 나 혼자 가능해! 여관 주인한테 물자 받아서 저 문 뒤 후원으로 날라!”

아카린이 후원 문을 열고 뛰어가는 순간.

최설, 허준, 한호석 교수.

이원과 대 공자.

여관 안에 남은 사람들은 바로 움직였다.

덧창을 닫고 여관 주인이 챙겨 주는 포대와 물통, 바구니에 쌓인 옷과 천을 후원으로 날라 배에 실었다.

짐을 거의 다 실었을 때 거대한 울림이 점점 가까워지는 게 느껴졌다!

우르르르르르르를-

순간 모두는 직감했다.

‘천문석이 돌아오고 있다!’

“이제 곧 도착한다! 모두 배에 올라타라!”

아카린이 외치는 순간.

한호석 교수, 최설, 허준이 배에 오르고 아카린이 배를 고정한 밧줄을 풀고 배 위로 뛰어올랐다.

이원과 대 공자는 후원에 남은 마지막 짐을 선박 위로 던져 올렸다.

“야, 빨리 올라타!”

아카린이 장대로 배를 밀어내며 외치는 순간.

퐁, 퐁, 퐁-

경쾌한 소리가 하늘에서 들려오고 천문석이 지붕에서 미끄러져 내렸다!

우뚝 솟은 돛대를 잡고 단숨에 갑판에 떨어지는 천문석.

이때 후원에 남은 이원이 장대로 배를 밀며 외쳤다.

“밀어라!”

으아악-

이원과 아들이 악을 쓰며 장대로 배를 밀어냈다!

이 순간 갑판 좌우에 선 최설과 허준, 아카린과 천문석도 일제히 장대로 수로 바닥을 밀었다.

끄으으으응-

배가 속도를 붙이는 순간.

천문석은 장대를 내밀며 외쳤다.

“빨리 올라타!”

이원은 양손을 모아 포권하며 천천히 허리를 숙였다.

“……!”

모두가 이원의 생각을 짐작하는 순간.

“넵!”

이원은 번개같이 뛰어 장대를 잡았다!

휘청 휘어진 장대가 올라가는 순간 그 탄력을 이용해 단숨에 배에 올라탄 이원!

이원은 장대로 수로 바닥을 밀며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하-

“아버지 뭐 하세요!”

후원에 홀로 남겨진 아들의 어이없어하는 외침.

이원은 웃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넌 먼저 돌아가라! 난 손님을 모시겠다!”

“네?! 아니, 갑자기 그게 무슨!”

“이건 내 평생 기다리던 순간이다! 이 비급의 뒤를 배워서 오겠다!”

이원은 품에서 꺼내든 두 권의 비급을 흔들었다.

“경천동지 이세기! 손님께서 펼치는 무공 봤지? 하하하- 여량위! 네 엄마에게 잘 말해 다오. 내가 경천동지 이원이 돼서 돌아가겠다고!”

“아니! 무슨 말씀이세요! 얼른 내려오세요!”

대 공자가 후원을 달려 배를 향해 뛰려 할 때.

이원은 말을 덧붙였다.

“반드시 네 내력이 제대로 움직이게 해 주마.”

“……!”

‘아버지는 모든 걸 알고 있었다!’

경악한 대 공자가 자신도 모르게 멈칫하는 순간.

이원은 한 권의 비급을 아들에게 던졌다.

탁-

대 공자가 책을 받는 순간 들려오는 외침.

“내가 돌아올 때까지 잘 보관해 다오!”

이원의 외침을 끝으로 모두를 실은 배는 수로를 향해 빠르게 나아갔다.

‘아직 따라잡을 수 있다!’

대 공자는 배를 따라 수로를 달리려다가 멈춰 서서 주위를 돌아봤다.

우르르르를-

챠아아아아-

기괴한 울림과 징 소리가 울려 퍼지고.

수많은 사람의 외침이 사방에서 들려왔다!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난장판이 벌어지고 사건·사고가 쉴 새 없이 터지고 있다!

직감이, 그동안의 경험이 말한다.

아버지를 따라갈 때가 아니다.

지금 필요한 건 다른 계획이다!

대 공자는 바로 몸을 돌려 호위 무사들이 기다리는 장원으로 달렸다.

아버지를 빼낼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서!

* * *

배를 타고 수로에 올라와 한숨 돌린 것도 잠시.

수로를 타고 이동하는 배에서 본 도시는 점점 더 난장판이 되어가고 있었다.

으앗-

포대를 몇 개나 어깨에 짊어지고 도망치는 늑대 인간!

화르르륵-

여우 불을 날려 털을 태우고 깔깔거리는 여우 아가씨!

으아아악-

악을 쓰며 골목, 거리에서 드잡이질을 벌이는 요마괴이!

그리고 여관 방향에서 들려오는 소리!

챠아아아아-

하누만 농악대!

우르르르르를-

가짜 사제와 수행자들!

[이세기! 어디에 있냐!]

초절정 고수 남궁휘!

“이세기! 이새기! 이새끼!”

40인의 용역 헌터들!

배를 타고 튄 것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모든 외침과 소리는 여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여관까지 추적한 모두가 수로로 움직인 배를 추적하려면 시간이 걸릴 거다!

카캬카카카-

천문석은 웃음을 터트리며 북쪽 언덕 위 성주 장원을 가리켰다.

“모두 힘을 내라. 특급 헌터와 진교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2개의 장대가 바닥을 밀고, 2개의 노가 물살을 갈랐다.

촤아아아아-

동료 모두가 탄 배는 점점 가속했다.

30분 후.

배는 복잡한 수로를 지나 성주 장원 호수와 연결된 갑문에 도착했다.

갑문은 텅 비어 있었다.

천문석은 밧줄을 던져 단숨에 갑문에 뛰어올라가 문을 열었다.

콰르르르르-

동료들을 태운 배는 호수를 직선으로 가로질러 성주 장원이 있는 바위 언덕 아래에 도착했다.

천문석은 주위를 훑었다.

커다란 바위 그늘에 배를 고정해 주위에선 보이지 않는 상태.

성문 방향에서는 함성과 고함, 전투 소음이 들려오지만, 호수 방향은 조용했다.

도시 안에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커다란 호수 한가운데, 깎아지른 바위 절벽이 있고 이 위로 높게 솟은 성벽이 있었다.

천연의 방벽에 이쪽으로는 병력을 움직일 엄두도 내지 못했으리라.

주룩, 주룩, 주르륵-

길게 풀어낸 밧줄을 어깨에 걸친 천문석은 동료들에게 말했다.

“특급 헌터와 진교은 데려올게.”

“몇 명 같이 가는 게 낫지 않을까?”

순간 배에서 일어나는 동료들.

그러나 이런 난장판에서는 오히려 혼자인 게 났다.

특급 헌터와 진교은을 찾다가 다른 동료가 낙오할 수 있었다.

“아니, 나 혼자 올라가는 게 났겠다. 가능한 여기서 대기하고. 혹시 병사들에게 들키면 호수를 돌면서 버텨야 해. 가능하겠냐?”

천문석이 전투 소음이 들려오는 성문 방향을 가리키자.

아카린은 피식 웃었다.

“우리 하누만 농악대도 먹튀했어! 재들 정도는 껌이다!”

“이거 가져가라!”

이때 최설이 배낭에서 꺼낸 원통을 던졌다.

헌터용 신호탄!

“찾으면 바로 신호해. 그럼 여기로 다시 배 댈게.”

“알았어. 그럼 갔다 올게. 모두 수고해라!”

천문석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고 바로 몸을 던졌다.

미끄러운 이끼가 가득한 바위를 밟는 순간 연속해서 뛴다!

탁, 탁, 타다닥-

천문석은 순식간에 바위를 달려 깎아지른 절벽에 찰싹 달라붙었다.

이미 절벽을 타고 오를 경로 파악은 끝난 상황!

천문석은 주저하지 않고 절벽을 기어 올랐다.

20 여분, 날 듯이 절벽을 올라 도착한 성벽 정상 바로 아래!

그르르르륵-

천문석은 성벽 틈에 캠을 밀어 넣어 고정하고 주위를 확인했다.

삼면이 호수로 막혔고 유일한 출입구는 뱀처럼 구불구불한 가파르고 좁은 길이 있는 성문뿐.

이 성문으로 공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성문 앞에는 많아야 30명 정도 있을 공간밖에 없었다.

얼핏 봐도 공격 측과 수비 측의 병력 차이는 20배 이상 차이가 난다.

하지만 전투가 벌어진 성문 앞에선 오히려 병력이 역전된 상황이다!

어느새 전투는 교착 상태에 빠졌고 공격자, 수비자 모두 지친 게 느껴졌다.

기회다!

전투가 교착 상태에 빠진 지금 특급 헌터와 진교은을 찾아서 빠져나온다!

쿵, 쿵, 쿵-

이때 육중한 발소리가 들리고 성벽을 순찰하는 병사들이 기감에 걸렸다.

천문석은 캠을 잡고 성벽에 찰싹 달라붙어 기척을 지웠다.

육중한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다가 머리 위를 통과하는 순간!

‘3, 2, 1. 지금!’

캠을 밟고 성벽 위로 올라가 뱀처럼 성벽 위를 미끄러졌다.

천문석은 소리 하나 없이 성벽 위를 지나 바로 반대쪽 성벽 아래 장원으로 떨어져 내렸다.

모든 병력이 성벽에 모여 장원에선 인기척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천문석은 바로 장원 깊은 곳으로 달렸다.

곧 전투 소음과 인기척이 사라지고 기감에 걸리는 게 아무것도 없는 곳에 도착했다.

이제 특급 헌터를 찾을 방법을 사용할 때였다.

지익-

천문석은 재킷을 열고 눈을 초롱초롱 빛내는 어린 하늘 고래에게 말했다.

“여기에 퐁, 퐁, 퐁- 네 물방울이랑 똑같은 소리 힘이 담긴 나뭇가지 검 휘두르는 꼬맹이…….”

어린 하늘 고래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대답하듯 울었다.

구으응-!

그리고 직선으로 날았다.

하늘 높이 솟아 있는 탑을 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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