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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355화 (356/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355화>

아무 의심 없이 적이 준비한 전장, 함정으로 걸어 들어오다니!

공작팀 팀장은 자신들이 너무나 방심했다는 걸 깨달았다.

모든 준비를 끝낸 이세기, 저놈을 잡으려면 이대로는 안 된다!

할 수 있는 모든걸 해야 한다!

공작팀 팀장은 통신기를 잡고 팀원들에게 명령했다.

“흩어져! 모두 시간을 끌어라!”

명령을 받은 팀원들이 시간을 끌기 위해 흩어지는 순간, 이태성은 흩어지는 공작원 중 마력 각성자 뒤로 바짝 달라붙었다.

대인전의 기본!

마력 각성자부터 조진다!

하아앗-

이태성이 마력 각성자 등에 표상 오러가 실린 주먹을 때려 박는 순간!

불쑥 옆에서 튀어나오는 톤파!

타이밍을 놓쳐 몸으로 막으려는 순간.

핑그르르르-

번개처럼 날아온 카지노 칩이 톤파를 잡은 적의 몸을 연신 때린다!

파슥, 파슥, 파스슥-

푸른 마력 스파크가 튀고 톤파의 타이밍이 어긋날 때 주먹을 내리꽂는 이태성!

콰아아앙-

톤파가 직각으로 꺾이고 적이 픽 쓰러지는 순간.

이태성은 도망치는 마력 각성자를 쫓으며 힐끗 뒤를 돌아봤다.

이세기.

기질이 특이했던 이세기는 무공 각성자였다.

그런데 각성할 때 얻은 무공을 사용하지 않고 태권도, 가라데, 택견, 유도, 복싱, 레슬링. 온갖 타격기와 유술이 뒤섞인 듯한 처음 보는 체술을 사용했다.

힘에서 월등한 육체 각성자조차 붙는 순간 앗- 하는 타이밍에 던져 버리고.

내력이 실린 카지노 칩을 던져 상대의 공방 타이밍을 뺏고 돌진력을 죽이고 있다.

수많은 무공 각성자를 봤지만, 이세기 같이 싸우는 녀석은 처음이었다.

게다가 전투의 맥을 보는 눈도 탁월했다.

단 한 번도 멈추지 않은 돌진!

자신이 등 뒤를 신경 쓸 필요 없이 돌진해 적을 헤집을 수 있게 최적의 타이밍에 견제를 넣고 있다.

과연 이세영의 친척!

본능적인 전투 감각, 전투의 맥을 짚는 능력에 본신의 힘까지 어지간한 베테랑 레이드 딜러 이상으로 월등하다!

‘이세기라고 했지!?’

이태성은 이세기라는 이름을 다시 한번 기억하며 폭풍처럼 적들을 밀어붙였다!

이 순간 천문석도 이태성을 따라 돌진하며 감탄하고 있었다.

헌터용 폐쇄 헬멧, 강화 전투복, 방검 방탄복, 안전 장갑, 안전 군화…….

고등급의 각성 헌터용 장비로 완전 무장하고, 조직력과 실전 경험까지 겸비한 적들!

이태성 길드장은 이런 적들을 무인지경으로 밀어붙이고 있었다!

아무리 표상 오러가 마력장을 뚫는데 특화된 각성력이라고 해도 전투를 보는 눈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

역시 이태성 길드장은 명불허전이었다!

이렇게 천문석과 이태성이 서로에게 감탄하고 있을 때.

거대 거북이 위에 서 있는 적의 수는 처음의 반이 안 남았다.

이제 곧 전투가 끝나리라고 예상할 때.

콰아아아-

9시 방향에서 굉음이 울려 퍼졌다.

파도 사이에서 불쑥 튀어나온 고속선!

고속선은 거대 거북이 옆으로 바짝 선체를 붙였다.

파앙, 파앙, 파아앙-

그리고 다시 한번 강습 포트가 발사됐다!

통통, 통통통-

30개 가까운 강습 포트가 거대 거북이 갑각 위로 천천히 떨어진다!

“시바- 강습 포트! 저 안에 몇 명이나 있는 거야!”

전투가 거의 끝나가는데 튀어나오는 적에 이태성이 분통을 터트릴 때.

천문석은 강습 포트가 떨어지는 곳으로 미친 듯이 질주하며 외쳤다!

“차버려요!”

이태성은 외침의 의미를 깨닫는 순간 바로 전력 질주했다.

그렇다! 강습 포트에서 나오기 전에 바다로 날려 버리면 된다!

두 사람이 달리는 순간 공작팀 팀장은 얼굴이 하얗게 변해 소리쳤다.

“저 미친놈들! 막아! 당장 막아!!”

천천히 떨어지는 강습 포트를 향해 달리는 두 사람을 향해 도망만 치던 공작원들이 달려들었다!

그러나 이태성은 레이드 메인 탱커!

수백의 몬스터 무리를 꿰뚫던 이태성의 돌진을 몇 안 되는 공작원들이 막을 순 없었다.

쾅, 콰아, 콰앙-

충돌음이 터질 때마다 공작원들은 사방으로 튕겨 나갔고 두 사람은 어느새 떨어지는 강습 포트에 접근하고 있었다!

아무것도 못하고 3개 팀이 바다로 떨어질 상황!

공작팀 팀장은 통신기를 잡고 정신없이 외쳤다.

“화력지원! 제압 사격해!”

=여기 제주도입니다! 이곳에서…….

“당장 쏘라니까! 여기서 바다로 흩어지면 끝장이다!”

촤아아, 촤아아아-

강습 포트를 발사한 후 이탈했던 고속 공작선이 다시 거대 거북이 10시 방향으로 접근했다.

그리고 전기 모터음이 울려 퍼졌다.

기이이이이이잉-

천문석은 귀에 익은 소리에 문득 고개를 돌렸다가 봤다.

10시 방향!

거대 거북이를 따라 달리는 고속선!

고속선 선체에서 이세계 쿠팡맨 때 봤었던 커다란 총이 튀어나오고 있었다!

자동차 2대 길이, 7개의 총신으로 이뤄진 개틀링 기관총!

“야, 너희 설마!?”

경악한 천문석이 외치는 순간.

개틀링 건의 사선이 몸을 스치는 섬뜩한 감각이 느껴졌다!

천문석과 이태성은 반사적으로 외쳤다.

“야! 여기 제주도야! 유력자들……!”

“한국에서 사람한테 마탄 쏘면……!”

그러나 두 사람의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개틀링 총구에서 화염이 쏟아졌다!

타다다다다다-

끊이지 않는 마탄 총성!

마탄의 푸른 마력광이 거대 거북이 갑각 위에 푸른 선을 그었다!

쿵쿵쿵쿵쿵쿵-

발아래서 느껴지는 진동!

소총탄으로는 낼 수 없는 지진이라도 난 듯한 진동이 갑각을 뒤흔든다!

거대 거북이 갑각은 괴수급 마수 중에서도 최상위권의 강도를 자랑한다.

그러나 반발장이 사라진 갑각에 이 개틀링 마탄이 쏟아지는 순간.

파스스슥-

화르륵, 화르르륵-

으스러진 갑각이 흩날리고, 마탄의 마력광이 불꽃이 되어 솟구쳤다!

그리고 이 파괴의 선이 천문석과 이태성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보는 순간 알 수 있었다.

스치기만 해도 강화 전투복의 마력장 정도는 갈가리 찢겨나간다!

이 순간 천문석과 이태성은 동시에 옆으로 뛰어 납작 엎드린 채 갑각 위를 굴렀다!

파바바바바밧-

해초와 모래, 자갈과 진흙이 쌓인 굴곡진 거대 거북이 갑각 위!

이 위를 미친 듯이 데굴데굴 구르는 두 사람.

이태성은 분통을 터트렸다.

“시바! 재금 중공! 미친 새끼들! 아무한테나 마탄을 팔아!”

“저거 정품! 재금 중공, 정품 마탄 맞죠?!”

천문석의 외침에, 이태성은 데굴데굴 구르며 연신 외쳤다.

“맞아! 그것도 그냥 마탄이 아닌 개틀링 고속 철갑 마탄!”

“저 개틀링 건, 분당 3000발을 쏟아붓는 거대 괴수 레이드 장비다!”

“쏟아지는 잡몹 처리 장비! 저걸 왜 사람한테 써!?”

“야, 이 미친 새끼들아!!”

이태성이 분통을 터트릴 때.

데굴데굴 구르던 두 사람의 몸이 훅- 꺼졌다.

굴곡진 거대 거북이 갑각 사이, 깊게 팬 홈으로 떨어진 것.

타다다다다다-

쿵쿵쿵쿵쿵쿵-

이 순간 두 사람이 떨어진 홈 주위로 제압 사격이 집중됐다!

얕은 구릉처럼 솟은 거대 거북이 갑각이 고속 철갑 마탄을 맞고 요동칠 때.

고속선에서 뻗어 나온 서치라이트 빛이 두 사람이 굴러떨어진 홈 주위에 집중됐다!

주위는 대낮처럼 환하고, 개틀링 마탄은 쉴 새 없이 쏟아진다.

게다가 하늘에서 떨어지던 강습 포트는 모두 갑각 위에 안착한 상황!

적의 수가 확 늘어났다!

천문석은 재빨리 기감을 퍼트려 주위 상황을 확인했다.

그러나 기감은 비 오듯 쏟아지는 마탄의 마력장과 거대 거북이의 존재감에 먹통인 상황!

눈으로 확인하려 슬쩍- 깊게 팬 홈 위로 고개를 드는 순간.

타다다다다-

마탄이 빗발치듯 쏟아지고,

쿵쿵쿵쿵쿵-

갑각을 타고 섬뜩한 진동이 전해졌다!

“젠장!”

주위를 대낮처럼 밝힌 채 쉴 새 없이 쏟아붓는 고속 철갑 마탄 때문에 고개도 들지 못하는 상황!

이때 굴곡진 갑각 사이로 이어지는 홈이 보였다.

순간 거대 거북이 위에서 싸울 때 봤던 광경이 떠오른다.

얕은 구릉 같은 육각형의 등껍질 사이로 이어지던 참호선 같은 홈!

‘이 홈을 따라서 우회하면?!’

그러나 결국 적을 상대하려면 홈에서 나가 적들을 뚫어야 했다.

적을 뚫으려 홈에서 나가는 순간 개틀링 마탄이 쏟아지면 끝장이다.

천문석은 힐끗 허리춤을 봤다.

권총.

이세영 선생님이 보내 준 마탄이 채워진 권총을 차고 있지만, 상대는 개틀링으로 고속 철갑 마탄을 쏟아붓고 있었다.

권총과 개틀링.

화력에서 비교가 안 되는 상황이다!

‘하, 시바! 미친 장비 빨!’

머리에 열이 오른 천문석은 내력을 담아 적들에게 외쳤다.

“야, 너희들 이러면 안 돼! 한국에서 사람한테 마탄 쏘면! 최하가 던전 노역형이야! 지금이라도 당장 멈춰!!”

이 순간 옆에 있던 이태성도 같이 외쳤다.

“하수구 던전 노역형 받으면, 기본이 후각 미각 상실이다!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할 정도로 괴롭다! 우리 마탄은 빼고 정정당당히 싸우자!!”

그러나 개틀링에서 빗발치는 마탄은 끊기지 않았고.

오히려 살기 어린 비웃음이 들려왔다.

“두 손 들고 나와라!”

“항복하면 살려 주마! 하하하-.”

“우리한테는 이게 정정당당이다!”

‘이대로 있으면 말라 죽는다!’

최후를 직감한 천문석은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

결국, 이 깊게 팬 홈을 달려서 어떻게든 저 개틀링을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그걸 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미끼가 되어 적들의 시선을 붙잡아야 했다!

천문석은 방금 고개를 내밀 때 확인한 적들의 정보를 이태성에게 전했다.

“8-9시 방향! 하늘에서 떨어진 공에서 나온 각성자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그놈들 소총 무장 중이고! 고속선은 10-11시 방향에서 개틀링을 발사하고 있습니다…….”

이태성은 순간적으로 이채를 띠었다.

적의 압도적인 화력이 갇힌 상황인데도 침착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태성은 머릿속에서 적의 위치를 그리고 길게 이어진 홈을 보며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입을 여는 순간.

“내가 미끼가…….”

“제가 미끼가…….”

이태성과 천문석, 두 사람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이세기, 너. 하하하-.”

이태성은 웃음을 터트렸다.

눈앞의 이세기는 자신과 같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위험한 역할을 하겠다고 자처했다.

사람의 진가는 위기의 순간에 드러나는 법!

이세기는 이세영과 같은 종류의 사람이었다.

가장 먼저 위험한 전장으로 달려가고, 모든 동료를 데리고 가장 뒤에서 나오는 사람.

믿을 수 있는 동료!

이태성은 눈앞의 이세기가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툭-

그래서 손에서 반지를 뽑아 던지며 말했다.

“점멸의 반지다. 소유자 각인이 안 된 아이템이라, 너 정도 전투 감각이면 바로 쓸 수 있을 거다. 개인차가 큰 아이템이라 한 번 사용으로도 탈진할 수 있다. 위험할 때 피하는 용도로만 써라.”

점멸의 반지면 못해도 10억은 하는 물건이다!

“네? 이걸 왜……?”

깜짝 놀란 천문석이 묻자, 이태성은 6시 방향을 손으로 가리키더니 9시 방향으로 움직였다.

“내가 이 방향으로 달려서 개틀링과 적들의 시선을 끈다. 넌 뒤로 크게 우회해서 저 고속선에 있는 개틀링부터 처리해라.”

“…….”

천문석은 뭐라고 말을 하지 못했다.

이태성은 스스로 미끼가 되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것도 고속 철갑 마탄을 쏟아붓는 개틀링 앞으로 나서서!

그러나 시선이 마주치는 순간 더는 말이 필요 없었다.

툭-

천문석과 이태성은 가볍게 주먹을 마주치고 바로 움직였다.

화르르르륵-

이태성이 전신에 폭발하는 듯한 표상 오러를 휘감고 뛰쳐나가는 순간.

파바바바밧-

천문석은 혼신의 힘을 다해 굴곡진 갑각 사이 홈을 달렸다.

“용 가면이 나왔다!”

“포획팀 움직여라!”

“견제사격 시작!”

“팔, 다리에 사격해라! 죽여서는 안 된다!”

정예 공작원들의 다급한 외침과 소총탄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타다다다-

그리고 이 외침과 소총탄 소리는 급격하게 멀어졌다.

천문석은 기습하기 위해 전장을 크게 우회하여 달렸다.

미끼가 되어 달리는 이태성.

크게 우회하여 전력 질주하는 천문석.

소총을 겨누고 생포하기 위해 달리는 공작원.

개틀링으로 견제사격을 퍼붓는 고속 공작선.

모두가 서로에게 집중한 순간.

전장의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콰아아아아아-

파도를 가르며 어둠 속에서 나타난 카지노 유람선!

모두가 잊고 있던 카지노 유람선이 고속 공작선 옆에서 불쑥 튀어나왔다.

그리고 뭘 어떻게 할 사이도 없이 고속 공작선을 향해 선수를 틀었다!

수천 명이 타는 대형 카지노 유람선과 100명 내외가 타는 고속 공작선.

크기와 무게 모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나는 두 배가 충돌했다!

이 순간 전장의 모든 소음을 지워 버리는 굉음이 울려 퍼졌다!

콰아아아아앙-

고속 공작선은 10톤 트럭에 받힌 자전거처럼 휙- 하늘을 날아 떨어졌다.

거대 거북이 갑각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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