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504화 (505/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504화>

콰아아앙-

굉천수가 터지는 순간 천문석은 바로 섬광으로 뛰어들었다!

휘이이잉-

갈대처럼 가벼워진 강철봉을 더듬이처럼 흔들면서!

툭-

강철봉이 닿는 순간 구인창의 경력을 쏟아붓는다!

강철봉으로 돌아오는 반향이 느껴질 때, 번개같이 손을 뻗어 마력 각성자를 낚아챘다!

그러나 손에 닿은 건 육체가 아니었다!

깡-

금속 소음이 울리고, 금속 질감이 느껴질 때.

직감했다.

굉천수가 안 먹혔다는걸!

순간 바로 앞에서 터지는 포효!

크아아아앙-

진짜 곰이 울부짖는 듯한 포효가 터지고, 섬뜩한 살기가 느껴졌다!

다리와 머리에서!

본능적으로 몸을 던져 구르는 순간.

훙, 훙-

거센 바람이 몸을 타고 흐르고, 아스팔트 바닥에서 굉음이 울려 퍼졌다.

쾅-

‘끝이 아니다!’

천문석은 멈추지 않고 앞으로 계속 굴렀다,

데굴데굴 빠르게 구르는 천문석을 따라 굉음이 연속해서 터졌다!

쾅, 쾅, 콰아앙-

굉음이 구르는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고, 거리가 벌어졌을 때.

탓-

천문석은 땅을 박차고 뛰어올라 일어섰다.

순간 굉천수의 섬광이 사라지고 보였다.

으스러진 아스팔트!

바닥에 널브러진 가면 쓴 마력 각성자!

‘꼬맹이는!?’

후우웅-

순간 훅 등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

반사적으로 몸을 돌리며 강철봉 스윙을 갈기는 순간!

“백곰 구르기!”

스윙 궤적 아래로 몸을 던져 구르는 꼬맹이!

데굴데굴-

번개같이 구른 꼬맹이가 한껏 웅크린 몸으로 폭발하듯 땅에서 솟구쳤다!

후우우웅-

거센 바람이 훅 일어나고 마력광이 터지는 순간!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났으나 한발 늦었다!

콰아아아앙-

로켓처럼 솟아오른 머리가 명치에 꽂혔다!

콰지지지직-

충돌 순간 명치에 쏟아지는 전격과 충격파!

전신이 경련하고 고통에 자신도 모르게 몸이 꺾일 때.

으아악-

천문석은 악을 쓰며 버텼다.

근접 박투에선 고통에 투지가 꺾이는 순간 수세에 몰린다!

으아아악-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머리를 잡고 무릎치기를 때려 박는다!

그러나 야구 모자에 손이 가까워지자, 엄청난 반발력에 손이 미끄러졌다!

파아앙-

순간 에어백이 터지듯 폭발하는 압축공기!

천문석은 폭발하는 압축공기의 힘에 저항하지 않고 뒤로 물러섰다!

탓, 탓, 타탓-

몇 걸음이나 뒤로 물러서며 심기일전!

적은 겉모습은 꼬맹이나, 신체 능력과 기술은 절대 꼬맹이가 아니다!

센스, 장비, 파워, 기술 모든 게 프로!

근접 박투의 달인!

게다가 마법 도구까지 쓴다!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탓-

발이 땅에 닿는 순간 바로 몸을 숙여 돌진하려 했다!

그러나 상대가 더 빨랐다!

타다다닥-

작은 몸을 넘어질 듯 앞으로 숙이고.

파스스스-

십여 개의 잔상을 뿌리며 달려들었다!

기세, 속도에서 밀렸다!

그러나 제압할 방법은 수도 없이 많다!

‘단숨에 제압해 주마!’

천문석은 바로 강철봉에 일기일원공의 내력을 담아 흔들었다!

츠츠츠츠츠-

절정의 내력이 담긴 강철봉이 환(幻)과 둔(鈍)의 묘기를 담아 천천히 흔들릴 때.

돌진하던 꼬맹이 잔상 십여 개가 동시에 멈춰 서며 외쳤다.

“백곰권! 앞발 후려치기!”

“백곰권! 앞발 후려치기!”

……

마력 각성자가 단숨에 제압당한 기술!

천문석은 강철봉으로 원을 그리며 바짝 긴장했다!

크아아앙-!

크아아앙-!

……

꼬맹이는 진짜 곰이 앞발 후려치기를 하듯 포효를 지르며 번쩍 손을 들었다!

깡, 깡, 깡-

깡, 깡, 깡-

……

순간 금속 부딪치는 소리가 사방에서 울리고!

탓-

천문석의 손에 뒤통수로 은밀히 날아오던 돌멩이가 잡혔다!

“으앗! 어떻게 백곰권의 비기를!?”

마력 각성자가 당할 때 한번 본 기술.

이미 본 기술에 자신이 당할 리 없었다.

그리고 사실 이 기술은 사기였다!

“야! 말이 백곰권이지! 이거 그냥 돌멩이 몰래 던지기잖아!”

“뭐!? 내가 만든 백곰권을 무시하지 마라! 내가 백곰권 다시 배우느라고 얼어붙은 곰고기를 얼마나 먹었는지 알아!? 여기, 혀! 혀에 동상까지 걸렸었단 말야!”

꼬맹이는 혀를 내밀며 버럭 소리쳤다.

“…….”

갑자기 확 가라앉는 분위기.

“하, 이 어이없는 녀석! 하여튼 이제 끝이다!”

천문석이 자세를 잡고 단숨에 뛰어들어 제압하려는 순간.

꼬맹이는 번쩍 손을 들고 다급히 외쳤다!

“잠깐! 3초만 기다려 줘!”

“뭐…….”

이때 갑자기 허공에서 나타나 떨어지는 구슬!

“일이삼초! 카카카-.”

순간 꼬맹이가 번개같이 외치고.

구슬은 뭘 어떻게 할 틈도 없이 땅을 때리고 튕겨 올랐다.

땅-

그리고 붉은 가루가 쏟아졌다!

파스스슥-

“백곰권 비기! 리클레 최루탄!”

카카카카카카-

꼬맹이는 웃음을 터트리고 재빨리 몸을 돌려 달렸다!

이때 무언가를 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까아앙-

그리고 등을 때리는 무언가!

툭-

“어, 이거 설마?”

꼬맹이가 자신도 모르게 몸을 돌리는 순간.

파아아앙-

바로 앞에서 최루탄이 터져 붉은 가루가 폭발하듯 치솟았다!

“으아악! 이게 왜 여기 있어!?”

* * *

구슬이 땅을 때리고 튕겨 올라 터지는 순간.

천문석은 내력이 실린 왼손으로 부드럽게 원을 그렸다.

휘이잉-

쏟아지던 붉은 가루가 하나로 뭉칠 때.

까아앙-

전력을 다한 골프 스윙으로 구슬을 때렸다!

툭-

터지려던 구슬은 단숨에 날아가 꼬맹이 등을 때리고 폭발했다.

확 치솟는 붉은 가루!

순간 조금도 밀리지 않고 끈끈하게 싸운 꼬맹이가 픽 쓰러졌다.

“으아악- 매워! 콜록- 더럽게 매워! 컥- 내 최루탄에 내가 당하다니!”

“빌어먹을 흑전! 이렇게 재수가 없다니! 으앗! 매워! 으아악- 재수 없는 게 옮았어! 역시 재앙!”

꼬맹이는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쉴 새 없이 외쳤다!

천문석은 내심 감탄했다.

아주 약간의 붉은 가루를 마셨을 뿐인데도, 얼굴에 청양고추를 문지르는 듯한 열감이 느껴졌다!

꼬맹이는 전신에 붉은 가루를 뒤집어썼는데도 쉴 새 없이 구르며 외치고 있었다!

그러나 완전히 무력화된 건 마찬가지!

이 틈에 도망치면 된다!

천문석은 재빨리 기절한 마력 각성자를 업고 레이 실트에게 달려가며 외쳤다.

“급합니다! 지금 당장 튀죠!”

멍하니 전투를 보던 레이는 번쩍 정신을 차렸다.

“알았어! 바로 도망치자!”

천문석은 초대형 뱁새에게도 말했다.

“너도 봤지? 지금 상황 심각해 바로 튀자!”

히맄-!?

눈을 크게 뜨고 흥미진진하게 싸움 구경을 하던 초대형 뱁새가 깜짝 놀라 눈을 꼭 감고 고개를 휙휙 젓는 순간.

휘이이이잉-

바람이 불어왔다.

붉은 가루로 뒤덮인 꼬맹이에게서 레이 실트에게로!

“으앗, 튀어!”

쪼그려 앉아 싸움 구경하던 초등학생 꼬맹이들이 제일 먼저 도망치고.

“으아앗!”

뒤이어 레이 실트가 다급히 옆으로 뛰었다!

앞을 가린 꼬맹이와 레이 실트가 사라진 순간.

휘이이이잉-

바람에 실려 온 연막 최루탄이 눈을 꼭 감고 고개를 휙휙 젓고 있는 초대형 뱁새의 전신에 쏟아졌다.

새하얀 깃털이 순식간에 최루 가루로 붉게 물드는 순간 비명이 터져 나왔다!

히리맄키킼리맄키키맄-

기괴한 비명을 지른 초대형 뱁새는 짧은 날개와 짧은 꼬리를 파르르 떨더니 이번엔 진짜로 퍼져 버렸다!

“와…….”

“뭐가 이렇게 재수가 없어!”

천문석과 추이린이 어이없어할 때, 붉은 가루 속에서 데굴데굴 구르는 꼬맹이가 외쳤다.

“너 때문이잖아! 콜록- 매워! 재수 없는 거 옮았어! 크웩-.”

천문석은 어이가 없었다.

최루탄을 터트린 장본인이 화를 낸다고!?

“야! 이 최루탄 네가 터트린 거잖아 왜 내 탓을 해!”

버럭 소리치는 순간.

멀리서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어디냐!?”

“……못 갔을 거다!”

“……샅샅이 뒤져라!”

……

동쪽으로 유인했던 현상금 헌터들이 시가지로 풀리고 있다!

말싸움 할때가 아니었다.

“바로 튀죠! 받아주세요!”

천문석 기절한 마력 각성자를 레이 실트에게 건네고, 목에 감긴 머플러를 올려 입과 코를 가렸다.

“너 뭐 하려고!?”

“저 꼬맹이 뭔가 감이 안 좋아요! 이대로 두고 떠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천문석은 흩날리는 최루 가루 속으로 뛰어들어, 눈물 콧물을 줄줄 흘리는 꼬맹이를 번쩍 들어 올렸다.

“으악! 만지지 마! 쿨럭- 재수 없는 거 옮는다!”

경기를 일으키듯 외치는 꼬맹이.

‘뭐지. 이 가슴속 깊은 곳에서 끓어오르는 빡침은!?’

당장이라도 폭풍 같은 전법륜인 딱밤을 때려 주고 싶은 꼬맹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천문석은 재빨리 팔에 감아둔 밧줄을 풀어, 꼬맹이를 번데기처럼 꽁꽁 묶어 가로등에 높이 매달았다.

“으악! 너 뭐 하는 거야!? 콜록- 당장 풀어! 안 풀면 복수한다!”

“야! 풀어도 복수할 거잖아!”

순간 멍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꼬맹이.

“아, 그렇지…….”

이때 재빨리 입에 재갈을 물렸다.

“읍읍 읍으 크큽!”

꼬맹이는 쉴 새 없이 발버둥을 쳤지만, 꽁꽁 묶인 밧줄을 전혀 느슨해지지 않았다!

“이제 영원히 안녕이다. 카캬카- 우리 다시는 만나지 말자!”

“큭븝븝 읍으브 큽!”

천문석은 꽁꽁 묶인 꼬맹이를 휙 밀었다.

위잉, 위이잉-

꼬맹이가 가로등에 매달려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움직일 때.

천문석은 최루 가루를 맞고 기절한 초대형 뱁새에게 달려가 손바닥을 날렸다.

내력이 실린 손바닥이 닿는 순간.

파아앙, 파앙, 팡팡-

초대형 뱁새의 전신에 뿌려진 달라붙은 붉은 최루 가루가 단숨에 날아갔다.

천문석은 초대형 뱁새를 밀어붙이며 확인했다.

“어디로 가시려고 했습니까?”

“부두! 배를 타고 강으로 빠져나갈 생각이었어.”

공방 도시 중앙을 흐르는 거대한 강은 6층으로 이어진다.

누구나 할법한 생각이다.

당연히 부두에도 현상금을 노린 헌터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다.

하지만 초대형 뱁새가 무력화된 이상 가장 빠르고 쉬운 길 하늘은 막혔다!

배에 초대형 뱁새를 싣고 빠져나가는 것 말고는 탈출 방법이 없다!

구르르르-

초대형 뱁새가 도로를 데굴데굴 구르기 시작할 때 천문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배 말고는 방법이 없네요! 교차로 지나서 언덕길만 지나면 부두까지 직선입니다! 혹시 중간에 이 녀석 깨어나면 바로 타고 나르면 될 겁니다! 뱁새는 제가 굴리겠습니다!”

“알았어! 얘는 내가 챙길게!”

천문석은 초대형 뱁새를 굴리고, 레이 실트는 기절한 에코를 어깨에 걸치고 달렸다.

목적지는 부두!

부두에 가득한 운송선을 타고 강으로 탈출하는 거다!

구르르르르-

천문석이 굴리는 초대형 뱁새는 마력 각성자 두 명이 굴릴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빠르게 도로를 굴렀다.

천문석과 레이 실트, 기절한 마력 각성자는 순식간에 교차로를 꺾어 부두 방향으로 이동했다.

기잉, 기이잉-

꽁꽁 묶여 가로등에 걸린 꼬맹이는 발버둥 치며 분통을 터트렸다.

“큽읍! 븝읍븝브븝!”

흑전의 주인이 레이 실트를 데리고 도망치고 있다!

완벽하게 제압해 손에 넣은 레이 실트를 놓치다니!

으으읍, 크으읍-

온 힘을 다해 발버둥을 치지만, 밧줄을 어떻게 묶었는지 조금도 느슨해지지 않는다!

순간 가슴속에서 분노가 솟구쳤다.

세계의 나무를 가로질러 세워진 천공탑!

천공탑을 항해하며 자신은 엄청나게 강해졌다!

마도 제국에서 잃었던 기억 일부를 되찾고, 극한의 극랭지에서 자신이 오래전 창안한 백곰권까지 다시 익혔다!

그런데도 저 무공 각성자에게 완벽하게 당했다!

이 순간 건방진 꼬맹이의 한숨 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하아- 또 진 거야!? 사실 약한 거 아냐? 맨날맨날 지잖아? 다음엔 내가 대신 싸워 줄까?”

으으읍-!

이런 치욕이라니!

더 적극적으로 싸웠어야 했다!

흑전의 불운이 옮을까 봐 너무 몸을 사렸다.

다시 붙으면 절대 몸을 사리지 않는다.

모든 방법을 사용해서 흑전의 주인을 이긴다!

순간 머리에 번뜩이는 게 있었다.

로롤로 이사!

반성문 깜지 처벌을 내린 로롤로 이사만 부르면 흑전의 주인을 이길 수 있다!

꼬맹이는 강습 수송병을 굴리며 사라지는 흑전의 주인을 향해 외쳤다!

“으븝븝브! 큽브브브크큽읍!”

‘기다려라! 곧 잡으러 가주마!’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