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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382화 (383/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382화>

의인 광장을 가로질러 도착한 총포사.

[맹호 건 스미스]

이곳에 자신의 리볼버와 마탄이 영치되어 있다!

천문석은 바로 상점으로 들어가며 외쳤다.

“영치한 리볼버 찾으러 왔습니다!”

"앗! 잠시만요. 조립식 지게 좀 나르고 있어서!"

상점 안 창고에서 들려오는 외침.

곧 창고에서 안면 있는 직원이 나와 철봉 무더기를 한쪽에 내려놓았다.

“앗! 전에 그 손님이시네요? 신동대문 가신다던?”

"하하- 네. 오랜만이네요. 그런데 그 철봉이 조립식 지게라고요?"

"아, 이거 오래전 던전에서 쓰던 조립식 지게에요. 드라마에서 보신 적 없나요? 오래전에 이렇게 연결해서 던전에서 광석이나 드럼통 나를 때 쓰는 지게인데···."

직원은 철봉을 연결해 지게를 만드는 시늉을 했고

천문석은 바로 알아봤다.

"아, 그게 조립식 지게꾼요. 그런데 그건 왜?"

"오래된 거라 사장님이 고철상에 넘기라고 해서···. 그보다 무슨 일이신가요?"

천문석은 바로 용건을 말했다.

"영치한 리볼버 찾으러 왔습니다. 마탄도 사고요."

영치증을 받은 직원이 무장 박스를 보관한 금고로 움직였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바로 가져오겠습니다."

잠시 후 돌아온 직원은 리볼버와 마탄이 담긴 무장 박스를 가져왔다.

철컥-

천문석은 잠긴 무장 박스를 열고 라이센스 마탄을 모조리 꺼내 테이블에 내려놨다.

툭-

“이 리볼버 마탄! 정품! '재금 중공 정품 마탄!'으로 교환하겠습니다! 차액만 내면 교환할 수 있죠?”

“네? 가능은 한데. 갑자기 왜?”

직원이 의아해하는 순간.

천문석은 테이블을 내려치며 외쳤다.

쾅-

“이 라이센스 마탄 때문에 신동대문에서 뒤질 뻔했습니다! 당장 재금 중공 정품 마탄 주세요!"

“네?! 아니, 라이센스 마탄도 성능은 같은데! 설마 불량인가?! 불량이면 무료로 교환 가능해요. 잠시만 확인 좀 하겠습니다. 손님!”

건 스미스 직원은 재빨리 서류를 꺼내 테이블에 놓인 리볼버 마탄과 대조하고, 마탄을 들어 자세히 살폈다.

“일련번호도 정확하고 정식 라이센스 생산품이 맞는데···. 무슨 문제가 있으셨나요?”

당황한 직원의 물음에 천문석은 바로 대답했다.

“이 라이센스 마탄! 이 리볼버에 넣어서 쐈는데! 피식, 피식- 중간에 마력광이 꺼지고! 날아가던 마탄이 툭, 툭- 떨어졌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아니 아무리 라이센스라도 총알이 날아는 가야죠!”

“어, 그럴 리가 없는데···.”

“그럴 리가 없기는! 제가 이번에 신동대문에 나타난 사슴···. 아니 거대 괴수 위에서 이 마탄 썼다가 뒤질 뻔했어요!”

“거대 괴수요?”

“네! 거대 괴수 반발장 안에서 이 라이센스 마탄 때문에 얼마나 개고생을 했던 줄 아세요?! 진짜 그때만 생각하면···.”

천문석의 이야기가 이어지자,

건 스미스 직원의 눈은 점점 커졌다.

“....!?”

거대 괴수 반발장 안에서 벌어진 격전!

평소 건 스미스 일보다 헌터 업계 소문에 관심이 컸던 직원은 연신 감탄하며 이야기를 들었다.

“진짜요?!”

“그게 정말인가요?!”

"정말로! 거대 괴수 반발장 안에서 마탄이 힘을 잃어요?!"

“진짜로! 마력광이 꺼지고. 추진력을 잃는다고요? 라이센스 마탄도 똑같다고 알고 있었는데!?”

.....

“...그렇게 된 겁니다!”

천문석의 이야기를 끝나는 순간 건 스미스 직원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물었다.

"와! 신기하네요! 그거 진짜인가요?!"

"...."

천문석은 스미스 직원을 보자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다.

아니, 건 스미스에서 일하는 전문가가 처음 알았다는 것처럼 감탄하면 어떡해!?

천문석은 테이블에 놓인 리볼버 마탄을 들고는 물었다.

"직원님. 이게 무슨 탄환이죠?"

"리볼버 마탄요?"

대답을 들은 천문석은 건 스미스 안을 훑었다.

마침 진열장 한쪽에 커다란 마탄이 놓여 있었다.

“잠시 저 커다란 마탄 좀 꺼내 주시겠어요.”

바로 커다란 마탄을 꺼내서 리볼버 마탄 옆에 놓는 직원.

쿵-

리볼버 마탄과는 비교도 안 되는 크기,

팔뚝만 한 마탄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천문석은 이 커다란 마탄에 붙은 꼬리표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거 30x173mm 개틀링 마탄이죠? 레이드에서 대형 마수나 몬스터 잡을 때 쓰는 거.”

“네. 맞아요!”

“생각해보세요. 거대 괴수 마력장 안에서 라이센스 리볼버 마탄이 피식, 피식- 꺼졌잖아요?”

“네, 그렇죠.”

쾅-

“그겁니다!”

천문석은 테이블을 내려치며 외쳤다.

“전차에다가 리볼버를 빵야, 빵야- 쏘면 당연히 팅, 팅- 튕겨 나가죠?!”

“전차! 그러니까 거대 괴수 반발장을 뚫으려면 당연히 대형 마탄! 철갑탄! 성형작약탄! 그리고 이거 같은 30x173mm를 쏴야죠!”

“딱 봐도 크기부터 차이가 나죠? 거대 괴수 반발장 안에서 이렇게 작은 리볼버 마탄을 쏘면! 당연히 마탄 마력이 순식간에 날아가 버리고 효과가 없는 거죠!”

“와! 진짜 그렇네요! 그렇게 생각하니까 말이 되네요!!”

건 스미스 직원은 감탄하여 연신 고개를 끄덕이다가 문득 고개를 갸웃했다.

“어, 그러면 재금 중공 정품 마탄도 거대 괴수 반발장 안에서는 효과가 없는 거 아닌가요?”

"네?"

"보세요. 정품 마탄도 크기는 라이센스 마탄이랑 똑같잖아요? 그럼 담긴 마력도 비슷해서 효과 없는 건 마찬가지 아닌가요?"

'....어? 이게 그렇게 되나?'

의혹도 잠시 곧 머리에 떠오르는 기억이 있었다.

거대 사슴벌레 반발장 안에서 싸웠던 김태우 중령!

헌터 부대 김태우 중령이 사용하던 특무대용 정품 마탄은 분명 제대로 발사되고 마력광도 꺼지지 않았다!

그때 김태우 중령이 자랑하던 50만원짜리 특무대용 정품 마탄을 보고 다짐했었다.

맹호 건 스미스에서 봤던, 발당 99만원짜리 더럽게 비싼 재금 중공의 정품 리볼버 마탄을 사겠다고!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그려지는 도식.

1. 라이센스 마탄 2만원.

2. 특무대용 정품 마탄 50만원.

3. 재금 중공 정품 리볼버 마탄 99만원.

[1 << 2 <<< 3]

비쌀수록 좋을 게 분명했다!

천문석은 확신을 담아 직원에게 말했다.

“아닙니다! 재금 중공 정품 리볼버 마탄은 분명 제대로 발사될 겁니다!”

건 스미스 직원은 미심쩍은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진짜로요? 정품이랑 라이센스랑 어차피 똑같은데···. 그럴 리가 없는데?”

순간 건 스미스 직원의 뒤통수를 때리는 손바닥!

따악-

으아악-

직원이 머리를 잡고 주저앉는 순간.

거친 목소리가 상점 안에 울려 퍼졌다.

“야, 그럴 리가 없기는 왜 없어!”

“괜히 헌터들이 비싼 돈 주고 재금 중공 생산 마탄을 사는 줄 알아!?”

"화약 조성은 같아도 새겨진 마력 조성은 마탄마다 다르다!"

"당연히 거대 괴수처럼 반발장이 엄청난 놈들은 마탄을 달리 선택해야지!"

"하, 건 스미스 직원이란 놈이 이런 상식도 모르다니!"

예전에 본 맹호 건 스미스의 사장, 박호가 분통을 터트리며 어이없어했다.

"손님한테 설명해야 할 놈이! 손님한테 설명을 듣고 감탄하고 있으면 어떡하냐!"

박호는 천문석에게 고개를 숙였다.

"미안하네. 이 녀석 일한 지 일 년도 안 돼서 잘 모르네. 그리고 예전 일도 사과하지."

"사과요?"

천문석이 반문하자.

박호는 라이센스 리볼버 마탄을 집어 들고 말했다.

"초짜 헌터인 줄 알았는데. 거대 괴수 반발장 안에서 싸웠다고? 이 라이센스 마탄을 가지고!? 하-"

박호는 감탄스러운 표정으로 천문석과 마탄을 보더니 금고에서 마탄 상자를 가져와 테이블에 올려놨다.

탁, 탁-

"그 리볼버에 들어가는 이 정품 마탄 사러 온 거 맞지? 재금 공업이 지금 난리라서 반품하지 못한 게 다행이네. 하하하-"

50발들이 마탄 상자에 인쇄된 [재금 중공]이란 제조사명.

처음 이세영 선생님의 리볼버에 맞는 마탄을 주문했을 때 보여준 더럽게 비싼 그 마탄이다!

발당 99만원이라는 정신 나간 가격의 마탄!

하지만 천문석은 신동대문 때 깨달았다.

괜히 헌터들이 비싼 정품을 사는 게 아니다.

아무리 비싼 물건이라도 생명보다 비싸지는 않다!

천문석은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카드를 건네며 말했다.

“12개월 할부 부탁드립니다!”

카드를 건네받은 박호 사장이 물었다.

"기존 마탄은 반납할 거지? 특별히 이번에는 판매가 그대로 한발당 2만원에 매입해주도록 하지."

“네 부탁드립니다.”

박호 사장이 계산기를 두들기며 말했다.

틱, 틱, 틱-

"정품 마탄 발당 99만원에 100발이니까 9900만원."

틱, 틱, 틱-

"반납하는 라이센스 마탄이 345발에 발당 2만원이니까 690만원."

틱, 틱, 틱-

"9900만원에서 690만원을 제하면 9210만원. 10만원은 우수리로 떼고."

틱, 틱, 틱-

"9200만원을 12개월 할부하면···."

'어, 어어?!'

천문석이 마음속으로 비명을 지를 때,

계산이 끝난 계산기를 들어 보여주는 박호 사장!

[766.666666]

"....!!!!!"

"정품 마탄 100발, 12개월 할부에 월 767만 원이네."

상상을 초월하는 금액에 가슴이 쿵 내려앉는 순간 들려오는 목소리.

"그럼 바로 계산하지."

박호 사장이 카드를 긁으려는 순간.

천문석은 번개같이 카드를 잡고 외쳤다.

“잠깐! 잠깐만요!”

“...왜?”

의아한 얼굴로 보는 박호 사장.

"하하하- 사장님. 곰곰이 생각해보니까. 5발! 5발이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이번에도 5발만 썼거든요! 5발만 구입 가능할까요?!"

"마탄은 상자 단위 판매가 원칙인데···."

박호가 직원과 천문석을 번갈아 보다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하- 나랑 우리 직원이 실수한 것도 있으니. 알았어. 대신에 한발당 100만원. 차액 190만원은 달아놓는 거로 하지. 딜?"

박호가 손을 내밀며 말하는 순간.

천문석은 손을 잡으며 대답했다.

"딜!"

그리고 재빨리 정품 마탄 5발을 골라 리볼버에 채우고 실린더를 돌렸다.

차르르륵, 철컥-

50배 비싼 정품 마탄을 채워서일까!

리볼버가 100배는 더 든든해진 느낌이다!

천문석은 리볼버에 안전장치를 채우고 무장 상자에 넣어 바로 봉인했다.

"감사합니다. 사장님."

"뭘. 우리가 더 고맙지. 다음에는 대박 나서 이 50발 한 상자를 한 번에 사줘. 하하하-"

박호 사장의 웃음기 어린 말에 천문석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노력하겠습니다! 사장님! 그런데 혹시 저기 저 조립식 지게 좀 빌릴 수 있을까요?"

"조립식 지게? 이거 만든 지 10년이 넘은 물건이라 요즘 거보다 2, 3배는 무거울 텐데?"

"그럼 더 튼튼하겠네요?!"

박호는 피식 웃으며 분해된 철봉 무더기, 조립식 지게를 건넸다.

"이거 고철상에 넘기려던 거니까 그냥 가져가게."

"감사합니다. 사장님!"

천문석은 감사 인사를 하고 건 스미스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사무실로 걸어가며 생각했다.

아무리 비싼 물건이라도 생명보다 비싸지는 않다.

하지만 단순한 생존이 아닌 어떻게 사는지도 중요한 법!

건물주!

그냥 헌터가 아닌 건물주가 되기 위해서는 아껴야 한다!

천문석은 다짐했다.

어지간하면 몸으로 때우고,

한 발당 100만원인 이 정품 리볼버 마탄은 최대한 아끼고 아껴 결정적인 순간에만 쓴다!

가능하다면 건물주가 되는 그날까지 아낀다!

천문석은 슬쩍 등에 짊어진 배낭과 안전상자, 손에 든 철봉 무더기를 살폈다.

배송 물품을 인수했고,

강화 전투복과 장비도 준비했다.

조립식 지게를 공짜로 얻었고,

리볼버에는 재금 중공 정품 마탄까지 채웠다!

이제 준비는 끝났다.

사무실에 들러 간단한 회의를 하고 바로 부산으로 가면 된다.

자신은 건물주의 길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거다!

카캬카-

천문석은 웃음을 터트리며 발걸음을 빨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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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상점에서 나가자 머리를 쥐어박힌 직원이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

"큰아버지 웬일이세요? 원칙이라면서 평소 낱개 판매 절대 안 하시던 분이?"

"미래의 거물에게 투자한 거다."

"거물이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묻는 조카를 보며 박호는 내심 한숨이 나왔다.

이 녀석은 헌터 업계에 도는 여러 소문은 귀신같이 알아내면서, 정작 그 소문들을 연결해 큰 그림을 그리지는 못하고 있었다.

“....”

조카를 한심스러운 눈으로 보던 박호는 테이블에 놓인 라이센스 마탄과 정품 리볼버 마탄을 치우며 얼마 전에 들은 소문을 생각했다.

신동대문의 헌터들과 도로 건설단에서 흘러나온 소문들.

-신동대문 광장에서 벌어진 1세대 헌터 마혁진과 가면을 쓴 헌터 간의 '깃발 전'

-깃발 전 도중, 광장을 뚫고 나타난 곤충형 거대 괴수.

-신서울과 신동대문을 잇는 지하터널의 갑작스러운 등장.

그리고 상점에 거대 괴수 반발장 안에서 라이센스 마탄을 사용했다가 낭패를 당한 헌터가 나타났다.

박호는 이 헌터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알아챘다.

이 헌터가 말한 이야기는 신서울과 신동대문을 연결하는 지하터널 건설의 숨겨진 비화다!

어지간한 헌터는 평생에 한 번 보는 것조차 힘든 게 거대 괴수다.

그런데 처음 마탄을 사간지 몇 달 되지도 않은 초짜 헌터가 거대 괴수 반발장 안에서 싸웠다!

라이센스 마탄에서 재금 중공 정품 마탄으로 옮겨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

상대하는 마수와 몬스터의 등급이 미친듯한 속도로 오르고 있다.

박호는 직감했다.

천문석이라는 이 헌터는 분명 헌터 업계의 거물이 될 거다!

미래의 거물에게 호감을 심어주는 대가라고 생각하면, 마탄 낱개 판매 정도 아무것도 아니었다.

박호는 문득 고개를 들어 수첩에 열심히 기록 중인 조카에게 말했다.

"손님 이름이나 인적사항은 절대 흘리면 안 된다! 그건 정보상의 기본이다."

"앗! 그런 거 아니에요!"

흠칫 놀라 수첩을 숨기는 조카.

박호는 혀를 차며 말했다.

"쯧쯧쯧- 정보상이라니. 헛바람이 들어서는. 너 그거 뒷배 없이 하다가는 골로간다. 진짜 할 거면 뒤 봐줄 사람부터 찾아!"

"진짜. 아니라니까요!"

박호는 시선을 피하며 외치는 조카에게 지시했다.

“항상 처신 조심하고 이 리볼버 마탄. 재금 중공에 2상자 더 주문 넣어라.”

“네? 반품하는 게 아니라 주문을 더 하라고요?”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박호.

“정품 마탄 한 번도 안 쓴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쓴 사람은 없다. 일정 등급 이상의 마수, 몬스터랑 싸우는 헌터는 무조건 정품 마탄만 쓴다. 그리고.”

박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천문석이 나간 문을 바라봤다.

“내가 보기에는 저 헌터 조만간 남은 이 정품 마탄 95발 다 사갈 거다.”

그런 헌터가 있다.

꿀단지에 개미 꼬이듯.

마수와 몬스터가 몰려드는 헌터!

박호가 보기에 천문석이란 헌터가 딱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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