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350화>
콰아아아앙-
굉천수의 섬광과 굉음이 완전히 방심한 삼합회 조직원들의 전신을 뒤흔들었다!
눈은 외부 정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귀는 균형 감각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굉천수의 섬광으로 시야가 하얗게 물들고, 굉천수의 굉음으로 귀속 평형기관이 뒤흔들리는 순간.
삼합회 조직원들은 순식간에 무력화됐다.
으아악-!
꺄아아-!
"어디냐!?"
"이세기 이 새끼!"
"잡아! 놓치면 안 된다!"
사방에서 비명이 터지고 울분에 찬 고함이 터져 나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도 손을 허우적대며 벌꿀 가면을 잡으려는 삼합회 조직원들!
그러나 이런 눈먼 손에 잡힐 리가 없었다.
천문석은 가볍게 손을 피해 홀을 지나서 통로로 나왔다.
그리고 미친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목적지는 환전소!
종업원 위장 계획은 폐기다!
그냥 재빨리 환전에서 튀는 거다!
타다다닥-
달려가는 천문석의 등 뒤에선 굉천수를 사용하면 언제나 그러했듯 분노가 끓어오르는 외침이 들려왔다.
"이세기, 이 새끼! 죽여 버리겠다!!"
피 끓는 절규에 천문석은 자신도 모르게 외침이 들려오는 홀을 돌아봤다.
굉천수를 정면에서 맞고 넓은 홀에 쓰러져 버둥거리는 십여 명의 삼합회 조직원들.
이들에게서 이세기를 향한 분노와 원한, 절규가 쉴새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쏟아지는 수많은 외침 중에서 유난히 귀에 쏙쏙 날아와 박히는 말이 하나 있었다.
하도 많이 들었더니 언젠가부터 관용어처럼 느껴지는 말.
'이세기 이 새끼.'
자신이 계속 굉천수의 눈뽕을 터트리고 다니면, 언젠가는 '이세기 이 새끼'가 진짜 관용어처럼 쓰일지도 몰랐다.
"...."
정말 다행이었다.
이세기가 무림 던전에 있어서….
* * *
천문석은 순식간에 환전소가 있는 층까지 내려갔다.
그리고 환전소가 있는 홀로 이어지는 통로 들어가는 순간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여기다! 여기에 이세기 새끼가 있다!"
"이런 젠장!"
삼합회 조직원의 외침에 반사적으로 몸을 돌리던 천문석은 깨달았다.
어차피 환전소로 가려면 이 통로를 뚫어야 한다!
즉, 더는 도망쳐서는 안 된다!
"그래! 이세기 새끼! 여기 있다! 새끼야!"
천문석은 도망치려던 몸을 멈추고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갔다.
'솔의 눈'을 앞세우고!
"어, 어어!"
'솔의 눈'이 불쑥 튀어나오자 당황해서 뒤로 물러서는 삼합회 조직원!
'먹히는구나!'
깨닫는 순간 천문석은 바로 던졌다.
"야, 솔의 눈 받아라!"
천문석이 손을 뿌리자, 삼합회 조직원은 반사적으로 몸을 날렸다.
으아아악-
솔의 눈이 조금이라도 손상되면 랭커에게 아작이 난다!
삼합회 조직원은 정신없이 몸을 던져 날아오는 물체를 잡은 후에야 깨달았다.
"카지노 칩?"
순간 머리에 날아오는 사커킥!
다급히 손을 들어 막는 순간.
탁-
타격력이 실리지 않은 발차기가 손에 닿았다.
"어? 이건 무슨?!"
당황해 고개를 드는 순간.
"페인트! 새끼야!"
콰아앙-
머리에 수직으로 꽂히는 엘보!
머리에 엘보를 맞은 삼합회 조직원이 픽- 기절하는 순간.
"여기다!"
"이세기 새끼 여기 있다!"
삼합회 조직원들이 우르르 통로로 밀려왔다!
천문석은 폭풍처럼 밀고 나갔다.
다굴을 때리기 힘든 좁은 통로!
게다가 지금 손에는 공방 일체!
무적의 주먹도끼, 솔의 눈이 있었다!
이 통로는 자신에게 최적의 전장이었다.
파아앙-
로우킥을 갈겨 허리를 숙이는 순간.
파바밧-
옷을 낚아채고 상체를 흔들며 연속 따귀를 갈긴다!
정신을 못 차릴 때, 손끝에 걸린 옷을 틀어잡고 벽에 내리꽂는다!
콰아앙-
꺼어억-
"죽어라! 이세기!"
동료가 무력화되는 틈을 타서 달려드는 순간.
천문석은 왼손을 휙 내밀었다.
왼손에 들린 '솔의 눈'!
히이이익-
솔의 눈을 보는 순간 살기등등하게 달려들던 조직원은 부적 본 강시처럼 흠칫 놀라 자신도 모르게 멈칫했다!
콰드득-
순간 천문석은 발을 밟으며 머리카락을 오른손으로 낚아챘다.
꺄아아-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며 고개를 숙이는 순간 얼굴에 꽂히는 무릎!
쾅-
충격에 코피가 줄줄 흐르고 정신을 차리지 못할 때.
성큼 걸어 들어가 허벅지 사이로 팔을 넣어 뒤로 던진다!
우당탕탕-
으아악-
꺼어억-
달려들려던 놈들이 뒤엉키는 순간 단숨에 밀고 들어가 마종권의 무게가 실린 보법으로 발과 손을 밟았다!
쿵, 쿵, 쿵, 쿵-
으악, 으악, 캬아, 끄어억-
하나같이 비명을 터트리며 허리를 숙이는 조직원들!
천문석은 훤히 드러난 뒤통수를 내리찍어 순식간에 조직원들을 무력화시키고 이놈들을 밟고 뛰어 다시 전진했다.
쿵, 쿵, 쿵-
“와라! 새끼들아!”
천문석은 사방에서 밀려오는 삼합회 조직원들을 압도하고 있었다.
강화 전투복의 방어 마력장은 일종의 반응 장갑.
일정 이상의 힘과 각성력이 가해져야 작동하는 게 기본이었다.
천문석은 이걸 역 이용했다.
내공을 내부로만 돌려, 방어 마력장이 반응하지 않을 정도의 힘만으로 단숨에 삼합회 조직원들을 작살냈다.
보통의 경우 이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헌터 방어 장비는 극도로 효율적이기에, 방어 마력장이 반응하지 않을 정도의 힘으로는 상대를 쓰러트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합회 놈들은 어이없게도 강화 전투복만 입고 있었다.
즉, 헬멧, 목 보호구, 안전 장갑, 토시, 각반, 안전화, 방검방탄복을 아무도 착용하지 않았다!
머리, 목, 손, 하박, 정강이, 발, 타격력!
천문석이 보기에 삼합회 놈들은 전신이 약점이었다.
쾅, 콰앙-
머리에 엘보, 주먹, 사커킥을 갈겨 기절시키고!
얍, 얍얍얍얍-
컥, 커억, 컼컥-
훤히 드러난 목에 손날치기만 계속 날려도 호흡곤란이 와서 비틀거린다!
콰드득, 쾅-
끄아아아악-
게다가 맨 손가락을 비틀고, 구두를 신은 발을 내리찍으면 고통에 몸을 움츠린다!
각성자란 놈들이 뼈 좀 비틀린다고 움츠러들다니!
천문석은 폭풍처럼 삼합회 조직원들을 쥐어패면서 연신 외쳤다.
"하- 조폭 놈들이 이렇게 근성이 없냐!?"
"새끼들아! 너희들 이런 식으로 해서 조폭으로 밥 먹고 살겠냐?!"
"야, 내가 얼마 전에 본 조폭들은 장난 아니게 열심히 살았어!"
"너희들 주호 아냐? 단혈철검 주호!?"
"걔가 얍삽하기는 했어도 근성 하나는 장난이 아니었어!"
"어, 주호 걔가! 얼어 뒤질 것 같은 설산에서! 12시간이 넘게 물 한 모금 먹지 않고 달린!"
얍, 얍얍얍얍-!
천문석은 달려드는 덩치의 목에 손날치기 5연격을 넣으며 외쳤다!
"근성이 쩔어주는 애야! 조폭이면! 너희도 근성을 기르란 말야! 근성!!"
끄어억-
손날치기 5연격을 맞은 삼합회 덩치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쓰러지는 순간 뻥 뚫리는 통로!
그리고 마침내 보였다!
처음 카지노 유람선에 들어왔을 때 VIP 초대장을 칩으로 바꾼 환전소가!
* * *
넓은 홀 안쪽 벽, 강화 유리와 철창으로 둘러싸인 환전소!
이 순간 다시 보는 환전소는 아름답기까지 했다!
"드디어 환전소구나! 으하하하!"
천문석은 한동안 통로에서 웃음을 터트리다가 환전소를 향해 뛰어들어갔다.
꺄아아-
으아악-
계속된 비명과 전투소음에 겁을 먹었던 손님들.
피투성이가 된 천문석이 나타나자 손님들은 깜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홀 가장자리로 도망쳤다.
“잡았다! 이 새끼!”
이때 벽 뒤에 숨어있던 삼합회 조직원들이 튀어나오는 벌꿀 가면을 향해 압축공기 그물 발사기를 당겼다.
파아앙, 파아앙, 파아앙-
좌우에서 연신 압축공기 터지는 소리가 들리고.
촤르르륵-
마수 포획용 강철 그물이 넓게 펼쳐져 날아왔다!
피할 곳 없이 5겹으로 날아가는 강철 그물!
중간 보스들은 확신했다!
"잡았다!"
누군가 외치는 순간 울분에 찬 함성이 홀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으아아아악-
촤르르르륵-
이때 강철 그물에 벌꿀 가면이 칭칭 휘감겨 쓰러졌다.
그리고 삼합회 조직원들의 광기가 폭발했다.
"죽여 버리자!"
"박살 내버려!"
살기로 눈이 붉게 충혈된 삼합회 조직원들이 일제히 달려들어 칼과 도끼를 내려쳤다.
깡, 깡, 깡-
5겹으로 겹겹이 둘러싼 강철 그물에 칼날과 도끼날이 박히지 않았다.
그러나 충격량은 그대로 먹혀들어 갔다!
끄억, 끄어억-
강철 그물에 붙잡힌 벌꿀 가면이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연신 비명을 질렀다.
당황한 중간 보스들이 다급히 달려들었다.
"멈춰! 생포해야 한다!"
"솔의 눈! 손상되면 안 돼!"
"정신 차리라니까! 새끼들아!!"
이때 휘파람 소리가 들려왔다.
휘이이-
상황에 전혀 맞지 않는 휘파람 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리자.
돌고래 가면을 쓰고 통로에 쪼그려 앉아 있는 사람이 보였다.
"살살해라. 너희 동료 죽겠다."
그리고 이 사람의 손에 들려있는 솔의 눈!
탁, 탁-
가볍게 솔의 눈을 손에서 위아래로 주고받는 걸 본 순간.
삼합회 조직원들의 시선이 쪼그려 앉은 돌고래 가면과 그물에 칭칭 감긴 벌꿀 가면을 오갔다.
육각형 벌집에서 흘러넘치는 꿀 모양의 벌꿀 가면.
어쩐지 비웃는 것 같은 표정의 돌고래 가면.
‘가면을 바꿔 썼구나!’
모든걸 깨달은 중간보스가 외쳤다.
"이세기 이 얍삽한 새끼! 매복한 거 어떻게 알았냐?!"
쪼그려 앉아 있던 천문석이 비밀을 말해준다는 듯 은밀한 어조로 대답했다.
"잘 들어라. 한 번만 말해줄 테니까. 벽 뒤에 숨어있고, 살기를 지워도 감지하는 방법이 있다. 그게 무슨 방법이냐면…."
말끝을 흐리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집중하는 중간 보스.
순간 천문석은 번개같이 튀어나가며 외쳤다.
"비밀이다 새끼야! 다굴을 치면서 누구한테 얍삽하대!!"
쿵-
단숨에 중간 보스에게 돌진한 천문석은 발을 밟으며 기합을 터트렸다.
얍, 얍얍얍얍-
그리고 목에 번개 같은 손날치기 5연격을 박아넣었다.
커컥,커커컥걱-
중간 보스가 순식간에 무력화되는 순간 다른 중간 보스들이 외쳤다.
"거리 둬!"
"이 새끼랑 붙지 마라!"
"이 새끼 체술의 달인이다!"
"뭐? 이 새끼? 제대로 불러 새끼들아! 이세기야!"
천문석은 목을 맞고 컥컥- 거리는 중간 보스의 목깃을 잡고 들어 올려, 기합을 지르며 던졌다.
흐아앗-
동료가 날아오자 삼합회 조직원들이 다급히 달려와 받으려 했다.
"멈춰!"
"받지 마!"
"피해! 옆으로 물러나!"
다급히 외쳤지만 이미 늦었다.
날아오는 중간 보스를 받는 순간.
그 뒤에서 불쑥 솟아 나오는 돌고래 가면!
적들이 균형을 잃고 주춤하는 이 짧은 타이밍.
천문석은 폭풍 같은 개싸움을 시작했다.
쾅-
발등을 밟아 고통에 내려오는 머리를 무릎으로 올려치고!
짝-
뺨을 때려 움츠러드는 순간 다리를 걸어 뒤로 굴린다!
으아악-
괴성을 지르며 태클하는 적을 마종권의 보법으로 꾹꾹 눌러주고.
끄억, 끄억, 끄어억-
이야압-
날렵하게 칼을 찔러오는 적의 머리채를 잡아 내력을 담아 흔들어 준다.
으악, 으억, 으어억-
"하, 이 멍청한 녀석! 뒤지기 싫으면 모발 단정!"
천문석은 폭풍 같은 개싸움으로 홀을 뚫으며 쉴 새 없이 외쳤다!
"도망치지 말고! 근성 있게 싸우란 말야!"
"정면으로 정정당당! 당당히 대결하란 말야!"
"너희들 얍삽하게 싸우면 실력이 안 늘어!"
"나처럼 당당히 싸워! 그래야 실력이 쑥쑥 자라지!"
...
삼합회 중간보스들은 분통이 터졌다.
'솔의 눈'을 방패처럼 사용하는 새끼가 뭐, 정정당당!
그러나 화를 내는 건 이 새끼를 잡고 나서 해도 늦지 않았다!
중간 보스들은 부하들을 뒤로 끌어내며 연신 외쳤다.
"포기하고 뒤로 빠져!"
"거리 둬! 원거리! 멀리서 던지기만 해라!"
“붙지 말라니까!”
“아무거나 던져서 시간만 끌어!!”
. ...
그리고 전투의 양상이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