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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359화 (360/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359화>

끼에에에에에엑-

거대 거북이의 포효가 울려 퍼지는 순간.

갑각 위에서 타오르던 마탄의 불꽃이 단숨에 꺼졌다.

“괴수 반발장!”

비명 같은 외침이 터지는 순간 몸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압력!

괴수 반발장과 강화 전투복의 마력장이 충돌하여 새파란 불꽃이 쏟아졌다.

끄어악-

꺄아아-

고속선을 밀어붙이던 선원들, 비 각성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픽픽 쓰러졌다!

파지지지직-

마력 불꽃이 사방에서 흩날릴 때 천문석은 직감했다.

제주도의 수호자, 거대 거북이가 깨어났다!

몰려들던 마수들이 중력이 갑자기 강해진 듯 갑각 위로 내리눌린 채로 버둥거리며 도망치고 있다.

천문석은 바로 갑판에서 뛰어내리며 외쳤다.

"용 형님! 갑판 문 열어 주세요!"

탁-

바닥에 내려선 순간 천문석은 쓰러진 선원들을 갑판으로 던져 올리며 외쳤다.

"거대 거북이가 깨어났다! 더 빨리 움직여 늦으면 끝장난다!"

으아아악-

"밀어! 밀어붙여!"

"끌어! 전력으로 끌어라!"

상황을 짐작한 공작원들이 죽을 힘을 다해 움직였다.

다행히 바다까지는 불과 10미터 남짓, 이대로라면 빠져나갈 수 있다!

쏴아아아-

그러나 이 순간 머리 위에서 비가 쏟아졌다.

이렇게 해가 쨍쨍한데 비라고?!

자신도 모르게 하늘을 보는 순간 공기가 찢어지는 폭음이 들리고 하늘을 가르는 선이 보였다!

이 선이 시작된 곳은 거대 거북이 머리!

쐐에에에에엑-

거대 거북이 머리에서 쏘아진 초고압의 물이 하늘을 반으로 갈랐다!

초고압의 물이 향하는 곳은.

킥, 키키키킥-?

울음소리와 함께 빠르게 활강하는 다람쥐, 니케!

쐐에에에에엑-

갑각 위를 나는 니케를 초고압의 수압 커터가 뒤쫓았다.

콰앙, 콰아앙, 콰아아앙-

초고압의 수압 커터가 등 갑각에 닿는 순간 굉음이 터지고 지진이라도 난 듯 갑각이 요동쳤다.

배를 끌던 공작원들이 나뒹구는 순간.

휘이이잉-

이 위를 휙 지나가는 니케!

콰아아아앙-

순간 그 뒤를 쫓던 수압 커터가 나뒹구는 각성자 위로 날아왔다.

염동력자들이 다급히 염동력장을 겹겹이 펼쳤지만, 1초도 버티지 못하고 종잇장처럼 찢겨나간다!

곧 벌어질 대참사에 모두가 경악하는 순간.

"정신줄 잡아! 새끼들아!"

천둥 같은 고함이 터지고 불쑥 갑각 사이에서 뛰어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이세기!"

누군가 외치는 순간 생사 팔문의 보법으로 단숨에 사문으로 뛰어들어온 천문석은 쓰러진 각성자들을 낚아챘다.

그러나 이미 코앞에 다가온 수압 커터!

천문석은 바로 점멸의 반지를 사용했다.

핑, 핑, 핑-

강철 현이 끊어지는 소리가 연이어 들려오고 육체와 정신에 엄청난 부하가 걸렸다.

시야가 빠르게 전환되고, 며칠 동안 철야를 한 것처럼 정신력이 타들어 간다.

빠르게 전환 되던 시야가 돌아온 순간.

천문석과 각성자들은 수압 커터의 궤적을 벗어나 있었다.

이 모습을 본 공작팀 팀장은 경악했다.

점멸의 반지로 5명과 함께 연속으로 공간을 뛰어넘었다!

그것도 괴수 반발장 안에서!

뇌가 그대로 타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일이었다!

천문석은 넋이 나간 팀장에게 다급히 외쳤다.

"모두 데리고 빨리 배 안으로 들어가!"

"네…?"

팀장이 얼빠진 얼굴로 되묻는 순간.

휘이익-

천문석은 연속 점멸 후유증으로 바닥을 기고 있는 각성자를 갑판 뒤로 던져 올리며 갑각을 가리켰다.

"수압 커터! 여기 걸리면 작살난다!"

개틀링 마탄을 맞고도 거대 거북이 갑각은 크게 손상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위를 수압 커터가 훑는 순간 무른 나무를 파낸듯한 깊은 흔적이 남았다!

갑각에 남은 흔적을 본 팀장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차렸다.

괴수 반발장에 강화 전투복의 마력장이 위축된 지금, 이 초고압의 수압 커터를 맞으면 단숨에 팔다리, 몸통이 잘려나간다!

당장 마력장 필드가 전개된 공작선으로 들어가야 한다!

팀장은 다급히 외쳤다.

"모두! 배 안으로 들어간다! 빨리 움직여라!

사색이 된 공작원들이 갑판 위로 뛰어 올라가고 천천히 미끄러지던 배가 멈추는 순간.

팀장은 깨달았다.

아직 배가 바다에 닿지 않았다!?

이대로 공격을 받으면 마력장 필드도 결국 뚫린다!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리자, 이세기가 깊게 파인 거대 거북 갑각을 뜯어내고 있었다.

콰드드득-

몇 겹으로 겹친 거대한 갑각을 들고 달려오는 이세기.

"지금 뭐를…?"

팀장이 묻는 동시에 팀장을 잡고 점멸.

핑-

고속선 선미에 서는 순간 천문석은 외쳤다.

"용 형님!"

어느새 갑판에 나와 있던 이태성이 단숨에 선미 갑판으로 달려와 어이없어했다.

“이 갑각! 와, 이 미친 새끼!!”

이태성은 두껍게 겹쳐진 갑각을 보는 순간 천문석의 생각을 단숨에 알아챘다.

“용 형님. 될까요?”

이태성은 씨익 웃으며 갑각을 잡고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그리고 거대 거북이 갑각에서 타오르는 표상 오러!

"준비 끝났다. 언제든 해라! 충분히 버틸 수 있다!"

이태성이 일으킨 표상 오러를 보자, 천문석은 더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이태성은 자신이 무엇을 하려는지 이미 정확히 알고 있었다.

"지금…. 지금 뭘 하려고?! 배를 빨리 바다에 띄워야 합니다!!"

"지금 배를 바다에 띄우려는 거다! 빨리 안으로 들어가던지 뭐든지 잡아!"

"네? 그게 무슨…?"

천문석은 대답 없이 갑판을 밟고 뛰어 레이더 위에 올라섰다.

고속선을 밀고 끌던 이들은 모두 갑판에 올라와 다급히 배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야! 빨리빨리 들어가! 늦으면 작살난다!"

천문석은 크게 소리치고 주위를 확인했다.

비처럼 쏟아지는 바닷물, 깊은 물 속에 들어온 듯 전신을 내리누르는 엄청난 괴수 반발장!

쿵, 쿵, 쿵쿵쿵-

섬처럼 멈춰있던 거대 거북이 갑각이 요동치고.

쐐에에에에엑-

축 늘어졌던 거대 거북이 머리가 하늘로 초고압의 수압 커터를 쏟아붓고 있다!

초고압의 수압 커터의 목표는.

휘이이이이잉-

바람을 타고 하늘에서 입체 기동 중인 다람쥐, 니케!

이때 갑자기 물이 잠긴 것처럼 수압 커터가 뚝- 끊기고 거대한 포효가 울려 퍼졌다!

끼에에에에에엑-

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거대 거북이가 니케에게 얼마나 화나 있는지.

그리고 왜 화났는지도 어쩐지 짐작이 갔다!

이때 거대 거북이 머리가 바다에 푹 잠기는 게 보였다.

그리고 꿀렁거리는 목!

천문석은 갑판에서 대기 중인 이태성에게 외쳤다.

"용 형님! 이제 시작입니다! 혹시 못 버틸 것 같으면 바로 빠져요!"

"나 레이드 메인 탱커야! 새끼야! 으하하하-"

이태성이 외치고, 거대 거북이 머리가 천천히 하늘로 향하고, 니케가 빙글빙글 놀리듯이 하늘에서 활강하는 순간.

천문석은 내력을 실어 니케에게 소리쳤다.

"니케! 특급 헌터가 찾는다!"

킥, 킼킼-?!

외침이 들려오는 순간.

건방진 거북이 놈과 놀아주던 니케는 자신도 모르게 뚝- 떨어져 활강을 시작했다.

멀리 거대 거북이 가장자리에 있는 고속선을 향해서.

휘이이이잉-

엄청난 속도로 고속선 위 천문석을 향해 날아오는 니케!

쐐에에에엑-

그 뒤로 초고압의 수압 커터가 쏘아졌다!

이 순간 갑판 안으로 달려가던 공작팀 팀장은 봤다.

공작선으로 다가오는 초고압의 수압 커터.

두꺼운 갑각에 표상 오러를 일으킨 채로 공작선 선체 구조물을 등진 용 가면.

지금 뭘 하려는 건지 깨닫는 순간 팀장은 다급히 갑판 문으로 달려가며 비명 같은 고함을 질렀다.

"이세기! 이 미친 새끼…!"

고함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초고압의 수압 커터가 갑각 위에 일어난 표상 오러에 닿았다.

콰아아아아앙-

폭음과 함께 초고압의 바닷물이 흩날려 무지개를 만들어내는 순간.

으아아아악-

이태성을 가슴이 터질 듯 기합을 지르며 각성력을 끌어 올렸다.

겹겹이 쌓아 올린 갑각 위에서 솟구치는 표상 오러!

쿵쿵, 쿵쿵쿵-

좌우로 들썩이던 고속선은 어느 순간 물로켓처럼 발사됐다.

콰르르르르륵-

고속선이 단숨에 갑각 위를 미끄러져 바닷물로 떨어지는 순간.

이야아아아압-

천문석은 기합과 함께 손에 잡힌 니케를 하늘 높이 집어 던졌다.

휘이이이잉-

킥, 킼키킼킼-!!

"반대! 니케 반대쪽으로 날아가!"

촤아아아아-

이 순간 바다 위로 떨어진 고속선은 초고압의 수압에 단숨에 바다를 가르고 쏘아졌다!

* * *

쐐에에에에엑-

수압 커터가 하늘로 치솟는 순간.

천문석은 이태성부터 확인했다.

"용 형님!"

"나 괜찮다!"

으스러진 갑각을 던져 버리고 그 뒤에서 나오는 이태성.

이태성은 쏟아지는 바닷물을 맞으며 미친 듯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하-

"와, 이 미친 새끼!"

"거대 거북이 수압 커터로 추진력을 낼 생각을 해?!"

“이세기! 너 진짜 마음에 든다.”

“너 길드 들었냐? 아니 들었어도 당장 우리 길드로 넘어와라! 내가 부 길드장 시켜 줄게!”

으하하하하하-

이태성이 미친 듯 웃으며 연신 탄성을 터트릴 때.

천문석도 웃으며 빠르게 멀어지는 거대 거북이를 봤다.

쐐에에에에엑-

마치 브레스를 쏘는 용처럼 초고압의 바닷물을 쏘아대는 거대 거북이.

빙글, 빙글-

하늘에서 활강하며 아슬아슬하게 바닷물을 피하는 작은 새끼 다람쥐, 니케.

니케는 당장이라도 수압 커터를 맞아 산산조각이 날 것만 같았다.

그러나 니케의 공격을 직접 받아본 천문석은 알 수 있었다.

니케는 지금 일부러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

이 광경을 보니 제주도의 수호신, 거대 거북이가 니케에게 분노한 이유를 알 수 있을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이제 자신과 상관없었다.

천문석은 눈을 반짝이며 타고 있는 고속선을 봤다.

마지막 순간에 위기가 있었지만, 이 배와 각성자들을 모두 구했다.

다행이었다.

이 배에 탄 각성자 한명 한명이 포상금이고, 이 고속선은 보물선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카캬카-

천문석이 하늘을 향해 시원한 웃음을 터트리는 순간 고속선 엔진에 시동이 걸렸다.

위이이이이잉-

고속 스크루가 회전하고 선체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해가 뜨고 카지노 나이트는 끝났다.

이제는 보물선과 함께 제주도로 돌아갈 때였다!

이때 이태성의 의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이거 어디로 가는거야?"

"네?!"

하늘을 바라보며 웃고 있던 천문석은 문득 고개를 내렸다.

탕, 탕, 탕-

이 순간 열려있던 갑판 문이 잠기고 툭 튀어나와 있던 발사관이 갑판 아래로 쏙 들어갔다.

그리고 크게 선회하더니 서쪽으로 선수를 돌리는 고속선!

"....!"

"....!"

이 순간 천문석과 이태성의 시선이 마주쳤다가, 갑판에 널브러져 있는 팀장에게 향했다.

팀장은 널브러진 몸을 일으키더니 안전 헬멧을 벗고 천문석을 바라보며 웃었다.

"이세기 환영한다. 협조만 잘하면 최고의 대우를 해주마! 하하하-"

그러나 환영한다는 말과는 달리 그 눈과 웃음에는 번뜩이는 살기가 어려 있었다.

"...."

"...."

이 순간 천문석과 이태성의 시선이 다시 한번 마주쳤다.

그리고 두 사람은 동시에 웃었다.

카캬카-

으하하-

팀장은 어리둥절한 표정이 되어 두 사람을 봤다.

고속선은 점점 빠르게 가속해 제주도 남서쪽 남중국해로 이동 중이고, 바다에서는 거대 거북이가 난동을 부리고 있다.

바다로 뛰어드는 건 자살 행위고 맨손으로 강화 철판과 마력회로가 깔린 선체를 뚫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대로 끌려가는 것 말고는 답이 없는 상황인데도 이세기와 용 가면은 웃고 있었다.

팀장의 얼굴에 불안감이 무럭무럭 자라날 때.

천문석은 돌연 웃음을 그치더니 이태성을 봤다.

"용 형님. 이 고속선. 강화 철판에 마력회로까지 깔렸던데. 맨손으로 뚫을 수 있습니까? 그건 아무리 용 형님이라도 무리죠?"

파앙, 파아앙-

이태성은 바닷물에 젖은 하와이안 셔츠를 가볍게 털어 물기를 단숨에 날려버리고 말했다.

"하려면 할 수 있지만 그럴 필요 없다."

"네?"

천문석이 반문하는 동시에 휙- 날아오는 무언가!

반사적으로 잡는 순간.

육각형 기둥 안에서 천천히 흐르는 푸른 빛을 발하는 액체가 보였다.

보는 순간 알 수 있었다.

몇 달 전 서울 사태 때 학교에서 봤던 고등급의 액화 정제 마석!

"이 마석?!"

깜짝 놀란 천문석이 고개를 들자, 이태성은 반바지 주머니에서 정제 마석을 꺼내며 말했다.

"이 녀석들 재금 그룹에서 고속 철갑 마탄만 산 게 아니었어. 최고등급 액화 정제 마석까지 샀어! 하, 재금 그룹, 이 또라이 새끼들. 진짜 아무한테나 별걸 다 파네. 시바-"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이태성의 손에 들린 여섯 개의 정제 마석!

"일곱 개!? 그거 설마!?"

공작팀 팀장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는 순간.

이태성은 씨익 웃으며 손가락으로 고속선을 가리켰다.

"그래. 이 배 금고에서 꺼내왔다. 은폐 마력장 발생 장치용으로 준비한 정제 마석 전부다."

"용 형님. 그 말은…?"

"이 얍삽한 새끼들이! 이대로 외해로 나가면 좆된다는 거지!"

이태성은 선체를 향해 오러가 실린 주먹을 날리며 외쳤다.

콰아아아앙-

뎅, 뎅, 데에에엥-

강화 강철 선체가 움푹 파이고 공작선이 종처럼 울리는 순간 이태성은 살벌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니면 지금 당장 구멍을 뚫어줘도 되고!"

공작팀 팀장은 깨달았다.

이 용 가면을 쓴 남자는 맨손으로도 강화 철판을 뚫을 수 있다!

'외통수에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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