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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559화 (560/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559화>

최림의 분노가 각성력에 담겨 폭풍처럼 쏟아졌다!

쿠르르르릉, 콰앙-

부서질 듯 테이블이 요동치고, 벽에 걸린 액자가 떨어져 박살 났다!

왕체가 말없이 이 모습을 바라볼 때.

원기륭이 기세를 일으키며 앞으로 나서려 했다.

그러나 진교은이 가볍게 손을 들어 원기륭을 제지했다.

“…….”

진교은은 기세를 쏟아 내는 최림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여전히 손님을 대하는 총지배인처럼 은은한 미소를 띤 채로!

모른다는 말과는 달리 진교은은 처음 본 순간 최림을 알아봤다.

최설의 사촌 오빠.

육체 각성자 최림!

예전이었다며 각성력을 쏟아 내며 분노하는 최림 앞에서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했을 거다.

그러나 진교은은 ‘카지노 나이트’의 난장판을 겪으며 성장했다.

아니, 성장할 수밖에 없었다.

이 순간 떠오르는 사람이 셋 있었다.

용 가면을 쓴 이태성 길드장.

토끼 가면을 쓴 타겟.

악어 가면을 쓴 불청객.

이태성 길드장의 엄청난 위압감에 비하면 최림이 쏟아 내는 분노는 산들바람이나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악어 가면을 쓴 불청객!

그 불청객이 일으킨 사건·사고와 난장판을 생각하면 지금 상황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카지노 유람선을 내부를 전쟁터로 만들고!

-북중국의 고속 공작선을 불러들였다!

-제주도의 수호신 거대 거북이와 충돌하고!

-모든 게 잘 끝나는 순간 갑자기 폭풍우가 몰아쳤다!

-이태성 길드장과 타겟이 기절한 채로 바다에 빠지고!

-자신과 삼합회, 스파이들은 거대 거북이 등에 실려 남중국까지 떠내려갔다!

그 악어 가면 불청객이 터트린 사건·사고는, 지금 다시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고난이 사람을 강하게 만들지는 못해도 익숙하게는 만든다.

진교은은 어느새 익숙해졌다.

-상해 삼합회를 삼킨 철검장!

-최설의 욕심쟁이 사촌 오빠의 분노!

-삼합 카지노 호텔의 정체 폭로 협박!

예전이라면 상상만으로 암담했을 사건들이다.

그러나 악어 가면이 일으킨 상상을 초월한 난장판을 헤쳐나온 지금의 진교은에게는 약간 곤란한 사건일 뿐이었다.

진교은은 웃는 얼굴로 옆으로 손을 내밀었다.

“원 실장님 전화기 좀 주세요.”

진교은 뒤에 서 있던 원기륭은 바로 회의실의 무선 전화기를 건넸다.

탁-

무선 전화기가 쥐어지자마자,

진교은은 테이블 위로 밀었다.

쓰르르륵-

단숨에 테이블을 가로질러 분노하는 최림 앞에 멈춰 선 무선 전화기.

“뭐냐!?”

진교은은 미소 띤 얼굴로 으르렁거리듯 대답하는 최림에게 말했다.

“원하시는 대로 신고하시죠? 경찰은 112. 헌터 부대는 117번으로 거시면 됩니다.”

“…….”

상대의 당당한 모습에 움찔한 최림의 시선이 왕체에게 향했다.

왕체는 내심 혀를 찼다.

최림의 위압감이 전혀 안 먹혔다.

게다가 최림이 움찔하는 모습으로 이쪽도 켕기는 게 있다는 걸 보여 줬다.

진 선생의 대리인 진교은은 생각보다 더 까다롭고, 최림은 생각 그대로 기민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최림도 쓸모는 있었다.

왕체는 진교은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죠. 최림 신고해라!”

이 자리에 앉기 전에 이미 이야기가 끝난 상황.

최림은 바로 스피커폰으로 전환하고 112를 눌렀다.

띠리리-

송신음이 한번 울리는 순간.

딸깍-

스피커폰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제주시 112 상황센터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지금 삼합 카지노 호텔입니다. 호텔에 조폭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싸움이 붙어서 신고했습니다! 바로 출동 부탁드립니다!”

=삼합 카지노 호텔요? 아, 네. 바로 출동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신고자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최림입니다.”

짧은 통화가 이어지는 동안.

왕체는 진교은에게 집중했다.

진교은은 가면 같은 미소를 지은 채로 품 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

그리고 전화가 끊기는 순간.

진교은은 입을 열었다.

“또 뭐 더 하실 건 없으신가요?”

허세라기에는 너무 여유로운 태도.

‘뭔가 있는 건가!?’

왕체가 생각에 빠지려는 순간.

부르르르-

테이블에 올려 둔 진교은의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신고 전화를 한 직후에 울린 스마트폰!

“……!”

알 수 없는 직감에 모두의 시선이 모일 때.

진교은은 가볍게 손을 뻗어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받았다.

탁-

“오랜만이네요. 센터장님.”

=네 진 선생님. 다름이 아니라. 좀 이상한 신고가 들어와서…….

진교은은 시선을 왕체에게 둔 채로 대답했다.

“혹시. 저희 호텔에서 조폭과 시비가 붙었다는 신고인가요?”

=네. 알고 계셨군요? 혹시 무슨 일인지…….

“하아- 단체로 오신 손님들이 돈을 좀 잃으시더니 억지를 부리시네요. 좋게 돌려보냈는데, 신고까지 하셨네요.”

=그런 일이! 진 선생님 일인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죠. 순찰차를 보내서 저희가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센터장님. 잠시만요.”

탁-

스마트폰을 뒤집어 놓은 진교은은 왕체를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하하하-

왕체는 웃음을 터트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과연, 진 선생! 대단하시군요! 그럼 인사는 이 정도로 드리고 내일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가자!”

왕체는 부하들을 이끌고 바로 회의실에서 빠져나갔다.

“…….”

진교은은 말없이 미소 지은 채 이 모습을 바라봤다.

“엘리베이터를 탔습니다. 총괄 매니저님.”

원기륭 실장이 말하는 순간.

진교은은 바로 스마트폰을 뒤집고 말했다.

“상황 끝났어요. 전화 원래대로 돌려놓으세요.”

“네. 총괄 매니저님.”

전화기 너머 112센터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경호팀 직원이 바로 대답했다.

진교은은 이미 오래전부터 삼합회와 결별하기 위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이 촉각에 이상 현상이 감지됐다.

상해 삼합회가 무너진 직후, 상해 단주 최평의 조카 최림의 연락이 왔다.

문제가 생겼다는 걸 직감한 진교은 몇 가지 대응책을 준비했다.

‘무선 전화기.’

‘긴급 전화 112, 117번.’

둘 다 진교은이 준비한 심리 트랩, 대응책 중 하나였다.

112 센터장을 포섭해 신고를 뭉개는 건 리스크가 크고 이득은 적은 일이다.

반면 호텔의 전화 라인을 돌리는 건 간단하고 리스크가 적었다.

그 대응책이 제대로 먹혔다!

순간적인 기지로 삼합회를 집어삼킨 철검장이 스스로 물러나게 만든 것이다.

그러나 이건 임기응변일 뿐,

철검장이 이대로 물러날 리 없었다.

불리한 건 제주도에 기반을 둔 ‘삼합 호텔 카지노’ 자신들이었으니까.

‘아빠는 하필이면 삼합이란 이름을 붙여서는!’

지금까지는 삼합이란 이름이 제주 삼합이라고 적당히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철검장이 삼합 호텔이 삼합회의 위장 기업체란 소문을 퍼트리면, ‘삼합’이란 이름이 그 소문에 근거를 더해 주는 증거가 될 것이다.

능력보다 욕심이 많은 최림은 걱정할 것 없다.

문제는 이번 일의 책임자로 보이는 철검장의 왕체!

몇 마디 대화만으로도 감이 왔다.

밑바닥 출신 특유의 집요함과 능청.

같이 진흙탕에서 구르겠다는 은근한 위협까지!

정석대로 상대하면 질질 끌려다니다가 진흙탕에서 같이 뒹굴게 된다!

카지노 나이트 이후 두 번째 위기가 찾아왔다!

그러나 진교은은 웃었다.

기지로 얻어 낸 하룻밤!

왕체는 이 하룻밤 동안 다음 공격을 준비할 생각일 거다.

하지만 이 하룻밤이면 왕체와 최림, 철검장의 부하까지 모조리 날려 버릴 수 있었다!

진교은은 바로 움직였다.

“원 실장?”

원기륭은 바로 태블릿을 꺼내 영상을 재생했다.

도로를 달리는 밴을 뒤쫓는 영상.

“부하들…… 죄송합니다. 보안팀 직원들을 뒤에 붙였습니다. 실시간으로 위치 확인하고 있습니다.”

위치 확인은 끝났다.

이제 왕체와 철검장을 날려 버릴 두 사람에게 연락할 때였다.

아버지의 인맥과 자신의 인맥.

아버지의 인맥으로 상황을 부드럽게 무마하고.

자신의 인맥으로 왕체를 제주도 밖으로 쫓아낸다!

우선은 아버지의 인맥!

제주도 전체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는 어르신!

말 한마디만으로 단체장과 의원을 날려 버리고,

경찰과 헌터 부대마저 움직일 수 있는 숨겨진 권력자!

원기륭과 조직원들을 빼낼 때 도움받았던, 어르신의 힘이 다시 한 번 필요했다.

진교은은 스마트폰을 들어 제주도의 숨겨진 권력자에게 연락했다.

띠리리, 딸깍-

한 번에 통화가 연결되고 나이 든 목소리가 들려왔다.

=교은이 아니니!? 아빠는 어떠시니? 이제 나이도 있으니 무리하지 말했는데! 기어이 농장에서 감귤을 나르다가…… 내가 미안해서 너희 엄마 얼굴을 못 보겠어! 아빠 아직도 허리가 안 좋으시니? 내가 약을 좀 달여놨는데. 언제 시간 되면…….

오랜만에 통화하는 손녀를 대하는 듯 반가움 가득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진교은은 미소 지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렇게요. 네, 네.”

“아니에요. 엄마는 아빠가 낚시하러 안 나가신다고 오히려 좋아하세요.”

“네. 그럼요. 네. 다름이 아니라. 부탁드릴 게 있어서 연락드렸어요. 좀 곤란한 사람들이랑 엮였는데…….”

……

어르신은 이미 진교은 가족의 내밀한 사정을 모두 알고 있는 상황.

진교은은 지금 닥친 상황을 빠르게 설명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설명이 끝났을 때 생각 그대로의 대답이 돌아왔다.

=걱정하지 말렴. 교은아. 내가 너희 사정 다 아는데. 바로 연락해 놓을게. 그것 말고는 도와줄 것 없니?

“네. 경찰만 물려주시면 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임옥분 여사님.”

진교은은 감사 인사와 함께 전화를 끊었다.

수십 년 동안 제주도의 수많은 사람에게 일자리와 집을 마련해 준 임옥분 여사님.

임옥분 여사님의 제주도 내에서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이걸로 경찰, 공권력과 얽힐 위험은 사라졌다.

이제 자신의 인맥, 왕체를 날려 버릴 사람에게 연락할 때였다.

인간 재해, 이태성 길드장에게!

진교은은 바짝 긴장한 얼굴로 전화를 걸었다.

띠리리, 딸깍-

바로 전화가 연결되고 힘 빠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곧 던전 광산에 발령받을지도 모를 김 비서입니다.

“네……? 저 혹시 이 길드장님 번호 아닌가요?”

당황한 진교은이 번호를 다시 확인하는 순간 깊은 한숨이 돌아왔다.

=하아- 방금 멘트, 길드장님 지시사항입니다. 진교은 삼합 호텔 총괄 매니저님 무슨 일이시죠?

자신의 이름을 정확히 아는 상대!?

진교은은 곧 목소리 주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태성 길드장 옆에 서 있던 그 수행 비서다!

“도움이 필요해서 연락드렸습니다.”

=네 말씀하세요.

“철검장이라고 상해에 있는…….”

=의문이 있으면 제가 질문하겠습니다. 상황 설명 말고 바로 필요한 도움부터 말해 주세요.

“철검장에서 10명 정도가 찾아와 협박했습니다. 이 사람들을 좀 치워 주셨으면 좋겠네요.”

=어디로 치워 드릴까요?

“네?”

진교은이 반문하는 순간 여상한 어조의 대답이 돌아왔다.

=시베리아 대마경, 아프리카 대균열, 던전 노역장, 미궁 광산…… 원하시는 장소로 치워 드리겠습니다.

휴지를 쓰레기통에 던지듯 너무나 가벼운 목소리였다.

진교은은 잠시 망설이다가 조심스레 말했다.

“철검장은 상해 삼합회를 집어삼킨 조직입니다. 그 배후에 헌터 군벌이 있습니다.”

=……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그러나 이 침묵에서는 깃털이 날아가는 듯한 가벼움이 느껴졌다.

한참 후 침묵이 깨지고, 어쩐지 웃음기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 우리 태성 길드입니다.

“…….”

웃음기 어린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피비린내 나는 자부심!

진교은은 한참 후에야 말을 이을 수 있었다.

“……제주도 밖으로만 치워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위치와 인상착의, 기타 정보 있으면 아래 보안 링크로 보내 주세요.

진교은은 원기륭 실장을 봤다.

바로 태블릿에 CCTV에서 뽑아낸 사진과 실시간 추적 영상을 띄우는 원 실장.

“네, 지금 바로 보내겠습니다.”

태블릿에 뜬 정보를 보안 링크로 보내고 10분 후. 스피커 너머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반 상황이 좋네요. 군경에도 협조를 벌써 구했네요?

“네. 아는 분 도움을 받았습니다.”

=상대가 폭력 조직이니. 일이 쉽게 끝나겠네요. 2시간 안으로 처리하겠습니다. 현장에서 연락이 갈 겁니다.

‘2시간? 서울에 있는 태성 길드가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몇 시간은 걸릴 텐데?’

그리고 20분 후.

원기륭 실장이 다급히 외쳤다.

“총괄 매니저님! 태블릿!”

“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철검장 헌터들이 탄 밴을 추적하는 영상에 갑자기 장갑 SUV들이 나타났다.

앞과 뒤 양쪽에서 나타난 장갑 SUV 10여 대!

맞은편에서 달려온 장갑 SUV가 중앙선을 넘어 밴 앞을 막아섰다!

끼이이익-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멈춰 서는 밴!

밴의 문이 열리려는 순간 핸들을 꺽은 장갑 SUV가 바로 밴을 들이박았다!

콰아앙, 쿠르르르릉-

육중한 장갑 SUV에 들이박힌 밴은 단숨에 가드레일을 부수고 경사를 지나 숲으로 떨어졌다!

이때 멈춰 선 10여 대의 장갑 SUV에서 우르르- 쏟아지는 사람들!

풀 페이스 안전 헬멧과 강화 전투복, 방검방검복과 진압봉으로 완전무장한 헌터 30여 명!

30여 명의 헌터들이 일제히 달려 휘어진 가드레일을 넘고 경사를 타고 숲으로 미끄러졌다.

“너 이 새끼들! 누가……!”

처박힌 밴에서 나오던 헌터가 외치는 순간.

콰아아앙-

달리던 헌터가 차 문을 걷어찼다!

단숨에 안으로 처박히는 헌터!

차아아앙-

다음 순간 유리창이 모조리 박살 나고,

콰자지직-

차 문이 강제로 뜯겼다!

밴을 습격한 헌터들은 능숙하게 밴 안에서 헌터들을 끄집어냈다.

“이 새끼들이!”

“우리가 누군지 알고!”

철검장 헌터들이 악을 쓰며 저항을 했으나, 상대는 레이드 장비로 무장하고 기습까지 한 헌터들!

공격이 방검방탄복에 막히는 순간.

각성력이 담긴 진압봉이 사방에 떨어졌다.

전신을 두들겨 맞은 철검장 헌터들은 순식간에 무력화돼서 줄줄이 꿇어앉았다.

그리고 태블릿 화면에 화이트 보드가 나타났다.

[바로 출국 조치하고 메시지 보내겠습니다.]

[메시지 확인 후 영상과 자료 모두 삭제 부탁드립니다.]

이때 불쑥 옆에서 손이 튀어나와 감시 카메라가 꺼졌다.

그리고 40분 후 텔레그램 메시지가 도착했다.

[임무 완료.]

[타겟 전원 서울행 비행기 탑승.]

짧은 메시지에는 왕체와 최림, 철검장의 헌터들이 출국하는 영상이 첨부돼 있었다.

“…….”

진교은은 한 방 맞은 듯한 얼굴로 메시지에 첨부된 영상을 확인했다.

이태성 길드장의 도움을 받으면 하룻밤이면 철검장을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완벽한 오판이었다.

태성 길드가 철검장을 처리하는 데는 채 2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문제가 하나 있었다.

서울행 비행기 탑승 완료!

‘제주도에서 치워 달라고 했는데 서울로 보내다니!’

진교은은 멍하니 영상을 보다가 스마트폰 메시지를 살폈다.

[+123]

한 사람에게서 온 문자가 스팸 문자 수준으로 쌓여 있었다.

모두 최설이 보낸 문자였다.

진교은은 화면을 스크롤 해한 문자에서 멈췄다.

[…… 꼭 와야 해! 우리 사무실 완전 대박이야! 내가 누구 만났는지 말해도 안 믿을걸!? 바로 찾아와…….]

다단계 취업 사기와 비슷한 문자 끝에는 주소가 적혀 있었다.

[서울시 종로구 광화문 재금 빌딩 13층 김철수 사무실.]

최설은 서울에 있었다.

태성 길드가 왕체와 최림, 철검장 조폭들을 치워 버린 서울에!

여러 사정과 너무나 불길한 예감에 최설의 연락을 피해 왔다.

하지만 더는 그럴 수 없게 됐다.

자신 때문에 최설이 위험에 처하게 됐으니까.

진교은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원 실장님. 출장 준비하세요.”

“네? 출장이요? 어디로…….”

“서울, 광화문. 재금 빌딩 김철수 사무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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