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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497화 (498/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497화>

-……!

서리 늑대는 한눈에 알아봤다!

도토리 숲의 악마!

서리 늑대 일족의 원수!

게다가 방금 자신에게서 서리혼을 쪽쪽 뽑아낸 악마 다람쥐!

눈앞에서 적이 나타난 순간, 서리 늑대의 눈에 맺히는 푸른빛!

서리 늑대는 적 앞에서 도망치지 않는다!

그건 서리 혼을 쭉쭉 뽑히고 강아지처럼 작아진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우오오오오-

서리 늑대는 용맹하게 하울링하고 악마 다람쥐를 향해 돌진했다!

순간 터져 나오는 깜짝 놀란 울음소리!

구으으읏-!?

띠, 디디디딧-!?

스카라베 왕국의 사슴벌레와 황금 풍뎅이는 깜짝 놀랐다.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강아지가 두목에게 달려들었다!

둘의 시선이 두목에게 향하는 순간.

딱-

두목은 거만하게 이빨을 부딪쳤다.

스카라베 채권 추심원 2인조는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띠디딛디딛-!

스카라베 마법사 황금 풍뎅이가 마법어를 외치자.

파스스슥-

마력광이 터지고 두목 다람쥐 앞에 생겨나는 반전결계!

돌진하던 강아지는 반전결계에 닿는 순간 180도 반전해 옥상을 달렸다!

퍽, 퍼억, 퍽-

줄줄이 놓여 있는 작은 화분을 모조리 쓰러트리면서!

순간 거만한 표정을 짓던 두목 다람쥐는 경악해서 외쳤다.

킥, 키키키키킼킼-!

‘으악! 화분! 화분 넘어가면 안 돼!’

구으, 구으읏-!

스카라베 전사, 사슴벌레는 재빨리 강아지를 쫓아 달렸다.

정신없이 화분을 넘어뜨리며 달리던 서리 늑대는 깨달았다.

엉뚱한 방향으로 달리고 있다!

깨닫는 순간 바로 몸을 돌려 다람쥐를 향해 달리는 서리 늑대!

파바바밧-

그러나 어느새 서리 늑대 앞에는 커다란 사슴벌레가 달려 오고 있었다!

서리 늑대는 30cm 남짓한 크기로 작아졌다.

하지만 한 뼘 크기의 사슴벌레보다는 여전히 몇 배나 컸다!

서리 늑대는 사슴벌레를 단숨에 뛰어넘어 악마 다람쥐를 향해 달렸다.

순간 사슴벌레의 전신에 빛이 맺히고!

구으으으으으응-

뿔피리 소리가 울리는 순간 거대한 톱날 집게가 불쑥 튀어나왔다!

서리 늑대는 뭘 어떻게 할 틈도 없이 3미터가 넘는 거대한 톱날 집게에 잡혀 번쩍 들렸다!

크아앙, 크아아앙-

사납게 울부짖으며 발톱을 휘저었지만.

깡, 까아앙-

톱날 집게는 단단한 쇳소리만 울리고 미동도 하지 않았다!

엄청난 강도!

게다가 집게가 부르르 진동하기 시작하자, 전신에 담긴 힘이 순식간에 흩어진다!

서리 늑대는 순식간에 무력화됐다.

그러자 화분에 거만하게 앉아 있던 새끼 다람쥐가 움직였다.

탓, 탓, 탓-

새끼 다람쥐는 화분에서 내려 와 사슴벌레의 톱날 집게에 잡힌 서리 늑대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띠디디딛딛-

아부하듯 반짝이는 황금 풍뎅이를 거느리고.

크아아아앙-

서리 늑대가 사납게 울부짖었지만, 새끼 다람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크아아앙-

크아아-

크아-

끙-

서리 늑대의 사나운 울음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그리고 마침내 새끼 다람쥐가 바로 앞에 도착하는 순간.

끄응, 끄으응-

서리 늑대는 파르르 떨며 자신도 모르게 겁먹은 울음소리를 냈다!

무시무시한 악마 다람쥐!

방금 서리혼을 모조리 빨릴 때까지 아프게 물리고, 오래전 도토리 숲에서 억울하게 쥐어박혔을 때처럼.

다시 한 번 악마 다람쥐에게 당한다!

서리 늑대는 너무나 분하고 억울에서 눈물이 뚝뚝 흘렀다.

문득 친구가 생각났다.

업어 주고, 빗질해 주고, 맛있는 것을 주고.

무엇보다 엄청 잘 싸우는 친구가 너무나 보고 싶었다!

이때 새끼 다람쥐가 번쩍 손을 들어 올리며 외쳤다!

킥, 키키킼킼키키키키! 키키키킼!? 키킼키기키킼키!

‘너 때문에 화분 망가졌잖아! 이거 어떻게 할 거야!? 대두목 오면 큰일 난단 말야!’

악마 다람쥐는 넘어진 화분을 가리키며 버럭 외쳤다!

컹-?

서리 늑대가 얼빠진 울음소리를 내고.

띠디디띧디딛-

구으으으으으-

스카라베 사슴벌레와 황금 풍뎅이가 맞는다는 듯 외치는 순간.

꽝-

옥상 문이 박력 있게 열리고 신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특급 헌터가 왔다!”

“나 돌아왔어! 친구들!”

“카캬캌- 열매 열렸어!? 오늘은 수박 토마토 열렸겠지!?”

전신이 까맣게 탄 특급 헌터는 옥상 정원을 보는 순간 굳었다.

화분!

회심의 역작 수박 토마토를 심은 화분들이 모조리 나뒹굴고 있다!

순간 특급 헌터와 시선이 마주치는 셋!

스카라베 마법사, 황금 풍뎅이.

스카라베 전사, 사슴벌레.

케페니안 다람쥐, 니케.

-……!

-……!?

-……!!?

시선이 마주친 순간.

모든 일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팟-

섬광과 함께 재빨리 도망치는 황금 풍뎅이.

파바밧-

순식간에 작아져서 그 뒤를 쫓아 달리는 사슴벌레.

깨애앵-

돌연 톱날 집게가 사라져 떨어진 서리 늑대.

키기키킼-!

서리 늑대에 깔려 도망칠 타이밍을 놓친 니케!

키키킼키킼킼-!?

니케가 다급히 도망치려는 순간.

천둥 같은 외침이 터져 나왔다.

“내 수박 토마토 화분! 내 수박 토마토 화분 누가 망가뜨린 거야!? 니케, 너지! 니케 네가 또 망가뜨린 거지!”

타다다닷-

옥상을 달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퐁, 퐁, 퐁, 퐁-

퐁퐁검을 휘두르는 소리가 빠르게 가까워졌다!

키잌키킼-

니케는 재빨리 서리 늑대에게서 빠져나와 옥상을 달려 펄쩍 날아올랐다.

휘이이이잉-

바람을 타고 단숨에 하늘로 날아오르는 순간.

“니케, 멈춰!”

커다란 외침과 퐁퐁검 휘두르는 소리가 동시에 울렸다!

퐁퐁, 퐁퐁퐁-

그리고 하늘에 퍼져 나가는 수많은 물방울!

퐁-

니케는 커다란 물방울에 잡혀 휙- 떨어졌다.

전신이 까맣게 타서 몇 배로 무서워진 특급 헌터 앞에!

자신도 모르게 파르르- 몸을 떠는 순간 시선이 느껴졌다!

커다란 화분 뒤!

사슴벌레와 황금 풍뎅이가 숨어서 자신을 보고 있다!

두목이 부하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는 법!

니케는 번쩍 두 팔을 들고 거세게 항의했다.

킥, 키키킼키키킼-!

‘화분! 쟤가! 저 강아지가 넘어뜨렸어요!’

니케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은 서리 늑대를 가리켰다!

끄으응-?

서리 늑대가 의아한 듯 우는 순간.

특급 헌터는 깜짝 놀라 외쳤다.

“앗! 이 강아지는 뭐야!?”

킥킼, 키키키키킼키키키킼키키킼키킼-

니케는 두 손으로 하늘과 넘어진 화분, 강아지를 가리키며 방금 일어난 일을 열심히 설명했다.

“……그러니까. 오늘도 열심히 수박 토마토 화분을 가꾸고 있었는데. 갑자기 쟤가 하늘에서 떨어져서 화분을 넘어뜨렸다고?”

킥,키키키키킼-!

‘맞습니다! 진짜입니다!’

“…….”

특급 헌터의 의심스러운 시선이 쏟아지는 순간.

니케는 화분 뒤에 숨은 부하들에게 외쳤다.

킥킼, 키키키킼키-!

황금 풍뎅이와 사슴벌레가 바로 대답했다.

띠딛딛, 디디디딛-!

황금 풍뎅이는 빛으로 화살표를 만들어 서리 늑대를 가리키고.

구으, 구우우웅-!

사슴벌레도 커다란 집게로 서리 늑대를 가리키며 머리를 끄덕였다.

특급 헌터는 몸을 돌려 서리 늑대를 내려다봤다!

-……!

순간 서리 늑대는 거대한 바위가 몸을 짓누르는 듯한 위압감을 느꼈다.

이 작은 꼬마 아이가 내려다보는 순간, 그 어떤 적과 싸웠을 때도 느끼지 못한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졌다!

게다가 무시무시한 도토리 숲의 악마가 연신 두 손을 비비며 외치고 있다.

킥, 키키킼키기키킼기기기-

‘대두목님 제가 엄청 열심히 화분을 가꾸고 있었는데. 이놈이 모든 걸 망쳤습니다요!’

순간 휙- 퐁퐁검을 드는 특급 헌터.

퐁-

옥상에 있는 모두가 숨소리를 죽였다.

특급 헌터는 예리한 눈으로 작은 강아지와 넘어진 화분, 니케를 요리조리 살폈다.

그리고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런데 이상하단 말야?”

킥-?

“왜 니케가 얘를 아프게 문 것 같은 느낌이 들지?”

킥, 키키키키킼키키키! 키기킼키키킼-!?

‘저 두목 되고 완전 착해졌어요! 그럴 리가 없잖아요!?’

니케는 너무 억울해서 두 손을 활짝 펼치고 다급히 외쳤다.

물기는커녕 털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다!

물론 아프게 물려고는 했지만, 물려고 했던 것과 진짜 문 것은 하늘땅 차이였다!

킼키킼, 키키키키키킼-!

‘절대! 절대로 아닙니다! 말간 돌에 걸고 아닙니다!’

그래서 니케는 말간 돌까지 걸고 최선을 다해서 해명했다!

특급 헌터는 이 모습을 미심쩍게 바라봤다.

이때 가만히 앉아 있던 서리 늑대의 시선이 천천히 움직였다.

화분 뒤에 숨어서 눈치를 보는 황금 풍뎅이와 사슴벌레, 쩔쩔매며 해명하는 악마 다람쥐.

이 인간 꼬맹이가 등장하는 순간 모두가 눈치를 보고 있다!

-……!?

늑대는 서열에 민감한 동물이었고, 그건 재앙급 마수인 서리 늑대도 마찬가지였다.

서리 늑대는 감을 잡았다.

[인간 꼬맹이 >>> 악마 다람쥐 > 황금 풍뎅이, 사슴벌레]

이 자리의 서열을!

서열이 어떻게 되는지 깨닫는 순간, 강아지처럼 작아진 서리 늑대가 짖었다.

왕-

진짜 강아지처럼 작고 여리게!

“응?”

특급 헌터의 시선이 느껴지는 순간.

서리 늑대는 눈물이 글썽글썽한 눈으로 꼬리를 내밀었다.

“꼬리를 보라고?”

왕-

서리 늑대가 대답하듯 짓는 순간.

특급 헌터는 서리 늑대의 새하얀 꼬리를 살폈다.

차원 용병에게 서리혼을 쭉쭉 빨릴 때 꽈드드득- 물렸던 꼬리를!

“……!”

특급 헌터는 깜짝 놀랐다!

복실복실한 털 사이에 선명하게 난 이빨 자국!

“니케! 너 물었잖아! 여기 이빨 자국 있잖아!”

킥,키키킼키키킼키킼-!?

니케가 항의하는 순간.

휙- 눈앞으로 다가오는 이빨 자국이 선명한 꼬리!

-킼, 키키킼키……?

‘어, 왜 이빨 자국이 여기 있지……?’

니케가 멍하니 말하다가 흠칫 놀라 주장했다.

-킥키,킼키키킼키기키킥-!

‘절대, 절대로 안 물었어요! 내 이빨 자국 아니에요!’

순간 특급 헌터는 휙 손을 내밀며 외쳤다.

“그럼 내 손 물어봐! 비교해 보자!”

콰드드득-

니케는 바로 특급 헌터의 손을 아프게 물었다!

서리 늑대가 흠칫 놀랄 때.

“이제 비교해 본다!”

아무렇지도 않게 물린 손을 꼬리 옆에 놓는 특급 헌터.

니케, 서리 늑대.

사슴벌레, 황금 풍뎅이.

그리고 특급 헌터.

모두의 시선이 한곳으로 모였다.

-특급 헌터의 손에 난 물린 자국.

-서리 늑대의 꼬리에 난 물린 자국.

똑같았다!

띠디디디디딛-!

구으, 구으으응-!

황금 풍뎅이와 사슴벌레가 깜짝 놀라 니케를 보고!

킥, 키키키기키키키킼킼-!

니케가 고개를 휙휙휙휙- 저으며 강하게 부인할 때!

왕, 왕왕-

서리 늑대는 등과 앞발, 배를 내밀며 다시 한 번 짖었다.

“뭐!? 다른데도 물렸다고!?”

특급 헌터는 재빨리 서리 늑대의 새하얀 털을 헤치고 몸을 살폈다!

그리고 모두는 봤다!

서리 늑대의 전신에 난 수십 개의 물린 자국들을!

-……!

-……!

“……!”

경악 그리고 질식할 것 같은 침묵이 내려앉고, 모두의 시선이 한곳으로 모였다.

마치 석상이 된 듯 굳어 버린 니케에게!

니케는 눈을 몇 번이나 깜빡이고, 작은 손으로 눈을 비비면서 물린 자국을 보고 또 봤다!

특급 헌터의 손!

하얀 강아지의 전신!

같았다!

자신이 봐도 똑같았다!

물린 자국이 완전히 똑같았다!

순간 니케는 자신도 모르게 외쳤다.

킥, 킼킼키기기기킼-!?

‘내가 물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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