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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494화 (495/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494화>

'마침내 2020년! 집으로 돌아간다!'

모두의 머릿속에 같은 생각이 떠오를 때.

김철수 발명가는 푸른 마력광이 꿰뚫은 하늘을 가리키며 외쳤다.

"지금 안테나가 차원 좌표 연결 중이다!"

"차원 좌표가 연결되고 마력 파동이 멈추는 순간!"

"그때 들어가면 ‘차원 도약’한다! 모두 준비해라! 곧 '문'이 열린다!"

순간 2000년에 표류한 모두는 환호성을 터트렸다.

"돌아간다! 집에 돌아간다고! 으하하하-"

추이린이 미친 듯이 웃고.

히리히리히리-

초대형 뱁새가 울음소리를 냈다.

"드디어! 마침내! 닫힌 세계에서 탈출한다!"

"으허허허! 잡히는 줄 알았어! 시바! 진짜 이번엔 끝장인 줄 알았다고!"

시간 오류 수정자 에코, 레이 실트로 위장한 아리엘 무겐다흐가 환호성을 질렀다!

이때 천문석은 난간에 놓인 EMP 마력 폭풍 카운트다운 시계를 보며 웃었다.

[00:04:44]

아직 시간이 충분히 남았다!

영화처럼 아슬아슬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하하하- EMP 마력 폭풍 안녕이다!"

천문석이 웃음을 터트리며 북한산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세 가지 일이 잇달아 일어났다.

팟-

하늘 높은 곳, 차원 좌표 흔적에서 빛이 터지는 순간.

안테나에서 쏘아진 푸른 마력광이 마력 파동 발생 장치로 되돌아갔다.

마침내 차원 좌표가 고정되고, 파도치듯 밀려오던 마력 파동이 멈췄다.

2020년으로 돌아갈 문이 열렸다!

마력 파동 발생장치에 손을 올린 추이린과 깜짝 놀라 공중으로 뛰어오른 서리 늑대가 그대로 정지하고.

휘이이이잉-

빌딩 위에서 원을 그리던 초대형 뱁새가 마력 파동을 향해 활강해 들어갔다.

콰지지지직-

이때 거대한 얼음이 쪼개지는 소리가 머리 위에서 울려 퍼졌다.

갑자기 중력이 몇 배로 강해진 것처럼 전신을 억누르는 엄청난 위압감!

안테나를 조율하던 김철수 발명가, 초대형 뱁새를 타고 마력 파동으로 들어가던 아리엘과 에코의 시선이 하늘로 향했다.

옥상 하늘에 펼쳐진 보호 마법을 뚫고 들어오는 존재, 황금빛 갑옷을 입은 장갑 다람쥐가 보였다.

차원 용병이 마력장을 뚫고 나타났다!

순간 차원 용병의 분노가 담긴 포효가 울려 퍼졌다.

킥킼, 키킼키키기키킼키-

'아니, 무슨 타이밍이! 이렇게 거지 같아!'

모두가 차원 용병을 바라보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천문석도 외쳤다.

"시바! 타이밍이 뭐가 이따위야!"

차원 용병이 아닌 북한산을 바라보면서!

[00:04:44]

카운트다운이 4분 44초 남은 이때, 명멸하는 태양과 노을처럼 펼쳐진 마력 폭풍이 만났다.

EMP 마력 폭풍이 터졌다.

* * *

-2020년 행 문이 열리고.

-차원 용병, 니케가 나타나고.

-북한산에서 EMP 마력 폭풍이 터졌다.

세 가지 일이 잇달아 터지는 절체절명의 순간.

"시바! 타이밍이 뭐가 이따위야!"

분통을 터트린 천문석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휙, 휙, 휘익-

번개같이 배낭을 마력 파동으로 집어 던지고.

타다다다닥-

단숨에 난간으로 달려 밟고 뛰어오르며 외쳤다.

"모두 눈 감고 고개 돌려!"

동료들의 반응을 기다릴 시간은 없다!

돌아온 일기일원공의 내력을 모조리 쏟아부어 터트린다!

콰아아아앙-

굉천수의 섬광을!

니케의 눈앞에서!

새하얀 빛과 굉음이 터지는 순간.

천문석은 결과를 확인하지 않고 달렸다!

김철수 발명가!

마력 파동 밖에 있는 유일한 동료 김철수 발명가를 향해서!

"눈! 내 눈이!?"

순간적으로 상실한 시력에 김철수 발명가가 다급히 외치는 순간 몸을 잡는 손길!

반사적으로 실드 마법을 터트리려 할 때.

천문석의 외침이 들려왔다.

"접니다!"

"천문석?! ...지금 무슨 일이?"

설명할 시간이 없다!

천문석은 바로 김철수 발명가를 번쩍 들어 올려 달리며 외쳤다.

"지금 급합니다! 바로 던져 넣겠습니다!"

"뭐?! 지금 무슨 말을……."

김철수 발명가는 천문석이 하려는 일을 깨달았다.

2020년으로 던져 넣으려 하고 있다!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1999년으로 왔다!

과거의 자신에게 수첩과 시계는 전했지만, 오너의 '돌과 철'을 찾지 못했다!

이대로 돌아가면 오너가 잃어버린 '돌과 철'을 찾는다는 계획이 엉망이 된다!

자신은 돌아가선 안 된다!

"잠깐! 나는……."

김철수 발명가가 다급히 외치는 순간.

이야야압-

천문석은 기합을 지르며 김철수 발명가를 마력 파동으로 던져 넣고 몸을 날렸다!

[00:04:40]

[00:04:39]

[00:04:38]

....

이제는 의미 없는 EMP 마력 폭풍 카운트다운이 줄어 들어갈 때.

굉천수의 섬광이 사라지고, 마력 파동 안 정지한 동료들의 모습이 보였다!

-쪼그린 추이린과 공중에 뜬 서리 늑대.

-날개를 펼친 초대형 뱁새와 그 발에 잡힌 레이 실트 그리고 보석 가면을 쓴 마법사.

-무언가 외치려는 얼굴로 마력 파동 안으로 던져진 김철수 발명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력 파동으로 뛰어들어온 천문석, 자신!

천문석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모두의 몸에서 차원 도약의 전조현상, 마력광이 생겨나고 있다!

차원 좌표가 지워지기 전에 간신히 타이밍을 맞췄다!

EMP 마력 폭풍이 터지는 순간, 번개같이 굉천수를 터트리고 집어 던진 덕분이다!

이때 분노한 울음소리와 거센 바람 소리가 울려 퍼졌다.

킥, 키키키키키킼-

굉천수의 눈뽕을 맞은 니케가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게 보였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마력 파동 안에 들어오면 모든 게 극도로 느려진다!

설령 니케가 마력 파동 안에 들어온다고 해도 그 누구도 공격할 수 없다!

혹시라도 니케가 2020년으로 같이 이동한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이 시대의 니케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움직이는 자연재해였다.

그러나 이제 곧 넘어갈 2020년에는 달랐다.

2020년에는 그 녀석이 있었다.

나뭇가지 검, 퐁퐁검을 휘두르고, 3층 창문에서 저수지로 다이빙을 하고, 세발자전거로 옥탑방이 있는 옥상에서 경주 연습하는 꼬맹이.

특급 헌터!

무시무시한 자연재해 니케는 특급 헌터 앞에서는 구박받은 부하 3일뿐이었다!

하하하하하-

천문석이 웃음을 터트리는 순간.

동료들의 몸에 생겨난 빛이 점점 강해졌다.

차원 도약 직전이다!

이때 니케가 마력 파동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일이 생겼다.

마력 파동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니케의 전신에서 황금빛이 뿜어졌다.

황금빛에 휩싸인 순간 수십 미터의 몸이 빠르게 작아지는 니케!

그러나 마력 파동 안에서도 니케의 속도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

'이게 무슨?!'

경악하는 순간 사건이 잇달아 터졌다.

-니케가 보석 가면을 쓴 마법사와 충돌했다.

-충돌의 순간 전해진 운동에너지로 마법사가 허리가 꺾여 밀려난다.

-밀려나는 마법사를 잡은 초대형 뱁새가 핑그르르 회전하며 이동한다.

-이동하는 초대형 뱁새는 궤적에 허공으로 펄쩍 뛰어오른 채 정지한 서리 늑대가 걸렸다.

도미노가 연쇄적으로 쓰러지는 것처럼, 늘어놓은 당구공이 잇달아 부딪히듯이.

[니케 -> 마법사 -> 초대형 뱁새 -> 서리 늑대]

넷은 연쇄적으로 충돌했다!

그리고 엉망으로 뒤엉켜 공중에서 나뒹구는 순간.

작용, 반작용!

마력 파동 안에서도 자유롭게 움직이는 니케의 힘이 뒤엉킨 사람을 통해 퍼져나갔다.

초대형 뱁새는 자세 제어에 실패한 인공위성처럼 빙글빙글 회전하고.

보석 가면을 쓴 마법사는 시계를 쥔 채 사방으로 흩어지는 수첩과 주머니를 향해 너무나 느리게 손을 뻗었다.

작아진 니케는 회전하는 초대형 뱁새와 충돌해 날아가고.

뛰어오른 자세 그대로 멈춘 서리 늑대는 그 자세 그대로 마력 파동 밖으로 날아갔다!

'서리 늑대가 밖으로 튕겨 나간다!'

상황을 깨닫는 순간 천문석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거의 바닥난 내력을 끌어올려 달린다!

그러나 마치 단단한 얼음 속을 달리는 것처럼 전신에 쏟아지는 엄청난 저항!

'이대로면 시간에 맞추지 못한다!'

직감하는 순간 내력을 실어 흑요석 헤드를 던졌다!

파아아앙-

밧줄 달린 흑요석 헤드가 마력 파동을 뚫고 서리 늑대를 향해 천천히 날아갈 때.

깨애애애앵-

마력 파동 밖으로 튕겨 나간 서리 늑대의 슬픈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차원 도약이 시작했다.

팟, 팟, 팟-

몸에 어린 마력광이 터지며, 마력 파동 안에 있던 모든 게 사라지기 시작했다.

-공중에 뜬 배낭들.

-웅크려 앉은 추이린.

-수평으로 날아가는 김철수 발명가.

-빙글빙글 회전하는 초대형 뱁새.

-경악한 얼굴의 아리엘 무겐다흐.

-주머니에 손끝이 닿은 마법사 에코.

그리고 마지막으로 흑요석 헤드를 던진 천문석!

천문석의 몸에 생겨난 마력광이 터질 듯 점점 강해지는 순간.

"의인 광장!"

천문석은 피를 토하듯 외치며 밧줄에 내력을 밀어 넣었다.

밧줄을 통해 전해진 내력이 흑요석 헤드로 빨려드는 순간.

콰드드드득-

흑요석 헤드에서 모든 걸 빨아들이는 와류가 생겨났다!

단숨에 가속하는 흑요석 헤드!

흑요석 헤드가 마력 파동을 뚫고 서리 늑대를 향해 날아갔다.

와류에 서리 늑대가 끌려오는 순간 밧줄을 잡아당기면 된다!

그러나 서리 늑대가 끌려오기 전에 다른 존재가 먼저 끌려왔다.

에코와 충돌해 공중에서 빙글빙글 회전 중이던 새끼 다람쥐, 니케.

흑요석 헤드에 니케가 딱 붙어 버렸다.

핑그르르르르-

엄청난 와류를 만들며 미친 듯이 회전하는 흑요석 헤드에!

킥킼, 키킼키키킼-!

회전하는 흑요석 헤드에 달라붙은 니케가 먹튀 한 마법사를 향해 분통을 터트리는 순간.

흑요석 헤드가 마력 파동 밖으로 튀어나가 한발 늦게 서리 늑대를 끌어당겼다.

깨애앵, 깽, 깽-

킥, 킼키키킼킼킼-

흑요석 헤드에 딱 달라붙어 회전하는 니케와 서리 늑대!

괜찮다!

무시무시한 덤이 붙었지만, 2020년에는 해결할 수 있다!

천문석은 밧줄을 낚아챘다!

팟-

이때 섬광이 터졌다.

밧줄을 낚아챈 천문석은 차원 도약하고, 마력 파동의 경계에 걸린 밧줄은 그대로 잘려나갔다.

회전하는 흑요석 헤드에 붙어 있던 새끼 다람쥐와 서리 늑대는 빌딩 옥상으로 나뒹굴었다.

깽애애애앵-

서리 늑대가 데굴데굴 구르며 깜짝 놀라 울 때.

킥, 기킼기킼기키킼-

케페니안 새끼 다람쥐는 번개같이 몸을 일으켜 먹튀 한 마법사를 찾았다!

그러나 없었다!

먹튀 한 마법사는 더 이상 이곳에 없었다!

킥, 키키키키킼키키킼-?!

‘어디야?! 어디로 도망간 거지?!’

새끼 다람쥐가 분노를 담아 외치는 순간!

파드드득-

느낌이 왔다!

하늘!

번쩍 고개를 들어 높은 하늘을 보는 순간 새끼 다람쥐는 깨달았다.

하늘에 남아있는 차원 도약의 흔적!

케페니안의 빛에 차원 도약의 흔적이 잡혔다!

아직 늦지 않았다!

차원 도약의 흔적을 쫓아가면 잡을 수 있다!

타다다다닥-

새끼 다람쥐는 번개같이 옥상을 달려 펄쩍 뛰었다.

휘이이이잉-

그리고 상승 기류를 타고 차원 좌표의 흔적을 향해 날아오르려는 순간!

콰아아아아-

북한산에서 밀려온 EMP 마력 폭풍이 광화문의 모든 것을 휩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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