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330화>
모두가 잠든 깊은 밤.
천문석은 봉을 들고 마당으로 나왔다.
휘이이잉-
한낮의 뜨거운 열기가 씻은 듯 사라진 여름밤.
시원한 바람과 청량한 공기에서 여름의 끝을 느낄수 있었다.
천문석은 모두가 잠든 지금 무공을 점검할 생각이었다.
신동대문의 난장판이 마무리된 바로 다음 날 제주도로 휴가로 왔고.
다시 하루 뒤 거대 괴수와 마신의 강림체와 싸웠다.
마치 자신을 따라오는 듯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연이어 등장한 강적들과 격전을 치렀다.
마장과 선연이 함께 오듯.
연이은 격전으로 영육에 업과 경험이 쌓이고 혼백에 새겨진 무업(武業)이 깨어나는 게 느껴졌다.
무공은 천천히 성장하지 않는다.
천 년 동안 떨어진 물방울이 불현듯 바위를 깨트리고.
깊이를 알 수 없는 호수에 던져 넣던 돌멩이가 어느 날 문득 수면 위로 드러나듯.
일심으로 정진한 무공은 어느 순간 돌연 비상한다.
그 비상의 순간이 가까워졌다는 감이 왔다.
이럴 때는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를 돌아봐야 했다.
천천히 걷는 사람은 넘어지지 않으나.
앞만 보고 무작정 달리고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고 비상하면 쉽게 넘어지고 추락하는 법.
오늘 마신의 강림체와 싸우다가 대오각성하고 한 방에 훅 갈뻔한 것도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
천문석은 가볍게 몸을 풀고 천천히 봉을 움직였다.
소리도 기척도 없이 움직이는 봉.
봉술의 상궤를 따르지 않는 기묘한 봉술이 펼쳐졌다.
원심력과 회전력을 실어 일격 필살을 노리지도, 거리를 장악해 적의 접근을 불허하지도 않는다.
콕, 콕, 콕-
장난치듯 가볍게 부러진 첨단으로 찍고.
휘리릭-
회전하는 봉을 밀어 넣어 굴렁쇠 굴리듯 굴리기도 한다.
빙글빙글-
봉과 몸을 같이 움직여 팔방을 점하다가도.
쿵-
봉을 찍고 하늘로 날아올라, 한 치 앞에서 십 장 앞까지 자유롭게 거리를 장악한다.
이렇게 장단이 변화하는 봉에, 일기일원공의 내력이 실리는 순간.
다시 한번 봉술이 변화했다.
장단(長短), 길고 짧게.
경중(輕重), 가볍고 무겁게.
장단, 경중.
거리와 무게는 무기술의 시작이며 끝이다.
전생 천마는 독문 병기를 두지 않았다.
무기술을 배우지 않아서가 아니라, 수없이 많은 무기술과 무공을 익혔기 때문이다.
권, 곤, 도, 봉, 극, 창, 편!
마종권, 둔곤, 극음도, 천주봉, 일엽극, 구인창, 쌍두편!
수많은 무기술을 익힌 천문석에 손에 들린 봉은 봉의 한계를 넘어 천변했다.
짧게는 한치에서 길게는 십 장까지 봉이 변화하는 매 순간.
마치 처음부터 그러하듯 무기에 맞는 보법이 펼쳐지고 일기일원공이 몸과 봉을 하나로이었다.
달빛 아래 절정에 이른 봉술과 내력이 폭풍처럼 몰아치고.
일기일원공의 내력이 하늘 끝까지 뻗어 별에 닿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소리도 기척도 없다.
바로 앞에 보고 있어도 봉이 움직인다는 느낌조차 받을 수 없었다.
움직임 속의 고요.
동중정(動中靜)!
하늘 끝까지 뻗어 오르는 내력과 달리, 천문석의 마음은 이 순간 점점 더 고요하게 가라앉았다.
그리고 마침내 마음의 호수에 일어나던 물결이 모두 사라지는 순간.
극(極).
몸은 연못 중앙에 멈추고.
마음은 변화의 정점에 멈췄다.
별에 닿을 듯이 일어나던 일기일원공의 내력도, 고요하게 더 고요하게 침잠하던 마음도 모두 정지했다.
지금은 하늘로 던져진 공이 정점에 도달해 떨어지는 순간이고, 얼음이 녹아 물이 되고 물이 끓어올라 기체가 되는 순간이었다.
극에 달해 모든 것이 변화하는 이 찰나의 순간.
천문석은 영육과 혼백의 사이 심상 공간에 만들어낸 기경팔맥, 무공의 근원을 관조했다.
기경팔맥에 쌓아 올린 일기일원공의 토대 위에, 마종권과 생사팔문의 보법으로 기반을 닦고, 굉천수와 마종권의 초식으로 형을 잡았다.
그리고 이 위에 그때그때 적당한 무공을 올려 사용했다.
한가지 무공을 극에 달하도록 파기에는, 너무 많은 사건·사고가 연속해서 터졌다.
그리고 매 사건·사고 때마다 빡세게 구르며 한계까지 힘을 끌어내 싸워야 했다.
이걸 단적으로 보여주는게 굉천수였다.
전생에는 거의 쓰지 않던 굉천수가 현생에서 가장 많이 그리고 유용하게 쓴 무공이었다.
굉천수의 눈뽕을 먹여 위기에서 벗어난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마수와 몬스터.
무림 고수.
각성자.
그동안 굉천수의 눈뽕을 맞은 이들을 생각하는 순간 천문석은 웃었다.
그리고 발밑의 연못을 바라봤다.
극에 달해 정점을 지나가는 찰나의 순간.
연못은 마음을 비추는 신화 속 거울처럼 천문석의 무업을 비추고 있었다.
연못 속에서 빛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별!
이 별들 하나하나가 혼백에 새겨진 무업이다.
당장이라도 손만 뻗으면 전생의 경지를 잡을 수 있을것 같지만, 연못에서 빛나는 별은 보이는 그대로 연못에 비치는 별일 뿐이다.
이 무업에 닿는 길은 언제나 그러하듯 하나뿐이다.
일심으로 한 발 한 발 전진하는 것!
이 순간 찰나의 순간이 끝나고, 정점에 달했던 천문석의 정신이 깨어났다.
동중정은 일순 반전해서 정중동으로 변화했다.
폭풍같이 몰아치던 내력이 고요해지고, 물결 하나 없이 고요하던 마음이 폭풍처럼 일어났다.
구으으으으응-
정지한 듯 고요하던 연못이 진동하고.
파아아아아아-
수면에서 엄청난 안개가 솟아올랐다.
천문석은 안개가 솟아나는 연못을 나와 손을 휘저었다.
피어오르던 안개는 다시 비가 되어 쏟아졌고 천문석은 웃었다.
단지 절정의 경지에 달했을 뿐인데, 마음에 천지가 응답하고 있다.
유불선(儒佛仙).
전생에 마공의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배우고 수련했던 3교(敎), 3법(法), 3도(道)가 현생에 결실을 보고 있었다.
조급함도 절박함도 없이 무애(無碍)한 마음.
혼백에 새겨진 엄청난 무업.
영육에 쌓인 업과 고난.
이 모든 게 아우러져 점점 더 빠르게 경지가 상승하고 있다.
당장 지금이라도 초인경, 초절정에 닿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 또한 마장이었다.
천문석은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의 달을 봤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 밝고 커다란 달.
그러나 아무리 손을 뻗고 뛰어올라도 달에는 닿지 못한다.
초절정의 벽이 이와 같았다.
바로 앞에 있는 것 같으나 조바심에 한걸음 내 딛는 순간 벽은 멀리 달아나 버리고 오히려 멀어진다.
이렇듯 당장이라도 비상할 것만 같은 감과는 달리 초절정 초인경의 경지는 여전히 멀고.
전생 천마가 도달한 경지는 너무나 까마득해 그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보통의 무림인이었다면 이미 한번 도달했던 드높은 경지를 되찾기 위해서, 당장이라도 폐관 수련에 들어갔을 거다.
하지만 그럴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천지간에 의지할 곳 없는 고아에서 드높은 무의 경지까지 올랐었기에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하늘을 떨어 울리고, 대지를 요동치게 하는 드높은 무공조차 삶의 수단일 뿐이다.
중요한 건 무공의 경지가 아닌 어떤 삶을 사는지다.
이 순간 오늘 하루 본 수많은 사람의 모습이 생각났다.
한 손에는 프라이팬을 다른 손에는 아이의 손을 잡고 달리던 엄마.
소총을 들고 지붕 위를 뛰어넘어 사람들을 구한 나이든 헌터.
덜덜 떨면서도 방패를 들고 마수를 밀어붙이던 직원들.
...
최선을 다해 용기를 낸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있었다.
언론과 포탈은 화려한 헌터와 각성자들에게 주목하지만, 이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한 명 한 명 모두가 영웅이었다.
그래서 천문석의 목표도 강함이 아닌 평범하고 즐거운 삶.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고수가 아닌, 적당히 놀고먹을 수 있는 건물주였다.
그리고 이 목표를 이룰 날이 머지않았다.
천문석은 고개를 내려 잡낭 안에 가득한 오이 속에 파묻힌 물건들을 확인했다.
말간 돌.
검은 동전.
금 간 마안.
그리고 작은 구슬, 거대 괴수 코어.
이 거대 괴수 코어가 자신의 꿈이자 목표를 이뤄 줄 것이다.
적당히 제주도에서 휴가를 즐기다가 서울로 돌아가서 코어를 팔면!
건물주가 되는 것이다!
카캬캌-
참을 수 없는 웃음이 터져 나올 때.
휘이이이-
여름의 끝을 알리는 시원한 바람이 다시 한번 불어왔다.
* * *
“편하게 쉬어. 맛있는 것도 먹고.”
이른 아침에 회사로 나가는 임옥분 여사가 천문석의 어깨를 툭 치며 말하자.
장민 대표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전 아마 늦은 밤에나 돌아올 거 같네요. 혹시 필요한 게 있으면 직원에게 무엇이든 말하세요.”
장민 대표의 말이 끝나자마자, 뒤에 선 비서가 고개 숙이며 말했다.
"대문 밖에서 직원이 대기 중입니다. 무엇이든 말해주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대표님."
천문석이 대답하는 순간 신난 외침이 터져 나왔다.
"뭐든지 말하면 된다고?!"
쓰으윽-
단숨에 대청마루를 미끄러지듯 기어와.
으아앗-
마치 역기를 들어 올리는듯한 기합과 함께 퐁퐁검으로 바닥을 짚고 일어나는 특급 헌터!
우드득-
어젯밤부터 계속 기어 다닌 특급 헌터의 허리가 쭉 펴지는 순간!
쿵, 쿵-
특급 헌터는 퐁퐁검으로 마루를 때리며 외쳤다.
"알았어! 무엇이든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할게! 할머니! 장민! 잘 갔다 와! 나는 걱정할 거 하나도 없어!”
우히히히히힛-
그러나 걱정하지 말라는 외침과는 달리 눈을 반짝이며 신나게 웃는 모습을 보면, 지금 특급 헌터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임옥분 여사가 미소지을 때.
장민 대표는 웃으며 특급 헌터의 머리와 옷을 정리해줬다.
"장민…?"
은근한 기대 어린 목소리로 묻는 순간.
장민은 고개를 저었다.
"자동차는 안 돼."
"앗! 장민! 나 이제 위험한 일 안 할게! 나 완전완전! 반성했단 말야!"
장민은 가볍게 툭 질문을 던졌다.
"도로 한가운데 아이가 혼자 울고 있으면 어떡해야지?"
"빨리 뛰어가서 데리고 나와야 해! 나 얍얍-하면 엄청 빨리 뛰어!"
"높은 나무에 할아버지 모자가 걸려 있으면?"
"얼른 나무 타고 꺼내 와야지! 나, 나무 완전 잘 타! 금방 꺼내올 수 있어!"
"물에 강아지가 빠졌으면?"
"엄청 큰일이잖아! 당장 헤엄쳐서 구해줘야지! 나 헤엄 완전 잘 쳐!"
....
"...."
장민 대표는 잠시 말없이 특급 헌터를 보다가 번쩍 안아 들었다.
“앗- 왜?! 나 아무것도 안 했어!”
깜짝 놀란 특급 헌터가 외치는 순간.
장민은 특급 헌터를 꼭 안으며 사근사근하게 말했다.
“오늘 하루는 쉬어. 형이랑 누나랑 위험하지 않게 노는 거야….”
장민 대표는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
“엉덩이는 아프지 않아?”
특급 헌터는 씨익 웃으며 말했다.
“엉덩이 하나도 안 아파! 아무래도 엉덩이도 특급 엉덩이가 됐나 봐!”
우히히힛-
"...."
장민 대표는 신나게 웃는 아이를 잠시 복잡한 감정이 담긴 표정으로 봤다. 그리고 천문석에게 눈짓했다.
"잠시만 저랑 이야기 좀 나누죠."
"네. 대표님."
“할머니! 언니 잘 갔다 와요!”
“여사님. 대표님. 잘 쉬고 있겠습니다.”
“할머니! 장민! 올 때 선물 사 와주세요!!”
천문석과 장민 대표, 임옥분 여사는 마당을 가로질러 대문 밖으로 나섰다.
"문석아 고생했다. 잘 쉬어."
임옥분 여사가 먼저 떠나가고, 장민 대표는 비서에게 카드를 받아 천문석에게 내밀었다.
"대표님. 이 카드는?"
천문석이 반문하자, 장민은 짧게 한숨 쉬며 웃었다.
"사실 준비한 게 많았는데…. 어제 괴수 등장 때문에 모두 허사가 됐거든요. 이 카드는 제 호의니까 제주도에 계신 동안 마음껏 쓰세요."
"제주도에 문제가 생겼나요? 뉴스를 보니까 평소랑 별로 다를 게 없는 것 같던데요…?"
장민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 제주도와 관련된 회사들 전부 비상사태에요. 제주도지사와 정부가 최선을 다해서 막고 있긴 한데. 안전지대가 깨졌다는 게 상징하는 게 너무 커요.”
짧은 한숨뒤 이어지는 목소리.
“막대한 고정자산을 처분하는 게 어려워서 암묵적으로 침묵 중이긴 한데. 벌써 유동자산을 빼려는 움직임이 있어요. 투기자본도 기회를 노리고 있고요.”
휴학 중이지만 천문석도 경영학과 학생.
장민 대표가 한 말의 의미를 바로 깨달았다.
거대 괴수가 나타났지만 큰 피해가 없었고, 순식간에 일상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
그러나 거대 괴수가 나타났다는 사실로 제주도가 안전지대라는 믿음이 깨졌다.
제주도 지역 신용평가 등급이 몇 등급이나 떨어진 거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증권 시장이 열리는 9:00가 되면 엄청난 폭락이 일어날 내고, 금융 시장의 폭락은 실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괜찮을까요?"
“이미 대비 중이에요.”
장민은 눈을 빛내며 웃었다.
마침 시기가 아주 좋았다.
평소였다면 회사의 모든 자금으로도 폭락을 늦추는 게 고작일 거다.
그러나 지금 장민은 두 초거대 기업의 만남을 중재해주고 있었다.
재금 그룹과 W.S. 인더스트리.
박혁 이사와 로롤로 이사.
두 거물의 도움을 받는다면, 폭락을 막는 것뿐만 아니라 공매도로 한몫 챙기려는 투기자본 세력을 제대로 후려칠 수 있었다.
오늘 공매도 세력들은 엄청난 돈을 토해내게 될 거다.
"걱정하지 마세요. 마침 시기가 아주 좋네요. 이 일은 저한테 맡기고 그 카드, 제 호의를 마음껏 즐겁게 써주세요. 그리고…."
장민은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엉덩이가 괜찮은지. 확인 좀 부탁드려요."
대상이 누군지는 말하지 않아도 바로 알 수 있었다.
특급 헌터.
장민 대표의 눈가에 드리운 짙은 그늘과 피곤함.
위험한 일을 한 아이를 매섭게 혼낸 엄마는 너무 크게 혼낸 게 아닌가? 밤새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 것 같았다.
"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 제가 챙기겠습니다. 그리고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
"특급 헌터는 오히려 마루를 미끄러지는 게 재밌다고 좋아하더군요."
장민은 민망하게 웃으며 회사로 출근했고 천문석은 다시 집으로 들어왔다.
오늘 장민 대표는 거대 괴수 못지않은 상대, 국제 투기자본들과 싸우게 될 것이다.
천문석이 내심 건승을 빌 때 들려오는 외침.
"알바! 할머니랑 장민 갔어?"
특급 헌터가 퐁퐁검을 지팡이처럼 짚고 서서 씩씩하게 외쳤다.
"어, 두 분 다 가셨어."
천문석이 대답하는 순간.
특급 헌터는 짚고 있던 퐁퐁검을 반바지에 쏙- 끼워 넣더니 허리를 쭉 펴고 미친듯이 웃었다.
카캬캌캬카캬캌-
"특급 헌터…?"
"세연아, 얘 괜찮은 거 맞냐?"
류세연과 김철수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특급 헌터를 볼 때.
천문석은 묘한 위화감을 느꼈다.
특급 헌터는 몸을 쭉 펼친 채 손을 허리에 올리고 통쾌하게 웃고 있었다.
"설마…!?"
천문석이 위화감의 정체를 깨닫는 순간.
“다이빙! 엄청 재밌어!! 우히히힛!!”
다다다닥-
특급 헌터는 대청마루를 달리며 순식간에 옷을 벗어 던지고 마당으로 뛰어내려 달렸다.
연못을 향해서!
“....?!”
“....!?”
“....!!”
모두는 경악했다.
"엉덩이 아픈 게 아니었어?!"
"이게 뭐야? 지금 무슨 상황인 거야!"
류세연과 김철수가 깜짝 놀라 외친 순간.
천문석은 손에 쥔 카드와 마당을 달리는 특급 헌터를 번갈아 봤다.
장민 대표까지 속았다니!
아니지?!
이 순간 조금 전 특급 헌터의 대답이 기억났다!
-엉덩이 하나도 안 아파!
특급 헌터는 진실을 말하고 있었던 거다!
끼요요요욧-
이때 괴성이 들려오고 어느새 마당을 가로지른 특급 헌터가 펄쩍 뛰어 빙글 회전하며 연못으로 다이빙했다!
촤아아-
연못물이 높게 치솟고.
카캬캌-
파바바팟-
신나는 웃음과 물장구 소리가 들려온 순간.
천문석은 탄식했다.
"카이저 소제냐?"
그래도 특급 헌터는 신의 있는 꼬맹이였다.
엄마와의 약속을 지켜 위험해 보이는 2층 창문 다이빙이 아닌 그냥 다이빙을 하고 있었다.
“알바! 세연! 철수 형! 얼른 와! 물 엄청 시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