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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361화 (362/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361화>

“이건 또 뭐야…….”

천문석은 생각지도 못한 광경에 말을 잇지 못했다.

초고압의 수압 커터를 쏘아내던 거대 거북이가 쥐어 터지고 있다!

그리고 그곳으로 와류에 실린 고속 구명정이 밀려 가고 있었다.

이때 이태성의 외침이 들려왔다.

“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냐?”

“…….”

그러나 대답 없는 이세영.

“어, 너 뭐야? 왜 갑자기 말이 없어?”

이태성이 팔 안에 서 있는 이세영을 보는 순간.

이세영이 겸연쩍게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이제 우리 함께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보자.”

“네!?”

“뭐!?”

천문석과 이태성의 어이없어하는 시선이 모이는 순간.

툭-

갑자기 구명정 갑판에 떨어지는 게 있었다.

천문석은 문득 시선을 내린 순간 흠칫 놀랐다.

배가 볼록 솟은 다람쥐, 니케!

물을 얼마나 먹었는지 배가 볼록 솟은 니케가 구명정 갑판에 떨어져 파르르 떨고 있었다.

천문석은 재빨리 니케의 볼록한 배를 조심조심 눌렀다.

찌익, 찌익-

니케의 입에서 쏘아지는 물줄기.

물을 모두 토해 낸 니케가 힘겹게 몸을 일으키더니 바다를 향해 손을 뻗고 울었다.

키킥, 키킼킬키킼-!

‘내 2등상! 이 도둑놈! 내 돌 내놔!’

이 순간.

퐁-

바다 위로 쑥 나오는 작은 머리가 있었다.

동글동글 미끈미끈 새하얀 얼굴.

착하게 생긴 검은 눈, 웃는 듯 곡선을 그리는 입가.

이상할 정도로 작은 새하얀 고래!

새하얀 고래가 이마에 니케의 말간 돌을 올리고 있었다.

“벨루가? 어, 이거 왜 이리 작아. 벨루가면 새끼도 1미터는 넘을 텐데?”

천문석이 자신도 모르게 말하는 순간.

휘히, 휘히히-

흰돌고래, 벨루가는 휘파람을 닮은 울음소리를 내며 맞는다는 듯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톡, 톡, 톡톡-

이 순간 이마에서 연신 튕기는 말간 돌!

킥킼! 키키킼킼킼-

‘내 돌 내봐! 도둑놈아!’

니케가 파르르 떨리는 손을 뻗으며 다시 한 번 분통을 터트리는 순간.

찌익, 찌이익-

벨루가의 입에서 물총처럼 쏘아진 물이 니케를 맞췄다.

킼큭키킼-

물총을 맞은 니케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데굴데굴 갑판을 구를 때.

휘히, 휘히히히-

벨루가가 웃음기 어린 울음소리를 냈다.

이때 천문석은 휙- 손을 뻗어 톡, 톡- 머리에서 튕기는 말간 돌을 잽싸게 낚아챘다.

그리고 니케에게 말간 돌을 돌려주는 순간.

벨루가는 탁, 탁- 물 밖으로 몸을 내밀고 지느러미로 한 방향을 가리키며 울었다.

휘히, 휘히히-

벨루가의 지느러미가 가리키는 곳에는 바닷물 촉수에게 연신 머리를 쥐어박히는 거대 거북이가 있었다.

뭐지, 이 녀석?

뭘 어떻게 하라는 거지?

천문석이 당황하는 순간 벨루가가 나타났을 때부터 바짝 긴장했던 이세영이 다급히 외쳤다.

“숙여!”

“네?”

천문석이 반문하는 동시에 느껴지는 섬뜩한 감각!

파아앙-

자신도 모르게 납작 엎드리는 순간 구명정 위를 스쳐 지나가는 바닷물 범고래!

부아아앙-

이 순간 고속 구명정이 순간적으로 튀어 나가고.

흐아앗-

이태성이 표상 오러로 날아오르는 바닷물 범고래를 박살 내고 다급히 외쳤다.

“저 벨루가!”

“네!?”

“저 벨루가가 용용이다!”

“네……?”

천문석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작은 벨루가를 봤다.

이름은 수없이 들었지만, 실제 모습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용용이!

몸길이 50cm도 안 되는 새하얀 고래.

저 귀엽게 생긴 벨루가가 바다의 제왕 용용이라고!?

이 순간 새하얀 벨루가 주위의 바닷물이 기둥처럼 치솟았다.

그리고 이 기둥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바닷물로 만들어진 범고래들!

파앙, 파아앙, 파아아앙-

바닷물 범고래들이 진짜 범고래처럼 고속 구명정을 향해 돌진했다.

* * *

하나하나가 수 톤에 달할 바닷물로 이뤄진 범고래.

제대로 직격하는 순간 그 운동에너지에 고속정 정도는 순식간에 박살 난다!

천문석은 작살을 잡고 갑판에 서서 날아오는 바닷물 범고래를 찔렀다!

파슥-

바닷물 속으로 작살이 박히는 순간, 바닷물은 결집력을 잃고 그대로 바다로 쏟아져 내렸다.

부아아아앙-

고속 구명정은 지그재그로 방향을 전환하며 달리고, 이태성과 천문석은 갑판에서 돌진하는 범고래를 박살 냈다.

그러나 달려드는 범고래의 수가 점점 많아지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오래 버틸 수 없다!

“야, 이대로 오래 못 버터!”

이태성이 외치는 순간 이세영이 타륜을 빙글빙글 돌리며 대답했다.

“조금만 더 버텨! 곧 거대 거북이한테 닿아!”

이때 갑자기 고속 구명정에 그늘이 드리워지고 거대한 물체가 날아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쐐애애애액-

와류에 휩쓸렸던 고속선이 투창처럼 날아오고 있었다!

바다 위에는 바닷물 범고래가 밀려 오고, 하늘에선 고속선이 투창처럼 떨어지고 있다.

날아오는 고속선을 보는 순간 모두는 직감했다.

‘이건 맞는다!’

“바다로 뛰어!”

“아니야! 바다로 뛰면 끝장이다!”

“미친 용용이 새끼!”

이태성과 이세영의 다급한 외침이 들려오는 순간.

천문석은 이태성과 이세영의 손을 잡고 외쳤다.

“점멸. 거대 거북이한테로 점멸 이동합니다!”

“뭐!? 야, 거리가…….”

이태성의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천문석은 점멸의 반지를 작동시켰다.

핏, 핏, 핏, 핏, 핏-

스톱모션을 보듯 전환되는 시야와 빠르게 타들어 가는 정신력.

시야가 붉게 물들고 코피가 후드득- 떨어질 때.

고속선이 구명정 선체에 내려꽂히는 게 보였다.

그리고 구명정 선체에 멀뚱멀뚱 앉아 있는 니케도!

아차, 니케를 깜빡했다!

“니케! 야, 날아! 하늘로 날아!”

경악한 천문석이 외치는 순간.

콰드득-

구명정이 고속선 선수에 꿰뚫리고, 다음 순간 바다에서 튀어나오는 거대한 고래가 고속선 선미를 들이박았다!

콰아아아앙-

구명정을 꿰뚫은 채로 날아가는 고속선.

핏, 핏, 핏-

바다 위를 연속 점멸로 이동하는 천문석과 이세영, 이태성.

둘은 같은 곳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바닷물 촉수에 얻어맞는 거대 거북이에게로!

핏-

거대 거북이 위에 연속 점멸로 도착한 천문석이 휘청 쓰러지는 순간.

이태성은 재빨리 이세영과 천문석을 끌고 갑각 사이 홈으로 기어 들어갔다.

이때 터져 나오는 굉음과 진동!

콰아아아앙-

고속선이 투창처럼 거대 거북이 갑각에 박혀 들어갔다!

이태성은 연속 점멸한 천문석부터 확인했다.

“야 정신 차려! 너 괜찮냐!? 이름 기억나!?”

점멸의 반지는 개인차가 심한 아이템!

연속 점멸로 뇌에 과부하가 걸리면 영구적인 뇌 손상을 입을 수도 있었다.

연속 점멸 후유증으로 빙글빙글 회전하는 하늘과 흔들리는 땅!

천문석은 균형 감각이 비틀리고 속이 뒤집힌 상태로 간신히 대답했다.

“괜찮…….”

파스스슥-

이 순간 점멸의 반지가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10억! 10억이!”

대답하던 천문석이 비명을 지르는 순간.

이태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뇌에 과부하가 걸리기 전에 아이템이 박살 났구나!

“야, 됐어! 별거 아냐.”

“아니, 그래도…….”

이태성은 피식 한번 웃고 고개를 돌려 이세영을 봤다.

“이세영! 넌 어때!?”

이세영은 고개를 숙인 채 연신 쓴 물을 토해 내며 간신히 대답했다.

“난 괜찮아…….”

“하- 시바 이번엔 진짜 뒤지는 줄 알았다. 하하하-.”

이태성이 헛웃음을 터트리며 하늘을 볼때.

휘이이잉-

한 줄기 바람이 불어오고 휙 하늘을 나는 다람쥐가 보였다.

킥, 키키킥-!

손에 말간 돌을 꼭 쥔 작은 다람쥐, 니케가 하늘을 빙글빙글 회전했다.

그리고 하늘을 나는 니케 아래 거대 거북이 갑각에 수직으로 꽂힌 고속선과 여기 꿰인 고속정이 보였다.

“와, 어떻게 배가 저렇게 꽂혀…….”

천문석이 어이없어하자, 이태성이 주위를 살피며 말했다.

“용용이가 한 거다. 그 녀석 지능이 엄청나!”

“뭔가 이상해. 용용이가 먼저 사람을 공격할 리가 없는데?”

이세영이 고개를 갸웃하는 순간.

천문석은 갑자기 땅이 붕 뜨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깜짝 놀라 땅을 보는 순간.

이태성과 이세영도 하얗게 질린 얼굴로 땅을 봤다.

“이거 설마!?”

“그럴 리가!?”

두 사람을 보는 순간 알 수 있었다.

모두 같은 느낌을 받았다!

번개같이 홈에서 나가 갑각에 박힌 고속선 위로 올라가는 두 사람!

천문석도 두 사람을 따라 고속선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갑자기 느껴진 부유감의 정체를 세 사람은 봤다.

거대 거북이 주위에 펼쳐진 바다가 빠르게 멀어지고 수평선이 확장되고 있다!

휘이이이잉-

그리고 불어오는 거센 바람!

거대 거북이는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 * *

“저기!”

갑자기 들려온 외침에 고개를 돌리는 순간.

거대 거북이 너머 넘실거리는 거대한 날개가 보였다.

바닷물로 이뤄진 가오리 날개!

천문석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바로 알아챘다.

거대 거북이 위로 유성처럼 떨어졌던 거대한 바닷물 가오리.

그 바닷물 가오리가 거대 거북이를 등에 짊어지고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도대체 왜!?’

의문이 드는 순간 천문석은 재빨리 움직였다.

고속선 선수에 꿰인 고속정으로 달려가, 고속정 안전상자를 비틀어 열어 구명조끼를 꺼냈다.

“구명조끼 받으세요!”

휙, 휙-

구명조끼를 던지자 반사적으로 구명조끼를 손에 쥐는 이세영과 이태성.

세 사람은 다급히 구명조끼부터 입었다.

이 순간에도 갑각에서 전해지는 진동!

파아, 파아아앙-

거대한 바닷물 가오리 날개에서 솟아난 촉수가 다시 거대 거북이 머리를 쥐어박기 시작했다.

마치 정신 차리라는 듯이!

이때 천문석은 거대 거북이와 눈이 마주쳤다.

거대 거북이의 눈동자에서 일렁이는 너무나 익숙한 청록색 안광!

마안!?

소스라치게 놀란 천문석은 재빨리 잡낭과 주머니를 확인했다.

지갑, 무쇠 공, 스마트폰, 검은 동전, 카지노 칩, 거대 괴수 코어…….

없다!

주머니에 넣어 뒀던 깨진 마안이 없었다!

마안이 사라졌다는 걸 깨닫는 순간 모든 단서가 하나로 조합된다.

-벨루가, 용용이의 이상한 행동.

-정신 차리라는 듯 거대 거북이를 쥐어박는 바닷물 촉수.

-거대 거북이의 눈에서 불타오르는 요사스러운 청록색 안광!

이 모든 단서가 가리키는 사실.

마안에 담긴 사념이 거대 거북이의 육체를 차지했다!

용용이가 만들어 낸 바닷물 범고래들은 고속 구명정을 공격한 게 아니라 거대 거북이를 향해 움직이게 한 거다.

용용이는 마안에 육체를 뺏긴 거대 거북이의 정신을 차리게 하려는 거다!

순간 바닷물 가오리가 하늘로 날아오른 이유도 알 수 있었다.

하늘에서 거대 거북이를 떨어뜨릴 생각이다.

정신 차리게 하려고!

그러나 마안에 홀린 건 고통을 준다고 풀리지 않는다!

천문석은 구명정 선체에 박힌 작살을 뽑아내 달리며 외쳤다

“거대 거북이! 마안. 정신체 몬스터에게 몸을 뺏겼어요! 제게 방법이 있습니다!”

“정신체 몬스터!? 그래서 용용이가!”

듣는 순간 탄성을 터트린 이세영이 바로 천문석 뒤를 따라 달리고.

“야, 그게 무슨 소리야!? 자세히 설명해 봐!”

이태성이 이세영을 쫓아 달리며 외쳤다.

이제야 돌아가는 상황을 깨달은 세 사람이 거대 거북이 머리를 향해 달릴 때.

휘이이이잉-

니케는 하늘 높이 나르는 거대 거북이 위를 빙글빙글 활강하며 달려가는 천문석을 자세히 봤다.

나쁜 고래에게 뺏긴 2등상 말간 돌을 찾아줬다.

이렇게 착한 인간이 있다니!

니케는 특별히 저 착한 인간을 부하로 삼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그건 나중일.

니케는 눈을 번뜩였다.

자신을 물에 처박고 돌을 훔쳐 갔던 건방진 하얀 고래!

그 고래 녀석이 반짝이는 바닷물 가오리 속에 숨어 있는 게 느껴졌다!

예전이라면 바로 복수하기 위해서 날아갔을 거다.

하지만 니케는 이상한 꼬맹이에게 폭풍 같은 딱밤을 맞으며 깨달았다.

쉽게 이를 드러내서는 안 된다.

이를 드러내는 건 한방에 끝장낼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이어야 한다!

니케는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하늘 위를 빙글빙글 활강하며 한방에 끝장낼 기회를 기다렸다.

이렇게 천문석과 이세영, 이태성이 거대 거북 머리를 향해 달려가고, 니케가 하늘에서 빙글빙글 활강하며 기회를 노리고 있을 때.

기이이잉, 철컥-

모두가 잊고 있던 고속선의 갑판 문이 열리고. 얼굴에 피가 말라 굳은 공작팀 팀장이 기어 나왔다.

그리고 굳어 버렸다.

“이게 대체……!?”

잠수해서 도망치다가 갑자기 엄청난 와류에 잡혀 공작선 채로 나뒹굴었다.

간신히 정신을 나온 지금 주위에 보이는 것은 너무나 익숙한 거대 거북이 갑각이다.

고속 공작선은 거대 거북이 갑각에 수직으로 박혀 있었다.

그리고 거대 거북이 등 갑각 너머에는 바다가 아닌 하늘이 펼쳐져 있었다!

“…….”

팀장은 몇 번이나 눈을 비비고 360도 사방을 확인했지만, 어디를 봐도 하늘이 보였다!

지금 공작선은 거대 거북이 갑각에 수직으로 꽂힌 채 하늘을 날고 있었다!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이 순간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깊은 피로감이 느껴졌다.

분명 시작은 ‘이세기‘라는 타겟 한 명 확보하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는데…….

갑자기 거대 거북이, 악마 다람쥐가 나타나더니. 용용이까지 나타났다.

상황이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전개돼서 이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공작팀 팀장은 자신도 모르게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집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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