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643화>
“대자대비……?”
“……미륵광명?”
“어, 반짝반짝!?”
“분명 ‘퐁퐁퐁퐁’이라고 한 거 같은데!?”
……
사람들의 시선이 모이고 웅성거림이 커지는 순간.
아카린을 쏘아붙이던 수행자가 움찔 놀라 자신도 모르게 물러섰다.
“뭐야, 이 이상한 녀석은!?”
“얘가 바로 내 친구다! 크하하하-.”
아카린이 통쾌한 웃음을 터트리는 순간.
파닥, 파닥- 지느러미를 휘젓는 하늘 고래.
외침에 시선을 돌렸다가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하늘 고래!”
“하늘 고래 새끼잖아!”
모두의 머리에 한 장면이 떠올랐다.
호랑이 일족 장원을 박살 낸 거대한 하늘 고래!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어린 하늘 고래!
주위 모두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드는 순간 천문석은 직감했다.
‘됐다! 먹혀들고 있다!
천문석은 성큼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순간 수많은 인파가 주춤주춤 물러섰다.
그러나 도로를 막은 수행자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이것도 이미 예상했던 일!
지금 이 순간 소림사 모두를 무릎 꿇린 기술을 사용한다!
마공의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불가(佛家)의 법교도(法敎道)를 파고들어 도달한 극치!
-아이가 세상을 향해 터트리는 첫울음!
-절벽에서 뛰어내린 새끼 독수리의 첫 비행!
-일류에서 절정으로, 절정에서 초절정으로 벽을 넘는 순간!
이 찰나의 순간.
영혼육백, 존재의 본질은 한순간에 비상하고 모든 것이 변화한다!
소림사, 선종의 제자들이 감히 무공을 펼칠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만든 그 경지를 펼친다.
지금 자신의 손에 번쩍 들린 이 어린 하늘 고래를 통해서!
돈오돈수(頓悟頓修)!
쿵-
이 순간 천문석은 움직였다.
왼발은 피안.
오른발은 속세에 둔 채로.
삶과 죽음.
삼생의 인과를 두 발로 밟고 나아가며.
파스스스-
마음으로 대일여래의 빛, 지혜의 륜을 밝힌다.
순간 어린 하늘 고래의 전신에 맺히는 지혜의 빛!
구으으-!?
어린 하늘 고래가 깜짝 놀라 반짝이는 자신의 몸을 볼 때!
휘이이이이-
시작된 곳 없는 바람이 어린 하늘 고래를 향해 불어왔다.
구으, 구으으응-
어린 하늘 고래는 신나게 울며 지느러미를 파닥였다.
순간 지혜의 빛을 담은 반짝이는 빛의 방울이 바람을 타고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퐁퐁, 퐁퐁퐁-
빛의 방울이 몸에 닿아 톡- 터지는 순간.
푸른 물감이 물에 떨어진 것처럼 마음에 퍼져 나가는 감정.
아득한 그리움과 즐거움!
주위를 둘러싼 인파들, 도로를 막은 수행자들.
어느새 모두가 멈춘 공간, 오직 한 명 천문석만이 걷고 있었다.
퐁퐁, 퐁퐁퐁-
무명을 밝히는 등불.
지혜의 빛을 뿜어내는 어린 하늘 고개를 번쩍 들고서!
* * *
퐁퐁, 퐁퐁퐁-
반짝이는 물방울을 실은 바람이 적염성에서 불어왔다.
이 중 한 줄기 바람이 반짝이는 물방울을 싣고 넓은 강을 건너 울창한 숲이 펼쳐진 언덕으로 날아왔다.
휘이이잉-
반짝이는 물방울은 생나무로 기둥을 세우고 나뭇잎과 진흙으로 틈을 막은 오두막에 닿아 터졌다.
톡-
순간 오두막에 비스듬히 누워 막내 사제의 호박엿을 먹던 대사형은 벌떡 일어났다.
“드디어 시작됐구나!”
한달음에 절벽으로 달려가, 난장판이 된 적염성을 훑었다.
“어디냐 어디!?”
곧 도시 남쪽에서 솟구치는 물방울이 보였다.
정오의 태양 아래서도 빛을 잃지 않는 물방울!
“지혜의 빛이 담긴 물방울!”
휙-
황동 곰방대를 휘두르는 순간.
푸르스름한 연기가 스크린을 만들고 그 위에 상이 맺혔다.
구으, 구으응-
신나게 울며 지느러미를 파닥이는 어린 하늘 고래.
어린 하늘 고래의 전신에는 태양 아래서도 흐려지지 않는 빛이 깃들어 있었다.
지혜의 빛, 무명을 지우는 대일여래의 광명이다!
퐁, 퐁, 퐁-
어린 하늘 고래의 전신에서 지혜의 빛을 담은 물방울이 쏟아져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법열에 상기된 사람들!
인간, 수인족, 도깨비, 요마, 괴이할 것 없이 모두가 홀린 듯이 하늘 고래를 보고 있다!
그러나 대사형은 한눈에 알아봤다.
어린 하늘 고래는 매개체, 등불일 뿐.
지혜의 빛을 만들어 내는 사람은 따로 있다.
어린 하늘 고래를 들고 반개한 눈으로 피안과 속세의 경계를 밟아 나가는 분, 이 분이시다!
하하하하하-
순간 참을 수 없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인과가 닿지 않았기에 그 얼굴을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이 순간 너무나 확실하게 직감했다.
소 잡는 칼로 닭을 잡는 수준도 아니다.
돈오돈수!
찰나의 순간에 번뇌를 끊고 해탈로 나아가는 지혜의 빛을 단지 난장판에 길을 뚫는 용도로 사용하는 사람!
세상에 이런 사람이 둘이나 있을 리 없었다.
99% 확실했다!
이 분이 일기일원문의 개파조사시다!
그리고 남은 1%의 확신도 곧 채워졌다.
지혜의 빛을 밝힌 어린 하늘 고래로 인파로 막힌 길을 뚫는 조사.
그러나 그 끝에는 나무 조각상을 번쩍 든 사제가 있었다.
사제가 들고 있는 나무 조각상을 보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외쳤다.
“저게 여기 왜 있어!?”
팔과 다리를 배배 꼬고, 한껏 인상을 찡그린 꼬맹이 조각상!
그러나 조각상의 저 꼬맹이는 화나서 인상을 쓴 게 아니었다.
참을 수 없는 졸음을 견디기 위해서 눈을 부릅뜨느라 얼굴을 찡그린 거다.
깜빡, 깜빡-
바라보는 사람이 자신도 모르게 눈을 깜빡이게 만드는 꼬맹이 조각상!
보는 순간 알아챘다.
등불 나무 마을, 전신의 털이 하얗게 센 하누만.
너무 오래 살아 깜빡깜빡 정신이 다른 나뭇가지에 닿는 하누만 노인이 만든 조각상이다!
순간 이 조각상을 들고 있는 사제의 정체가 짐작됐다.
‘조각상을 훔쳐 갔다는 사기꾼이구나!’
조사께서 하늘 고래를 들고 지혜의 빛을 밝힌 자리에, 하누만 노인의 조각상을 훔친 사기꾼이 나타났다.
대사형은 하늘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인연은 이 얼마나 신비한가!’
천원좌까지 단지 한 걸음 남긴 자신.
삼생의 인과를 한눈에 바라보고, 삼천세계의 경계를 넘나드는 자신조차 이 아득한 인과를 모두 헤아릴 수 없었다.
그러나 너무나 분명하게 느껴지는 게 하나 있었다.
조사에게서 느껴지는 이 거대한 불운!
이 순간 일기일원문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가 사실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일기일원공에 입문하면 이상할 정도로 운이 없어지는데 이건 개파조사의 불운이 옮아서 그렇다.’
저 아득한 불운이야말로 일기일원공의 상징이자 숙명.
그러나 이 불운이 불러일으키는 사건·사고, 고난은 나쁜 게 아니었다.
골이 깊으면 산 또한 높고, 마디가 튼튼해야 대나무가 높이 자라는 법!
일기일원공을 익힌 자에게 찾아오는 고난은.
영육이 튼튼하게 자라게 하는 무게이자, 혼백이 찬란하게 빛나게 만드는 연마제다.
지금 적염성에 계신 저분이 일기공과 일원공의 창시자이시자 일기일원문의 시작을 알리신 모든 것이 베일에 감춰진 개파조사시다!
확신하는 순간 선연과 마장이 느껴졌다.
선연(善緣)!
끊겼던 인과의 사슬이 이어져 일기일원공의 숙명이 스승님께 전해지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의 운명을 뒤흔들 일기문과 일원문이 태어나려 한다.
마장(魔障)!
서쪽, 허공도 방향.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른 채 인과의 사슬을 끊을, 허공도의 제사장이 오고 있다.
적염성의 누군가가 허공도의 제사장을 불렀다.
드디어 자신과 사제들이 움직일 때가 왔다!
허공도의 제사장이 적염성에 도착하는 걸 막아야 했다.
자신과 무사인 카이류, 데이몽 발도. 셋 모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로!
그리고 그 준비는 이미 시작됐다.
조사님이 만드신 생사팔문의 보법을 수정해 만든 생사팔문의 진법!
무사인과 데이몽.
두 사제가 숲에 생사팔문의 진법을 설치하고 있었다.
이 진법으로 허공도의 제사장을 숲에서 뺑뺑이 돌리면 된다!
“이제 거의 끝냈겠지?”
황동 곰방대로 연기 스크린을 툭- 건드리는 순간.
파스스스-
적염성을 비추던 연기 스크린이 깊은 숲을 비췄다.
후우웅, 퍽-
막내 사제, 데이몽 발도가 땀을 뻘뻘 흐리며 도끼로 나무를 찍는 모습이 보였다.
“음, 열심히 하는구나!”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데이몽 발도가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숙식 제공에 낚여서 입문해서는!”
“내기 도박만 안 했어도! 진작에 튀는 건데!”
“으아악- 빌어먹을 대사형! 반드시 도망치리라!”
그리고 도끼를 내려치는 모습이 보였다.
퍼버버버벅-
마치 눈앞의 나무가 자신인 것처럼 분노를 담아 내려치는 모습이!
정확한 규격으로 잘려야 할 나무기둥이 삐뚤빼뚤 만신창이가 되고 있었다!
거대한 댐도 구멍 하나로 무너지는 법.
허공도의 제사장이 진법에서 예상보다 빨리 빠져나오면, 조사께서 이어 주신 선연의 고리가 끊기고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된다!
하아-
대사형은 짧은 한숨과 함께 빙글 몸을 돌려 숲을 향해 달리며 외쳤다.
“데이몽 발도! 이 뺀질이 녀석!”
* * *
반짝반짝-
대일여래의 광명, 지혜의 빛을 뿜어내며.
퐁퐁퐁퐁-
빛나는 빛의 방울을 쏟아 내는 하늘 고래!
어린 하늘 고래가 나아가는 순간 사방에서 외침이 들려왔다.
.”오오! 대자대비!”
.”…… 어둠을 밝히는 미륵광명!”
“반짝반짝! 빛나시는……!”
“퐁퐁퐁퐁! 하늘 고래님이시여!”
……
적염성의 주민들과 수행자들은 홀린 듯이 허리를 숙이며 물러섰다.
마치 바다가 열리듯 도로에 길이 트였다!
됐다!
이대로 튀면 된다!
천문석은 힐끗 뒤를 바라봤다.
홀린 듯 멍하니 어린 하늘 고래를 보는 동료들!
‘얘들 또 이러네! 길이 트였으면 빨리빨리 움직여야지!’
천문석이 신호하려 할 때.
이원과 눈이 마주쳤다!
“……!”
순간 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번쩍 정신을 차리는 이원!
이원은 바로 고개를 끄덕이더니 넋을 놓은 동료들이 정신을 차리게 했다.
곧 마차에서 뛰어내려 뒤를 따르는 동료들!
어느새 아카린은 술통이 담긴 지게까지 짊어졌다.
‘잘했다! 이원!’
천문석은 바로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나갔다!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정적 속, 하늘 고래의 신나고 즐거운 소리만 울려 퍼졌다.
퐁퐁, 퐁퐁퐁-
천문석은 순식간에 인파와 수행자들을 가로질렀다.
몇 명 남지 않은 사람들 어깨너머로 텅 빈 도로가 보였다.
저 도로를 달리면 여관까지는 순식간이다!
천문석이 마지막 남은 인파를 향해 나아가는 순간.
마지막 남은 수행자와 인파가 좌우로 다급히 물러섰다.
그러나 미동도 하지 않고 멈춰 선 한 사람이 보였다.
삼보일배의 선두.
인상을 쓴 꼬맹이 신상을 든 사제!
“감히 그 미물로 사람들의 눈을 현혹하다니! 보아라!”
사제는 손에 든 꼬맹이 신상을 앞으로 내밀며 외쳤다.
순간 마치 세계가 눈을 깜박이듯 세상 전체가 어두워졌다가 밝아졌다!
오오오오옷-!
사방에서 탄성이 터지고, 수행자들이 일제히 절을 하며 외쳤다.
“경배하고 찬양하라!”
“경배하고 찬양하라!”
“즐겁게! 신나게! 재밌게! 놀아라!”
“즐겁게! 신나게! 재밌게! 놀아라!”
우르르르르르르를-
백여 명의 수행자들이 외치는 거대한 울림이 느껴지는 순간.
천문석은 번쩍 하늘 고래를 들어 올리며 외쳤다.
“너야말로 보아라! 하늘 고래님의 권능을!”
수많은 사람의 시선으로 한껏 고양된 어린 하늘 고래는 바로 응답했다!
파바바바밧-
잔상이 생겨날 정도로 빠르게 지느러미를 휘젓는다!
포포퐁, 포포포포퐁-
분당 3600발!
개틀링 비눗방울 총을 갈긴 것처럼 물방울 폭풍이 쏟아졌다!
지혜의 빛이 담긴 물방울 폭풍에 닿는 순간 주위를 가득 메운 인파의 얼굴에 떠오르는 법열(法悅)!
우오오오오오오옷-
엄청난 환호성이 터질 때 하늘 고래는 번쩍 얼굴을 들고 승리의 울음을 터트렸다!
구으으, 구으으으응-
“사술이다! 사술로 사람들을 현혹하다니!”
분노한 사제가 외치는 순간.
천문석은 직감했다.
‘이 녀석은 그냥은 물러서지 않는다! 승부는 피할 수 없다!’
천문석은 사제에게 시선을 둔 채로 외쳤다.
“아카린! 먼저 여관으로 달려라! 난 이 녀석하고 승부를 내고 따라가겠다!”
순간 아카린, 최설, 허준, 이원, 대 공자의 시선이 천문석과 그 앞에 선 사제를 오갔다.
퐁퐁, 퐁퐁퐁-
빛의 방울을 뿜어내는 어린 하늘 고래를 든 천문석!
깜빡, 깜빡-
보고 있으면 눈을 깜박이게 만드는 꼬맹이 조각상을 든 사제!
‘아니, 어떻게 승부를 내겠다는 거야!?’
모두의 머릿속에서 같은 의문이 떠올랐지만, 지금 자신들의 앞에서 외치는 사람은 천문석이다.
하늘에 닿은 잔머리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수도 없이 넘긴 천문석!
그렇기에 모두는 바로 움직였다.
“여관에서 보자!”
“출발 준비해놓을 게!”
“손님!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동료들이 떠나가고 삼보일배 하던 수행자들이 물러나 생겨난 넓은 공간에 둘만 남겨졌다.
퐁퐁, 퐁퐁퐁-
하늘 고래를 든 천문석.
깜빡, 깜빡-
꼬맹이 조각상을 든 사제.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본 채, 신중하게 천천히 원을 그리기 시작했다!
뒤에 하누만 농악대와 초절정 고수가 꼬리로 붙은 상황.
천문석은 승부를 길게 끌 생각이 없었다.
‘한 방에 처리한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선 하늘 고래의 협조가 필요했다.
천문석 마음에서 마음으로 하늘 고래에게 전술을 전했다.
‘……할 생각인데 괜찮겠냐!?’
구으으응-!
하늘 고래가 용맹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내가 오늘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
우르르르르르를-
사제는 거대한 울림을 터트리며 돌진했다.
꼬맹이 조각상을 무기처럼 번쩍 들고는!
그리고 모든 게 순식간에 일어났다.
파바밧-
잡낭을 스치고 지나가는 천문석의 왼손!
휘이이잉-
왼손에서 튀어나온 새파란 화염을 쏟아 내는 무쇠 화로!
파아아아앙-
오른손에 로켓처럼 발사되는 하늘 고래!
구으, 구으으응-
머리에 무쇠 화로가 착 붙는 동시에 하늘 고래는 2차 가속했다!
파아아아앙-
돌진하는 사제를 향해서!
“뭐……!?”
경악한 사제가 피하려는 순간.
화르르르륵-
엄청난 열기가 쏟아졌다!
당장이라도 재가 될듯한 엄청난 열기에 하누만 노인이 만든 조각상을 훔친 사기꾼은 진짜 사제라면 절대 하지 않을 일을 했다.
으아아악-
다급한 비명을 지르며 꼬맹이 조각상을 방패처럼 던지고 몸을 던졌다.
어린 하늘 고래.
이글거리는 무쇠 화로.
인상을 쓴 꼬맹이 조각상
충돌 순간 무쇠 화로에서 이글거리는 새파란 화염이 하늘 고래와 조각상을 집어삼켰다!
하늘 고래가 새파란 영체로 변할 때, 꼬맹이 조각상은 푸른 불꽃으로 변해 폭발했다.
화르르륵-
거대한 화염 폭풍이 터진다!
천문석은 화염 폭풍을 막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땅을 박차고 뛰었다.
이 찰나의 순간.
마치 세상 전체가 눈을 감는 것처럼 어두워졌다.
그리고 마음속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
우히히히히히힛-
‘아이 웃음소리!?’
소리의 근원을 쫓는 천문석의 눈에 새파란 불꽃이 된 꼬맹이 조각상이 보였다.
웃음소리는 불꽃으로 변한 꼬맹이 조각상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
이 순간 천문석은 전율했다.
불꽃으로 변한 꼬맹이 조각상과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마음에서 들려오는 외침!
[즐겁고! 신나고! 재밌게! 놀아랏!]
다음 순간 마치 눈을 뜨는 것처럼 세상이 밝아지고 거대한 화염 폭풍이 터졌다.
파아아아앙-
하늘을 향해서!
여기에 무쇠 화로와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뜬 하늘 고래로 휩쓸렸다.
으아악-
천문석이 악을 쓰며 하늘 고래를 낚아채는 순간.
콰아아아아앙-
무쇠 화로는 새파란 화염을 꼬리처럼 끌고 까마득한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우주를 향해 쏘아진 로켓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