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445화 (446/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445화>

“…….”

-……

한 헌터와 재앙급 마수가 서로를 마주 보며 침묵하고 있었다.

헌터, 천문석은 느꼈다.

재앙급 마수, 서리 늑대의 뚫어지게 바라보는 시선을!

놀랍게도 이 시선에서 목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우리 길 잃었냐?’

하하하하-

“야, 그럴 리가 없잖아!? 누가 서울에서 길을 잃어?”

천문석은 웃음부터 터트리고 어이없다는 듯 반문했다.

그리고 재빨리 주위를 살폈다!

복잡하게 뒤엉킨 밤의 골목길.

화염과 연기가 곳곳에서 치솟고 있다!

‘젠장! 도대체 여기가 어디야!?’

한번 방향 감각을 잃자 지금 있는 위치가 어딘지 전혀 분간이 안 됐다!

게다가 언제부턴가 주위에서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아 길을 물을 사람도 없다!

그냥 사람이 나올 때까지 무작정 달려 볼까?

문득 생각할 때.

컹-

서리 늑대가 한번 짓더니 앞장서 달리기 시작했다!

“사람 발견한 거야!?”

천문석은 반색해서 서리 늑대를 따라 달렸다.

복잡한 골목길을 달리길 10분!

가구와 의자, 벽돌을 쌓아 만든 바리케이드가 나타났다.

사람이 만든 인위적인 흔적!

“잠깐만 여기서 기다려!”

천문석은 서리 늑대를 대기 시키고 바로 바리케이드를 넘어 골목 너머 큰길로 나갔다.

그리고 굳어 버렸다.

“이게 뭐야!?”

깨끗하게 치워진 넓은 도로 위.

일성각, 청화루, 서울 상회, 미니 슈퍼…….

여러 상호가 인쇄된 배달 오토바이와 쇼바를 올리고 마후라에 구멍을 뚫어 놓은 폭주 오토바이까지!

부아아아아아앙-

수십 대의 오토바이가 굉음을 내며 넓은 도로를 질주하고 있었다.

그 뒤에 수많은 코볼트 무리를 끌고서!

* * *

도로를 질주한 오토바이가 도로 끝 바리케이드가 쳐진 곳에서 멈췄다!

끼에에에엑-

순간 뒤를 따라 달리던 코볼트 무리가 괴성을 지르며 돌진하기 시작했다!

속도 차이로 인해 넓게 퍼져 수십 무리로 뭉쳐서 돌진하는 코볼트 무리들!

부앙, 부앙, 부아아앙-

이때 도로 끝에 멈춰있던 오토바이가 일제히 코볼트 무리들을 향해 달렸다!

끼에에에엑-

코볼트 무리가 괴성을 지르며 몽둥이를 들어 올리는 순간.

부아아아아앙-

오토바이들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오히려 가속했다!

충돌 직전!

끼이익, 부앙, 부아앙-

오토바이들은 묘기 하듯 급회전해 코볼트를 툭 툭 치며 스쳐 지나갔다!

콰아앙, 끼에에엑-

코볼트가 비명을 지르며 볼링핀처럼 나뒹구는 순간.

오토바이를 탄 폭주족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우와아아아! 스트라이크!”

“따라와라! 새끼들아!”

“내가 매드 맥스다!”

“끼요오오옷!”

끼에, 끼에엑-

사방으로 나뒹군 코볼트가 다급히 일어나 뒤를 쫓으려 했지만.

부아아아앙-

옆에서 튀어나온 오토바이들이 코볼트를 짓밟고 달렸다!

콰드드득-

섬뜩한 뼈 부러지는 소리가 울려 퍼지자 사방에서 다시 한 번 환호성이 터졌다!

“으하하하하!”

“모두 박살 내자!”

“오늘 폭주 최고네!”

“이게 밀레니엄 폭주다!”

크아아아아-

이때 전투 함성과 함께 나타난 오크 한 마리가 도로를 질주했다.

“야, 위험해!”

천문석이 반사적으로 외치는 순간.

까아앙-

오크 뒤통수로 떨어지는 쇠파이프!

부아아앙-

오토바이가 오크 뒤로 스쳐 지나가며 쇠파이프로 오크 머리통을 내려쳤다!

머리통에서 피가 솟구친 오크가 비틀거릴 때 사방에서 들려오는 굉음!

부아아아앙-

오토바이가 오크 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쇠파이프를 내려쳤다.

깡, 깡, 깡, 까아앙-

쉴 새 없이 터져 나오는 타격음!

오크는 전투 함성을 터트린 게 허무하게도.

오토바이의 운동에너지가 실린 쇠파이프에 쉴 새 없이 얻어터져 순식간에 다진 고기처럼 변해 쓰러졌다.

우와아아아아-

폭주족들이 다시 한 번 환호성을 터지는 순간.

크아아아아-

골목에서 전투 함성이 터지고 오크 무리가 저돌적으로 돌격했다!

방패에 도끼까지 든 오크 십여 마리!

십여 마리 오크가 방진을 짜서 돌진하고 있다!

“야! 피해! 쟤들은 위험하다!”

다급히 외쳤으나 이미 늦었다.

콰아앙-

돌진해 온 오크 무리와 도망치던 오토바이가 충돌했다.

으아아악-

폭주족 두 명이 한 명은 땅으로 미끄러지고 한 명은 공중으로 튕겨 올랐다.

천문석은 단숨에 달려가 튕겨 나온 폭주족을 낚아챘다.

으아악-

비명을 지르는 폭주족의 몸에 실린 여력을 흘리고 땅에 내려놓는다.

사색이 된 폭주족이 덜덜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는 동시에 천문석은 오크 무리를 향해 돌진하려 했다.

이때 다급한 확성기 소리가 건물 옥상에서 들려왔다.

[야! 빠져! 정면으로 붙지 마! 견제 시작! 벽돌 던져!]

확성기 소리가 울려 퍼지는 순간 도로 주위 건물 옥상에서 일제히 일어나는 사람들!

그리고 벽돌이 비 오듯 쏟아졌다!

쾅, 쾅, 콰아앙-

묵직한 보도블록이 쓰러진 폭주족에게 다가가는 오크 무리를 때렸다.

오크가 방패를 들고 잠시 멈춰 선 순간.

“야, 정신 차리고 뛰어! 그냥 있으면 죽는다!”

다급한 외침과 함께 건물 옥상에서 사다리가 내려지고, 몇 사람이 내려 와 비틀거리며 일어나는 폭주족을 끌고 올라갔다.

“형! 형도 빨리 올라와요!”

천문석이 구해 준 폭주족이 재빨리 몸을 돌리며 외쳤다.

어느새 천문석이 있는 곳에도 사다리가 내려진 상태!

“먼저 올라가! 난 저 오크들 견제…….”

말이 끝나기도 전에 확성기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화염병 투척 준비!]

“화염병 투척 준비!”

“화염병 투척 준비!”

……

사방에서 복창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확성기에서 외침이 터졌다.

[투척!]

휙, 휙, 휙-

건물에서 날아가는 십여 개의 불붙은 유리병들!

오크가 방패로 막는 순간 유리병은 단숨에 깨졌다!

촤아아악-

순간 화염이 미끄러지듯 방패 위로 퍼져 나가 밀집한 오크 무리 위로 뿌려졌다.

끄아아악-

끔찍한 비명이 들려올 때.

옥상 난간에 확성기를 든 여자가 나타나 외쳤다!

[투척 중지!]

[투척 중지!]

“투척 중지!”

“투척 중지!”

……

[사수조 출동!]

[사수조 출동!]

순간 주위 건물의 굳게 닫혀 있던 철문이 열리고 함성이 터져 나왔다.

우와아아아-

하이바를 쓴 20여 명의 남자가 1미터가 훌쩍 넘는 쇠파이프로 아스팔트에 긁으며 돌진했다!

스르르르렁-

섬뜩한 소리가 울려 퍼지고 쇠파이프가 만들어 내는 수십 개의 불꽃이 아스팔트 위를 달린다.

화염을 뒤집어쓴 오크 무리를 향해서!

그리고 사거리에 닿는 순간.

으아아악-

달려온 힘과 속도!

기세를 모두 실어 쇠파이프를 내려찍었다!

쾅, 쾅, 콰아앙-

일격에 방패를 쪼갠 쇠파이프에 뼈가 부러지고 살이 으깨졌다!

화염병을 맞은 오크들은 제대로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돌진력을 실은 쇠파이프 공격에 전신이 아작나 죽었다.

“…….”

생각지도 못한 광경에 천문석이 멍하게 바라보는 순간 확성기 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야! 폭주족들! 너희는 정찰 위주로 움직이라니까!]

[아저씨들 나오세요! 바로 바리케이드 쌓아서 안전지대 만들고 옆 동네로 넘어갑니다!]

쿵, 쿵, 쿵-

순간 도로 주위 건물의 굳게 닫힌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손수레에 자재와 공구를 담은 사람들이 전장을 정리하고 골목과 도로를 가구와 의자를 엮어 막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들의 감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역시 쌀집 딸이 똑똑하다니까!”

“괜히 대학을 보내는 게 아니라니까.”

“그러게 말야. 운동한다더니 머리도 좋네!”

“쌀집 딸이 운동했어?”

“쯧쯧쯧- 그 운동이 그 운동이 아냐.”

“내가 듣기로는 무슨 고시 준비한다고 하던데?”

……

전장을 정리하는 사람들이 난간에 선 젊은 여자를 가리키며 연신 감탄했다.

천문석도 감탄했다.

몬스터가 나타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렇게 싸운단 말인가!?

오토바이로 몰아와.

벽돌 투척으로 저지하고.

화염병으로 태우더니.

사수대란 조직을 출동시켜 쇠파이프로 아작냈다!

마치 수십 번 시가전을 치렀던 것처럼 유리한 지형과 기동력, 화염병과 언제나 유효한 타격력을 이용해 몬스터를 유인해 순식간에 박살 냈다!

코볼트뿐만 아니라 방진을 짠 오크까지!

지휘관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대단했다.

천문석은 감탄스러운 얼굴로 주위를 바라봤다.

굳게 닫힌 문이 열리고 옥상에 사다리가 걸쳐진다.

이곳에서 나온 사람들이 재빨리 움직여 불을 끄고 던졌던 벽돌을 회수하고 있다.

게이트가 열린 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몇 년은 사냥터에서 구른 베테랑 헌터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과연 세기말 한국인, 빨리빨리의 민족!

뭔가를 던지고, 빨리빨리 만드는 데는 일가견이 있는 한국 사람들다웠다!

이때 옥상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기 아저씨!”

“네? 저요?”

문득 고개를 들자 확성기를 든 여자가 손짓했다.

“아저씨가 제 동생 구해 줬죠!?”

“동생이요?”

반문하는 순간 불쑥 튀어나온 남자가 손을 흔들었다.

“형! 저예요! 아까 땅에 갈릴뻔한 거 잡아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순간 여자가 튀어나온 남자의 귀를 잡고 흔들었다.

“이게 뭐를 잘했다고! 너 오토바이 한 번 더 타면 어떻게 한다고 했어!”

“으악- 큰 누나! 귀! 귀 떨어져! 잘못했어! 이제 오토바이 안 탈게!”

천문석은 바로 알아봤다.

오토바이로 달리다가 오크에게 걸려 튕겨 나온 남자다!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여자에게서 외침이 들려왔다.

“아저씨 고마워요! 올라오세요! 뭐 필요한 거 있으면 가져가세요!”

“감사합니다!”

천문석은 바로 옥상으로 올라가 용건부터 말했다.

“1호선 신설동역이 어딘가요? 제가 그쪽으로 가고 있는데……?”

여자는 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방향으로 20분쯤 가시면 신설동역 나오는데. 지금 거기 사람만 한 공룡 튀어나와서 난장판이에요. 해 뜰 때까지 여기 계시는 게 나을 텐데요?”

사람만 한 공룡!

처음 싸웠던 몬스터, 랩터다!

랩터는 오크와 비슷한 수준의 하급 몬스터지만, 날카로운 갈고리발톱과 엄청난 점프력, 무리 사냥으로 위험도가 높다.

제대로 된 장비와 전술이 없으면 쉽지 않은 몬스터다.

그러나 지금 천문석의 수준에서는 고블린보다 못한 게 랩터였다.

“아뇨 괜찮습니다. 꼭 가봐야 해서. 전 그럼 이만!”

천문석은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 바로 몸을 돌렸다.

“잠시만! 그럼 이거라도 가져가세요!”

여자는 다급히 천문석을 잡더니 손에 쇠파이프와 목장갑을 쥐여 줬다.

쇠파이프라고 생각할 수 없는 묵직한 무게가 손에 걸렸다.

천문석의 시선을 느꼈는지,

피식 웃으며 설명하는 여자.

“그 헬스장 강철봉보다 이게 나을 거예요. 안에 시멘트 채워 넣었어요. 이거 끌고 달려가서 체중 실어 내려찍으면! 방패건 뭐건 한방입니다!”

흐흐흐흐-

지휘관 여자는 살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역시, 세기말!

대학생도 상상 이상이다!

“아뇨 괜찮습니다. 이 헬스장 강철봉 쓸만하거든요.”

재빨리 사양하고 바로 달려가려는 순간 눈에 밟히는 게 있었다.

목장갑!

사람들이 목장갑을 끼고 싸우고 있었다.

헌터업 안전교육에서 세뇌가 될 정도로 들었던 이야기가 목장갑 끼고 몬스터랑 싸우다가 손이 작살난 헌터들 이야기!

지금 시대에는 포션도 없고 병원도 곧 과부하가 걸릴 테니 손가락이라도 날아가면 그대로 끝장이다.

이때 철사 뭉치와 나무젓가락이 보이고, 안전교육 강사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얼핏 기억났다.

초창기 헌터들이 만들어 사용한 간이 안전 장갑!

천문석은 목장갑과 철사 뭉치, 나무젓가락을 들고 여자에게 말했다.

“목장갑 위에 이렇게 나무젓가락을 대고 철사를 감고, 다시 이 위에 목장갑을 끼면 간이 안전 장갑 만들 수 있습니다.”

“네? 갑자기 그게 무슨?”

너무나 뜬금없는 이야기에 지휘관 여자는 반문했다.

“이게 정말 뜬금없는 이야긴데. 이렇게 만든 간이 안전 장갑이 진짜 효과가 좋아요! 꼭 사용하시고 손가락 안전 지키세요! 그럼 전 그만 가보겠습니다! 앗! 저 화염병 몇 개만 가져가겠습니다!”

천문석은 화염병을 몇 개 챙겨 옥상을 달렸다.

그리고 단숨에 난간에서 10미터 너머 건물을 향해 뛰었다.

으아악-

꺄아아-

다급한 비명이 터질 때.

천문석은 휘파람을 불었다.

휘이이익-

순간 골목에 숨어 있던 서리 늑대가 몇 번 벽을 박차고 단숨에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탁-

천문석은 가볍게 서리 늑대 등을 밟고 뛰어 건물 옥상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다시 달렸다.

이렇게 옥상에서 옥상으로 직선으로 달리길 15분!

새 울음소리를 닮은 랩터의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빠르게 커졌다!

끼이이이-

끼이이익-

……

이제는 울음소리만 들어도 랩터 수와 상황이 가늠됐다.

10마리 내외!

게다가 이 울음 사냥감의 정신을 빼놓기 위한 전투 울음이다!

랩터 무리가 누군가를 사냥하고 있다!

난장판이 된 서울에서 랩터가 노릴 사냥감이면 사람일 가능성이 컸다.

천문석은 달리는 속도를 높였고,

곧 시야가 트이고 랩터 모습이 보였다!

난장판이 된 도로 위!

불타는 화물차를 등진 피투성이 남자가 주위를 포위한 랩터와 대치 중이다!

“숨어서 따라와라!”

서리 늑대에게 지시한 천문석은 가스관을 잡고 단숨에 미끄러져 도로를 달렸다.

이때 랩터 한 마리가 남자에게 달려드는 게 보였다!

“조금만 버텨요!”

천문석이 외치는 순간.

남자는 랩터와 싸우기 시작했다.

* * *

팟-

랩터가 파고드는 순간 왼팔에 둘둘 감은 겨울 코트를 내준다.

콰드드드득-

랩터가 본능적으로 코트를 물고 늘어질 때.

번개같이 그 목을 대검으로 찌르고 비틀어 뽑았다!

촤아아악-

피가 쏟아지는 순간 좌우에서 동시에 돌진하는 랩터!

재빨리 몸을 날려 피했지만, 랩터 꼬리에 발이 걸리고 엄청난 고통이 쏟아졌다.

우드득-

땅을 디딘 발목이 돌아가고 데굴데굴 바닥을 구를 때.

휘익, 휘이익-

날카로운 갈고리발톱 남자가 있던 공간을 난도질했다!

천우신조!

이를 악물고 데굴데굴 바닥을 굴러 포위를 빠져나오려는 순간 펄쩍 뛴 랩터가 떨어졌다!

쾅, 쾅, 콰지직-

단숨에 파여나가는 아스팔트!

쉴 새 없이 바닥을 굴렀지만, 곧 기름 화염에 막혔다!

“……!”

하늘에서 떨어지는 랩터의 노란 눈과 마주치는 순간.

남자는 이를 악물고 화염 속으로 굴러 들어갔다.

이때 발목을 잡아당기는 엄청난 힘!

쓰으으윽-

몸이 단숨에 아스팔트 위로 끌려 나오는 동시에.

쾅쾅, 쾅, 콰지직-

떨어진 랩터의 발톱이 아스팔트를 박살 냈다!

그리고 자신을 구해 준 사람이 보였다.

얼굴에 천을 두르고 헬스장 강철봉을 든 사람!

“……도망! 위험…….”

완전히 잠긴 목으로 외치는 순간.

강철봉이 빙글 뒤로 날아가고 달려드는 랩터 머리가 수박처럼 으깨졌다.

“어…….”

그리고 이 사람은 가볍게 앞으로 걸으며 헬스장 강철봉을 휘두르기 시작한다.

휭, 휭, 휭-

얇은 회초리처럼 가볍게 움직이는 헬스장 강철봉에 닿는 순간.

쾅, 쾅, 으드득-

단단한 머리가 수박처럼 터지고, 날카로운 갈고리발톱이 단숨에 부러져 날아갔다!

그러나 랩터 무리는 저돌적으로 공격해 들어왔다.

펄쩍 뛰어내려찍고, 엄청난 힘으로 돌진해 번뜩이는 갈고리발톱을 휘두른다!

그러나 단지 걸을 뿐인 사람에게 랩터의 공격은 거짓말처럼 닿지 않았다.

쾅, 콰앙, 으드득-

일방적으로 랩터가 박살 나 죽는소리만 울려 퍼졌다.

마지막 랩터가 다급히 몸을 돌려 펄쩍 뛰어 도망치는 순간.

발로 차올린 돌덩이를 헬스장 강철봉으로 때린다!

깡-

엄청난 속도로 날아간 돌이 랩터의 몸통을 꿰뚫었다.

자신이 한 시간이 넘게 도망치던 랩터 무리가 모두 죽는 데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

이때 헬스장 강철봉으로 순식간에 랩터를 박살 낸 사람이 빙글 몸을 돌렸다.

“괜찮습니까?”

이 목소리를 듣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말이 튀어 나갔다.

“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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