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396화 (397/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396화>

예측 불허의 사건·사고가 터지지 않다니!

삼겹살 먹다가 서울 사태가 터져 랩터와 싸운 이후 이렇게 재수 좋은 건 처음이다!

천문석은 하늘을 바라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마침내 하늘의 저울이 공평무사함을 찾았구나! 하하하-”

던전 6층 하늘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대답이 없었다.

그러나 천문석이 7층 공방 도시로 출발하는 이때.

인과의 실이 이어진 존재들이 각자의 목적을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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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 인더스트리 로롤로 이사,

재금 그룹의 박혁 이사.

두 초거대기업의 협상대표인 두 사람과 실무책임자들이 5층 물류 도시에 예정보다 하루 늦게 도착했다.

이들은 장민 대표가 준비한 서로 다른 배를 타고 7층 공방 도시로 출발했다.

로롤로 이사는 끝이 보이지 않는 강을 보며 탄식했다.

"미국에서 한국까지 하루 거리인데. 협상장까지 내려가는데 일주일이 넘게 걸린다니!"

로롤로 이사는 다음부터는 그냥 나서기 좋아하는 다른 이사를 내세우겠다고 결심했다.

시간이 너무나 아까웠다!

귀여운 앙꼬랑 놀아줄 시간도 부족한데!

이때 재금 그룹의 박혁 이사는 심각한 얼굴로 전단지를 보며 비서의 보고를 받고 있었다.

"...누가 소문을 최초 유포했는지 아직 확인이 안 됐습니다. 워낙 광범위하게 소문이 퍼져서 찾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소문 유포자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동향을 파악해서 계속 보고해라."

"네. 이사님."

비서가 나간 후 객실에 혼자 남는 순간.

박혁 이사의 심각한 얼굴이 한순간에 풀렸다.

그리고 얼굴에 떠오른 참을 수 없는 희열!

"와! 어떤 놈인지! 정말 기발하네!"

박혁은 손에 들린 묵직한 전단지 뭉치를 보며 연신 감탄했다.

부산 던전에 들어와 내려오던 중 발견한 전단지.

이 전단지가 일정이 하루 늦어진 원인이었다.

[재금 그룹 오너의 숨겨진 후계자 레이 실트!]

전단지를 보는 순간 박혁은 ‘이거다!’ 싶었다.

이렇게 들쑤시면 오너는 몰라도, 오너의 말을 전하는 숨겨진 실세는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컸다!

그룹 내의 점조직을 통해 오너의 말을 전하는 숨겨진 실세!

이번 W. S. 인더스트리와의 협상도 그 실세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

이 숨겨진 실세와 만날 수만 있다면 오너에게 말을 전할 수도 있을 거다.

오너가 오랜 시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지금, 재금 그룹 내 파벌 싸움이 점점 심해지고 있었다.

이걸 해결할 가장 간단한 방법은 오너가 모습을 드러내 이사회를 정리 하는것!

협상 장소로 가는 박혁 이사는 전단지를 뿌린 이들을 마음속으로 응원했다.

"숨겨진 후계자라니! 부디 오너가 나설 때까지 잡히지 말고 열심히 노력해라.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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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금 연구소 추이린 수석 연구원은 5층 건물 창가에 서서 증기가 피어오르는 중앙광장을 보고 있었다.

중앙광장 판석 사이에서 피어오르는 증기는 7층 공방 도시의 상징!

추이린은 이미 며칠 전에 공방 도시에 도착해서 모든 준비를 끝내고 기다리고 있었다.

목표는 저곳!

추이린의 시선이 중앙광장 북쪽에 있는 건물로 향했다.

공방 도시 중앙광장 100번지.

광장을 내려다보는 10층 건물.

이 건물이 자신이 미끼를 배송하는 장소로 지정한 목적지, 재금 그룹과 W. S. 인더스트리 두 초거대기업이 만나는 협상장이었다.

그리고 저 건물이 협상장이 된 이유를 어제 알아냈다.

저 건물은 이 공방 도시가 세워지기 전부터 분지에 존재했던 지하 유적과 이어져 있다!

건물을 협상 장소로 삼은 것은 위장일뿐 진정한 협상 장소는 건물 지하 유적일 가능성이 컸다!

이미 추적 준비는 끝난 상황.

이제는 협상단이 도착하고, 뒤이어 미끼를 가진 천문석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것만 남았다.

그런데, 변수가 발생했다.

추이린은 문득 시선을 내려 손을 봤다.

수십 장의 전단지!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 전단지들이 말하는 핵심 키워드는 이거다.

[재금 그룹 오너의 후계자, 레이 실트.]

"하필이면 지금!"

재금 그룹의 숨겨진 실세를 낚기 위한 준비를 끝내고 대기 중인데, 하필이면 지금 오너의 후계자가 나타나다니!

추이린은 지난 며칠간의 일들을 되짚었다.

김철수 사무실에 배송 물품 미끼를 전한 추이린은 바로 부산 던전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이동 수단으로 순식간에 7층 공방 도시에 도착했다.

7층의 던전 유적 위에 세워진 공방 도시는, 마력 각성자가 많기에 추이린이 숨어들기에 좋았다.

추이린은 평범한 마력 각성자로 위장한 채,

7층 공방 도시에 미리 준비한 협상 장소가 보이는 지금 있는 이곳 안가에 도착했다.

그리고 다시금 확신했다.

던전 7층 공방 도시는 보통 헌터는 오는 데만 10여 일이 걸리는 은밀한 장소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도시가 세워지기 전부터 존재한 지하 유적에서 협상이라니!

아무리 재금 그룹과 W. S. 인더스트리가 초거대기업이고 세간의 이목이 쏠린다고 해도 너무 과했다!

추이린은 직감했다.

드러난 것은 두 초거대기업의 이사들이 만나 협상하겠다는 것이지만, 재금 그룹의 숨겨진 실세가 움직일 게 확실하다고!

아니 어쩌면 숨겨진 실세가 아닌 오너가 움직일지도 모른다!

추이린은 눈을 빛냈다.

이렇게 은밀한 곳에서 하는 협상이 하루 이틀에 끝날 리가 없었다.

협상이 시작되고 천문석이 자신이 준비한 미끼를 가지고 배송 목적지, 협상장에 도착하면 분명 숨겨진 실세가 움직일 것이다!

그때 그 뒤를 추적해서 정체를 밝힌다!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오너의 후계자 레이 실트'를 찾는 전단지가 부산 던전에 뿌려지며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추이린은 머리가 복잡했다.

-지금이라도 전단지를 추적해서 오너의 후계자 레이 실트를 찾을까?

-아니면 원래 계획대로 미끼로 숨겨진 실세를 끌어내야 할까?

다행히 협상단이 도착하고 천문석이 미끼를 가지고 도착하기까지는 여유가 있었다.

천재일우의 기회!

반드시 오너의 꼬리를 잡는다!

7층 공방 도시 안가, 추이린은 복잡한 머리를 맹렬히 굴리며 다시금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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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이이잉-

거센 바람에 쌓인 눈이 날려 안개가 흩어지는 산속 갈림길.

마법사 로브를 걸친 사람이 서 있었다.

한 손에는 가죽 수첩을 다른 손에는 회중시계를 꺼내 들고.

찰칵, 찰칵-

연신 시계 용두를 누르며 수첩을 살피는 사람.

이 사람은 며칠 전 고블린 평야 북쪽에 서리 늑대를 낚을 미끼를 설치했던 김철수 발명가였다.

"여기가 맞는데?! 안개가 왜 생기다가 말아!? 왜 길이 안 이어져!! 설마, 타이밍이 늦은 건가···?"

김철수 발명가는 짙어지려다가도 번번이 바람에 흩어지는 안개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제철이 전화 그냥 쌩까는 건데···. 하, 그놈의 혈연! 하아-"

이렇게 된 이상 안개가 짙어질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김철수 발명가는 찬바람이 쌩쌩 부는 갈림길 구석 작은 바위 앞에 쪼그려 앉아 멍하니 주위를 돌아봤다.

전후좌우 어디를 봐도 산맥이 끝없이 이어지는 곳.

이곳은 부산 던전 5층과 6층을 가르는 거대한 산맥 안이었다.

사람과 동물, 마수와 몬스터 아무것도 없는 첩첩산중.

있는 것은 차가운 바람과 단단하게 다져진 눈, 얼어붙은 땅과 바위뿐이다.

휘이잉-

이 적막한 산맥에 쪼그려 앉아 있으니 오래전 이 모든 일이 시작됐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1999년 12월 31일. 23시 50분.

당시 재직 중인 회사가 광화문 광장 근처에 있었고, 부장의 명령으로 부서원 전체가 야근 중이었다.

부장 이하 부서원 전원은 광화문 광장의 밀레니엄 카운트다운 행사를 보고 있었다.

그때의 상황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새 천 년의 시작은 2001년이지 2000년이 아니지! 지금 저거 1년 먼저 카운트다운을 하는 거야! 저런 멍청한 녀석들!"

밀레니엄 행사를 같이 보자며 부서원 전원을 강제 야근시킨 부장의 어이없어하는 목소리.

‘부장님. 그렇게 불만이면 왜 강제로 동원하셨습니까?!’

자신이 마음속으로 투덜거릴 때.

신입 사원, 부사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장님. 수학적으로는 그게 맞아도 상업적, 문화적으로는 천의 자리가 '1'에서 '2'로 바뀌는 지금 하는 게 맞죠."

부장을 정면에서 들이박은 신입 사원.

“....!”

얼굴이 굳은 부장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요즘 신입 사원은 패기가 장난이 아니네? 저런 걸 X세대라고 한다지? 정말 대단해! 하, 정말 대단하다니까?”

순간 터져 나온 웃음소리.

하하하-

흐흐흐-

“맞습니다. 부장님!”

“우와! 부장님 X세대도 아시네요?!”

“역시 부장님은 신세대시라니까!”

“어서 부장님께 사과드려요!”

동료들이 웃음과 아부를 하며 애써 무마하려 할 때.

신입 사원은 고개 숙이며 말했다.

“제가 보기에는 부장님이 더 대단하신 것 같네요.”

“그래, 내가 뭐가 대단한데?”

부장이 피식 웃으며 어디 한번 말해보라는 듯 묻는 순간.

신입 사원은 한 번 더 폭탄을 던졌다.

“그 말도 안 되는 밀레니엄 카운트다운을 같이 보자고. 부장님은 부서원 전원 강제 야근시키셨잖아요? 김철수 대리님은 제주도 가족 여행도 미루셨어요.”

자신을 가리키며 말하는 신입 사원!

“....!”

폭발할듯한 침묵이 내려앉을 때,

자신은 마음속으로 외쳤다.

‘미친놈아! 제발 그만해!!’

당시에는 돌아버릴 것 같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때가 행복한 때였다.

불과 몇 분 뒤.

2000년 1월 1일 01시 00분 01초.

광화문 광장 너머 경복궁에서 최초의 게이트가 열렸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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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빛이었다.

엄청난 섬광이 번뜩인 순간.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형형색색의 빛!

형형색색의 빛은 경복궁 터에 나타난 거대한 원반에서 쏟아지고 있었다.

"저것도 밀레니엄 행사야?"

누군가 말하는 순간.

이 빛이 폭발했다!

반사적으로 부사수, 신입 사원을 낚아채 몸을 던진 순간.

콰아아아앙-

엄청난 폭음에 건물 유리창이 모조리 박살 나고 사람들이 나뒹굴었다.

그리고 공기를 떨어 울리는 포효가 터져 나왔다!

크아아아아아-

원초적인 공포를 자극하는 포효에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났을 때.

경복궁에 생겨난 거대한 빛의 원반, 게이트 앞에는 거대한 괴물이 있었다.

거대 괴수.

게이트 전쟁의 시작이었다.

당시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가족뿐!

전화는 이미 마비된 상황.

김철수는 가족이 있는 집으로 가기 위해 회사 빌딩에서 나와 바로 집으로 달렸다.

폭격이라도 맞은 듯 무너진 건물.

사방에서 들려오는 절규와 비명.

쿵, 쿵, 쿵-

마치 지진이라도 난듯한 거대한 발걸음 소리가 땅을 울리고.

크아아아아-

하늘이 무너지는듯한 포효가 빌딩 숲 사이로 들려왔다.

콰아아앙-

환하게 불을 밝힌 빌딩이 움푹 파이고 철근과 콘크리트가 쏟아지는 순간.

공포에 질린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무작정 도망쳤다.

도로는 곧 서로 충돌해 멈춰선 차들로 막혀 버리고,

사람 들은 거대 괴수의 진동과 포효를 피해 연장 운행 중인 지하철로 도망쳤다.

김철수도 지하철로 달려가 열차를 탔지만,

한계 이상으로 사람들이 태우고 달리던 열차는 곧 운행을 정지했다.

바로 열차에서 내려 지하철 선로를 걸어 마수와 몬스터가 쏟아지기 전, 간신히 한강 철교를 지날 수 있었다.

그때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침내 도착한 집은 텅 비어 있었고 식탁에는 아내가 남긴 메모 한 장만 남아있었다.

이 메모를 읽는 순간 김철수는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다.

[전화가 안 돼서 아이랑 당신 회사로 찾으러 가요. 혹시 이 메모 보면 찾으러 나오지 말고 집에서 기다려요! 당신 부모님도 이 집으로 오실 거에요!]

집안엔 급하게 짐을 챙긴 흔적이 남아있고,

주차장에 세워놨던 차도 없었다.

아내와 아이와 길이 엇갈린 상황!

괴물이 나타난 광화문으로 자신을 찾으러 간 아내를 메모대로 가만히 집에서 기다릴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다시 찾으러 가자니 이미 도로는 엉망이 된 상황,

아내와 아이들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지 짐작도 할 수 없었다.

아무것도 할수 없는 상황.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김철수는 아내가 제발 차를 돌려 집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며 한참을 우두커니 서 있었다.

띵동-

이때 현관 벨이 울렸다.

혹시 아내가 돌아왔나 싶어 다급히 현관문을 열었을 때,

문 앞에는 종이가 붙은 상자가 하나 놓여 있었다.

종이에는 짧은 문장이 적혀 있었다.

[이 상자 안에 아내와 아이를 만날 방법이 들어있다. 하지만 한번 상자를 열면 끝까지 가야 한다.]

황당한 상황.

김철수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상자를 열었고 이 상자 안에는 가죽 수첩과 회중시계가 들어있었다.

그리고 펼친 가죽 수첩 첫 장에는 아내와 아이를 찾을 방법이 적혀 있었다.

"그게 시작이었지···."

김철수는 손에 쥐고 있는 오래된 가죽 수첩과 회중시계를 다시금 봤다.

그렇게 가죽 수첩을 발견한 후 많은 일이 있었다.

노량진역에서 아내와 아이를 찾았고.

부모님과 아내와 아이, 가족들을 외가가 있는 ‘안전지대가 될’ 제주도로 보냈다.

난장판이 된 서울을 헤매고 다니며 중요 인물을 만나던 중 각성하여 마력 각성자가 됐다.

전쟁고아들을 게이트 고아원으로 데려다주고,

작은 공업사였던 재금 공업의 시작을 함께했다.

이렇게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김철수는 오래된 가죽 수첩에 기록된 일들을 하나하나 해나갔다.

그렇게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김철수는 재금 그룹의 숨겨진 실세가 됐다.

“숨겨진 실세라니!”

김철수 발명가는 자신도 모르게 실소를 흘리며 가죽 수첩을 봤다.

처음에는 무작정 가죽 수첩에 적힌 대로 따랐지만, 벌써 20년이 지났다.

마력 각성자가 됐고, 재금 그룹이라는 초거대기업의 정보망을 움켜쥐었다.

이제는 이 모든 일이 어떻게 된 건지 어렴풋이 감이 왔다.

마치 수백 년은 흐른 듯 색이 바랜 가죽 수첩과 회중시계.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

결과로 인해 시작되는 원인.

인과의 시작이 어디서부터인지는 어디까지 이어지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확실한 건 하나,

그 끝이 가깝다는 것!

문득 미소지은 김철수는 오래된 가죽 수첩을 넘겼다.

커다란 'X'자가 쳐진 페이지가 빠르게 지나가고, 내용이 기록된 마지막 한 장이 남았을 때.

김철수 발명가는 마지막 장을 보지 않고 수첩을 접었다.

마지막 한 장의 내용을 볼 필요는 없었다.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는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하하하하하-

통쾌한 웃음과 함께 마음이 너무나 홀가분해졌다.

이제 곧 해야 하는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었다.

이때 갈림길에서 안개가 자욱하게 생겨났다.

“...이어졌구나!”

김철수 발명가는 번개같이 몸을 일으켜 안개로 뛰어들어가 회중시계 용두를 눌렀다.

찰칵-

순간 자욱한 안개가 폭발적으로 일어나 김철수의 몸을 삼켜 버렸다.

김철수는 바로 앞만 보이는 자욱한 안개 속 길을 빠르게 걸었다.

그리고 갈림길이 나올 때마다.

찰칵-

회중시계 용두를 누르고 길을 선택했다.

갈림길.

찰칵-

갈림길.

찰칵-

....

김철수 발명가는 짙은 안개 속에서 나타나는 수많은 갈림길을 주저 없이 선택하여 걸었다.

짙은 안개가 서서히 흩어지며 안개 사이로 얼핏 보이는 풍경이 휙, 휙- 변해갔다.

만년설이 쌓인 산맥.

뜨거운 증기가 솟는 호수.

굽이굽이 새하얀 거품이 치솟는 급류.

지평선이 보일정도로 거대한 녹색의 초지.

....

마치 엄청난 거리를 단숨에 뛰어넘듯 풍경이 변하던 어느 순간.

김철수 앞에 산맥 속 분지에 자리한 거대한 도시가 나타났다.

곳곳에 하얀 증기를 흩날리는 증기탑이 솟아있고.

분지를 두른 산 위에 마력 통신 안테나가 설치된 도시!

부산 던전 7층, 공방 도시!

김철수는 눈앞에 나타난 공방 도시를 바라보며 웃었다.

드디어 모든 일을 마무리 지을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김철수 발명가는 마력 통신 안테나를 향해 걸어갔다.

이번 일의 핵심은 타이밍!

바로 준비를 시작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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