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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360화 (361/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360화>

팀장의 얼굴이 사색이 되는 순간.

천문석은 이태성 앞으로 재빨리 나섰다.

“야, 어떻게 할 거야? 빨리빨리 결정해! 이대로 바닥에 구멍 뚫어 줄까!? 아니면…….”

천문석이 움푹 팬 구멍을 가리키며 으름장을 놓을 때.

이태성은 천문석 뒤로 슬쩍 몸을 숨기며 주먹을 봤다.

확 커진 손등!

아무래도 뼈가 나간 것 같았다…….

‘하, 시바…… 재금 그룹 미친 새끼들!’

이태성은 마음속으로 분통을 터트렸다.

호기롭게 날린 주먹이 철판에 닿는 순간 이태성은 깨달았다.

주먹에 실린 표상 오러를 빠르게 분산시키는 마력회로!

보통의 마력회로라면 오러를 모두 분산시키기도 전에 회로에 과부하가 걸려서 터져야 하는데!

마력회로보다 표상 오러 가 먼저 날아가고 오러 가 사라진 맨주먹이 강화 철판에 직격했다.

콰아아아앙-

뎅, 뎅, 데에에엥-

고속선이 종처럼 울릴 때 느껴지던 뼈 나가는 소리!

우드득-

이 순간 이태성은 깨달았다.

이 배의 강화 철판과 마력회로, 모두 재금 그룹 제품이다!

고속 철갑 마탄.

고등급 액화 정제 마석.

강화 철판과 마력회로까지!

이 배에 실린 장비 하나하나가 더럽게 비싼 재금 그룹 정품들이었다!

‘하, 시바! 이 새끼들 도대체 정체가 뭐지!?’

이태성이 오러로 금 이간 뼈를 맞추며 팀장을 노려볼 때.

천문석이 넋이 나간 팀장을 능숙하게 어르고 달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야, 맞고 열래, 그냥 열래? 아니면 우리 용 형님한테 선체에 구멍 내달라고 할까? 너희 은폐장도 없이 물 퍼내면서 외해 가로지를 수 있겠냐?”

“…….”

“야! 빨리빨리 결정해! 한국에선 빨리빨리가 국룰이야!”

천문석이 버럭 소리치는 순간.

사색이 된 얼굴로 땀을 뻘뻘 흘리던 팀장이 마침내 통신기를 잡았다.

“문 열어라.”

기이이잉, 철컥-

굳게 잠겼던 갑판 문이 다시 열렸다.

천문석은 은근슬쩍 등 뒤에 검지를 세워 신호를 보냈고, 이태성은 바로 열린 갑판 문으로 움직였다.

이때 갑자기 모터음이 들려왔다.

부아아아앙-

“어!?”

“이건!?

바로 고개를 돌리자 눈에 익은 보트가 보였다.

삼합 카지노 유람선에 실려 있던 고속 구명정!

그리고 이 위에 타고 있는 건 여전히 꿀벌 가면을 쓰고 있는 이세영 선생님이었다!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이세영 선생님은 크게 손을 흔들었다.

“선생님!”

“하하하- 역시! 다시 돌아왔구나!”

천문석과 이태성의 얼굴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떠올랐다.

두 사람은 이세영을 보는 순간 어떻게 된 일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이세영은 민간인이 가득 탄 카지노 유람선을 대피시키고, 홀로 고속 구명정을 타고 제자와 동료를 구하러 달려 오고 있었다.

햇살 속에서 흔들림 없이 직선으로 달려오는 이세영의 모습을 보는 순간 두 사람은 놀라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두 사람은 갑자기 나타난 유람선이 마수를 떨쳐 내고 어둠 속으로 사라질 때도 배신감을 느끼지도 걱정하지도 않았으니까.

천문석과 이태성은 알고 있었다.

‘이세영 선생님은 제자를 위해서 뭐든지 하는 선생님이다.’

‘검은 폭풍 이세영은 동료를 절대 버리지 않는 군인이다.’

두 사람은 가까워지는 이세영에게 번쩍 손을 들어 크게 흔들며 외쳤다.

“선생님 얼른 오세요! 이 배 완전 보물선이에요! 우리 대박 났어요!”

“야, 너 빨리 와서 약속 지켜라! 하하하-.”

이렇게 두 사람이 환한 얼굴로 각성력을 담아 외치는 순간.

이세영은 손을 크게 휘저으며 목이 터지라 소리쳤다.

“ㅁㅁ ㅁㅁㅁ!”

그러나 천문석, 이태성과는 달리 각성력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이세영의 외침은 전해지지 않았다.

촤아아-

거친 파도 소리.

쏴아아아-

비처럼 쏟아지는 바닷물 소리.

부아아아앙-

바다를 가르는 고속 구명정 모터 소리.

쐐에에에에엑-

그리고 거대 거북이의 초고압 수압 커터 굉음!

이세영의 외침은 바다에 울려 퍼지는 수많은 소리에 묻혀 버렸다.

그래도 이세영은 쉬지 않고 계속 외쳤다.

“당장 도망쳐!”

“용용이! 용용이! 나타났어!”

“빨리 배 돌려서! 바로 도망쳐!”

……

* * *

부아아앙-

고속 구명정이 가까워지고 이세영의 목소리가 얼핏 들리는 순간.

“……쳐!”

“어!?”

이태성은 선글라스를 벗고 빠르게 가까워지는 고속 구명정 북쪽을 봤다.

바다에서 하늘로 솟아오르는 거대한 물기둥과 이 물기둥에서 쏟아지는 엄청난 안개!

“어, 어어! 저거, 설마!?”

이태성이 손가락질하며 외치자.

천문석과 팀장이 고개를 돌려 물기둥을 봤다.

“어? 물기둥, 용오름? 해가 쨍쨍한데 왜 갑자기 용오름이 나타나?”

천문석이 의아한 얼굴로 맑은 하늘을 보는 순간.

서해에서 몇 번이나 작전을 펼쳤던 공작팀 팀장은 한눈에 알아봤다.

“시발! 저거 용용이잖아!”

이 순간 천문석이 단 한 번도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쏴아아아아-

북서쪽 바닷물이 수직으로 솟아오른다!

높게 높게 거대한 장벽처럼 솟아오르는 바닷물!

“어, 어어어어어어!?”

솟아오르는 바닷물을 따라 고개가 하늘 높이 젖혀지는 순간.

뚝-

이 바닷물 장벽이 그대로 떨어져 나와, 거대한 가오리가 되어 하늘로 날아올랐다.

물속을 헤엄치듯이 부드럽게 날갯짓하며 하늘을 가로지르는 가오리 형태의 바닷물!

직접 보고 있어도 믿기지 않는 초현실적인 광경에 공작선 위의 모두가 넋을 놓는 순간.

가오리 형태의 바닷물은 거대 거북이를 향해 날아갔다.

쐐에에에에엑-

거대 거북이의 초고압 수압 커터가 쏘아졌다.

하지만 하늘을 나는 바닷물 가오리의 거대한 몸에 비하면 초고압의 수압 커터는 바늘보다도 못했다.

거대 거북이가 조그맣게 보일정도로 엄청난 크기의 바닷물 가오리는 수압 커터를 맞으며 거대 거북이 위를 빙글빙글 회전했다.

후우우우웅-

이 순간 불어오는 엄청난 바람!

강풍에 절로 파도가 크게 일어나고 납작한 고속선마저 요동칠 때.

후우우우우웅-

회전하던 바닷물 가오리가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거대한 바닷물 가오리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은 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로웠다.

햇빛에 반짝이는 소용돌이치는 바닷물.

마치 유영하듯 부드럽게 날개를 움직이고, 꼬리를 흔들면서 빙글빙글 커다란 나선을 그리며 하늘로 날아오른다.

이렇게 까마득히 높은 곳까지 올라간 순간.

뚝-

바닷물 가오리는 유성처럼 거대 거북이 위로 낙하했다.

이 순간 천문석은 깨달았다.

좆됐다!

* * *

“야, 빨리 선수 돌려! 해일 온다!”

“선생님 빨리 배 붙이세요!”

이태성과 천문석이 외치는 동시에 고속선은 속도를 올렸다.

콰아아아아-

부아아아앙-

질주하는 고속선 옆으로 빠르게 다가오는 고속 구명정!

천문석은 갑판 난간을 잡고 손을 뻗었다.

“선생님! 뛰세요! 그 배로 못 버텨요!”

이세영은 재빨리 주위를 훑었다.

갑자기 폭풍우가 몰아치는 것처럼 거칠어진 바다!

고정된 미래도 그 미래로 가는 선택지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직감이 말하고 있다.

도망치기에는 이미 늦었다.

파도를 맞는 순간 바로 침몰한다.

역으로 파도를 뚫고 달려야 한다!

“아니! 이대로 못 빠져나가! 바로 내 뒤로 따라 달려!”

이세영은 가속 레버를 끝까지 올리고 타륜을 빠르게 돌렸다.

부아아아앙-

순간 가속한 구명정이 빠르게 선회해서 바닷물 가오리가 떨어지는 거대 거북이를 향해 달렸다.

천문석은 이세영 선생님의 생각을 바로 알아챘다.

충돌의 순간 밀려 올 파도를 타고 넘을 생각이다!

“야! 다시 선수 돌려!”

쿵, 쿵, 쿵-

천문석은 선체를 때려 외치고 갑판을 달려 고속 구명정을 향해 뛰었다.

이 순간 한발 먼저 고속 구명정으로 뛰어든 이태성.

쿵-

이태성은 구명정에 내려서는 순간.

이세영 뒤에 서서 타륜을 잡고 외쳤다.

“명령해라! 커맨더!”

“뭐!?”

이세영이 당황할 때 뒤늦게 구명정에 뛰어내린 천문석이 밧줄을 팔에 감고 작살을 집어 들고 구명정 선수에 섰다.

“파도는 제가 가르겠습니다!”

“너희들…….”

두 사람의 외침을 듣는 순간 이세영은 결심했다.

전투 예지는 흐려졌지만, 수없이 많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살아남은 직감은 살아 있다.

두 사람을 반드시 집으로 보내 준다.

이세영은 바로 외쳤다.

“파도를 뚫고 거대 거북이에게 가야 한다! 우리 목표는 거대 거북이다!”

더는 말이 필요 없었다.

부아아아앙-

타륜을 단단히 잡고 선 이태성.

그 팔 안에서 지시하는 이세영.

선수에서 작살을 들고 서 있는 천문석.

이들이 탄 고속 구명정이 거대 거북이를 향해 돌진하는 순간.

기이이잉, 탕-

고속 공작선은 갑판 문을 폐쇄하고 물속으로 잠수했다.

쏴아아아-

“어!? 저거 잠수도 되는 거였어!?”

천문석은 자신도 모르게 탄식했다.

탄식도 잠시, 지금은 다가올 해일을 넘는 게 더 중요했다!

이때 유성처럼 떨어지는 바닷물 가오리에게서 기다란 촉수가 뻗어 나왔다.

이 촉수가 번개같이 도망치던 니케를 낚아채 몸 안으로 끌어드렸다!

킥, 키키킼르릌-

소용돌이치는 바닷물 가오리에게 삼켜지는 순간 니케는 꼭 쥐고 있던 말간 돌을 놓쳤다!

다급히 되찾으려 했지만, 이미 소용돌이치는 물살에 실려 멀리 날아가 버린 말간 돌!

이 순간 뭘 어떻게 할 시간도 없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바닷물 가오리와 바다 위에 떠 있는 거대 거북이가 충돌했다.

콰아아아아앙-

충돌의 순간 물과 물이 부딪치는 게 아닌, 산이 무너지는 듯한 엄청난 굉음이 터졌다.

가오리 형태로 응집했던 바닷물에 실린 에너지가 거대 거북이의 전신으로 쏟아졌다.

엄청난 에너지에 반발장이 단숨에 날아가 버리고, 거대 거북이는 정신없이 물 위에서 빙글빙글 회전했다.

그리고 이 충돌의 여파가 만들어 낸 거대한 파도가 주위로 밀려 왔다.

콰아아아아-

거대한 파도의 산이 밀려 오는 순간.

부아아아앙-

고속 구명정은 파도의 산을 타고 올라갔다!

폭발하는 바닷물과 찢어질 듯 요동치는 대기!

구명정 선수가 뒤집힐 듯 치솟는 순간.

천문석은 마보를 밟은 채 일기일원공이 실린 작살을 앞으로 뻗었다!

일기일원공에 실린 심상은 하나.

꿰뚫을 관(貫)!

‘파도를 꿰뚫는다!’

물썰매를 타고 수로를 달릴 때 그러했듯, 작살과 몸, 발아래 요동치는 구명정을 하나로 잇는다!

작살에 실린 심상이 구명정에도 담기는 순간!

부아아아앙-

고속 구명정은 파도의 벽을 꿰뚫고 튀어 나갔다!

쏴아아아아-

경사로를 미끄러지듯 엄청난 속도로 파도 위를 미끄러지는 고속 구명정!

이때 구명정을 따라 파도 속에서 튀어나오는 게 있었다.

잠수해서 도망쳤던 고속선!

고속선이 거센 와류에 휩쓸려 파도 속에서 튀어나오고 있었다.

“……!”

천문석은 이세영 선생님이 거대 거북이를 향해서 달린 이유를 깨달았다.

이미 바다에는 거센 와류를 흐르고 있었다.

물속으로 잠수해서 탈출하려던 고속선마저 삼켜져 되돌아올 정도의 거센 와류가!

그러나 이 거센 와류의 중심, 거대 거북이가 회전하는 곳으로 다가갈수록 태풍의 눈처럼 바다가 빠르게 고요해지고 있었다.

이때 거대 거북이 주위에서 물로 이뤄진 거대한 촉수가 솟아 올랐다.

이 촉수는 하늘을 향해 잠시 꿈틀거리더니.

파앙, 파앙, 파아앙-

거대 거북이의 머리를 연신 쥐어박기 시작했다.

마치 정신 차리라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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