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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629화 (630/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629화>

콰아아아앙-

박수를 치는 순간 터진 엄청난 폭음!

깜짝 놀란 모두의 시선이 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남쪽!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치솟는 흙먼지와 수백 명이 지르는 함성이 들려왔다!

우와아아아-

남문만이 아니다!

동문, 서문까지 3방향에서 함성이 터지고 저릿저릿한 기세가 하늘로 솟구쳤다.

“그 위에 뭐 보이는 거 있냐!?”

호인족 무사가 멀리 솟은 탑을 향해 외치는 순간.

둥둥둥, 둥둥둥둥-

탑 위에서 북이 울리고 외침이 들려왔다.

“적이다! 적이 쳐들어왔다!”

“동문! 서문! 남문에서 쳐들어왔다!”

“각 조 위치로 돌아가라! 내원을 지켜야 한다!”

……

사방에서 튀어나온 무사들이 다급히 달리고, 전각을 지키던 무사들은 문을 닫아걸고 안으로 피했다!

“지금 무슨 일입니까!?”

당황한 허준이 외치는 순간.

길을 안내하던 호인족 무사가 다급한 외침과 함께 달려갔다.

“손님! 우선 여기서 기다리십시오!”

어느새 길에는 천문석과 최설, 허준 셋만 남겨졌다.

“…….”

천문석이 멍하니 맞닿은 자신의 손을 볼 때.

들려오는 허준의 목소리.

“최설! 어서 도망치자! 뭔가 터졌나 봐!”

하아-

최설은 깊은 한숨을 쉬며 천문석을 봤다.

“그렇지. 이렇게 운이 좋은 게 말이 안 되지…… 하아-.”

“야, 이거 우연이야! 내가 박수 쳤다고 이런 사고가 터지는 게 말이 안 되잖아!”

천문석은 다시 한 번 박수를 쳤다.

짝-

파아앙-

순간 폭음이 터지고 멀리 보이는 전각이 불길에 휩싸이는 게 보였다!

“어, 이럴 리가 없는데!?”

짝-

으아악-

“동문이 함락당했다!”

“뒤로 저지선을 친다!”

짝-

파아아앙-

“승기를 잡았다!”

“내원까지 단숨에 밀어붙여라!”

……

박수를 칠 때마다 폭음과 살기 어린 외침이 터져 나왔다!

“…….”

정체불명의 적이 쳐들어온 긴박한 순간에 천문석의 주위에만 정적이 내려앉았다.

“그만해라.”

최설이 고개를 젓는 순간 허준이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너 도대체 정체가 뭐야!? 진짜 이세기가 맞는 거야?”

천문석은 바로 내력이 담긴 손으로 얼굴을 훑었다.

턱과 입가의 수염이 후두둑- 떨어지고, 밀고, 당기고, 눌러놓은 턱과 뺨과 광대가 제자리를 찾았다.

순식간에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천문석.

“진짜잖아!?”

“우선 지금 상황부터 확인하자! 저 전각 위로 올라갈게!”

천문석은 바로 앞에 보이는 전각으로 달렸다.

굳게 닫힌 문과 창문들!

천문석은 단숨에 뛰어 기둥을 잡고 위로 올라갔다.

“누구냐!?”

살기 어린 외침과 2층 창문에서 튀어나오는 창날!

퉁-

천문석은 창대를 튕겨 내며 외쳤다.

“야, 옷! 내 옷 봐!”

천문석이 입은 무복을 보는 순간 바로 내려지는 창날!

“대주님!?”

“지금 상황 확인하러 올라가는 중이다! 뒤에 둘 내 동료들이다! 그냥 보내라!”

천문석은 단숨에 5층 전각 꼭대기로 올라갔다.

와아아아아-

쾅, 콰아아앙-

동문, 남문, 서문!

인간, 수인족, 요마괴이가 뒤섞인 적들이 삼 문을 공격하고 있다!

타다다닥-

사다리를 타고, 벽을 밟고, 그냥 뛰어 10미터 높이의 담을 넘는 무사들!

이들이 도끼, 해머, 칼 방패를 앞세워 밀고 들어오는 순간.

그 뒤에서 이글거리는 화염이 날아왔다!

곳곳에서 전투 함성이 터지고, 폭음과 함께 화염이 치솟았다!

제대로 준비한 압도적인 머릿수의 적!

호랑이 일족이 밀리고 있다!

남문과 동문은 이미 빼앗긴 상황!

양쪽에서 쏟아지는 압도적인 수의 적을 전각, 좁은 길과 담장을 방어선 삼아 버티고 있다!

이때 북쪽에서 다급히 달려가는 호랑이 일족 무사 백여 명이 보였다!

칼날 같은 기세만 봐도 정예 병력!

이들이 합류하면 백중지세!

방어선을 사이에 두고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게 된다.

잘됐다!

그 틈에 빠져나가면 된다!

천문석은 바로 몸을 돌려 전각에서 뛰어내리려 했다.

이때 골목에서 쏟아진 무사들이 지원군에 합류하는 게 보였다.

제각각인 옷과 무기들.

오늘 새벽 남문에서 봤던 새로 장원에 고용된 신입 무사들이다!

순간 전신을 달리는 전율!

‘신입이 격전지로 스스로 찾아 왔다고!?’

[야! 뒤 주지만! 뒤!]

천문석이 내력을 담아 경고하는 순간.

지원군에 합류하던 무사들이 기습 공격을 했다!

와르르 무너지는 정예 지원군!

우와아아아-

“밀어붙여라!”

순간 함성이 터지고 방어선 앞과 뒤에서 동시에 공격이 쏟아졌다.

단숨에 방어선이 뚫리고!

방어선으로 쏟아진 무사들이 전각과 담장, 골목에서 버티던 병력을 조각조각 잘라 냈다!

끝장이다!

절정 고수라도 뒤통수에 화살이 겨눠지면 실력의 반도 발휘 못한다!

공고를 내고 하루도 지나지 않았는데, 남문에 모인 수백 명의 무사!

이 수백 명의 무사가 뒤통수에 겨눠진 화살, 트로이의 목마였다!

수백 명의 무사를 고용한 날 기다렸다는 듯이 들이친 적들!

이 모든 게 계획이다.

지금 쳐들어온 녀석들이 누군지 몰라도 치밀한 계획을 짜서 밀고 들어왔다!

감이 왔다.

이대로면 호랑이 일족이 진다!

이때 지붕에 손을 걸친 최설과 허준의 외침이 들렸다.

“야, 뭐야!?”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천문석은 두 사람을 지붕 위로 끌어올리며 주위를 가리켰다.

“무림 세가의 세력 다툼에 휘말린 거 같다. 호랑이 일족이 밀리고 있다.”

사방에서 들리는 전투 소음과 함성!

폭음이 터지는 순간 치솟는 화염과 흙먼지!

수십에서 수백 명의 병력이 장원 곳곳에서 싸우고 있었다!

“……이게 세력 다툼이라고!?”

“하필이면 지금! 이런 일이 생겨!”

허준과 최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갑자기 전장 한복판에 떨어진 거나 마찬가지 상황!

그러나 날카롭게 깨어난 천문석의 이성은 말하고 있었다.

“이거 생각보다 나쁜 상황이 아니다.”

“뭐!?”

“야, 전쟁이 났는데 뭔 소리야!?”

천문석은 주위를 가리키며 빠르게 말을 쏟아 냈다.

“호랑이 일족, 쳐들어온 녀석들.”

“양쪽 모두와 은원이 없으니. 우리가 이 싸움에 끼어들 필요는 없어.”

“게다가 난장판이 커질 수록 오히려 우리에게는 좋다.”

최설의 얼굴이 밝아지고, 허준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그렇지! 어차피 우리는……!”

최설이 외치는 순간 천문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도망치려고 했으니까.”

동쪽 전각에서 아카린과 합류하고, 아직 적들이 몰려 오지 않은 장원 북쪽으로 튄다.

천문석은 머릿속으로 동선을 그리며 말했다.

“이렇게 난장판이 되면 도망치기 더 좋다! 내 뒤로 바짝 붙어서 따라와라. 바로 움직이자!

허준이 급히 외쳤다.

“잠깐만 특급 헌터, 진교은 두 사람 정보…….”

“두 사람 위치 확인됐어!”

최설이 대답하고, 천문석이 적염성 북쪽 언덕을 가리켰다.

“성주 장원! 저기에 특급 헌터와 진교은 두 사람이 있다! 그럼 바로 이동하자! 내 주위 3미터를 벗어나면 안 된다.”

그리고 몸을 던지려는 순간.

허준이 다시 한 번 말했다.

“먼저 가라.”

“……?”

문득 고개를 돌리는 순간 들려오는 대답.

“협객은 은원을 잊지 않는다!”

“……뭐?”

“큰 은혜를 받은 은인이 계시다. 난 은인을 구해야 한다.”

무(武)와 협(俠)을 너무나 사랑했기에, 별호마저 허준이라 지은 금발 푸른 눈의 각성 헌터, 카티야.

카티야는 장원 북쪽을 가리키며 진정한 무림인처럼 비장하게 외쳤다.

“협객은 은원을 잊지 않는다!”

* * *

“…….”

천문석, 전생 천마는 순간적으로 말문이 컥 막혔다.

‘와, 이 정신 나간 무협지 마니아 같으니라고!’

“야, 됐고! 빨리 뒤에 붙어서 따라와! 어차피 북쪽…….”

“은인 구해야 한다니까! 이건 무림인의 숙명 같은 거야!”

허준이 버럭 소리치는 순간.

천문석도 마주 버럭 소리쳤다!

“야! 어차피 지금 도망갈 곳 장원 북쪽밖에 없어! 그 은인 도망가면서 구하면 되니까 빨리빨리 따라와!”

“……어?”

홀린 듯이 주위를 돌아보는 허준.

연기가 솟구치지 않는 곳은 북쪽뿐이다!

“……아!”

허준이 탄성을 내는 순간 천문석은 바로 전각 아래로 몸을 던지려 했다.

이때 들려오는 천둥 같은 외침!

[이세기!]

“하, 시바! 이건 또 뭐야!?”

고개를 돌리는 순간 눈이 마주쳤다!

지게를 짊어진 채 지붕에 올라와 기둥을 휘두르는 사람!

“아카린!?”

[이세기! 계획대로 거기서 만나자!]

아카린은 기둥을 들고 지붕을 달려 장대처럼 땅에 꽂아 도로를 뛰어넘었다!

콰아앙-

아카린은 거치적거리는 모든 걸 박살 내며 동문으로 달렸다!

아카린은 스스로 탈출했다.

이렇게 되면 동선이 더 짧아진다!

콰아아앙-

이때 전각 아래에서 폭음이 들려오고 적이 나타났다!

그러나 20명 남짓!

충분히 뚫을 수 있다!

“바로 북쪽으로 달린다! 내가 내려가고 3분 후에 내려 와라! 아래 먼저 정리할게!”

콰르르르르-

말하는 즉시 강철봉으로 벽을 긁으며 미끄러지는 천문석!

“최설 받아라!”

허준은 최설에게 장검을 던져 주고, 헌터용 장갑을 끼고 강화 전투복을 활성화했다.

쿠우우우우웅-

이때 지상에서 종이 치는 듯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천문석이 전투를 시작했다!

으아아악-

발에 챈 고양이처럼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날아가는 적들!

검사의 살이 베일 듯 날카로운 검기를 투박한 강철봉으로 박살 내고!

우인족 전사의 거대한 해머는 툭- 헤드를 때려 궤적을 비튼다!

화르르륵-

이글거리는 화염이 날아오자.

보지도 않고 휙 무언가를 던지는 손!

순간 이글거리는 화염이 거짓말처럼 꺼졌다!

천문석은 그 누구도 대적할 엄두를 못 낼 압도적인 위용으로 적을 몰아붙였다!

“……저 녀석 도대체 정체가 뭐야!?”

“전보다 더 강해졌잖아!”

허준과 최설 두 사람이 홀린 듯이 천문석을 바라볼 때 돌연 기합 소리가 들려왔다.

얍얍-!

이야압, 얍얍얍!-!

천문석이 쏟아진 적들을 압도하는 모습이 보였다!

“얍얍- 다리에 허점!”

쾅쾅쾅쾅-

머리에 연속 꿀밤을 때리고!

“이야압- 용조수!”

파아앙-

다리에 로우킥을 갈긴다!

“얍얍얍- 명치명치명치!”

파바바바밧-

명치를 외치며 연속 싸다구를 날렸다!

“…….”

“…….”

전투를 보는 허준과 최설의 얼굴이 점점 형용할 수 없는 표정으로 변해 갔다.

“……쟤 강한 거…… 맞지? 그런데 왜 저렇게 없어 보이냐?”

허준이 고개를 갸웃하자, 최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원래 그래…… 원래…….”

그렇다.

천문석은 원래 그랬다.

처음 신동대문에서 싸웠을 때 보여 준 엄청난 위용!

단지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 자신과 삼합회 단주의 협공을 단숨에 꺾었다!

부산 던전 의뢰 당시, 자신을 지도할 때는 일대종사의 품격마저 보여 줬다.

상상을 초월하는 경지와 일대종사의 품격!

천문석은 가늠조차 안 되는 엄청난 강자였다!

그런데 지금 그런 강자가 얍얍- 거리며, 상대의 허를 찔러 싸우고 있다.

그냥 싸워도 압도할 실력이 있는데, 마치 당연하단 듯 상대를 빡치게 만들며 싸우고 있었다!

저게 천문석 부사장의 진정한 무서움이었다.

유연함!

상상을 초월한 무공을 가졌으면서도, 필요하다면 그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유연함!

불리해지면 주저하지 않고 도망치고, 맹목적으로 달려들면 굉천수의 눈뽕을 먹인다!

사람을 모아 다굴을 때리려 하면, 엄청난 선동력, 말빨로 사람들을 현혹한다!

‘어, 어!?’하다 보면 완전히 말려들어가 난장판에서 개같이 구르게 된다!

최설은 이 모든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직접 처절하게 당했으니까!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천문석 부사장이 너무나 든든했다.

이젠 같은 편이니까!

하하하카카카카-

최설이 웃음을 터트릴 때.

허준은 흠칫 놀랐다.

‘뭐야? 얘 웃음소리가 왜 이렇게 비슷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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