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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511화 (512/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511화>

촤아아아아-

초대형 뱁새가 강물을 발로 차올리는 순간.

천문석은 초대형 뱁새의 생각을 깨달았다!

최루 가루를 맞고 기절했다가 깨어났다.

주위에는 아무도 없고, 혼자서 급류 위로 둥둥 떠내려가고 있다.

“……!”

초대형 뱁새는 파트너가 자신을 버리고 혼자 도망갔다고 생각하는 거다!

순간 안 착해 보이는 까만 눈에 담긴 감정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깊은 빡침!

초대형 뱁새는 구해 주러 온 게 아니라, 자신을 버리고 간 파트너에게 복수하러 온 거다!

이 순간 기절한 마력 각성자에게 쏟아지는 물벼락!

쏴아아아아아-

“으악! 으아악! 그만! 제발 그만!”

물벼락을 뒤집어쓴 마력 각성자가 번쩍 정신을 차렸다!

천문석은 재빨리 마력 각성자에게 달라붙어 외쳤다.

“초대형 뱁새! 그 녀석이 복수하러 왔습니다! 설명하려면 길고 쟤 아니면 여기서 못 빠져나갑니다! 당장 저 녀석 달래서! 다시 불러야 합니다!”

“네!? 그게 무슨!? 여기가 어디!? 앗 이럴 때가 아니에요! 그놈! 아니, 그분이 나타났어요!? 으아앗- 여기서 걸리면 안 되는데!? 당장 도망쳐야 합니다! 백곰권으로 두들겨 맞아요!”

횡설수설하며 두려운 눈으로 주위를 살피는 마력 각성자!

레이 실트가 에코의 멱살을 잡고 버럭 외쳤다.

“야! 정신 차려! 도망치려면! 초대형 뱁새가 필요해! 하늘에 있는 저 뱁새! 저 강습 수송병 당장 불러!”

순간 하늘에서 원을 그리던 초대형 뱁새가 울었다.

히리히리히리-

“어!?”

에코는 멍한 얼굴로 주위를 훑었다.

‘도망치려면 강습 수송병, 초대형 뱁새의 힘이 필요하다고!?’

도로에서 정신을 잃었는데, 깨어난 곳은 강 한가운데 있는 배 위!

게다가 기세등등한 헌터가 탄 배가 사방에서 몰려 오고 있다!

“설마, 저 헌터들이 전부!?”

“맞아! 우리 쫓고 있어!”

하얗게 질린 에코는 반사적으로 메시지 마법을 하늘에 던졌다.

[야! 당장 내려 와! 급해!]

휘이잉, 휘이이잉-

그러나 내려 오지 않고 하늘에서 원을 그리는 초대형 뱁새!

“야! 너 왜 그래!? 지금 장난칠 때가 아냐!”

에코가 하늘을 향해 외칠 때, 천문석은 상황을 더 자세히 설명했다.

“지금 저 녀석 자신을 버리고 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네? 그게 무슨……? 뱁새를 제가 버렸다고요? 아니! 근력 강화 마법까지 써서! 기절한 녀석을 얼마나 힘들게 굴렸는데!”

레이 실트가 재빨리 끼어들었다.

“너 백곰권? 그 이상한 기술 맞고 기절한 후에. 쟤 최루 가루 맞고 기절했어! 그리고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갔어! 결론만 말하면 초대형 뱁새 혼자 이 강으로 떠내려갔다!”

“……!”

하늘의 파트너와 강을 번갈아 본 에코는 깨달았다.

‘자신을 버리고 간 줄 알고 분노했구나!’

그러나 자신이 그동안 당한 일에 비하면 이건 의도치 않은 그것도 사소한 사고일 뿐이다!

에코는 분노를 담아 메시지 마법을 보냈다.

[야! 넌 나 등에도 안 태워 주고! 먹이처럼 발로 잡고 날고!]

[착륙할 때는 항상 집어던지잖아! 실수로 떠내려간 건데! 너 진짜 이러기야!]

[당장 내려 와라! 안 내려 오면! 경계석 주기로 한 거 안 준다!]

.”당장 내려 와!”

에코가 분노가 담아 외치는 순간.

원을 그리던 초대형 뱁새가 운송선을 향해 활강했다!

파아아아아아-

초대형 뱁새가 일으킨 거센 바람이 강 위에 파도를 그렸다.

운송선 갑판 위 모두의 얼굴이 환해졌다.

“네가 드디어 한 건 했구나! 으하하하-.”

레이 실트가 호탕한 웃음을 터트리고.

“잘하셨습니다! 바로 로프 던지겠습니다! 모두 준비하세요!”

천문석이 고리를 만든 로프를 잡고 빙글빙글 돌릴 때.

“곧 암초 지대야! 가능한 이번에 빠져나가야 한다!”

최설이 전방을 가리키며 외쳤다.

동료 모두가 탈출 준비할 때.

“파트너! 불굴의 강습 수송병! 드디어 네가 정신을 차렸구나!”

에코는 환희에 찬 얼굴로 외치고 빠르게 설명했다!

“로프 던지면 반사적으로 피할 겁니다! 우선, 제가 먼저 발에 낚인 다음에 운임을 협상해서 다른 세분을 태우겠습니다!”

에코는 바로 하네스와 연결된 로프를 풀고, 배 후미 난간에 올라서 번쩍 손을 들었다!

“여기야! 파트너! 불굴의 강습 수송병!”

촤아아아아-

스치듯 강 위를 날던 초대형 뱁새가 활짝 날개를 펼쳤다!

파아아아앙-

거센 강풍이 쏟아지고 빙글 15도 각도로 하늘로 날아오르는 초대형 뱁새!

이 순간 초대형 뱁새의 궤적과 난간에 선 에코의 몸이 겹쳤다.

“지금이다!”

에코가 외치는 순간.

초대형 뱁새의 삼각형의 짧은 부리가 활짝 열렸다!

촤아아아-

그리고 굵은 강물이 쏘아졌다.

으아악-

직선으로 쏘아진 물을 맞은 에코는 장난감 인형처럼 난간 너머 강으로 날아갔다!

천문석은 바로 몸을 날려 날아가는 에코를 낚아채 갑판을 굴렀다.

쿵-

갑판에 떨어진 두 사람이 구르는 순간.

바람 소리와 물소리가 연속해서 들려왔다.

휘이이이잉-

촤, 촤, 촤악-

초대형 뱁새가 운송선 위를 좌우로 스쳐 지나가며 입에서 물을 쏘았다!

“으악- 그만!”

“아앗- 이제 그만해!”

“으어엇- 야! 이럴 때가 아니라니까!”

……

에코는 초대형 뱁새가 쏘는 물기둥을 얻어맞으며 데굴데굴 갑판을 굴렀다.

계속해서…….

“하, 멍청한 녀석. 너 뭘 했길래 쟤가 더 빡친거야!?”

“지금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곧 암초 지대야! 저 새 타고 탈출할 수 있는 거 맞아!?”

레이 실트와 최설의 황당해하는 외침이 터져 나올 때.

천문석은 이미 갑판에서 일어나 운송선 주위를 확인하고 있었다.

믿었던 초대형 뱁새는 완전히 나가리가 됐고!

주위를 포위한 운송선과 고속선들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괜찮다!

상황이 악화된 건 아니다!

처음 계획처럼 포위망을 뚫으면 된다!

게다가 포위망을 뚫기 좋은 곳까지 보였다!

전방에 나타난 암초 지대!

날카로운 바위가 불쑥불쑥 솟은 암초 지대가 강 왼쪽 절벽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형선이 접근하기 힘든 저 암초 지대에서 포위망을 뚫는다!

천문석은 계획을 세운 순간 동료들에게 외쳤다.

“어차피 상황이 악화한 건 아닙니다!”

“처음 계획대로 저 앞 암초 지대에서 꼬리를 끊겠습니다!”

“최설! 운전대를 잡아라! 암초 지대를 스치듯 지나간다!”

“레이님! 운송선이 포위를 뚫을 때 전격 마법을 뿌려 주세요!”

……

“알았어!”

최설이 바로 달려가 운전대를 잡고.

“알았다! 하- 이 멍청한 녀석!”

레이 실트가 여전히 물총을 맞으며 데굴데굴 갑판을 구르는 에코를 한심하게 보며 전격 마법을 준비했다.

이때 천문석은 후미 갑판에서 선수 갑판으로 이동하며 몰려드는 고속선과 배를 훑었다.

부아아아앙-

고속선이 거친 엔진음과 함께 원을 그리고, 전후좌우 사방에 자리한 배들이 성긴 포위망을 좁히고 있다!

그러나 측면과 전면에 있는 배의 수는 많지 않았다.

대략 20척!

이들의 목적은 뒤를 쫓는 본대가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끄는 것이다!

이건 해결 방법이 있었다.

천문석의 시선이 거친 물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향했다.

콰아아아아-

날카로운 바위 사이에서 소용돌이치는 강물이 새하얀 거품을 만들어 내는 곳!

암초 지대!

저곳이 이번 추격전의 승부처다!

암초 지대에서 20여 척의 배를 주저앉히고, 뒤쫓는 본대의 추적을 잠시만 막으면 탈출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는 고만고만한 헌터가 아니라 랭커급 강자들!

앗! 하는 순간 발목을 잡히면 수백 척의 배에서 쏟아진 헌터들과 싸워야 한다!

만만치 않은 싸움이다.

계획대로 하기 위해선 격돌 순간 주도권을 잡고 폭풍처럼 몰아붙여야 한다!

천문석은 심상 공간의 내력을 움직이며 기세를 끌어올렸다.

이때 최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다른 배들도 암초 지대로 이동하고 있어! 선체로 막을 것 같아!”

“예상대로야! 그냥 돌진해라! 앞을 막는 배들은 내가 치울게!”

“알았어!”

최설이 대답하는 순간 물총 쏘는 소리와 다급한 비명이 동시에 울려 퍼졌다.

촤아악-

으아악-

초대형 뱁새는 낮게 강을 날아 부리에 물을 머금고 물총을 쐈고.

이 물총을 맞은 가면을 쓴 마력 각성자는 갑판 위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비명을 질렀다.

긴박한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어이없는 광경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었다.

“저거 저대로 놔둬도 되는 거야!?”

최설이 묻는 순간 천문석은 레이 실트를 봤다.

“저분 괜찮을까요?”

“신경 쓸 거 없어. 원래 이상한 녀석이야! 쟤는 내버려 두고 우선 포위망부터 빠져나가자!”

맞는 말이다.

지금 중요한 건 포위망을 뚫는 거다!

천문석은 다시금 내력과 기세를 끌어올렸다.

휘이이잉-

운송선이 빠르게 바람을 뚫고 빠르게 나아갈 때.

부아아앙-

고속선과 배들이 급가속해 하나둘 암초 지대 앞을 선체로 막았다!

거칠게 흐르는 급류가 멈춰 선 배와 부딪치자 소용돌이치며 굉음이 울려 퍼졌다.

콰아아아아-

천문석은 강철봉으로 어깨를 두들기며 외쳤다!

“10미터! 10미터 거리에서 넘어간다! 원을 그리며 속도 유지하다가! 배 치우면 바로 그 사이로 통과해! 난 신경 쓰지 말고! 알아서 쫓아갈게!”

“알았어!”

“알았다!”

최설과 레이 실트의 바짝 긴장한 외침과 함께 앞을 막은 고속선과의 거리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50미터, 40미터, 30미터!

그리고 마침내 10미터 거리에 도달하는 순간.

천문석은 끌어올린 내력을 터트리며 외쳤다.

“간다!”

콰아아앙-

갑판 난간을 달려 단숨에 뛰어올랐다!

10미터 앞 고속선을 향해서!

이때 고속선과 배가 늘어선 곳 뒤, 날카로운 바위가 늘어선 암초 지대에서 빛이 번뜩였다.

본능적으로 번뜩이는 빛을 보자 생각지도 못한 게 보였다.

소용돌이치는 급류 속에서 불쑥 튀어나온 금속질감의 손!

금속질감의 손이 날카로운 바위를 움켜잡고 끌어당기는 순간 소용돌이치는 급류 사이로 외침이 울려 퍼졌다.

[으아악- 시바, 시바!]

[뭐가 이렇게 미끄러워! 간신히 기어 나왔잖아!]

산산이 부서지는 새하얀 강물 속에서 3미터 크기의 번쩍이는 금속 덩어리가 나타났다.

쏴아아아아-

해초와 밧줄, 잡동사니에 뒤엉킨 채 전신에서 물을 쏟아 내며 바위를 기어 오르는 금속질 육체.

처음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초대형 뱁새와 충돌해 급경사를 굴러 강에 빠진 후 급류에 떠내려간.

나이트 아머!

등장 3분 만에 퇴장한 나이트 아머가 지금 암초를 잡고 기어 오르고 있었다!

쿵-

고속선에 올라선 천문석은 자신도 모르게 외쳤다.

“나이트 아머!?”

순간 암초 위로 엉금엉금 기어 오르던 나이트 아머의 시선이 움직였다!

[……!]

‘눈이 마주쳤다!’

직감하는 순간 엉거주춤 암초에 엎드린 나이트 아머가 즉시 몸을 피고 위풍당당하게 외쳤다!

[기다리고 있었다!]

[흑전! 함정에 걸렸구나!]

[카카카카카카카카카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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