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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584화 (585/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584화>

용역 헌터들이 승합차 앞을 막아서는 순간.

부아아아아앙-

거친 엔진음이 울려 퍼지고 승합차가 가속했다!

“어, 어어어!”

용역 헌터들이 깜짝 놀라 진행경로에서 비켜나는 동시에!

끼이이익-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회전!

핑그르르-

볼링공처럼 회전하는 승합차에 용역 헌터들이 스쳤다!

쿵, 쿵, 쾅-

으악, 으아악-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튕겨 나가는 용역 헌터들!

“지금이다! 잡아라!”

“옆! 옆에서 달라붙어!”

다급히 외치며 용역 헌터들이 뛰어들어 승합차에 매달렸다.

부아아앙-

이 순간 급가속.

콰아아앙-

주저 없이 스치듯 벽을 들이박는다!

당구공처럼 승합차가 튕겨 나오고 매달린 용역 헌터들이 사방으로 날아갔다!

“……잡아!”

“저 새끼 잡아!”

“막아! 앞에 막아!”

……

용역 헌터들은 분통을 터트리며 달려들었으나, 육중한 승합차는 상상 이상으로 날렵하게 움직였다!

-가속과 감속으로 닿을락 말락 거리를 유지하고!

-급회전과 완만한 회전으로 힘을 다해 뻗는 손을 아슬아슬하게 스친다!

-브레이크를 밟으며 90도, 180도 회전해서 길을 막은 용역 헌터들을 농락하고!

“이야악! 잡았다!”

“문! 문부터 열어!”

악을 쓰며 간신히 매달리면,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 내듯 벽과 가드레일, 가로수와 가로등에 충돌해 날려 버렸다!

프라이팬 위 팝콘처럼 사방으로 나뒹구는 용역 헌터들.

그 누구도 승합차에 달라붙지 못했다!

하지만 더 놀라운 건 그 누구도 크게 다치지 않는다는 것!

“으아악! 반드시 잡는다!”

“문! 문에 매달려 뜯어내!

“아냐! 유리창부터 부숴 버려!”

……

나가떨어진 용역 헌터들은 벌떡벌떡 일어나, 승합차를 향해 분통을 터트리며 끝없이 달려들었다.

“…….”

천문석은 멍하니 이 모습을 봤다.

13인승 대형 승합차.

승합차는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인 것처럼 용역 헌터 사이를 달렸다!

육중한 승합차로 펼친다고는 믿기지 않는 신기에 가까운 운전 솜씨!

이 신기에 가까운 운전 솜씨에서 너무나 낯익은 느낌이 전해졌다.

몇 시간 전 경포호에서 봤던 자전거와 비슷한 느낌!

승합차와 자전거.

너무나 큰 차이가 있었지만, 직감이 속삭였다.

운전하는 사람이 같다!

이 순간 밧줄로 꽁꽁 묶어 편의점에 맡겨 두고 온 꼬맹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특급 헌터!

“아니, 어떻게 밧줄을 푼 거야!?”

어이없어하는 순간 바로 정답이 떠올랐다.

특급 헌터와 함께 온 각성 동물 친구들!

이때 거대한 함성이 들려왔다.

우콰아아아-

수많은 헌터들의 광기 어린 외침이 뒤섞인 함성!

헌터 쓰나미가 골목을 거의 지나 도로로 밀려 오고 있다!

‘아차, 이럴 때가 아니다!’

천문석이 반사적으로 승합차를 향해 달리는 순간 골목에서 터져 나오는 처절한 울부짖음!

“최설!”

“야, 이…… 이…… 멈춰 새끼야!”

최설을 쫓는 용역 헌터와 자신을 쫓던 무장 헌터들이 헌터 쓰나미를 꼬리에 달고 도로로 쏟아져 나왔다!

“승합차는 늦었다! 우선 달려!”

김기철은 맹목적으로 승합차에 달려드는 부하들에게 외치고 바로 몸을 돌려 도로를 달렸다.

깜짝 놀라 김기철을 따라 달리는 용역 헌터들!

이때 몇 번이나 승합차를 놓친 허준이 폭발적으로 가속했다.

탁, 타타탁-

오러의 불꽃을 흩날리며 달려!

으아아아악-

승합차를 따라잡는 순간 기합을 터트린다!

파아아앙-

허준은 표상 오러를 폭발시켜 로켓처럼 몸을 날렸다!

단숨에 공간을 뛰어넘는 허준!

탁-

승합차 후미에 손이 닿는 순간.

이야악-

악을 쓰며 지붕으로 기어 올라간다!

“드디어 잡았다!”

허준이 처절한 환호성을 지르는 순간.

천문석은 승합차 앞으로 뛰어들며 외쳤다.

“멈춰!”

“그렇게 한다고 이 미친 승합차가 멈출 거 같냐!? 이세기! 너도 개같이 달려라!”

하하, 하하하-

허준이 통쾌한 웃음을 터트리고.

승합차에 튕겨 나간 용역 헌터들이 비웃음을 띨 때.

끼이이익-

절대 멈추지 않던 승합차가 멈췄다!

“어?”

“저거 뭐야!?”

“시발! 저게 왜 멈춰!”

“이게 어떻게 된 거야!?”

……

헌터 쓰나미를 피해 도망치던 모두가 경악하는 순간.

천문석은 재빨리 짙은 선팅이 된 승합차로 다가갔다.

부아앙-

바로 엔진을 한번 크게 울리고, 슬금슬금 뒤로 후진하는 승합차!

“그럼 그렇지!”

“당연히 그냥 멈출 리가 없지!”

“하하, 하하하- 너도 개처럼 달려라!”

……

안도감이 담긴 환호성이 사방에서 들려왔다.

천문석은 짙은 선팅으로 안이 전혀 보이지 않는 운전석을 바라보며 외쳤다.

“야, 뭐라고 안 할 테니까! 그만해!”

끼이익-

바로 멈추는 승합차에서 엔진음이 크게 울렸다.

부아앙-?

천문석은 이 엔진음에서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거실에 있는 천공탑 증축 허가해 줄게!”

부아앙-?

“고기! 오늘 저녁은 고기다!”

부으으으응-

순간 승합차는 다시 전진했다!

“……!?”

“……!?”

“……!?”

사방에서 불신 어린 시선이 쏟아질 때.

딸깍-

승합차 잠금장치가 풀렸다.

스르륵-

천문석은 재빨리 문을 열고 최설과 그 친구를 밀어 넣고 외쳤다.

“달려!”

부아아아앙-

바로 출발하는 승합차!

“야, 잠깐만! 멈춰…….”

“시바, 시바! 잠시만 멈춰!”

……

간신히 승합차를 따라잡은 무장 헌터들의 외침이 빠르게 멀어질 때.

천문석은 문에 몸을 걸친 채 지붕으로 손을 뻗었다!

“허준! 이 손 잡아라!”

“……!”

멍하니 지붕에 엎드려 있던 허준은 반사적으로 손을 뻗었다.

탁-

천문석은 단숨에 손을 끌어당겨 허준을 뒷좌석에 던져 넣었다!

쿵-

바로 뒷좌석 문을 닫고 조수석에 타는 순간.

부아아아앙-

승합차는 엄청난 속도로 가속하기 시작했다.

쿵-

천문석은 조수석 창문으로 상체를 내밀고 뒤를 확인했다.

김기철, 용역 헌터, 무장 헌터.

줄줄이 텅 빈 도로를 달리는 헌터들!

그리고 그 뒤로 밀려 오는 수많은 헌터 쓰나미!

텅 빈 도로를 달리는 모두와의 거리가 점차로 벌어졌다!

천문석은 선두에서 달리는 김기철을 향해 크게 손을 흔들었다.

“함께해서 더러웠고! 우리 다시는 만나지 말자! 카캬카-.”

“……이세기! 이 새끼! 당장 세워! 멈춰!”

분노한 김기철의 처절한 외침이 울려 퍼졌다.

당장이라도 무장 박스에서 소총을 꺼내 당길듯한 모습!

천문석은 대답 없이 김기철의 뒤를 가리켰다.

“……!”

김기철은 이 손가락의 의미를 바로 깨달았다.

엄청난 수의 헌터들이 뒤를 쫓고 있다.

신입 헌터가 가장 먼저 배우는 게 ‘사선 확인’일 정도로, 한국 헌터 업계는 사선 관리를 강조한다!

이건 게이트 전쟁 이래 20년이 넘게 이어진 전통!

여기서 총을 꺼내 사람에게 겨누는 순간 모든 헌터들의 공적이 된다!

즉, 수많은 헌터들에게 노출된 순간 마탄은 봉인된 거나 마찬가지다!

이 순간 김기철은 이세기에게 다시 한 번 당했다는 걸 깨달았다.

수많은 헌터들에게 쫓기고, 간신히 렌트비용을 내는 승합차까지 뺏겼다!

자신들은 다시 한 번 완전히 망한 것이다!

김기철은 가슴속에서 차오르는 울분에 돌아버릴 것만 같았다.

“으아아아악- 이세기!”

김기철은 처절하게 절규하는 순간 그와 같이 달리던 용역 헌터들도 외쳤다.

“시바아아아- 이세기 새끼!”

“……!”

이 순간 천문석의 머리를 번개같이 스치는 장면이 있었다!

‘수많은 군중에게 쫓기며, 처절하게 ‘이세기’를 외치는 사람들!’

신동대문!

한·중·일, 삼국의 폭력 조직이 아작난 신동대문의 난장판!

그때와 같다!

“……!”

이 순간 천문석은 김기철이 누군지 벼락같이 깨달았다!

칠성 길드, 삼합 길드, 규슈 야쿠자!

신동대문에서 자신이 박살 낸 조폭 길드 셋!

여전히 김기철의 얼굴은 생각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이름과 억양으로 봐서는 한국인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김기철과 그 부하들의 정체는 하나였다.

신동대문 칠성 길드!

이세계 사막에 떨어진 염동력자 마혁진의 칠성 길드!

김기철과 그 주위의 용역 헌터들은 신동대문 칠성 길드, 칠성파의 잔당들이다!

순간 천문석은 깨달음의 탄성을 터트렸다.

“와! 김기철! 너희들 칠성파 조폭 헌터였냐!?”

가슴속 울분을 담아 절규하던 김기철과 부하들은 순간적으로 멍해졌다.

“……뭐!?”

“너 그게 무슨 말이야!?”

“어, 설마…… 설마!?”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잖아!”

“야, 시바! 아니지!? 그건 진짜 아니지!?”

……

칠성파 잔당들이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현실을 부정하고 있을 때.

천문석은 내력을 담아 똑똑히 들리도록 외쳤다.

“아, 미안. 사실 너희들 누군지 지금 알았어!”

하하하하하-

천문석의 시원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질 때.

“…….”

“…….”

김기철과 칠성파 조폭 헌터들은 멍하니 이 모습을 바라봤다.

보스가 실종되고.

주요 조직원들이 아작나고.

일반 조직원들이 사기까지 치며 길드 재산을 모조리 들고 날랐다.

이태성 길드장에게 찍힌 것뿐만 아니라, 사기 피의자로 수배까지 떨어진 상황.

자신들은 지난 몇 달 동안 개같이 고생하며 굴렀다.

그런데 정작 이 모든 일의 원인, ‘이세기’는 자신들을 기억조차 하지 않았다!

이 순간 김기철과 부하들, 칠성 길드 마지막 헌터들의 머릿속에서 무언가 뚝! 끊어졌다.

끄아아아아악-

끓어오르는 분노가 담긴 절규가 절로 터지고.

쿵쿵, 쿵쿵쿵-

김기철과 부하들은 엄청난 속도로 달렸다!

미칠듯한 분노가 한계 이상의 힘을 끌어내고 있었다!

그러나 승합차를 운전하는 건 특급 헌터.

조수석 창문으로 상체를 내민 건 천문석이었다.

천문석은 천천히 양손을 하늘로 들어 올리며 외쳤다.

“야, 김기철! 내가 이 손을 왜 하늘로 들었을까!?”

순간 한계를 벗어나 전력 질주하던 김기철의 눈에 의혹이 서렸다.

“……어!? 너, 어! 분명 눈뽕은 하루에 한 번뿐이라고!?”

“당연히 구라지!”

카캬카카카-

웃음과 함께 크게 펼쳐지는 양팔!

번개같이 손이 마주치며 거대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콰아아아앙-.”

“으악- 피해!”

“으아악- 눈뽕이다!”

“눈 감아! 정면 보지 마라!”

다급한 비명을 지르며 눈을 감고, 고개를 돌리고, 손으로 가리다가 뒤엉켜 나뒹구는 김기철과 헌터들!

그러나 시야를 하얗게 태우는 섬광도, 벼락이 떨어진 듯한 굉음도 없었다.

짝-

“콰아앙!”

짝짝-

“콰아아앙!”

짝짝짝-

“콰아아아앙!”

……

보이는 건.

승합차 밖으로 상체를 내민 이세기가 장난치듯 박수칠 때마다 입으로 소리치는 모습이었다.

“…….”

“…….”

이 순간 김기철과 그 부하들 칠성파의 조폭 헌터들은 깨달았다.

완전히 당했다!

눈뽕에 하도 처절하게 구르다 보니!

선글라스에 편광 바이저를 내린 안전 헬멧까지 쓰고도 고개를 돌리다가 뒤엉켜 굴러버렸다!

“시바! 죽여 버린다!”

“얍삽한 새끼!”

“이세기!”

머리끝까지 치솟는 분노!

이 분노가 다시 한 번 한계를 넘어서는 힘을 끌어냈다!

터질 듯 빠르게 뛰는 심장과 전신에 몰아치는 각성력의 폭풍!

칠성파 조폭 헌터들은 바로 몸을 일으켜 폭풍처럼 돌진했다!

이때 천문석이 그 뒤를 가리키며 다급히 외쳤다!

“뒤! 뒤를 봐! 위험해!”

꼬맹이도 안 속을 얕은수!

“하! 또 속을 줄 아냐!”

“지옥 끝까지 쫓는다!”

그러나 천문석의 이번 외침은 진짜였다.

우와아아아아-

어느새 용역 헌터 조직, 왕체와 최림, 철검장 헌터들을 모조리 삼키고 밀려 온 헌터 쓰나미.

헌터 쓰나미가 김기철과 부하들에게 닿았다!

분노로 한계를 넘어서는 힘을 뽑아내도 결국 개인일 뿐!

쓰나미처럼 밀려 오는 헌터 무리에 삼켜진 순간, 태풍에 떠내려가는 낙엽처럼 휩쓸려 갈 뿐이다!

“으아악! 이세기!”

칠성파 조폭 김기철은 절규와 함께 순식간에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

천문석은 흐뭇하게 이 모습을 바라봤다.

입으로 터트린 페이크 굉천수로 순식간에 꼬리를 끊어 냈다!

모든 기술은 적절한 쓰임과 타이밍이 있는 법!

뒤에서 일반 헌터들이 달려오는데, 자신이 진짜 굉천수를 터트릴 리 없었다!

아니, 오히려 진짜 굉천수를 터트렸으면 칠성파 조폭 헌터들은 뒤엉켜 구르지 않았을 거다.

편광 바이저와 선글라스, 안전 헬멧이 굉천수의 섬광과 굉음 대부분이 막혔을 테니까!

하지만 섬광도 굉음도 없는 페이크 굉천수는 달랐다.

페이크 굉천수가 만들어 내는 건 마음속 의심과 불안!

마음속 의심과 불안은 실체가 없기에 막을 수 없었다!

결국, 김기철과 칠성파 조폭들은 스스로 무너져 뒤엉켜 굴렀다!

“야! 조폭들 우리 앞으로 다시는 보지 말자!”

하하하하하-

천문석은 크게 외치고 조수석 창문 안으로 돌아갔다.

이제 전력을 다해 도망치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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