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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478화 (479/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478화>

콰아아아아-

새하얀 물거품을 내며 거칠게 흐르는 물!

물이 마치 계곡을 흐르는 격류처럼 흐르고 있었다!

건물과 빌딩, 주택과 아파트를 사이를!

천문석은 김철수 발명가의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말의 의미를 보는 순간 알 수가 있었다.

숙명 여대 건물 옥상에서 바라본 시가지는 물에 잠겨 있었다!

이건 흔한 장마철 홍수 수준이 아니었다.

무릎, 가슴으로 높이를 잴 수 없다.

마치 수공이라도 당한 것처럼 3층 건물 높이로 물이 차올라 있었다!

그것도 그냥 물이 찬 게 아니라 마포구 전체와 용산구 일부에 반시계방향으로 소용돌이를 그리며 회전하고 있다!

마포구는 바다처럼 변한 상태!

거칠게 흐르는 격류에 자동차와 가로수, 온갖 잡동사니가 떠내려가고!

그 사이사이에 마수와 몬스터들이 같이 떠내려간다!

아니 떠내려가는 게 아니라 소용돌이치고 있다!

온갖 부유물이 떠 있는 격류에 휩쓸린 마수와 몬스터들이 초대형 믹서에 갈려 나가는 토마토처럼 박살이 나고 있다!

이 범위가 상상을 초월했다!

꽉 막힌 하수구에서 역류한 물이 차오른 것처럼, 서울역 아래 마포구와 용산구가 역류하는 한강에 삼켜진 상황이다!

김철수 발명가에게 말로 들었던 것과 직접 눈으로 보는 건 완전히 달랐다.

상상도 못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거칠게 흐르는 강물 곳곳 섬처럼 솟은 높은 건물, 빌딩, 관공서 옥상마다 사람들이 잔뜩 모여 수몰된 시가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서울이 이렇게 잠기는 게 가능한 거야!?”

자신도 모르게 외칠 때.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다급한 목소리!

“야! 저기, 저쪽 난간! 몬스터 붙었어!”

“달려! 바로 떼어 내야 해!”

우와아아아-

장대와 돌이 가득 담긴 양동이를 든 학생들과 시민들이 함성을 지르며 지붕 위를 달렸다.

순식간에 지붕을 가로질러 맞은편 난간에 나무판자, 쓰레기통 뚜껑을 잘라 만든 방패를 세운다.

그리고 물에 둥둥 떠내려 오다가 간신히 건물 외벽에 달라붙은 고블린 이십여 마리를 향해 장대를 내려찍고, 돌을 집어던졌다.

끼엑, 끼에엑-

고블린들은 비명을 지르며 마비 독침을 날렸지만.

탁, 타다다닥-

마비 독침은 난간에 세워진 방패에 막혀 아무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고블린 무리는 곧 외벽에서 떨어져 거친 격류에 휩쓸려 사라졌다.

“됐어! 다 떨어졌어!”

“임무 완료!”

“모두 원래 자리에서 대기!”

외침과 동시에 순식간에 방패를 치우고 장대와 돌이 담긴 양동이를 들고 돌아오는 학생과 시민들!

“와, 뭐 저렇게 익숙해!?”

천문석은 자신도 모르게 감탄했다.

고블린을 얼마나 상대했는지 베테랑 헌터처럼 익숙하게 처리하고 있었다.

이때 천문석의 감탄에 대답하듯이 들려오는 목소리가 있었다.

“홍제천 터트리기 전에 밤새 싸웠거든요. 저 독침 때문에 처음에 싸우는 게 힘들었어요.”

고개를 돌리자, 김철수 발명가를 찾아 숙대를 오는 중에 만난 여학생이 보였다.

지도를 펼치고 친구들에게 물어 자신이 말한 김철수 발명가가 있는 빌딩을 찾고 있는 여학생.

작은 키에 여리여리한 몸과 하얀 얼굴.

보는 순간 곱게 자란 아가씨가 연상되는 외모의 여학생이다.

그러나 이 여학생이 이곳 숙명 여대의 학생회장이자, 이 홍수 아니 수공을 펼친 장본인이었다!

처음 만났을 때 유치원에서 구한 꼬맹이 셋과 고무 대야를 타고 물을 건너던 숙대 학생회장.

그때 학생회장은 손에 쥔 망치로 고무 대야에 달라붙으려는 코볼트의 머리를 깨부수고 있었다.

천문석은 코볼트를 정리하고 그 고무 대야를 같이 타고 이곳 숙명 여대 건물 옥상까지 같이 이동했다.

3층 건물 높이로 물이 차오른 마포를 보고 어이없어하자, 쑥스러운 표정으로 하던 말이 지금도 생생히 떠오른다.

“시가지에 저기 외계 생명체. 아, 군에선 마수, 몬스터라고 한다죠?”

“저 마수와 몬스터들이 쫙 깔려서 어떻게 사람들을 대피시킬 수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서울역 쪽을 막고 홍제천을 터트려서 시가지에 흩어진 놈들을 한 번에 쓸어버렸어요.”

숙대 학생회장은 마포구 전체를 수몰시켰다는 말을 웃으며 말했다.

“……그걸 숙대 학생들끼리 했다고요?”

“하하하- 당연히 아니죠. 연대, 이대, 서강대 학생들. 그리고 저기 아저씨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겸연쩍게 웃으며 숙대 캠퍼스 곳곳에 섬처럼 솟아 있는 건물에 모인 사람들을 가리켰던 학생회장.

“계산대로라면 물이 이 정도로 차오르지는 않았을 텐데…….”

의아해하는 숙대 학생회장을 보며, 천문석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다더니.

서울 동쪽과 서쪽에서 같은 작전을 세웠다.

천문석과 숙대 학생회장.

중랑천과 홍제천.

천문석은 둑을 쌓아 중랑천에서 쏟아진 물길이 둑 앞을 휩쓸게 했고.

숙대 학생회장은 서울역을 방향을 막고 홍제천을 터트려 마포구 전체를 수몰시켰다.

아니, 학생회장의 말대로 홍제천을 터트렸다고 이렇게 광범위한 지역이 수몰될 리는 없었다.

천문석은 마포구 전체가 수몰된 이유가 짐작이 갔다.

마포구가 물에 잠긴 건 세 가지 일이 겹쳐진 결과였다.

-중랑천 제방을 날려 버리고.

-일시에 쏟아진 물로 한강이 범람하고.

-여기에 홍제천까지 터져 나간 모든 일이 합쳐진 결과!

그냥 홍제천만 터트렸으면 마포구를 휩쓴 물은 학생회장의 계획대로 한강으로 빠져나갔을 거다.

그러나 홍제천을 터트렸을 때 이미 중랑천 제방을 폭파해 물길을 돌린 후였다.

한강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물은 100인데 200, 300, 400의 물을 쏟아부으면 역류한 물이 강에서 넘치는 건 당연했다!

즉, 눈앞의 마포구가 물에 잠긴 데는 천문석이 세운 중랑천 폭파 계획의 영향이 있었다.

“…….”

천문석은 말없이 거센 격류가 흐르는 시가지를 바라봤다.

더는 나비 효과를 일으켰다고 괴로워하기도 힘들었다.

2000년으로 온 지 3일도 안 됐는데 그동안 친 사고가 셀 수도 없이 많았다.

천문석은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자신이 중랑천 폭파 계획을 세운 덕분에 수공의 위력이 확 강해졌다!

화끈한 수공 한방에 마포구에 스며든 마수와 몬스터는 모조리 박살이 났다!

게다가 홍제천을 터트리기 전에 시민들은 모두 높은 건물 위로 대피해 인명 피해도 없다!

지금 마포구는 빌딩과 건물, 아파트가 섬처럼 솟은 거대한 바다가 되어 마수와 몬스터의 위협에서 안전했다!

이 상태라면 EMP 마력 폭풍이 터져도 마포구는 안전했다!

역시 2000년 대한민국!

더는 놀랄 일은 없을 거로 생각했는데, 언제나 상상을 초월하는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숙대 학생회장이 번쩍 손을 들고 외쳤다.

“앗! 찾고 계신 빌딩 찾았어요! 저기 효창운동장 끝에서 왼쪽으로 세 번째 빌딩! 거기예요! 이걸로 보세요.”

숙대 학생회장은 망원경을 건네며 말했다.

천문석은 망원경으로 빌딩을 보면서 내력을 끌어올렸다.

사람이 잔뜩 몰려 있는 10층 빌딩 옥상.

김철수 발명가는 보이지 않았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인이어 통신기는 마력 각성자 없이는 사용할 수 없는 상황.

천문석은 망원경으로 빌딩 옥상을 살피며 내력을 실어 크게 외쳤다.

“김철수 발명가님!”

“김철수 발명가님!”

“김철수 발명가님!”

……

폭탄이 터진듯한 외침이 하늘을 뒤흔들 때.

곧 사람들 사이에서 튀어나와 크게 손을 흔드는 사람이 보였다.

익숙한 얼굴, 김철수 발명가!

천문석은 바로 건물 난간에 올라 크게 손을 흔들며 외쳤다.

“저 바로 가겠습니다! 기다려 주세요!”

알겠다는 듯 김철수 발명가가 손을 흔들 때.

천문석은 망원경을 학생회장에게 건네고 작별 인사를 했다.

“건물 확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이만 가 볼게요!”

“그런데 진짜 괜찮으시겠어요!? 아까 저랑 아이들 구해 주실 때. 10미터 이동하는 거랑 저 빌딩까지 가는 건 차원이 다른데?”

“제가 이런 일에 전문가입니다! 몬스터 조심하시고 안전하게 대피하세요!”

천문석은 웃으며 학생회장과 악수하고 빗물관을 잡고 건물 난간 아래로 미끄러졌다.

그리고 거친 격류가 흐르는 숙명 여대 캠퍼스에 대형 고무 대야가 나타났다.

강철봉을 든 천문석이 타고 있는 대형 고무 대야.

고무 대야는 거친 격류에 실려 효창운동장 방향으로 빠르게 나아가기 시작했다.

“조심하세요!”

학생회장이 외치는 순간.

천문석은 손을 흔들며 대답했다.

“걱정 마세요!”

그리고 천문석은 고무 대야 배를 움직였다.

* * *

폭풍우를 뚫고 나아가는 범선처럼!

격류에 휩쓸려 소용돌이치는 온갖 잡동사니를 뚫고 나아가는 고무 대야 배!

오른손에는 강철봉을 들었고, 왼손에는 밧줄이 연결된 흑요석 헤드가 들려 있었다.

왼손이 쓱 뻗는 순간.

파르르륵-

직선으로 날아간 흑요석 헤드가 콘크리트 외벽을 두부처럼 뚫고 박혔다!

왼팔이 원을 그리자 밧줄이 저절로 팔에 감기며 고무 대야 배가 빠르게 앞으로 나갔다!

탁, 타닥-

짧게 내력을 실어 밧줄을 끊어치는 순간.

휘이이잉-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밧줄이 물결치고 흑요석 헤드가 왼손으로 돌아왔다!

천문석은 흑요석 헤드를 던지고, 끌어당기고, 회수하는 걸 빠르게 반복했다.

고무 대야 배는 빠르게 김철수 발명가가 있는 빌딩으로 나아갔다!

그러나 시가지 안으로 들어갈수록 격류는 점점 강해졌다.

콰르르르-

하얗게 거품이 일어난 물이 쏟아지고!

쿠르르릉, 쿵쿵-

자동차, 가로수, 부러진 기둥, 정자 지붕 온갖 잡동사니가 격류 속에서 소용돌이친다!

그러나 천문석은 피하지 않고 직선으로 잡동사니를 뚫었다.

오른손에 들린 강철봉에 내력을 실어 유려한 원을 그리는 순간!

자동차를 밀어내고, 가로수 가지를 잘라 내고, 부러진 기둥을 일격에 박살 내고, 정자 지붕 위를 고무 대야를 타고 넘어갔다!

순간 사방에서 쏟아져 나오는 환호성!

우와아아아아-

섬처럼 솟은 건물에 대피한 사람들의 환호성과.

콰아아아아-

거세게 용트림하며 소용돌이치는 물소리가 뒤섞여 들려왔다.

천문석은 순식간에 고무 대야를 타고 효창운동장을 지나쳐 시가지로 들어섰다!

김철수 발명가가 있는 빌딩까지는 불과 500여 미터!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물 위에서 밀려 오는 물체들은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물속에서 소용돌이치는 자잘한 물체들을 막는 것은 불가능했다.

어느새 고무 대야 곳곳에 구멍이 뚫렸고, 구멍으로 새어 들어온 물로 고무 대야는 반쯤 물에 잠긴 상태였다.

고무 대야 배가 가라앉는 모습을 본 사람들이 탄식했다!

“흐어어- 가라앉는다!”

“튜브! 누구 튜브 있는 사람 없어요!?”

“욕조 있어요! 이거 던질게요! 옮겨 타세요!”

건물 옥상에 대피한 사람들은 안타까운 탄식을 지르며, 어떻게든 도와주기 위해 밧줄과 갈아탈 욕조, 고무 대야를 던졌다.

그러나 물에 떨어지는 순간 격류에 휩쓸려 순식간에 멀어졌다!

이때 거대한 탱크로리 한대가 물속에서 솟아 올라 고무 대야를 덮쳤다!

수십만 톤의 물의 힘으로 던져진 탱크로리에 직격당하는 순간.

단숨에 쪼개진 고무 대야가 조약돌처럼 날아갔다.

으아악-

캬아아악-

사방에서 비명이 터지고 사람들이 질끈 눈을 감는 순간.

우와아아아아-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박살 난 고무 대야와 하늘로 날아간 사람!

천문석은 물 위에 둥둥 떠서 소용돌이치는 온갖 잡동사니를 밟고 달렸다!

반쯤 잠긴 화물차.

빙글빙글 돌아가는 물탱크.

슬레이트 지붕과 대나무 평상.

어린이 욕조와 플라스틱 장난감들.

……

온갖 잡동사니를 밟고 달려가로등에 걸려 있는 부러진 가로수로 뛰었다.

“안 돼요! 거기 막다른 곳이에요!”

다급한 외침이 터지고, 사방에서 탄식이 이어질 때.

앙상한 가지가 뚝뚝 떨어져 나가고 가로수에 걸린 커다란 천이 치워지자 생각지도 못한 물건이 모습을 드러냈다.

순간 섬처럼 솟은 건물, 빌딩에서 몸을 내밀고 이 모습을 보던 사람들이 일제히 외쳤다!

“오리배!”

“오리배!”

……

한강에 있어야 할 오리배가 가로수에 걸려 있었다!

곧 가로수에 걸린 오리배가 격류를 타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리배는 마치 모터라도 달린 듯 빠른 속도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천문석은 내력을 끌어올려 페달을 밟았다.

붕붕, 붕붕붕-

비효율적인 동력전달 방법이지만, 부력의 수준이 고무 대야와는 차원이 달랐다!

오리배는 쭉쭉- 격류를 헤치고 나아가 순식간에 김철수 발명가가 있는 빌딩에 도착했다!

천문석은 단단히 오리배를 고정하고, 왼손에 잡힌 흑요석 헤드를 건물로 던졌다.

푹-

단숨에 외벽을 뚫고 박힌 흑요석 헤드!

천문석은 바로 밧줄을 잡고 외벽을 올라, 깨진 창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단숨에 옥상으로 달렸다.

잠시 후 내려온 천문석은 김철수 발명가와 함께 있었다.

“이거 진짜 괜찮을까?”

오리배를 본 김철수 발명가가 핼쑥한 얼굴로 격류가 몰아치는 시가지를 바라봤다.

김철수는 발로 페달을 밟는 오리배로 저 격류를 뚫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천문석은 확신을 담아 말했다.

“저 오리배 완전 전문갑니다! 전에 알바 한 적도 있어요! 그리고 여기서 빠져나갈 다른 방법도 없습니다.”

천문석의 말이 맞았다.

시계를 과거의 자신에게 주어서 힘이 확 까인 상황.

여기서 빠져나갈 다른 방법은 없었다.

김철수 발명가는 바로 오리배에 탔고, 천문석은 고정한 밧줄을 풀고 배를 강하게 밀고 올라탔다.

쿠르르릉-

소용돌이치는 격류에 휩쓸려 요동치는 오리배!

“이 소용돌이를 벗어나 물살을 타면 금방 이동할 수 있습니다! 페달보다 떨어지지 않는 것에 집중하세요!”

“알았다!”

외침과 동시에 천문석과 김철수 발명가 두 사람은 힘차게 페달을 돌렸다.

훙훙, 훙훙훙-

거센 저항이 걸린 오리배 페달!

그러나 수많은 알바로 단련된 천문석은 힘이 아닌 요령으로 일을 하는 것에 있어서는 전문가였다!

힘이 아닌 요령으로 페달을 밟는다!

한 번에 강한 힘과 내력을 담는 게 아니라!

면면부절!

끊이지 않게, 부드럽게, 리듬을 담아서!

오리배는 원을 그리는 격류를 비스듬히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라탔다!

섬이 된 건물과 빌딩 사이, 거센 격류가 직선으로 흐르는 물길이 된 8차선 도로 위로!

물길에 올라타 한숨 돌린 순간.

광화문 빌딩에서 통신이 들어왔다.

=천문석! 야, 지금 어디야!? 들려!?

추이린 수석 연구원!

“추 수석님! 들립니다! 추 수석님도 들리세요!?”

곧 인이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들려! 어디야? 김철수 발명가님 찾았어!?

“김철수 발명가님이랑 이동 중이에요! 레이 님은요?”

=레이한테 연락 왔어! 걔도 몇 분 안에 출발한 데!

“마법 회로 조정……?”

=내가 할 수 있는 건 끝냈어! 남은 건 좌표 설정인데 이건 김철수 발명가님이 와야 해.

천문석은 바로 김철수 발명가를 봤다.

“마법 회로 조정 끝나고 좌표 설정 남았다네요!”

힘차게 오리배 페달을 돌리는 김철수 발명가가 고개를 끄덕였다.

“좌표 설정은 오래 안 걸려. 빌딩에 도착하면 최종 점검하고 좌표 따면 바로 넘어갈 수 있다!”

“좌표 설정은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하시네요! 광화문에 도착하면 바로 문 열 수 있습니다! 레이 님 어디 다른 곳으로 새지 못하게 꼭 잡아 두세요!”

=알았어! 빨리 와!

통신을 끊은 천문석은 번쩍 고개를 들어 앞을 봤다.

쿠르르르릉-

8차선 도로 위를 직선으로 흐르던 거센 격류가 반시계방향으로 원을 그리는 게 보였다!

저 원을 그리는 격류에 휩쓸리면 마포구를 한 바퀴 돌아 한강으로 튕겨 나간다!

저 격류를 뚫고 동쪽, 서울역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천문석은 빠르게 가까워지는 탈출 지점을 가리키며 외쳤다.

“김철수 발명가님! 저기서 동쪽으로 빠져나가야 합니다! 제가 신호하면 전력으로 페달 돌리세요!”

“알았다!”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김철수 발명가!

곧 탈출 지점이 가까워지고 오리배가 거칠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물 위, 물 아래!

온갖 잡동사니가 오리배에 충돌한다!

쿵, 쿠쿵, 쿵쿵-

천문석은 위협적인 물체들만 흑요석 헤드로 박살 내고, 강철봉으로 밀어내며 타이밍을 잡았다.

덜덜, 덜덜덜덜-

발을 올린 오리배 페달이 격류에 미친 듯 진동하던 어느 순간.

감이 왔다.

“지금입니다!”

외침과 동시에 천문석은 묵직한 저항이 걸린 오리배 페달을 내력을 실어 돌렸다.

삐걱, 삐걱-

며칠째 쉴 새 없이 구른 몸이 오리배 페달처럼 비명을 지른다!

그러나 이게 마지막이다!

이 격류만 탈출해 광화문에 도착하면 바로 집으로 돌아간다!

그냥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대박의 꿈, 아니 ‘현실’을 가지고 돌아간다!

으아악-

천문석은 오리배 페달을 돌리며 힘을 쥐어짜기 위한 단어 들을 외쳤다.

“으아악- 건물주!”

“으아악- 땅 주인!”

“으아아악- 서리 늑대!”

“으아아아악- 의인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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