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514화>
엎드려 있던 에코와 아리엘은 즉시 일어나 공손하게 대답했다.
“저희는 그러니까…….”
“차원 도약! 차원 도약 사고로 이곳에 오게 된 표류자입니다!”
“뭐!? 그럼 이 풀꽃 반지는 어디서 얻었는데!?”
“그러니까 그게…….”
“주웠습니다! 표류 중에 오다가 주웠습니다!”
“뭐!? 하긴. 걔가 원래 물건 잘 흘리고 다니니까. 가능성이 없지는 않은데…….”
워커가 납득한 듯 고개를 갸웃하며 걸어오자.
에코와 아리엘은 더욱 열심히 설명했다.
“맞습니다! 전부 우연이 겹친 겁니다!”
“그렇죠! 절대 일부러 한 게 아닙니다!”
“그래?”
“당연하죠! 어떤 미친놈이 타이탄 마스터를 속여요!?”
“그렇죠! 마도 제국 최고의 마도 공학자를 속이다니! 말도 안 되죠!”
“하긴. 내가 좀 대단하긴 하지! 카카카-.”
워커가 웃음을 터트리는 순간.
에코와 아리엘도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
카카카카-
하하하하-
으하하하-
세 사람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질 때.
워커는 에코와 아리엘 바로 앞에 도착했다.
카카카카카-
워커는 여전히 배를 잡고 웃으며 말했다.
“전부 오해니까. 우리 이제 헤어지자. 잘 가라 에코.”
“감사합니다! 워커 님!”
얼굴이 환해진 에코가 허리를 숙일 때, 워커는 씨익 웃으며 에코 옆을 가리켰다.
“그런데 이쪽 내 동생 풀꽃 반지 주운 분은 누구?”
“아, 이분은…….”
에코가 무의식중에 말하려는 순간.
“으아아악- 너 뭐 하는 거야!”
아리엘이 재빨리 소리쳐 에코의 말을 막았다.
“갑자기 왜……!?”
순간 에코는 섬뜩한 직감에 시선을 내렸다.
툭툭툭-
스패너로 어깨를 두들기는 워커의 얼굴에 떠오른 의미심장한 웃음.
“……워커님?”
“왜, 에코?”
“…….”
입 밖에 내지 않은 자신의 이름이 들려오는 순간 에코는 깨달았다.
‘낚였구나……!’
보석 가면 뒤 에코의 얼굴이 절망으로 물드는 순간.
워커는 가볍게 에코의 다리를 툭- 두들기며 말했다.
“그 가면은 또 뭐야? 에코. 너 아직도 시간 오류 수정자하고 있냐? 아니면 냉기 마법사, 혹시 지금도 검신전 강제 알바 뛰고 있는 거야?”
“…….”
에코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워커가 아무렇지도 않게 날리는 질문 하나하나가 모두 경고였다.
‘자신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다는 경고!’
자신과 워커 실트는 뒤엉킨 시공 속에서 몇 번이나 만났다.
그리고 지금 만난 워커 실트는 자신에 대해 대부분의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뒤이어 나올 이야기도 짐작이 됐다.
오래전 개고생을 했던 그 날과 같은 제안, 아니 명령을 할 것이다.
“에코! 내 밑에서 1년만 일해라! 그럼 퇴직금 두둑이 챙겨서 보내 줄게! 카카카-.”
“…….”
예상과 같은 명령에 에코의 고개가 푹 숙어지는 순간.
워커의 시선이 아리엘에게 움직였다.
“그쪽은……?”
“바빠 보이시는데! 저는 이만!”
아리엘이 다급히 몸을 돌리려는 순간.
휙- 날아온 스패너가 암반을 뚫고 박혔다!
쾅-
섬뜩한 전율이 전신을 달릴 때.
워커는 아리엘의 눈을 바라보며 툭툭 던지듯이 말했다.
“이 풀꽃 반지! 분명 레이가 만든 건데 뭔가 이상하단 말이지?”
“…….”
“마법이 너무 강력해! 대륙 십존일 때 만든 건 아냐!?”
“…….”
“너 대륙 십존이 뭔지 모르는구나!”
“…….”
“그렇다면 마도 제국 당시에 만든 건가?”
“…….”
“아니군. 그런데 마도 제국은 안다고?”
“…….”
“이 녀석 특이한데? 반응이 아주 신기해!?”
“…….”
툭, 툭, 툭-
어느새 새로 꺼낸 스패너로 어깨를 두들기는 워커 실트.
“게다가 어쩐지 얼핏 본 것 같단 말이지?”
워커는 아리엘의 얼굴을 한참 동안 훑어보다가 불쑥 수많은 단어를 쏟아 냈다.
“열천의 미궁 도시. 폭풍해. 사령 군단. 암흑 제국. 전능 옥좌. 하이브리온. 열국. 마굴. 검신전. 차원 교차로. 설산. 바람 사막…….”
“…….”
아리엘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침묵했다.
하지만 말은 하지 않아도 표정과 신체 반응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
워커는 아리엘의 신체 반응을 살피며 쏟아 내는 단어를 변화시켰다.
아리엘의 얼굴이 파리하게 질리고 단어가 점점 더 의미심장하게 변했다.
“……케페니안. 마탑. 천공탑. 냉기 지대. 곰고기. 백곰권. 노움 유적 발굴단…….”
꿀꺽-
아리엘이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킬 때.
워커 실트는 돌연 말을 멈추고 씨익 웃었다.
“이 풀꽃 반지! 냉기 지대에서 얻었구나!”
“마도왕 레이의 유적! 노움 유적 발굴단을 만났어!”
“하지만 냉기 지대는 닫힌 세계! 그냥은 못 들어가지!”
“…….”
“너 천공탑에 오르고 있구나!”
순간 워커는 탄성을 터트리며 외쳤다!
“와, 어떻게 이렇게 엮이냐!? 완전 재수 좋잖아! 천공탑에 오르는 사람을 만났다고!? 돌아가면 꼭 말해 줘야지!”
카카카카카카-
워커 실트는 미친 듯이 웃음을 터트리다가 문득 손을 들어 아리엘을 가리키며 선언했다.
“너! 케페니안 황금 다람쥐 일족을 고용했다가 파산한 마도왕! 무기제작자 ‘아리엘 무겐다흐’구나!”
아리엘 무겐다흐는 철렁 가슴이 내려앉았다.
순간 워커가 외쳤다.
“너도 내가 고용한다! 천공탑으로 돌아갈 때까지, 내 밑에서 일해라!”
카카카카카카-
마도 제국 일곱 재앙의 보스, 워커 실트가 선언했다.
에코와 무겐다흐를 부하로 거두겠다고!
이 순간 두 사람은 같은 생각을 했다.
‘좆됐다!’
‘좆됐다!’
* * *
카카카카카카카-
마도 제국 최악의 테러리스트, 워커 실트의 통쾌한 웃음이 울려 퍼질 때.
아리엘과 에코의 얼굴은 썩어 들어갔다.
워커 실트가 저지른 사고에 비교하면 자신이 친 사고는 경범죄 수준이다!
워커 실트는 모든 마도왕과 마탑의 마법사, 제국 군단이 이를 가는 존재다!
특히 황제 폐하를 찾아 천공탑으로 오른 제국 군단!
제국 군단은 전능 옥좌를 추락시킨 워커 실트를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부하가 된 자신도!
같은 생각을 한 에코와 아리엘의 절망 어린 시선이 마주쳤다.
‘방법 없으세요!? 이대로 끌려가면 끝장이에요!?’
‘아까 봤잖아! 번개 폭풍도 안 통해!’
‘점멸로 튀면 어떨까요!?’
‘저 타이탄이 마력 파동으로 모든 마법을 취소한다!’
‘외부 마력이 아닌 아이템이면?’
‘앗! 그건 먹힐 거야! 네가 주의를 끌어! 내가 기회를 봐서 움직일게!’
……
순식간에 계획을 세우고 움직이려는 타이밍!
카카카카카카-
끝없이 울려 퍼지던 웃음이 돌연 멈췄다.
그리고 워커가 한쪽 절벽을 바라보며 눈을 비볐다.
“뭐야!? 이 절벽을 기어 올라왔다고!”
에코와 아리엘이 움찔한 순간.
강철봉이 불쑥 튀어나와 바닥에 꽂혔다!
콰아아앙-
굉음이 터지고 강철봉을 잡은 손이 보였다!
으아아악-
그리고 곧 악을 쓰며 손을 당겨 기어 오르는 사람.
암살검을 업은 채 절벽을 기어 정상까지 올라온 천문석이었다!
워커 실트는 놀란 얼굴을 지우고 외쳤다.
“기다렸다!”
하아, 하아-
천문석은 숨을 고르며 한경석을 내려놓고 앞으로 나서 대답했다.
“기다렸다고!? 나야말로 기다렸다! 꼬맹이!”
“그래!? 그럼 바로 승부를 보자! 여기서 정정당당하게 승리자와 패배자를 가리자!”
워커가 한 손을 번쩍 들고 백곰권 자세를 잡는 순간.
천문석은 강철봉을 중단세로 겨누며 외쳤다.
“바라던 바다! 이곳에서 정정당당히 승부를 겨루자!”
워커와 천문석.
두 사람에게서 폭풍 같은 기세가 일어났다!
쓱, 쓱, 쓰윽-
천천히 발을 끌어 나선을 그리며 가까워지는 두 사람!
쏟아진 기세가 뒤엉켜 아지랑이처럼 대기를 흔들고. 엄청난 위압감이 폭풍 전야의 아찔한 긴장감을 만들어 냈다!
조금의 흔들림도 없는 당당한 두 눈!
천문석과 워커!
두 사람은 생사결에 임한 절정 고수처럼 서로를 향해 접근했다.
그러나 당연히 천문석과 워커 모두 정정당당히 싸울 생각은 없었다.
천문석은 흔들림 없이 당당한 두 눈으로 연신 동료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마법! 타이밍 봐서! 뒤통수에 마법 때려 박아!’
워커도 가만있지 않았다.
등 뒤에 숨긴 손을 꼬물거리며, 나이트 아머를 원격으로 조정해 결정적 순간에 ‘준비한 물건’을 쏟아부을 준비를 했다.
그러면서 툭 던지듯 이름을 말했다.
“너! 누구한테 졌는지는 알아야겠지! 내 이름은 아리엘 무겐다흐다!”
당사자가 바로 앞에 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낚시질을 하는 워커!
“하- 너야말로 승리자의 이름을 알아 둬라! 내 이름은 천검 이세기다!”
마찬가지로 당당하게 구라를 치는 천문석!
쓰윽, 쓱, 쓱-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5미터가 되는 순간.
너무나 식상한 워커의 외침과 함께 전투가 시작됐다.
“앗! 저거 뭐야!?”
천문석은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는 척하다가 돌진했다!
깡-
날아오는 돌멩이를 쳐 내는 순간.
공중에서 뚝 떨어지는 최루 구슬!
천문석은 땅을 밟고 옆으로 뛰어 최루 구슬을 피하고, 강철봉으로 바닥을 긁듯이 때렸다.
탕-
돌멩이가 총알처럼 날아갈 때.
워커는 몸을 던져 땅을 한 바퀴 데굴 구르더니 외쳤다!
“백곰권! 맹호출격!”
크아아아앙-
포효와 함께 십여 개의 잔상을 만들어 달려오는 워커!
기다렸던 순간이다!
“전방 섬광!”
천문석은 동료들에게 신호하는 즉시 굉천수를 터트렸다.
콰아아아아-
섬광이 터지는 순간 느껴지는 마력 유동!
워커가 돌진하던 공간에 마법이 쏟아졌다!
균형감각을 무너뜨리는 현기증 마법!
신경계를 교란하는 전격 마법!
‘잡았다!’
직감하는 순간.
콰아앙, 쿠르르르릉-
강철이 부딪치는 굉음이 터지고 물결치듯 마력 파동이 쏟아졌다!
단숨에 마력 구성이 흐트러지고, 구현되던 마법은 바람이 되어 사라졌다.
그리고 폭음이 터졌다.
파아앙-
하늘로 솟은 나이트 아머의 손에서 쏟아지는 수백 개의 물체!
이 수백 개의 물체는 미처 사라지지 않은 굉천수의 섬광 속으로 후두두둑- 비 오듯 쏟아졌다!
셀 수 없이 많은 금속 구슬, 최루탄!
‘굉천수의 섬광을 역이용해서 최루탄을 뿌렸다!’
순간 터져 나오는 외침!
“드디어 걸렸구나!”
팡, 팡, 파아아앙-
작은 폭음이 연속해서 들려오는 순간 확 퍼져 나가는 붉은 가루와 작열감!
최루 가루!
직감하는 순간 천문석은 내력이 담긴 강철봉을 수평으로 휘둘렀다.
파아아아앙-
거센 바람이 일어나 단숨에 최루 가루를 날려 버렸다.
그러나 최루 가루는 끝없이 쏟아졌다.
앞으로 날려 보내면 뒤에서.
아래로 날려 보내면 위에서 쏟아졌다.
수백 개의 최루탄이 터졌다!
지름 20미터의 절벽 정상 전체가 붉은 최루 가루로 완전히 뒤덮였다!
시야가 붉게 물들어 바로 앞 자신의 손도 보이지 않는 상황!
천문석은 순식간에 최루 가루에 뒤덮여 픽 쓰러졌고, 이미 기절한 최설과 케인 이사 위로 최루 가루가 두껍게 쌓였다.
아리엘과 에코는 다급히 실드 마법을 펼치고 달렸으나.
쿵, 쿵, 쿵-
마력 파동에 닿는 순간 실드 마법은 순식간에 캔슬됐다.
깡깡깡, 퍽퍽-
그리고 불쑥 튀어나온 돌멩이를 맞고 최루 가루가 가득한 땅을 굴렀다.
케에엑-
으에엑-
내장을 토해 낼 듯 고통스러워하던 두 사람은 곧 축 늘어져 기절했다.
천문석, 최설, 케인 이사, 아리엘, 에코.
모두가 무력화된 순간 붉은 가루가 가득한 절벽 정상에 통렬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카카카카카카-
그리고 붉은 가루 속에서 어느새 고글에 호흡기까지 착용한 워커 실트가 걸어 나왔다.
워커 실트는 모두가 쓰러진 최루 가루 속에 홀로 우뚝 선 채 당당히 승리를 선언했다.
“정정당당하게 내가 승리했다!”
하늘에 맹세한 대로 흑전의 주인에게 엄청난 재앙을 가져다줬다!
이제 흑전의 주인과의 승부를 마무리 지을 순간이다!
워커는 흑전의 주인을 향해 걸어가며 공구 벨트에서 커다란 매직펜을 꺼냈다.
이 매직펜은 말 그대로 매직(magic) 펜이었다.
특제 염료로 만들어 1개월 동안은 절대 지워지지 않는 매직펜!
이 매직펜으로 승리의 증거를 남긴다.
패배자의 얼굴에!
아주아주 커다랗게!
카카카카카-
워커는 날 듯이 신난 발걸음으로 최루 가루속에서 흑전의 주인을 찾았다.
곧 죽은 듯 반듯하게 엎드린 흑전의 주인을 발견했다.
“여기 있었구나!”
워커는 환호성을 지르며 엎드린 흑전의 주인을 뒤집었다.
최루 가루가 풀썩- 치솟을 때.
매직펜 뚜껑을 뽑고 머리카락을 쓱 위로 올려 반듯한 이마를 드러나게 했다.
“내가 아주 멋지고 크게 ‘패배자’라고 써 주마! 카카캌-.”
워커는 매직펜으로 이마로 가져갔다.
그리고 승리의 표식을 남기려는 순간.
탁-
매직펜을 잡은 손을 잡는 손길!
“앗!?”
깜짝 놀라는 순간 번쩍 눈을 뜨는 흑전의 주인!
‘함정이구나!’
그러나 주위에 최루 가루는 많다!
워커가 재빨리 최루 가루를 차올리려는 순간!
휘이익-
천문석은 번개같이 일어나 손에 잡은 상대를 하늘 높이 던져 올렸다!
휘이이잉-
단숨에 20미터가 넘게 치솟은 워커 실트!
그러나 워커는 웃음을 터트렸다!
“카카카- 기껏 노린 게 하늘 높이 던지는 거냐? 이 정도는 나한테 아무것도 아니다!”
워커가 휙 손을 움직이는 순간!
파아앙-
압축공기 터지는 소리와 함께 나이트 아머가 워커를 향해 쏘아졌다.
귀식대법을 펼쳐 만든 기회가 허무하게 날아갈 상황이었다.
하지만 천문석은 웃고 있었다.
그리고 내력을 실어 외쳤다.
“지금이다!”
이 순간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던 사람이 움직였다.
천문석이 업고 올라와 내려놓은 암살검 한경석!
상반신 전체를 가리는 카멜레온 은신 망토를 입고 있어 최루 가루 속에서도 버틸 수 있던, 처음부터 기절한 척 엎드려 있던 암살검 한경석이 점멸이동했다.
핏, 핏, 핏-
순간 바람 빠지는 소리가 연속해서 터지고, 공중에 뜬 워커가 휙- 하늘로 치솟았다.
“앗! 이건 또 뭐야!?”
깜짝 놀란 워커가 외치는 순간.
파아아앙-
워커를 향해 쏘아지던 나이트 아머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 버렸다.
“으앗! 안 돼!”
핏, 핏, 핏, 핏-
암살검은 워커를 낚아챈 채 까마득한 하늘 높이 치솟았다!
“됐어! 거기면 충분하다!”
그리고 천문석의 외침이 들려오는 순간.
암살검은 워커를 놓고 지상으로 점멸 이동해 이탈했다!
까마득한 하늘에 홀로 남겨진 워커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외쳤다.
“으아악- 하늘이다! 여기서 떨어지면 큰일이다! 라고 할 줄 알았냐!?”
카카카카카-
워커는 웃음을 터트리더니 공구 벨트에서 죽 넓은 끈을 뽑아 ‘X’자로 상체를 고정하고 벨트 한쪽을 눌렀다!
파아앙-
순간 워커의 등 뒤로 펼쳐지는 낙하산.
“멍청한 녀석들! 조금만 기다려라! 최루 가루 속에서 나이트 아머와 싸우게 해 주마!”
워커가 낙하산을 타고 활강하며 외치자.
파아앙, 파아앙-
압축공기 터지는 소리가 들려오고, 멀리 날아간 나이트 아머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애써 파 놓은 함정이 무위로 돌아갈 상황!
그러나 최루 가루 속에 서 있는 천문석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리고 내력을 실어 다시 한 번 외쳤다.
“이제 네 차례다!”
“뭐!?”
워커가 반문하는 순간.
히리히리히리히리-
하늘에서 피리 소리를 닮은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습 수송병은 절대 동료를 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원한도 절대 잊지 않았다!
천문석은 절벽을 기어 오를 때 분노한 초대형 뱁새와 만나고 이 이중 함정을 준비했다.
휘이이이이잉-
날개를 몸에 딱 붙이고 수직으로 떨어진 초대형 뱁새.
초대형 뱁새에게 천천히 활강하는 낙하산은 너무나 쉬운 먹잇감이었다.
타아악-
천천히 활강하는 낙하산을 낚아채는 순간!
파아아아앙-
초대형 뱁새는 직각에 가깝게 꺾어 엄청난 속도로 날아갔다!
우뚝 솟은 바위 봉우리와 거칠게 흐르는 계곡에 낚아챈 적을 굴려 복수하기 위해서!
“으아앗- 더러운 흑전! 이게 뭐야!? 빌어먹을 젠장……!”
워커 실트의 마지막 외침이 빠르게 멀어졌다.
[천문석 vs 워커 실트]
정정당당한 승부의 최후의 승자는 천문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