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490화>
킼, 키키키킼키키킼키키킼-!
과거의 니케가 수십 미터 크기의 황금빛 갑옷을 입고 나타나 포효를 질렀다!
천문석은 이 무시무시한 포효에서 한 가지 감정을 느꼈다.
깊은 빡침!
천문석은 기시감을 느꼈다.
대박의 꿈을 안고 제주도에서 카지노 유람선을 탔던 그 날밤!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게 엉망진창으로 돌아간 카지노 나이트의 밤과 같은 상황이다!
모든 게 좋게 끝난 마지막 순간 등장한 니케는 해피엔딩을 엉망진창,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갑자기 폭풍우가 몰아치고!
이태성 길드장, 이세영 선생님은 파도에 휩쓸렸고!
제주도의 수호신 거대 거북이는 간첩선을 등에 꽂은 채로 남중국해로 도망쳤다!
순간 여기서 일어날 일이 머리에 그려졌다.
이제 광화문 주위는 난장판이 될 거다!
EMP 마력 폭풍이 아니라, 움직이는 자연재해, 분노한 니케로 인해서!
으아아악-
천문석은 내력을 쥐어짜 전력으로 달리며 외쳤다!
“후퇴! 모두 후퇴해라! 저놈 피해! 절대 싸우면 안 된다!”
“……네?”
“무슨 말을?”
멍하니 황금 갑옷을 입은 다람쥐를 바라보던 군인들이 얼빠진 목소리로 묻는 순간.
쿠르르르릉-
하늘이 요동치고, 검은 먹구름이 엄청난 속도로 생겨났다.
순간 황금빛 전신 갑옷을 입은, 거대 장갑 다람쥐 니케가 번쩍 손을 치켜들었다!
콰앙, 쾅, 쾅, 쾅-
먹구름에서 생겨난 뇌전이 번쩍 손을 든 니케의 전신으로 스며들었다.
콰지직, 콰지지직-
황금빛 갑옷에서 굵직한 뇌전이 번뜩이고, 순간적으로 타 버린 공기에서 매캐한 기름 냄새가 퍼져 나갔다.
압도적인 존재감!
거대 괴수를 아득히 웃도는 엄청난 위압감이 모두의 몸과 마음을 짓눌렀다!
장갑 다람쥐를 보는 모두가 자신도 모르게 덜덜 떨 때!
천천히 돌아가는 황금빛 투구가 한 곳에서 멈췄다!
히리히리히리-
피리 소리를 닮은 울음소리를 내며 커다란 불꽃의 원을 그리는 초대형 뱁새!
모두는 직감했다!
초대형 뱁새가 아작난다!
“안 돼! 야! 그러면 안 돼! 참아!”
천문석이 다급히 외치는 순간.
거대 괴수의 포효가 터져 나왔다.
크아아아아아아-
장갑 다람쥐 니케가 아니라, 냉기 불꽃 고드름으로 꽁꽁 얼어붙은 광화문 게이트에서!
쾅, 쾅, 콰드득-
거대한 고드름이 흔들리다가 부러지고, 그 뒤에서 툭 나오는 튀어나오는 공룡 머리!
거대 괴수의 광기 어린 노란 눈이 멍하니 하늘을 보는 사람들을 봤다!
순간 다시 한 번 터져 나오는 포효!
크아아아아아아앙-
사람들은 빙글 고개를 돌려 얼어붙은 게이트에 구멍을 뚫고 머리를 쏙 내민 공룡 거대 괴수를 바라봤다.
“…….”
“…….”
“…….”
그러나 군인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급히 외치며 총구를 겨누지도, 몸을 돌려 도망치지도, 비명을 지르지도 않았다.
멍하니 공룡 거대 괴수를 보다가 하늘을 바라보는 걸 반복했다.
순간 거대 괴수의 시선이 하늘로 움직였다.
그리고 눈이 마주쳤다.
황금빛 갑옷에 굵은 뇌전이 콰직, 콰지직- 흐르고 있는 거대 장갑 다람쥐와!
크아-
공룡 거대 괴수가 포효를 지르려는 순간.
팟-
섬광이 터지고 거대 괴수 머리 위에서 장갑 다람쥐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모든 일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쾅, 콰지직-
황금빛 투구로 들이박는 순간 금이 가는 공룡 두개골!
짜, 짜자자짝-
황금빛 건틀릿으로 싸다구를 갈기는 순간 치솟는 공룡 피와 부러져 튀어나오는 이빨!
그리고 마지막으로 크게 입을 열어 물어 버리는 순간!
픽-
공룡 거대 괴수는 줄이 끊어진 인형처럼, 자신이 뚫어 놓은 구멍에 머리를 박은 채 정신줄을 놓았다.
거대 괴수의 등장부터 퇴장까지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이 순간 저지선을 펼친 군인들의 머릿속에서 울려 퍼지는 목소리가 있었다.
‘후퇴! 모두 후퇴해라! 저놈 피해! 절대 싸우면 안 된다!’
방금 울려 퍼진 서울 헌터 부대 준장의 외침!
“사격 중지!”
“당장 뒤로 빠진다!”
“공격하지 마라! 전선을 뒤로 물린다!”
……
지휘관들이 다급히 외치는 순간.
팟-
다시 한 번 섬광이 터지고, 폭풍이 몰아쳤다!
휘이잉, 휘이이잉-
엄청난 강풍에 당장이라도 뒤집힐 듯 들썩이는 전차와 장갑차!
끼이익, 쿵, 쿵-
차량이 미끄러져 서로 충돌하고.
간이 진지가 와르르 무너져 내릴 때.
강풍에 부러진 가로수가 건물에 처박혔다.
저지선을 펼친 군인들과 요원들, 연구원들이 몸을 숙이고 강풍을 뚫고 후퇴하기 시작했다.
이때 하늘에서 섬광과 폭음이 연속해서 터지기 시작했다.
간신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는 순간, 미친 듯이 소용돌이치는 폭풍 속 추격전이 보였다.
쿠르르르, 팟, 팟-
번개를 휘감은 채로 섬광이 터질 때마다 공간을 뛰어넘는 황금빛 갑옷을 입은 외계 생명체!
훙훙, 훙훙훙훙-
불꽃과 눈보라를 흩날리며 휙- 솟구치고, 뚝- 떨어지고, 빙글- 옆으로 회전해 도망치는 초대형 뱁새!
황금빛 갑옷을 입은 외계 생명체, 장갑 다람쥐!
불꽃과 눈보라를 흩날리는 신의 사자 같은 새하얀 초대형 뱁새!
둘을 보는 순간 모두는 서울 헌터 부대 준장이 왜 후퇴하라고 했는지 깨달았다.
둘은 광화문 주위의 모든 것을 박살 내며 추격전을 펼쳤다!
콰자장-
초대형 뱁새가 빌딩 유리창을 뚫고 들어가자.
콰아앙-
장갑 다람쥐가 그 뒤를 쫓아 철근 콘크리트를 짓뭉개며 날았다!
휘이잉-
초대형 뱁새가 저공으로 경복궁 전각을 스쳐 지나가자.
와르르-
장갑 다람쥐가 그나마 남아 있던 전각을 박살 내며 뒤를 쫓았다!
황금빛 갑옷을 입은 장갑 다람쥐는 포기를 몰랐다.
초대형 뱁새가 데굴데굴 바닥을 구르면, 장갑 다람쥐도 그 뒤를 따라 데굴데굴 구르고!
전차와 장갑차 사이로 도망치면, 전차와 장갑차를 날려 버리고!
건물 사이 좁은 길로 도망치면, 좌우 건물을 박살 내며 달렸다!
“…….”
“…….”
다급히 몸을 빼서 후퇴하던 군인들은 이 모습을 보고 말을 잇지 못했다.
게이트에서 쏟아진 마수와 몬스터, 거대 괴수를 모두 막아 낸 광화문 저지선!
그 광화문 저지선이 실시간으로 박살 나고 있다!
갑자기 튀어나온 장갑 다람쥐와 초거대 뱁새로 두 동물로 인해서!
몇몇 지휘관들이 지금이라도 돌아가서 막아야 하나 고심할 때.
다시 한 번 하늘에서 들려오는 거대한 외침!
[이거 새옹지마야! 어차피 EMP 마력 폭풍 터졌으면 전부 끝장이다!]
[쟤들 싸우는 동안 얼른 후퇴해!]
[한강! 2차 저지선은 한강에 세워라!]
대 몬스터 전 전문가!
서울 헌터 부대 준장의 외침이다!
외침을 들은 군인들은 바로 정신을 차리고 몸을 돌려 달렸다!
이때 군인들과는 반대로 달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다리가 부러진 남자를 부축해서 뛰는 정장 입은 남자들, 국정원 요원들과 최 팀장이었다.
최 팀장은 하늘을 향해 목이 터져라 외쳤다
“3억! 아니, 4억을 지급하겠습니다!”
“5억, 6억! 아니 10억! 10억을 일시불로 드리겠습니다!”
“준장님! 아니, 선생님! 제발요! 이대로 가시면 저희 다 잘려요!”
“IMF에 잘리면 당장 거리에 나앉습니다!”
“선생님만 도와주시면, IMF 구제 금융도 전액 탕감 가능합니다!”
“미국이랑 이미 이야기가 끝났어요! 선생님은 국민적 영웅이 되시는 겁니다!”
……
국정원 최 팀장은 피 끓는 심정으로 쉬지 않고 외쳤다.
경복궁에 갑자기 빛의 원이 나타나고 외계 생명체가 쏟아진 어젯밤!
서울 헌터 부대라는 존재하지도 않는 부대의 준장을 사칭한 남자가 나타났다.
이 남자는 예언자처럼 누구도 알지 못한 정보를 전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일을 해냈다!
-빛의 원의 정체, ‘게이트’!
-외계 생명체의 정체, ‘마수, 몬스터, 거대 괴수’!
-마수와 몬스터, 거대 괴수를 상대하는 ‘전술 교리’!
-다리가 끊어진 한강에 ‘시고르자브르’라는 개로 얼음 다리를 만들고!
-뚝섬에 둑을 쌓고 범람한 중랑천 제방을 무너트려 십만 단위의 몬스터 웨이브를 쓸어버렸다!
게다가 그 자신이 가진 엄청난 무력까지!
이 남자가 군인, 경찰, 시민들에게 전한 파편화된 정보를 모아, 미국 정보 당국과 거래한 것만으로도 엄청난 대가를 받았다!
그리고 정보를 받은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초강대국 미국이 움직였다.
서울 헌터 부대 준장, 그 남자와 접촉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그리고 당근으로 제시된 수많은 제안!
엄청난 차관.
적극적인 통일 지원.
IMF 체계의 조기 졸업.
……
제안 하나하나가 상상을 초월했다.
이 순간 정부는 자신들이 넘긴 정보의 가치와 서울 헌터 부대 준장을 사칭한 남자의 전정한 가치를 깨달았다.
지금은 게이트가 열리고 몬스터가 쏟아져 강북 지역 전체가 박살 난 국가적 위기 상황이다.
그러나 위기는 언제나 기회였다!
마수와 몬스터, 거대 괴수 같은 외계 생명체와 게이트 너머에 존재하는 신세계!
이 모든 게 엄청난 이권이었다.
대항해시대!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 광화문에 ‘신세계’로 가는 길이 열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위험이 가득한 신세계로!
그리고 이 위험이 가득한 신세계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남자가 나타났다!
서울 헌터 부대, 이세기 준장!
이 남자의 협조만 받으면 미국에서 받아 내는 대가 이상의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가능했다!
그런데 모든 게 망해 버렸다!
으드득-
국정원 최 팀장은 이를 갈았다.
“미친 원장새끼! 어떻게든 3억으로 퉁쳐 보라고!? 시바, 시바! 나 같아도 미국으로 넘어가겠다!”
끓어오르는 분노에 머리가 어질해질 지경이었다.
하지만 화를 내는 건 나중 일이다!
어떻게든, 무슨 방법을 사용해서건 이 남자를 회유해야 한다!
다른 모든 것을 떠나 IMF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최 팀장은 다시 한 번 하늘을 향해 외쳤다.
“서울 헌터 부대 준장님!”
“100억! 100억에 추가 협상이 가능합니다!”
“세금도 깎아…… 아니, 아예 면제해 드릴게요!”
“부디 IMF에 고통받는 국민을 생각해 주세요!”
……
* * *
“100억……!”
“……면제해 드릴게요!”
“……IMF에 고통받는 국민을 생각해 주세요!”
……
정원 최 팀장의 피 끓는 절규가 폭풍을 뚫고 들려왔다.
사기꾼은 사기꾼을 알아보는 법!
그동안 수많은 선의의 사기를 쳤던 천문석은 직감했다.
“와! 이제 그냥 막 던지네!”
1억으로 시작한 포상금이 벌써 100억이 됐다!
게다가 뭐!? 세금을 면제해 준다고!?
납세의 의무는 헌법에 새겨진 국민의 의무, 예외를 인정하는 순간 엉망이 된다!
당연히 세금을 면제하는 게 가능할 리가 없었다!
그리고 IMF는 해결할 곳이 따로 있었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을 떠나서 자신은 최 팀장과 2000년 정부를 도와줄 수 없었다.
2020년 집으로 돌아가야 하니까!
그리고 서리 늑대는 인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재앙급 마수 서리 늑대의 주인은 서리 늑대 자신이니까!
“야, 그렇지 않냐!?”
컹, 커엉-
천문석이 묻자 등 뒤에서 대답하듯 들려오는 울음소리!
“카캬카- 그렇지! 네가 뭘 좀 아는구나!”
웃음을 터트리는 순간.
골목 안쪽에 목표로 했던 게 보였다!
마법 도르래!
집으로 돌아갈 문이 열릴 장소, 빌딩 옥상으로 올라갈 마법 도르래다!
천문석은 단숨에 벽을 밟고 뛰어올라 도르래를 잡았다!
기이이이잉-
마법 도르래가 빌딩 옥상으로 움직이는 순간 천문석은 마음이 탁 풀렸다.
‘이제 곧 집으로 돌아간다!’
이때 다시금 들려오는 목소리.
“……IMF! 도와주시면 IMF 체계를 조기…….”
최 팀장은 IMF 강한 집착을 보였다.
천문석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외쳤다.
[IMF는 걱정할 필요 없다!]
[IMF 체계는 곧 해결된다!]
지금은 서울에 열린 광화문 게이트뿐이지만, 곧 전 세계에 게이트가 열린다.
그리고 1차, 2차 세계대전 이상의 격전.
인간과 몬스터의 전쟁, 게이트 전쟁이 시작된다!
게이트 전쟁이 시작되면 IMF 체계는 자연히 끝난다.
그리고 게이트 전쟁이 끝나도 IMF 체계로 돌아가거나. IMF에 구제 금융으로 빌린 돈을 한국 국민이 갚을 일은 없었다.
IMF 구제 금융은 한 기업이 해결한다.
-대 몬스터 전, 전술 자체를 바꿀 ‘마탄’.
-게이트 전쟁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게이트 안정화 장치’!
마탄과 게이트 안정화 장치를 발명한 기업.
재금 그룹.
IMF 구제 금융 문제는 재금 그룹이 해결한다.
가장 재금 그룹다운 방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