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583화 (584/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583화>

“하늘!”

뜬금없이 하늘이라고 외치는 허준!

허준의 계획대로라면, 주위는 모두는 반사적으로 하늘을 올려다봐야 했다.

그러나 ‘센트라, 캐부자, 건물주’에 몸이 단 모두는 더는 시간 낭비할 생각이 없었다.

“야, 그냥 쟤 다리에 몇 발 쏴버…….”

김기철이 명령하는 순간.

허준은 재빨리 말을 끊었다.

“야, 기다려! 이거 정말 중요한 거야! 하늘! 하늘 잠시만 보라니까! 이대로 방아쇠 당기면! 나중에 엄청 후회한다!”

“……뭔데 그래?”

그때야 모두의 시선이 허준이 가리키는 하늘로 움직였다.

그러나 하늘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 새끼가 아무것도 없잖아!?”

어이없어하는 시선이 모이는 순간.

허준의 손가락이 간판을 가리켰다.

“간판! 저기 3층 PC방 간판!”

간판을 보는 순간 헌터들은 발견했다!

휴대폰!

언제부터인지 간판에 착 달라붙은 휴대폰!

“저 간판에 휴대폰 보이지? 저 폰에 너희들 다 찍혔어! 그리고 그 영상은 내 동료에게 전송됐고! 이게 무슨 말인지 알지!?”

“……!”

“……!”

칠성 길드가 박살 난 후 갖은 고생을 한 용역 헌터들은 무슨 말인지 바로 깨달았다.

사람에게 마탄이 든 총을 겨눈 것만으로도 국가 헌병대의 추적을 받는다!

그런데 방금 자신들은 방아쇠를 당기려 했다!

저 휴대폰에 찍힌 영상이 국가 헌병대에 넘어가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국가 헌병대의 사냥개들이 이세계 끝까지 쫓아와 던전 노역장에 처박을 거다!

“보스!”

“형님……!?”

……

사색이 된 용역 헌터들이 김기철을 바라봤다.

김기철이 뭐라고 말을 하기 전에, 허준은 재빨리 딜을 걸었다!

“야, 나 너희들 방해하려는 거 아냐! 센트라가 진짜인지 가짜인지만 확인하고 난 그냥 갈게! 당연히 영상도 지워 주고!”

순간 김기철은 혹한 얼굴이 되고, 천문석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센트라 정보 같은 건 처음부터 없었다.

당연히 적당한 아무 풀이나 센트라라고 우길 생각이었다!

이 녀석들이 센트라가 뭔지 구분할 수 있을 리가 없었으니까!

즉, 전문가가 진짜 센트라인지 확인하는 순간 바로 좆되는 거다!

천문석은 힐끗 골목 입구를 봤다.

조금만, 조금만 더 시간을 끌면 판을 완전히 뒤집을 변수가 나타난다!

천문석은 한 걸음 앞으로 나서 웃음부터 터트렸다.

하하, 하하하하하-

가소롭다는 듯한 웃음!

그리고 허준을 가리키며 선빵을 갈겼다.

“야,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뭐? 센트라가 진짜인지 확인만 한다고!?”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김기철과 용역 헌터들을 돌아보고 어깨를 으쓱했다.

“그게 센트라를 독점 공급하는 헌터가 할 말이냐!? 당연히 무조건 아니라고 하고! 나중에 모조리 뽑아 가겠지!”

용역 헌터들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고, 허준은 순간적으로 말문이 컥 막혔다.

사정을 모른다면 허준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을 거다.

용역 헌터들의 눈에 의심이 생겨나고 내려졌던 총구가 다시 겨눠졌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 현기증이 느껴지고, 바짝바짝 피가 말라 전신이 바스러질 것만 같았다!

‘조금만, 활잡이랑 운전수가 올 때까지만 시간을 끌면 된다!’

허준은 머리를 쥐어짜네, 논리를 만들어 주장했다.

“야, 너희들 진짜 이러면 안 돼! 던전 노역형 개 빡세! 다시 한 번만 더 생각해 봐! 아니, 나 그냥 갈게! 아까 말한 대로 꺼질…….”

이때 섬뜩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철컥, 철컥, 철컥-

장전 손잡이 당기는 소리!

그리고 소총 방아쇠에 손가락이 걸리는 순간.

허준은 사색이 됐다.

“아, 시바…… 개 같네…….”

이때 다급한 외침과 함께 허준 앞으로 끼어드는 사람이 있었다.

“잠깐!”

이세기!

자신을 사지로 몰아넣은 이세기가 앞을 가리고 외쳤다.

“여기서 총성이 울리면 꼬리가 붙는다!”

“……그래서?”

고개를 갸웃하는 김기철.

이세기는 당당히 외쳤다.

“일이 끝날 때까지 허준 이 녀석을 데리고 간다! 동료에게 전송된 영상도 이 녀석을 붙잡아 두면 쓰지 못한다.”

“뭐!?”

데려가면 안 된다더니, 이제 와서는 데려가자고!?

“야! 병 주고 약 주는 것도 아니고! 뭐 하는 거야!?”

허준이 어이없어하는 순간.

천문석은 재빨리 목소리를 낮춰 속삭였다.

“그럼. 여기서 쓱싹 당할래?”

“…….”

허준이 침묵할 때.

김기철은 외쳤다.

“좋다! 그렇게 하자! 바로 센트라부터 확인하러 간다! 승합차 가지러 간 녀석은 뭐 하는 거야! 너! 가서 확인해 봐라!”

부으으으응-

이때 엔진 소리가 들리고 승합차가 골목 입구에 멈춰 섰다.

김기철은 반색해서 외쳤다.

“바로 승합차 타고 신강릉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천문석과 허준 두 사람은 김기철과 용역 헌터들에게 둘러싸인 채 승합차를 향해 걸었다.

이 순간 천문석, 허준, 김기철. 세 사람의 머리는 맹렬히 돌아갔다.

천문석은 힐끗 옆에서 걷는 허준을 살피며 재빨리 계획을 세웠다.

허준을 위기로 몰아넣고, 다시 그 손을 잡아준 이유!

허준과는 이제 한배를 탄 사이다!

센트라가 가짜라고 밝힐 일은 없다.

적당히 아무거나 센트라라고 찍어 준 다음에, 허준, 최설, 최설 친구와 함께 이곳에서 빠져나가면 된다!

허준 역시 힐끗 이세기를 살피며 계획을 세웠다.

표상 오러 허세가 걸려 마탄을 든 용역 헌터에게 잡혔다.

그러나 이세기와는 은연중 손을 잡았고, 활잡이와 운전수도 자신에게 달려 오고 있다!

기다리면 반드시 기회는 온다!

그 기회를 낚아채 모든 걸 뒤엎는다!

이때 두 사람 뒤, 김기철은 앞에서 걷는 이세기와 허준을 바라보며 음흉하게 웃었다.

센트라 정보를 얻은 후 이 녀석들을 그냥 보내 줄 생각은 없다.

‘멍청한 놈들! 제 발로 게이트를 넘어가다니!’

마수와 몬스터가 희박하기에 널럴하게 관리되는 강릉 게이트!

강릉 게이트 너머에는 수천 미터의 산과 고원지대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그곳에서 마탄을 아무리 갈겨도 흔적조차 남지 않는다!

센트라를 얻은 후 지금 앞에 있는 두 녀석의 결말은 하나다!

이렇게 세 사람 모두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천문석이 기다린 판을 흔드는 변수가 마침내 도착했다!

“최설!”

악을 쓰며 골목으로 뛰어들어오는 각성자와 헌터들!

천문석은 바로 알아봤다.

광장에서 최설의 꼬리에 붙었던 헌터들!

헌터들이 우르르 밀려들어오자, 용역 헌터들은 재빨리 소총을 무장 상자에 숨겼다!

‘됐다. 기회를 노려 여기서 튄다!’

이때 다시 한 번 외침이 들렸다.

“거기 너 이…… 하, 시바! 너 이 새끼!”

자신을 향해 달려 오던 완전무장한 베테랑 헌터들! 그놈들도 골목에 나타났다!

‘더욱 좋다! 판이 더 크게 흔들린다! 이제 기회를 노려서…….’

그러나 천문석의 생각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거대한 함성에 날아가 버렸다.

최설을 노리던 용역 헌터.

자신을 향해 달리던 베테랑 헌터.

그 뒤로 다른 헌터들이 보였다.

광장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끝이 보이지 않는 분노한 헌터들이!

이 순간 천문석은 깨달았다.

용역 헌터와 베테랑 헌터들은 최설과 자신을 쫓아 온 게 아니었다.

분노한 헌터들을 피해서 도망친 거다!

중간에 무슨 일이 생겨 이렇게 됐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할 일은 당연히 하나였다.

“어, 어어어!?”

김기철이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을 때.

천문석은 바로 몸을 돌려 달리며 외쳤다!

“튀어!”

* * *

천문석이 외침과 동시에 골목 출구로 달리는 순간.

허준, 김기철, 용역 헌터들도 반사적으로 달렸다.

다행히 골목 출구에 승합차가 대기 중인 상황!

바로 승합차를 타고 튀면 된다!

이때 김기철이 분통을 터트렸다.

“이세기! 너 이 새끼! 무슨 짓을 한 거야! 저 헌터들 왜 저래!?”

“나 너랑 같이 있었잖아! 내가 하기는 뭘 해! 난 결백해!”

하-

세상에서 가장 어이없는 소리를 들었다는 듯 탄식하는 김기철.

김기철은 재빨리 외쳤다.

“눈뽕 너 그 눈뽕 지금 당장 써라!”

굉천수!

좁은 골목길로 쏟아져 달리는 헌터들!

굉천수의 위력이 극대화되는 장소, 상황이다!

그러나 천문석은 고개를 저었다.

“눈뽕 하루 한 번밖에 못 쓴다.”

“뭐 진짜로!?”

“이세기! 내 이름을 걸고 진실이다!”

당연히 거짓말이다.

하지만 이런 좁은 공간에서 달리는 헌터들에게 굉천수를 쓸 수는 없었다.

마력 각성자가 반드시 배우는 광역 마법이 ‘그리스’, 마찰계수를 줄이는 마법이다.

겉보기에는 별것 아닌 것 같은 넘어트리기.

그러나 넘어뜨리는 건 상상 이상의 강력한 공격이다.

인원수가 많을수록, 그 돌진이 맹렬할수록 넘어트리기의 위력은 급증한다!

수백에 달하는 터프한 마수와 몬스터 무리의 돌진조차, 그리스 마법에 미끄러져 뒤엉켜 넘어지면 엄청난 피해 와 함께 막힌다!

그런 그리스보다도 굉천수는 더 강력하다!

바닥을 미끄럽게 하는 게 아닌 육체 내부의 균형감각을 흔들어 버리는 굉천수!

저렇게 뒤엉켜 달려오는 헌터들에게 굉천수를 터트리면 엄청난 참사가 일어난다.

당연히 헌터들에게 굉천수를 쓸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내는 김기철에게 다시 한 번 외쳤다.

“야! 오늘치 눈뽕 다 썼어! 그냥 달려! 저 승합차 타고 튀면 돼!”

천문석이 외치는 순간.

부아아아아앙-

골목 입구에 멈춰 선 승합차가 돌연 엔진을 공회전시키기 시작했다.

“어!?”

그리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타기는커녕 근처에도 가지 않았는데 골목 출구에서 멀어지는 승합차!

“야, 이 새끼야! 어디 가는 거야!?”

경악한 김기철이 승합차를 운전하는 부하에게 소리치는 순간.

으아악-

천문석은 양어깨에 최설과 그 친구를 짊어진 채 내력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달린다!

쿵쿵, 쿵쿵쿵쿵-

땅을 박차는 매 순간 전력을 다해 가속한다!

‘아직 속도가 붙기 전이다! 잡을 수 있다!’

순간 옆에서 훅 올라오는 열기!

이야악-

같은 생각을 한 허준이 표상 오러를 일으켜 옆을 달렸다!

그리고 뒤늦게 상황을 눈치챈 김기철과 용역 헌터들이 그 뒤로 따라붙었다.

어느새 골목길에는 긴 행렬이 생겨났다!

[천문석(최설, 진교은) - 허준 - 김기철과 부하들 - 최림, 왕체와 철검장 헌터. - 용역 헌터 3개 조직.]

그리고 최림과 왕체, 철검장 헌터들을 눈뽕 사건의 범인으로 찍은 광장에 모여 있던 수많은 헌터!

작은 물방울이 모인 쓰나미가 모든 걸 박살 내며 몰아치듯.

집단으로 모인 헌터들은 최후미, 용역 헌터 조직을 아작내며 달려왔다!

끄악-

으아악-

“같이 꺼어억-.”

……

개개인의 이성은 사라지고, 집단의 광기만 남은 무시무시한 헌터들!

이들에게서 전해지는 섬뜩한 광기에 전율이 온몸을 달렸다.

천문석은 뒤돌아보지 않았다!

골목 출구가 바로 앞이다!

바로 승합차를 따라붙어 타고 도망치면 된다!

쿵-

천문석은 내력을 실어 땅을 박차고 단숨에 골목 출구로 뛰어나갔다!

텅 빈 도로가 보이는 순간.

천문석은 재빨리 주위를 훑었다.

텅 빈 도로 위를 천천히 달리는 승합차가 보였다!

바로 승합차를 쫓는 천문석!

이때 승합차를 따라 달리며 분통을 터트리는 용역 헌터가 보였다.

“헉, 허억! 세워! 야, 이 악마 놈아! 제발, 제발 멈춰! 보스한테 박살 난단 말야! 그만!”

아슬아슬, 잡힐락 말락, 절대 포기하지 않을 정도로 절묘하게 거리를 유지하는 승합차!

승합차의 속도 조절이 기가 막혔다!

용역 헌터는 결코 닿을 수 없는 당근을 향해 끝없이 달리는 당나귀처럼 승합차를 따라 달리고 있었다!

보는 순간 직감했다.

양어깨에 사람 둘!

이 상태로 뒤를 쫓아서는 단시간에 못 잡는다!

천문석은 재빨리 승합차 경로를 머리에 그렸다.

텅 빈 도로 위에 커다란 원을 그리고 있다!

자세한 사정은 알 수 없지만 잘 됐다!

타이밍을 잡아 원을 가로질러 잡아탄다!

천문석은 바로 몸을 돌려 승합차가 그리는 원을 관통해 달렸다!

승합차가 달려갈 장소 골목 입구를 향해서!

이때 뒤늦게 골목에서 뛰어나온 허준과 김기철, 용역 헌터들은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는 승합차를 발견했다.

“오고 있다!”

“앞! 앞을 막아!”

이들은 주저하지 않고 승합차를 향해 뛰어들었다!

“야, 이 새끼야! 너 뭐야! 저 차 왜 저래!”

김기철이 승합차를 따라 달리는 부하에게 외치자.

승합차를 따라 달리던 용역 헌터는 다급히 변명했다.

“보스! 제 잘못이 아니에요! 담배! 잠깐 담배 피우는 사이에! 악마 같은 꼬맹이 놈이……!”

“…….”

외침이 들려오는 순간 천문석은 자신도 모르게 제자리에 멈춰 섰다.

천천히 원을 그리며 도로를 주행하는 승합차.

승합차를 잡기 위해 그 앞으로 달려가는 용역 헌터들.

“설마, 설마……!?”

천문석이 차마 말을 잇지 못하는 순간.

“막아라!”

“몸으로 저지해!”

……

용역 헌터들이 악을 쓰며 승합차 앞으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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