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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442화 (443/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442화>

먹구름이 몰려들어 별빛이 사라진 밤하늘.

이 밤하늘에서 누구도 알아채지 못한 우렛소리가 울려 퍼질 때.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는 존재가 있었다.

새마을 모자와 형광 조끼를 입고 배낭을 멘 채 광화문 도로 앞에 멈춰있는 존재.

재의 기사였다.

엄청난 인파에 막혀 광화문으로 다가가지 못했던 재의 기사.

하지만 사람들이 모두 사라졌는데도 재의 기사는 움직이지 않았다.

재의 기사의 텅 빈 투구에는 이글거리는 불꽃이 떠올라 있었다.

‘느껴진다!’

마치 수문을 연 것처럼 엄청난 마력장이 세상으로 쏟아지고 있다.

마력장, 세계와 존재의 본질을 잇는 매질이 세상에 채워지자.

전신을 꽁꽁 싸맨 두꺼운 구속복이 풀린 것처럼 감각이 살아난다.

하늘로 모여드는 먹구름과 여기서 휘몰아치는 강대한 마력!

곧 엄청난 벼락 폭풍이 게이트에서 나온 몬스터들에게 쏟아진다!

그리고 세상에 마력장이 채워지며 도전자의 위치가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

재의 기사의 시선이 오른쪽으로 뻗은 도로로 움직였다.

이 도로를 따라가면 도전자를 만날 수 있다.

도전자의 위치를 알게 된 순간 서약의 힘이 움직였다.

이 거대한 도시를 자유롭게 걸었던 의지는 사그라지고, 불의 서약대로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 ]

문득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핀다.

비명을 지르는 도망치는 사람들.

철 마차를 이어 만들어 낸 간이 방벽.

간이 방벽으로 돌진하는 마수와 몬스터.

그 뒤 하늘 높이 솟아 멈춰 선 거대 괴수.

……

재의 기사는 영혼육백 존재의 본질을 모두 바친 불의 서약을 했다.

기억과 감정 모두 타 버리고 하얀 재만 남았기에 이제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

남겨진 것은 불의 서약과 의무뿐!

그런데도 재의 기사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순간 서약의 힘이 강제로 갑옷을 움직였다.

쿵-

도전자가 있는 방향으로 내딛는 발걸음.

쿵, 쿵, 쿵-

곧 재의 기사는 도전자를 향해 걸었다.

[…… ]

이 순간 타 버린 하얀 재 속에서 깨어나는 게 있었다.

아주 작은 온기.

이 온기가 느껴지는 순간 문득 한 사람의 모습이 기억난다.

재의 숲, 무기의 벌판에 홀로 찾아온 남자다.

털가죽 망토 위에 세 자루 창을 짊어지고, 나무 방패와 고색창연한 원대륙 검을 든 남자.

남자는 자신을 물끄러미 보다가 원대륙 검을 들어 하나의 검술을 펼쳤다.

일곱 개의 별을 그려내는 검술!

이 검술을 떠올리는 순간 완전히 재가 되어 사라졌다고 생각한 기억이 떠올랐다.

하늘에서 추락하는 거대한 섬.

무한한 천공으로 뻗은 탑에 들어가는 군단.

이상을 배신한 마법사들이 일으킨 마도 전쟁.

이 마도 전쟁으로 인간, 수인, 엘프, 노움, 드워프, 어인…….

지성 있는 모든 존재, 인류를 아우르는 ‘대협약’이 깨졌다.

대협약, 제국의 이상이 깨지는 순간.

대륙에 세워진 모든 마탑과 타이탄이 빛을 잃었다.

찬란한 인류 문명의 빛을 밝혔던 제국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일개 기사에 불과했던 자신은 무너지는 제국을 지킬 수 없었다.

그래서 선택했다.

영혼육백 모든 것을 바치는 불의 서약으로 죽음을 넘어서 영원히 기사들을 길러내겠다고!

쿵-

재의 기사는 걷던 몸을 멈췄다.

텅 빈 투구 속 이글거리는 불꽃에 이성의 빛이 되살아나는 순간.

불의 서약 이전에 했던 맹세가 완전히 타 버린 재 속에서 살아났다.

제국 기사 서임식.

돌과 철과 함께 바친 맹세.

‘문명의 불꽃을 지키겠다.’

재의 기사는 무장 벨트에 걸린 롱소드를 잡았다.

이 롱소드가 서임식에서 바쳤던 철의 맹세다.

철의 맹세를 잡는 순간 불현듯 돌의 맹세로 바친 이름이 기억났다.

하이브리온!

가문의 이름을 떠올리는 순간 검보다 먼저 마음에 새기는 하이브리온의 가훈이 재 속에서 살아났다.

황제 폐하의 검이 되어 그 적을 박살 낸다!

삶과 죽음, 그 모든 것을 바쳐서!

재의 기사는 몸을 돌려 광화문 게이트에 자리한 거대 괴수를 향해 걸었다.

불의 서약을 어기는 순간 재만 남은 몸이 타올라 불티가 흩날리기 시작했다.

엄청난 고통이 쏟아질 때.

재의 기사는 불의 서약에게 말했다.

[서약대로 도전자와 싸울 것이다.]

[큰 시련이 진정한 기사를 키우는 법!]

[도전자에게 합당한 시련을 만들고 도전자를 부르겠다.]

롱소드를 뽑아 마수와 몬스터, 우뚝 솟은 거대 괴수를 겨누는 재의 기사.

파스스슥-

롱소드에서 유형화된 오러 가 치솟는 순간.

쿵-

재의 기사는 강철의 폭풍이 되어 돌진했다.

* * *

경복궁 너머 북쪽에서 포성과 총성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이때 광화문 앞에 세워진 진압 버스는 밀어붙이는 몬스터와 막아 내는 전·의경 사이에 끼어 뒤집힐 듯 요동치고 있었다.

으아아악-

전·의경들이 악을 지르며 밀어붙일 때 그 뒤에선 경찰들이 외쳤다.

“버텨! 조금만 더 버텨라!”

“포성 들리지!? 아군이 밀어붙이고 있다!”

“곧 101경비단, 603부대에서 지원 온다!”

“지원 부대가 곧 도착한다! 힘을 내서 버텨라!”

으아아악-

전·의경들은 다시 한 번 악을 지르며 들썩이는 진압 버스를 밀어붙였다.

그러나 본청과 통화 중인 경비과장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 광화문 방향으로 병력을 보낼 수 없다! 지금…….

경비과장은 경복궁에 생겨난 빛의 문을 바라봤다.

광화문 앞에서 진행된 새천 년 행사 중 생겨난 빛의 문에서 외계 생명체가 쏟아진 초유의 상황!

경복궁 주위에는 항시 주둔 중인 경찰과 군부대 수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경찰 부대와 군부대는 같은 곳으로 움직였다.

경복궁 앞 광화문이 아닌, 경복궁 뒤쪽 청와대로!

청와대 앞에 전선을 만들고 빛의 문에서 나타난 외계 생명체를 사살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얼핏 봐도 상황은 좋지 못했다.

경복궁 너머에서 들려오는 포성과 총성이 조금도 가까워지지 않는다!

쏟아지는 외계 생명체를 밀어붙이지 못하고 간신히 막아 내고 있다!

이때 엄청난 포효와 폭음이 동시에 터졌다.

크아아아아아-

경복궁 북쪽 하늘이 붉게 물들고, 무언가 날아와 광화문 성벽을 때렸다.

콰아아아아앙-

단숨에 성벽을 무너뜨리고 아스팔트를 갈아엎으며 멈춘 물체는 탱크 포탑이었다.

“…….”

이때 휴대폰 너머에서 길게 이어지던 이야기가 마무리됐다.

=지금 위가 뚫리게 생겼어! 광화문으로 보낼 여유 병력은 없다! 현장에서 적절히 판단해서 대응해라!

경비과장이 전화를 끊는 순간 사방에서 기대 어린 시선이 쏟아졌다.

무전기를 든 경찰 간부.

방석복을 입고 진압 방패를 든 전·의경들.

새어 나오는 외계 생명체를 때려잡는 경찰 기동대.

경비과장은 무표정한 얼굴로 지시했다.

“직원들 방패 잡아라. 전경대, 기동대 뒤로 빼낸다.”

“……네?”

“그게 무슨?”

당황한 목소리가 이어질 때.

경비과장은 군 복무 중인 전·의경들을 향해 외쳤다.

“군 복무 중인 귀관들은 충분히 임무를 수행했다! 방패를 경찰에게 넘기고! 바로 몸을 돌려 달려라!”

그리고 달려가 방패를 받아 진압 버스를 밀어붙이며 외쳤다.

“방패 잡아 새끼들아!”

화들짝 놀란 경찰이 방패를 잡고 전·의경이 하나둘 뒤로 빠졌다.

진압 버스가 당장이라도 뒤집힐 듯 요동칠 때 경비과장은 외쳤다.

“달리라니까! 명령이다! 뒤로 돌아 뛰어!”

전·의경들이 몸을 돌려 달리는 순간.

경비과장은 방패를 든 경찰들에게 외쳤다!

“5분이다! 우리는 5분만 버티고 도망친다!”

5분 동안 버티지는 못했다.

전·의경들이 광화문 도로를 반쯤 달렸을 때 진압 버스 한 대가 엄청난 힘에 밀려났다.

끼이이익-

벌어진 차 벽 사이!

3미터가 넘는 녹색 거인이 나타나고 외계 생명체가 쏟아져 나왔다!

다급한 비명과 외침이 사방에서 터졌다.

“방패 들어!”

“밀어붙여! 공간 주지 마라!”

쿵쿵쿵쿵-

이때 대지를 울리는 육중한 진동이 등 뒤에서 들려왔다.

“도망치라니까!”

전·의경들이 돌아왔다고 생각해 몸을 돌리며 외친 순간 보였다.

빛바랜 새마을 모자를 쓰고, 담요를 걸친 몸 위에 배낭을 멘 노숙자 같은 행색의 사람이 달려 오고 있었다.

어둠을 사르는 빛나는 검을 들고!

이 사람은 주저 없이 밀려난 진압 버스 틈으로 돌진했다.

파슥-

섬광이 번뜩이는 순간 비명조차 없이 박살 나는 녹색 거인과 외계 생명체들!

쿵-

굉음이 울려 퍼지는 순간.

강철의 폭풍이 밀려드는 외계 생명체를 향해 몰아쳤다.

섬광이 터질 때마다 수십 개의 목과 사지가 나뒹굴고 폭발하는 피가 비처럼 쏟아진다!

전신에 피를 뒤집어쓴 채 학살하듯 외계 생명체를 꿰뚫는 존재!

이 존재의 전신에서 불꽃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섬광과 불꽃을 휘감은 존재는 경복궁 위에 우뚝 솟은 거대 괴수를 향해 직선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같은 인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위용에 경찰들은 넋을 놓고 이 모습을 봤다.

그러나 외계 생명체의 밀도가 빠르게 높아지며 어느새 움직임이 점차 느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방에서 해일처럼 밀려 오는 외계 생명체에게 삼켜졌다!

깊은 탄식이 흘러나올 때 수천 개의 확성기에서 터져 나온듯한 거대한 외침이 하늘에서 울려 퍼졌다.

[눈감고 엎드려라!]

깜짝 놀라 질끈 눈을 감고 몸을 던질 때.

눈꺼풀을 꿰뚫고 쏟아지는 섬광에 시야가 하얗게 타들어 갔다.

콰아-

첫소리가 울리는 순간 이미 청각은 마비되고. 아스팔트 위에 떨어진 몸으로 엄청난 충격파가 밀려 왔다.

쩡, 쩡, 쩡, 쩡-

하늘이 깨지는 굉음이 쉴 새 없이 터지고 하늘 가득 몰려든 먹구름에서 태어난 번개가 천지를 하얗게 물들였다.

준비를 끝마친 1세대 헌터 추이린의 하얀 번개가 게이트에서 쏟아진 마수와 몬스터 무리를 직격했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체액이 끓어올라 터지고!

줄기줄기 뻗어 나가는 뇌전의 가지에 스치기만 해도 검은 숯이 되어 쓰러진다!

매캐한 오존 냄새가 도로 위에 깔릴 때.

파츠츠츠츠-

새파란 구전광이 튀어나와 걸리는 모든 걸 지워 버렸다!

폭발하듯 날아가는 육체와 단숨에 녹아내리는 금속 무기!

마수와 몬스터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죽어 나갔다.

압도적인 위력의 새하얀 번개 폭풍이 쉴 새 없이 몰아쳤다!

이대로 광화문 방향으로 쏟아진 모든 마수와 몬스터가 절멸 할 것만 같았다.

이 순간 거대 괴수의 포효가 울려 퍼졌다.

크아아아아아-

거대 괴수의 포효에 실린 지배력이 대기를 진동시켜 마력 결집을 흩어 버렸다!

쉴 새 없이 몰아치던 새하얀 섬광이 멈추고 시야가 돌아오는 순간.

추이린은 정제 마석을 깨뜨리고 외쳤다!

“도망쳐라!”

[도망쳐라!]

하늘이 요동치며 수천 개의 확성기에서 내지르는 듯한 음성이 터져 나왔다.

차 벽을 막고 있던 경찰들이 덜덜 떨리는 몸으로 일어나 도망치려는 순간.

불꽃이 폭발했다!

물밀듯 밀려 온 마수와 몬스터들에게 삼켜졌던 존재가 다시 나타났다.

타닥, 타다닥-

육중한 전신 갑옷에서 튀어 오르는 뇌전과 폭풍처럼 흩날리는 불꽃!

몬스터 무리를 꿰뚫던 존재는 강대한 번개가 이글거리는 검을 들고 죽은 듯 멈춰있었다.

“괜찮습니까!?”

누군가 외친 순간.

텅 빈 투구에서 불꽃이 되살아나는 재의 기사.

재의 기사는 뇌전이 이글거리는 롱소드를 내려쳤다.

콰아아아아-

부채꼴로 날아간 번개와 오러 가 닿는 모든 것을 박살 낸다!

재의 기사는 박살 나는 마수와 몬스터 무리를 향해 다시 한 번 달렸다.

어느새 새마을 모자와 배낭, 담요는 벼락에 재가 되어 사라진 상태.

육중한 전신 갑옷에서 쏟아진 불꽃이 폭풍처럼 전장을 가로지를 때.

오러 가 실린 검에서 노랫소리를 닮은 휘파람 소리가 울려 퍼졌다.

휘이이, 휘히히히-

되살아난 돌과 철의 맹세가 이 휘파람 소리가 무엇인지 알려 준다.

죽음으로 길을 열어 준 동료들에게 바치는 진혼가이자.

마경, 악신의 제단, 고대신의 차원 수많은 전장에서 울려 퍼진 진군가!

진혼진군가!

이 순간 재의 기사에게서 쏟아지는 불꽃이 거대한 날개가 되어 펼쳐졌다.

재의 기사는 단숨에 광화문을 넘어 불꽃의 날개로 날아올랐다.

화르르르르-

흩날리는 불꽃의 궤적이 거대 괴수에게로 닿는 순간.

콰드드득-

재의 기사는 거대 괴수의 팔에 오러 가 실린 검을 박아넣었다!

크아아아아아아-

거대 괴수의 고통스러운 포효가 터지고 강대한 괴수 마력장이 전신을 으스러뜨릴 듯 밀려 온다.

재의 기사는 하이브리온 가문의 검술을 펼쳤다.

하이브리온 가문의 선조가 끝없이 대륙을 방랑하는 샤에게 배운 검술!

강대한 거대 괴수 마력장 안에서 롱소드가 일곱 개의 별을 그려낸다.

핑-

첫 번째 별을 그려내는 순간.

새하얀 번개가 거대 괴수의 머리로 떨어져 내렸다.

쩡, 쩡, 쩡-

강대한 괴수 마력장이 쉴 새 없이 떨어지는 새하얀 번개에 위축될 때.

핑, 핑, 핑-

재의 기사의 롱소드가 움직여 찬란하게 빛나는 별을 그려냈다.

쉴 새 없이 떨어지는 하얀 번개가 괴수 마력장을 태우고!

재의 기사의 롱소드가 일곱 개의 별을 그려낸다!

핑, 핑, 핑-

일곱 번째 별을 만들어 내고, 일곱 개의 별을 하나로 잇는 순간 유형화된 오러 가 튀어나왔다.

유형화된 오러 가 거대 괴수의 기둥 같은 팔을 뜯어 버리듯 잘라 냈다.

콰아앙-

떨어진 팔에 경복궁 전각이 단숨에 박살 나고.

크아아아아아아-

거대 괴수의 고통스러운 울부짖음이 하늘을 뒤흔드는 순간.

어느새 땅에 내려선 재의 기사는 선연히 빛나는 일곱별이 떠오른 롱소드를 하늘을 향해 흔들었다.

휘이이이이이잉-

밤하늘에 울려 퍼지는 검명이 게이트에서 쏟아진 모든 마수와 몬스터, 거대 괴수의 시선을 모았다.

재의 기사는 지체하지 않고 달렸다!

북쪽으로!

쿵, 쿵, 쿵-

육중한 전신 갑옷의 무게가 대지를 울리고.

화르르르륵-

흩날리는 불꽃의 날개가 전장을 수놓을 때.

게이트에서 쏟아진 모든 마수와 몬스터, 거대 괴수가 재의 기사를 쫓아 달렸다.

순간 재의 기사의 의식 속에 불의 서약이 가리키는 도전자의 위치가 떠올랐다.

그러나 재의 기사는 도전자에게 달리지 않았다.

북쪽을 거쳐 동쪽, 남쪽, 서쪽 다시 북쪽으로 시계 방향으로 원을 그리며 달렸다.

곧 게이트 주위에 거대한 원이 만들어졌고, 이 거대한 원으로 흩어진 마수와 몬스터, 거대 괴수가 모여들었다.

몬스터의 격류가 그려내는 거대한 원!

넓은 도로와 높게 솟은 빌딩 사이사이로 마수와 몬스터가 격류가 되어 흐른다!

광화문 게이트에서 쏟아지는 마수와 몬스터는 이 격류를 빠져나가지 못하고 그 중앙에 계속해서 쌓였다.

하하하하하하-

광화문 빌딩 위 추이린은 이 모습을 보고 미친 듯이 웃음을 터트렸다.

투영공간에서 만난 재의 기사가 시간을 거슬러서까지 나타나!

레이드 탱커처럼 몹을 몰아주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자신이 할 일도 레이드 때와 같다.

모든 마력이 바닥날 때까지 마법을 쏟아붓는 것!

추이린은 정제 마석 세 개를 동시에 깨뜨렸다.

파슥, 파슥, 파스슥-

고농도의 액화 정제 마석이 깨지는 순간 뇌가 녹아내릴 듯한 고순도의 마력이 전신으로 밀려 온다!

추이린은 수천수만 번 짚은 수인을 다시금 짚었다.

처음 마력 각성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추이린은 단 한 가지 마법에 집중했다.

마수와 몬스터를 가장 빨리 그리고 대량으로 박살 낼 수 있는 마법!

벼락!

추이린은 자신의 특기를 펼쳤다!

파드드득-

밤하늘에 가득한 먹구름에서 지렁이 같은 뇌전이 튀어 오르고 번개의 씨앗이 충돌하기 시작했다.

쿠르릉, 쿠르르릉-

하늘을 뒤흔드는 우렛소리가 점점 커지던 어느 순간.

콰아아아앙-

다시 한 번 시야를 하얗게 태워 버리는 번개 폭풍이 쏟아졌다.

쾅, 쾅, 콰아앙-

쉴 새 없이 떨어지는 하얀 번개 속.

강대한 오러를 휘감고 마수와 몬스터, 거대 괴수를 끌고 원을 그리는 재의 기사.

재의 기사의 텅 빈 투구 속에서 이글거리는 불꽃이 생겨났다.

느껴진다!

엄청난 잠재력이 있음에도, 단 한 번도 제대로 싸우지 않고 도망치고 도망치고 도망친 도전자!

그 도전자가 이곳을 향해 오고 있다!

이 몬스터의 격류가 도전자가 뛰어넘어야 할 시련이다!

재의 기사는 세상에 채워지는 마력장을 통해 마음으로 불렀다.

[오라! 불의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도전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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