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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491화 (492/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491화>

천문석도 경영학과 학생.

1997년 외환위기와 IMF 체계에 대해서는 몇 번이나 배웠다.

한국 사회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킨 IMF 체계를 재금 그룹이 끝장냈다.

게이트 전쟁 중 ‘마탄’이라는 대 몬스터 전 전술 자체를 바꿔 버리는 발명품을 가지고 등장한 재금 공업!

작은 공업사였던 재금 공업은 게이트 전쟁을 거치며 급격히 성장했다.

그리고 게이트 안정화 장치를 발명해 최초의 게이트, 광화문 게이트에 설치했을 때 재금 그룹은 다시 한번 도약했다.

게이트 안정화, 서울 수복 작전 성공!

이 성공으로 게이트 전쟁의 전술, 전략 모두가 변했다!

안정화된 게이트는 출입을 통제할 수 있다.

게다가 게이트 안정화 권역 내에는 균열과 던전이 발생하지 않고 마수와 몬스터, 거대 괴수의 반발장이 억제됐다.

즉, 게이트 안정화 장치로 안전지대를 만들 수가 있었다.

처음은 대한민국이었다.

서울 수복 작전으로 서울에 게이트 안정화 장치가 설치되는 순간.

서울은 모루가 되고 낙동강 전선의 병력은 망치가 됐다!

낙동강 전선의 병력이 서울을 향해 밀고 올라가며, 전국에 게이트 안정화 장치가 설치됐다.

안정화 권역의 수가 늘어날수록 진군 속도는 빨라졌고 낙동강 전선의 병력이 마침내 서울에 도착하는 순간.

전 세계 모두는 깨달았다.

게이트 안정화 장치로 게이트 전쟁의 패러다임이 변했다는 것을!

그리고 게이트 안정화 장치를 발명한 재금 그룹은 전 세계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초거대기업이 됐다.

이렇게 초거대기업이 된 재금 그룹은 수많은 ‘배 째라’, 깡패짓으로 전 세계 사람에게 엄청난 욕을 먹었다!

IMF 구제 금융 사건도 재금 그룹이 했던 깡패짓 중 하나였다.

재금 그룹이 사세를 확장하던 시기 세금 감면 혜택과 맞바꿔 한국이 가지고 있던 IMF 채무 전체를 인수했다.

왜 그런 조건으로 재금 그룹이 일을 처리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이건 IMF에서도 원하는 일이었다.

IMF의 본질은 자본의 힘으로 주요 이사국의 패권을 지키는 기관!

IMF의 미국, 영국, 유럽 같은 주요 이사국 뒤에는 그 나라의 금융 자본이 있었다.

IMF의 특기는 빚으로 상대를 옭아매고 이권을 후려내는 것.

재금 그룹에 채무의 대가로 돈을 받을 생각이 없었다.

돈보다 중요한 것을 노렸다!

재금 그룹의 지분!

IMF는 인내심을 가지고 주요 이사국의 이해관계를 조율했고, 이해관계 조율이 끝난 순간 번개같이 움직였다.

마탄 라이센스 소송과 대금 지급 정지!

게이트 안정화 장치 운영비 지급 정지!

IMF는 재금 그룹의 자금줄을 조이고, 인수한 IMF 채무 상환을 독촉했다!

수많은 개도국이 은행, 전기, 통신, 수도 같은 핵심 기업의 지분을 토해 냈을 때와 같은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는 방식이었다.

당연히 재금 그룹도 엄청난 지분을 토해 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지분을 얻고 이사회에 사람을 들여보내면.

재금 그룹의 오너의 정체를 파악하고, 독보적인 기술력을 흡수하는 건 시간문제였다!

여기에 대한 재금 그룹의 대응은 예전과 같았다.

배를 쨌다.

그러나 이미 IMF와 주요 이사국들은 조율을 끝낸 상황.

황금알을 낳는 '남의 집' 거위의 배를 쨀 준비는 이미 끝나있었다!

진짜 배를 째기 위한 전방 위 압박이 쏟아졌다.

처음은 한국 정치권이었다.

세무 조사.

공정위 조사.

검찰 압수수색.

고용노동부 특별 감사.

....

그리고 그 뒤에 일어난 일은 모두의 상상을 초월했다!

재금 그룹은 24시간도 되기 전에 IMF에 진 채무 전체를 해결했다.

달러나 지분을 주지도, 추가로 빚을 지지도 않았다.

기술을 이전하거나 라이센스 같은 이권을 넘기지도 않았다.

단지 재금 그룹은 대신 워싱턴 D. C. 국회 의사당 앞에 있는 게이트 안정화 장치를 터트렸다.

재금 그룹에 철퇴를 날린 단체는 IMF고 날아온 철퇴는 한국 사정 기관이었다.

그런데 반격을 맞은 국가는 IMF의 주요 이사국 미국. 그것도 금융권이 아닌 정치권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반격에 미국뿐 아니라 UN과 세계 각국의 압박이 쏟아졌지만, 재금 그룹은 묵묵부답!

워싱턴 D. C.의 게이트 안정화 장치가 멈추고 3시간!

워싱턴 D. C.에 2개의 던전이 발생하고, 균열 생성 징후가 나타났을 때.

IMF 긴급 이사회는 재금 그룹의 IMF 채무 전체를 탕감했다.

채무 탕감의 이유는 재금 그룹의 인류 공헌이었다.

그리고 12시간도 지나지 않아 재금 그룹 본사 건물 앞에는 'IMF 채무 탕감 기념탑'이 세워지고 강화유리에 담긴 '인류 공헌 감사패'가 전시됐다.

기다렸다는 듯이 세워진 기념탑과 감사패는 당연히 재금 그룹에서 만든 물건이었다.

그 이후 이 기념탑과 감사패는 이렇게 불렸다.

[IMF 구제 금융 먹튀로 세운 기념탑.]

하하하하하-

순간 자신도 모르게 터지는 웃음과 외침.

"재금 그룹. 이 미친놈들!"

그러나 이 미친놈들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일을 처리하는 스타일이 전생의 자신과 너무나 비슷했다!

이 미친놈들의 수장, 재금 그룹 오너가 정말 보고 싶었다!

탓-

이때 발이 빌딩 옥상에 닿았다!

순간 천문석은 번쩍 정신을 차렸다.

지금은 2020년으로 돌아가느냐, 20년 존버 하느냐가 결정되는 순간이다.

이런 중요한 순간에 잡생각이라니!

천문석은 문득 떠올라 길게 이어진 IMF에 관련된 상념을 지워 버렸다.

상념은 그만!

이제 2020년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천문석은 마법 회로로 달려가기 전 문득 뒤돌아봤다.

장갑 다람쥐 니케와 초대형 뱁새가 일으킨 난장판으로 경복궁과 주변 광화문 지역이 박살 나고 있었다.

땅, 폐허가 되는 광화문 지역에서는 군인들과 연구진이 다급히 빠져나가고.

하늘에선 초대형 뱁새가 미친 듯이 도망치고 있었다.

불꽃과 눈보라를 뿌려 시야를 가리고, 허공에 돌연 생겨나는 화염 폭발과 냉기 덩어리로 비행을 방해한다.

이 모든 것을 뚫고 장갑 다람쥐 니케가 가까이 붙는 순간!

파슥-

마력광이 번쩍이고 빛나는 벽이 나타나 장갑 다람쥐 니케를 튕겨낸다!

움직임이 점점 더 다급해지지만, 초대형 뱁새와 레이 실트는 문을 열 때까지는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 같았다!

천문석은 내력에 외침을 담아 후퇴 중인 2000년 사람들의 머리 위 하늘로 던지고 마법 회로를 향해 달렸다.

하늘에서 천문석의 마지막 외침이 울려 퍼졌다.

[IMF는 걱정할 필요 없다!]

[IMF 체계는 한 기업이 화끈하게 해결한다!]

* * *

천문석의 외침이 하늘에서 울려 퍼지는 순간, 마법 회로에 붙어있던 추이린과 김철수 발명가가 반색해서 외쳤다.

"드디어! 야, 저기 중앙! 마법 회로 중앙으로 달려!"

"안전장치 했다! 바로 서리혼 뽑아내면 된다!"

"알겠습니다!"

얼핏 본 EMP 마력 폭풍 카운트다운은.

[00:10:12]

시간은 충분하다!

"레이 님에게 연락해주세요! 바로 서리혼 뽑겠습니다!"

천문석은 단숨에 빌딩 옥상을 달려 마법 회로 중앙으로 들어갔다.

마법 회로에선 푸른 마력광이 흘러나오고, 마력 파동 발생장치는 천천히 맥동하고 있다.

천문석은 도착 순간 어깨를 툭- 털었다.

등에 업힌 서리 늑대가 어깨 위로 빙글 회전해 앞으로 떨어졌다.

탓-

재빨리 떨어지는 서리 늑대를 잡아 바닥에 사뿐인 내려놓고 외쳤다.

"서리혼!"

-......

'뭐야? 갑자기 왜?!'

라고 말하듯 멀뚱멀뚱 쳐다보는 서리 늑대!

하지만 이미 서리 늑대의 성격 파악은 끝났다.

이제는 육포를 꺼낼 것도 없었다!

탁, 타탁-

가볍게 박수 치고!

쓱, 쓰스스슥-

양손을 몇 번 비빈 후에!

손가락을 세워 절정의 용조수를 펼쳤다!

그리고 시작했다.

쓱, 쓱, 쓰스스슥-

절정 고수의 내력이 담긴 용조수 손가락 빗질을!

"이야! 너 귀가 삼각형이잖아!?"

"대단해! 멋있어! 훌륭해! 똑똑해!"

...

현생 알바의 경험이 담긴 폭풍 같은 칭찬을!

손가락 빗질과 폭풍 칭찬이 이어지자.

서리 늑대의 얼굴이 늠름하게 변하고 전신에 힘이 바짝 들어갔다.

그리고 곧 위엄있게 짖었다!

왕, 왕왕-

순간 주위의 수분이 얼어붙어 눈이 되어 흩날린다.

그리고 흩날리는 눈발 속에서 푸르스름한 빛이 하나둘 떠올랐다!

서리혼!

된다!

되고 있다!

먹히고 있다!

칭찬에 고래가 춤을 추듯이!

폭풍 같은 칭찬이 서리 늑대가 서리혼을 뽑아내게 했다!

천문석은 바로 외쳤다.

"서리혼 나왔습니다!"

"안전장치 해뒀다! 바로 마력 파동 발생장치로 보내면 된다!"

"알겠습니다!"

대답과 동시에 천문석은 손가락 빗질과 폭풍 칭찬을 쏟아내며 서리 늑대를 마력 파동 발생장치로 이끌었다!

푸르스름한 빛, 서리혼이 마력 파동 발생장치에 닿는 순간!

팟, 팟, 팟-

서리혼이 하나둘 상자 안으로 스며들었다!

마력 파동 발생장치에 차오르는 푸른 빛!

뭔가 되어간다는 강한 직감이 왔다!

순간 김철수 발명가의 외침이 들려왔다.

"작동 시작했다! 서리 늑대가 한 마리라 마력압이 낮다! 서리혼이 좀 더 필요하다! 계속 밀어 넣어!"

"알겠습니다!"

대답과 동시에 천문석은 더욱 빡세게 움직였다.

쓱쓱, 쓰스스슥-

용조수 손가락 빗질하는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빨라지고!

"멋있어! 훌륭해! 최고야!"

"서리혼이 나온다! 쑥, 쑤쑥수쑥-"

"멋있어! 훌륭해! 최고야!"

"서리혼이 줄줄 쏟아진다! 쑥, 쑤쑥수쑥-"

....

폭풍처럼 쏟아지는 칭찬이 노래하듯 곡조를 띄고 이어진다!

어느새 전국 노래자랑 무대 앞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시는 어르신들처럼.

왕 ,와왕-

서리 늑대는 노래하듯 짖으며 서리혼을 줄줄- 뽑아냈다!

줄줄이 쏟아진 서리혼이 쏙, 쏙, 쏙- 마력 파동 발생장치 안으로 스며들자.

쿵, 쿵, 쿵-

마력 파동 발생장치의 진동이 점점 커지고!

파슥, 파슥, 파스슥-

옥상에 새겨진 마법 회로가 명멸하기 시작했다!

감이 왔다!

넘칠락 말락, 넘칠락 말락!

구멍 난 독에 물이 차오르고 있다!

이 물이 넘치면 마력 파동 발생장치가 작동한다!

이때 추이린과 김철수 발명가의 외침이 잇달아 들려왔다!

"레이 연락됐어! 오고 있어!"

"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거의 다 됐다! 조금만 더 힘을 내!"

"....!"

순간 뇌리를 스치는 기시감!?

뭐지, 이 익숙한 느낌은?!

그러나 지금은 기시감의 이유를 찾을 때가 아니다!

서리혼을 뽑아내 마력 파동 발생장치를 작동시킬 때다!

순간 천문석은 무섭게 집중했다!

교룡(蛟龍)의 강철같은 비늘조차 꿰뚫는 조법, 용조수(龍爪手)!

전생 천마의 용조수에 절정의 내력이 실리고, 절정을 아득히 넘어서는 천마의 심득이 담겼다!

용을 찢어발기는 용조수는 오장육부까지 시원해지는 약손! 손가락 빗이 되어 서리 늑대의 전신을 누볐다!

쓱, 쓰스스스쓱-

서리 늑대는 자신도 모르게 뼈가 녹아내리는 듯한 신음을 흘렸다!

우오, 우으으-

이 타이밍 수많은 알바와 지옥 같은 키즈 카페에서 단련된, 뇌가 녹아내릴 듯한 칭찬이 서리 늑대의 귓속으로 박혀 든다!

"이야! 멋있어! 대단해! 훌륭해! 최고야! 깨끗해! 포근해! 복실복실해! 잘생겼어!"

....

우오, 우으으-

왕, 와와와왕-

서리 늑대는 정신없이 짖고 신음을 흘리며, 가래떡을 뽑아내는 방앗간 기계처럼.

쑥, 쑥-

서리혼을 뽑아냈다!

이때 들려오는 김철수 발명가의 외침!

“더, 더더!”

“조금만 더더더!”

“됐다! 거의 다 됐어!”

“이제 진짜로 조금만 더! 더더더!”

....

이야얍-

천문석은 기합을 지르며 한층 더 빡세게 움직였다.

쓰스스스스스슥-

용조수를 펼친 손가락은 이제 잔상을 흘리며 움직이고!

"이야멋있대단훌륭최고깨끗포근복실복실잘생겼쫑긋...!"

입에서 쏟아지는 폭풍 칭찬은 언어를 넘어 주술사의 진언처럼 울려 퍼졌다!

서리 늑대도 이 분위기에 취했다!

팟, 팟, 팟, 팟-

섬광이 번뜩이는 매 순간 서리혼이 쏟아진다!

파, 파팟, 파파팟-

마력 파동 발생장치가 당장이라도 작동할 듯 요동치고!

훙훙, 훙훙훙훙-

레이 실트를 잡은 초대형 뱁새의 거센 날갯짓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감이 왔다.

곧 문이 열린다!

레이 실트도 오고 있다!

이제 곧 2020년으로 돌아간다!

길고 긴 난장판이 마침내 마무리된다!!

천문석은 환호성을 터트릴 준비를 했다.

그러나 언제나 그러듯 파국은 결정적 순간에 찾아왔다.

마지막 몇 방울.

찰랑찰랑, 물이 넘치기 직전.

뚝-

재료가 끊긴 방앗간 기계처럼, 서리 늑대의 몸에서 쏟아지던 서리혼이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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