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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353화 (354/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353화>

당황한 진교은이 순간적으로 멈칫하는 순간, 이세영은 함교 안으로 들어오며 말을 이었다.

"...2층은 갈 필요 없어요! 이태성이 구멍을 막고 있어요!"

"네…?"

"이태성이면?"

"태성 길드, 이태성!"

함교 안 선원들과 보안요원들이 경악할 때.

이세영은 함교 안을 쓱 훑더니 진교은에게 성큼 다가와 말했다.

"이곳 상급자 맞죠?!"

"네, 네!"

얼떨결에 대답하자, 이세영은 진교은을 잡고 몬스터 레이더로 이동했다.

유람선으로 다가오는 마수와 몬스터가 점으로 표시되는 레이더.

예상대로 마수는 육지에서 바다로 움직이고 있었다.

마수의 밀도는 높지 않았다.

그러나 한 마리라도 선체로 진입하면 참사가 일어난다!

이런 경우에는 은폐 마력장을 키고 외해로 빠지면, 위험도는 확 줄어든다.

그러나 뚫려서는 안 되는 선체 벽이 너무나 쉽게 뚫렸다!

이세영은 고개를 들어 함교 안을 훑고, 창밖 밤하늘과 밤바다를 훑어봤다.

긴장과 흥분, 우려와 경악이 뒤섞인 선원과 보안요원들의 얼굴.

바닥에 흩어진 유리조각과 물, 열린 금고 안 방치된 안전 상자와 정제 마석.

그리고 여전히 작동하지 않는 은폐 마력장!

이 모든 것을 훑는 순간 이세영은 직감했다.

서울 사태 때 자신의 학교에서 일어났던 일과 비슷한 일이 일어났구나!

상황을 파악한 이세영은 진교은에게 참전 메달을 내밀며 말했다.

"헌터 부대 예비역 소장입니다! 긴급 상황입니다! 제가 지휘해도 괜찮겠습니까?"

진교은은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상대는 이태성 길드장과 관련된 예비역 군인, 긴급 상황에서의 지휘 능력은 자신과 비교할 수 없었다!

"네. 부탁드립니다! 모두 이분의 지휘를 따라 주세요!"

지휘권을 받은 이세영은 빠르게 지시를 내렸다.

"선실 2층은 이태성이 막고 있다! 유지 보수팀! ‘202호, 203호, 211호, 217호, 303호’ 선실 선체를 보강한다! 그 부위 강화 철판 불량품이다."

"이런 젠장! 어쩐지 이상하더라니!!"

"모두 자재 창고로 달린다! 바로 용접한다!"

유지 보수팀이 다급히 달려나가자, 바로 몬스터 레이더 북쪽, 유람선 진행 방향을 손으로 짚는 이세영.

"이 부위를 주시해라! 이곳에 괴수급 마력장 신호가 확인될 거다."

"네? 거대 괴수면?! 지금 당장 선수를 돌려야 하는것 아닙니까?"

이세영은 깜짝 놀란 함교 안 선원과 보안요원들이 들으라는 듯 목소리 높여 외쳤다!

"그 신호, 제주도의 수호신 거대 거북이다!"

순간 사방에서 탄성이 터지고 사람들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렇지!"

"거대 거북이가 있었지!"

....

모두의 얼굴이 환해지는 순간 진교은이 무언가 말하려 했다.

이세영은 눈짓으로 진교은의 말을 막고 다시 외쳤다.

"무장한 보안요원들은 바로 갑판으로 나가서 선체를 기어오르는 마수를 저지한다! 갑판에서 선내로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알겠습니다!"

"바로 움직인다!"

무장한 보안요원들이 대답할 때, 이세영은 함교 안 모두에게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다.

"제주도의 수호신, 거대 거북이가 있는 곳에 도착할 때까지만 버티면 된다! 그곳에 도착하는 순간!"

쾅-

이세영은 콘솔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외쳤다.

"이런 자잘한 마수들은 단숨에 박살 난다!"

우와아아아-

함교 안에 환호성이 터지고 선원과 보안요원의 얼굴에 드리워진 우려와 긴장이 씻은 듯 사라졌다.

모두가 다급히 움직일 때, 진교은은 꿀벌 가면이 놓치고 있는걸 속삭였다.

"...거대 거북이는 지금 마수와 싸울 상태가 아니에요."

"네, 알고 있어요."

"네?"

당황하는 순간 돌아오는 말.

"그건 제가. 아니, 제 제자가 해결할 겁니다. 그보다 지금 당장 진교은 씨가 해주실 일이 있어요."

"네? 제가요?"

이세영은 빠르게 진교은이 할 일을 설명했다.

“...이렇게 해주시면 됩니다.”

할 일을 모두 들은 진교은은 바로 무전기를 잡고 접객부 승무원들에게 명령했다.

"접객부 승무원들은 지금 즉시 각층의 구명조끼를 승객들께 착용시키고! 승객 전원을 1층 객실로 이동시킬 준비를 해주세요!"

그리고 바로 시작된 선박 내 방송.

[승객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지금 선박 내 상황은 통제되고 있습니다.]

[객실에서 기다리시면, 곧 승무원들이 구명조끼를 나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구명조끼 착용 후. 승무원들의 안내에 따라서. 갑판 바로 아래 1층으로 이동하도록 하겠습니다!]

원래대로라면 갑판에서 구명정에 타기 직전에 구명조끼를 착용하도록 해야 했다.

구명조끼의 부력은 오히려 탈출을 막는 족쇄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긴급 상황이고, 이 구명조끼는 압축 공기 사용 방식의 신형 구명조끼였다.

그래도 진교은은 방송을 통해 몇 번이나 강조했다.

[구명조끼를 입으신 후! 절대! 절대로! 끈을 당겨 부풀게 하셔서는 안 됩니다!]

[구명조끼 끈은 반드시! 바다가 보이는 외부, 갑판에서 당기셔야 합니다!]

[혹시라도 구명조끼가 부푸신 분은 즉시 승무원에게 요청해서 교환해주십시오.]

....

진교은이 선내 방송을 계속하고, 승무원들이 구명조끼를 나눠주고, 승객들을 이동시킬 준비를 할 때.

타당, 타다당-

총성이 울리기 시작했다.

마탄의 총성과 어둠을 밝히는 마력광이 빗발치는 갑판!

갑판의 보안요원들이 선체를 기어오르는 마수를 향해 마탄 사격을 시작했다.

이 순간 모두는 다급히 움직였다.

이태성은 부실 시공된 강화 철판을 뚫고 들어오는 마수를 때려잡았고.

삼합회는 감쪽같이 사라진 이세기를 찾아 위로 달리고 있었다.

진교은은 만약의 사태가 발생할 때 승객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움직였고, 이세영은 무전기를 들고 무언가를 기다리듯이 함교 밖 하늘과 바다를 계속 살피고 있었다.

이렇게 대박의 꿈으로 시작된 카지노 나이트가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을 때.

천문석은 카지노 유람선 선수 갑판, 뱃머리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휘이이잉-

거센 바람을 가르고 달리다가 문득 손에 든 무전기를 내려다보는 순간.

이세영 선생님의 진지한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재생된다.

[진짜 진짜! 중요한 일이야! 갑판 올라가면 바로 뱃머리로 달려가! 내가 바로 도와줄 사람이랑 장비를 보내 줄게 그 장비 착용하고, 이 무전기 들고 뱃머리에 서 있다가! 내가 신호하면! 말한 대로 해야 해!]

천문석은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폈다.

달빛이 쏟아지는 하늘.

선체를 기어오르는 마수.

마탄 총을 갈기는 보안요원.

선수 뱃머리 너머 펼쳐진 바다.

이세영 선생님이 신호하는 순간.

자신은 저 뱃머리에서 전력을 다해 세 번 외쳐야 한다.

[내가 바로 이세기다!]

그리고 전력을 다해 앞으로 뛰어야 했다.

마수와 몬스터가 둥둥 떠내려오는 검은 바다를 향해!

“....”

누군가 자신에게 이런 일을 시켰다면 바로 무자비한 전법륜인 딱밤을 갈겨줬을 거다.

하지만 이 일을 시킨 사람은 이세영 선생님이었다.

자주 오락가락하시고 항상 헛다리를 짚지만, 제자를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하시는 선생님.

그리고 자신의 직감이 말하고 있다.

이세영 선생님이 말하는 대로 해야 한다고!

그러나 어째서일까?

불길했다.

너무나 불길했다!

휘이이이잉-

육지에서 불어오는 이 시원한 바람조차 불길했다!!

* * *

휘이이이잉-

한라산을 타고 넘은 바람이 까마득히 높은 제주도 하늘을 스쳐 지나갈 때.

이 바람을 타고 활강 중인 새끼 다람쥐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킥, 키키킼킼-?!

‘이 녀석들! 모두 어디 간 거야?!’

니케는 눈을 번뜩이며 지상을 살폈지만, 더는 게도 가재도 보이지 않았다!

신이 나서 보이는 대로 물었더니.

어느새 숲과 계곡, 바위틈 곳곳에 숨어있던 녀석들이 물기도 전에 모두 사라졌다!

아, 적당히 살살 무는 건데….

니케는 뒤늦은 후회를 하며 게와 가재가 도망친 바다를 봤다.

평소라면 이쯤에서 집에 돌아갔을 거다.

킥, 키키킼-

'그냥, 이제 집에 갈까?'

그러나 문득 생각하는 순간 머릿속에서 들려오는 소리!

얍, 아얍, 얍얍얍-

따악, 따악, 딱딱딱-

머릿속에서 소리가 들려오는 순간.

머리가 깨질 듯 아파지고, 가슴속에서 분노가 끓어올랐다!

폭풍 같은 딱밤!

하루종일 폭풍 같은 딱밤을 맞았다!

니케는 이대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케페니안 황금 다람쥐 일족에게 용서란 없었으니까!

순간 폭풍 딱밤을 때린 꼬맹이 얼굴이 떠올랐다.

두려움에 파르르 떨리는 몸!

니케는 재빨리 고개를 저어서 이상한 꼬맹이 얼굴을 지웠다.

그리고 오늘 밤 물고 다니던 게, 가재, 말미잘, 이상하게 생긴 놈들을 떠올렸다!

킥, 킼키키킼킼-!

'분노,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솟는다!'

니케는 활짝 펼친 두 팔 아래 빛의 날개막에 힘을 모으며 외쳤다.

킥킼, 키키키킼키킼-!

'나는 분노를 노래하리라!'

파스스-

그러나 날개막에 모이는 빛은 예전에 비하면 너무나 미약했다.

니케는 한참 동안 슬픈 눈으로 빛나는 날개막을 보다가 외쳤다.

키키킥킼, 키키키킼키킼-!

‘그래도, 나는 분노를 노래하리라!’

니케는 마수와 몬스터가 도망친 방향으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제주도 서쪽 바다.

거대 거북이가 있는 곳을 향해서!

그리고 이곳으로 움직이는 건 니케만이 아니었다.

파아아아, 쾅, 쾅, 쾅-

북서쪽에서는 용용이가 부하를 찾아 엄청난 속도로 바닷속을 가로지르고.

콰아아아아아-

남서쪽에서는 자칭 '이세기'를 잡으려는 정예 공작팀을 실은 고속 공작선이 파도를 꿰뚫고 있었다.

제주도 서쪽 바다 위, 거대 거북이를 향해 모두가 모여들고 있었다!

* * *

치이이이이익-

매캐한 금속 탄내와 섬광!

구멍 뚫린 선체 벽에 달라붙어 긴급 용접을 하던 보수팀 선원이 외쳤다.

"용접이 모두 끝났습니다!"

콰아앙, 콰드드득-

순간 마지막 마수를 박살낸 이태성이 표상 오러를 지워버리고 명령했다.

"끝났다! 승객 이동을 시작한다!"

이태성이 외치는 순간.

계단 앞을 막고 있던 삼합회의 원기륭이 계단 아래로 외쳤다!

"마수 처리가 끝났다! 승객 이동을 시작한다!"

그리고 메아리치듯 이어지는 고함!

"승객 이동을 시작한다!"

"승객 이동을 시작한다!"

....

각 층 계단마다 대기 중이던 보안요원과 삼합회 조직원들의 외침이 빠르게 이어졌다.

그리고 승무원의 인도 아래,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객실에서 대기 중이던 승객들이 갑판 바로 아래 1층 객실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이태성은 갑판을 향해 달리며 원기륭에게 지시했다.

"너희는 1층 계단을 지켜라!"

승객들이 모이는 1층 입구를 지키라는 지시!

원기륭은 바로 고개를 숙이며 외쳤다.

"네!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그러나 이태성이 사라지고 고개를 들었을 때, 원기륭의 낯빛은 검게 변해 있었다.

그리고 사방에서 몰려온 중간 보스들의 다급한 목소리.

"원기륭! 어떻게 할 생각이야?!"

"이대로 계속 명령을 따를 생각인가?"

"아니면? 뻗대다가 바다로 던져지려고?!"

"하, 시바. 지금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들려오는 탄식대로였다.

상황이 어떻게 대처하지 못할 정도로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처음 이 카지노 유람선에 탄 것은 진교은의 일을 돕기 위해서였는데….

이태성에게 쥐여 터지고, 이세기를 잡으려다가 개박살이 나더니, 이제는 마수에게서 승객들을 지키고 있다.

이들이 받은 임무는 이세기를 확보하는 건데 말이다!

하지만 ‘이세기’ 그 미친놈은 도저히 잡을 방법이 없고, 반항할 엄두도 나지 않는 ‘이태성’ 길드장에게 찍혔다.

게다가 이제 곧 북중국에서 보낸 ‘인수팀’까지 도착한다!

이세기.

이태성.

인수팀.

삼합회는 셋 사이에 끼어버렸다!

이번 일의 리더 원기륭은 머리가 빠개질 것만 같았다.

'하, 시바! 어떻게 하지?!'

원기륭이 미친듯이 머리를 굴릴 때.

위이잉, 위이이잉-

먹통이 됐던 원기륭의 보안 스마트 폰이 진동했다!

원기륭은 재빨리 스마트 폰을 꺼냈다.

순간 중간 보스들의 시선이 원기륭의 스마트 폰으로 모였다.

화면에 뜬 번호는 처음 보는 번호였다.

하지만 보는 순간 이들 모두는 직감했다.

'인수팀이다!'

"타이밍하고는…."

"원기륭. 어떻게 할 거냐?"

"이세기는 아마 갑판에 있겠지만…."

중간보스들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이세기 이놈은 몇 번이나 마수 포획용 그물을 쏘고, 다굴을 놓고, 개싸움을 벌였는데도 옷깃도 잡지 못했다.

“하, 이세기 그 새끼를 어떻게 잡아….”

누군가의 탄식이 모두의 속마음을 대변했다.

도주 랭킹을 메기면 이세기 놈이 세계 1위일 게 분명했다!

이세기를 잡기도 쉽지 않은데, 갑판으로 인간재해 이태성까지 올라갔다.

게다가 ‘솔의 눈’ 회수마저 실패했다!

도무지 임무를 수행할 엄두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

이때 원기륭이 무언가 결심한 듯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리고 중간 보스들의 눈을 한번 훑어보더니 진동하는 보안 스마트 폰 전원을 꺼버렸다.

"....!"

이심전심!

중간보스들도 품에서 스마트 폰을 꺼내 일제히 전원을 껐다.

"우리는 이세기가 있는 위치를 알려줬다.

"그래. 우리는 할 일을 다 한 거다."

"나머지는 인수팀이 알아서 할 일이지."

"맞아. 우리는 할 일을 다 했다."

....

일제히 고개를 끄덕인 중간 보스들은 쓰고 있는 가면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고래가 싸우는 전장에 새우가 끼어들면 결과는 뻔했다.

원기륭과 삼합회 중간 보스들은 그냥 기권하고 전장에서 도망치는 걸 선택했다.

이렇게 삼합회가 기권을 선택한 순간 함교에서는 다급한 외침이 터지고 있었다.

"전방! 괴수급 마력장 신호 확인! 거대 거북이로 추정됩니다!"

"서치라이트 비추겠습니다!"

강력한 선박용 서치라이트가 유람선 앞을 밝히고, 그 빛 아래 거대한 섬과 같은 생명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제주도의 수호신, 거대 거북이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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