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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298화 (299/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298화>

천문석은 빠르게 다가오는 부가티 미니를 향해 다시 한 번 외쳤다.

“야! 다 내 계획대로야! 오지 마!”

“앗! 진짜!?”

깜짝 놀란 특급 헌터는 꿈틀거리는 촉수 사이로 보이는 천문석에게 손을 흔들며 대답했다.

“미안해 알바! 난 다시 도망칠게! 언제든 나 필요하면 말해!”

“알았으니까! 빨리 도망쳐!”

천문석은 거대 괴수의 중추신경계에 박아넣은 봉에 경력을 쏟아부으며 외쳤다.

부아아앙-

그리고 특급 헌터가 탄 부가티 미니가 빙글 회전해서 멀어지려는 순간.

콰아아앙-

통제력을 잃고 사방으로 날아다니던 촉수 하나가 천문석을 때렸다!

콰아앙-

충돌의 순간 몸을 피했으나, 스친 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순수한 각성력!

끄어어억-

“알바!”

천문석이 비명을 지르자, 멀어지던 특급 헌터는 재빨리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핸들을 다시 꺾었다.

끼이이익-

부아아아앙-

급가속해서 거대 괴수에게 돌진하며 특급 헌터는 외쳤다!

“내가 가고 있어 알바! 조금만 참아!”

특급 쌩쌩이는 순식간에 거대 괴수와 가까워졌다.

천문석은 새삼 감탄했다.

귀신 같은 녀석!

방금 위험했던 건 어떻게 안 거야?

거대 괴수의 전기 공격을 막느라 강화 전투복의 마력 필드가 거의 바닥났다.

빠르게 가까워지는 부가티 미니를 보며, 천문석은 마음의 결정을 했다.

이렇게 된 이상, 특급 헌터가 오기 전에 이 거대 괴수의 염동력을 무너트리고 같이 빠져나간다!

파르르르-

오른손은 중추신경계에 박아넣은 봉을 잡고 구인창의 경력을 쏟아 넣고!

콰직, 쾨지작-

왼손에는 마력 필드를 집중해 통제력을 잃고 사방에서 미친 듯이 날아오는 촉수를 비켜 낸다!

타닥, 타탁-

이 순간 강화 전투복에서 튀어 오르는 새파란 스파크!

평범한 사람이라면 닿는 순간 비명을 지를 뇌전이 실린 스파크였다.

그러나 천문석은 버틸만했다.

모든 것은 상대적인 것!

이 스파크보다 수천 배는 강할 뇌전에 샐 수 없이 지져졌더니 견딜만하다!

으아이아악-

천문석은 괴성을 터트리며 구인창의 경력을 미친 듯이 쏟아부었다.

‘전기 말미잘 놈! 중추신경계를 완전히 박살 내주마!’

으아아악-

천문석의 괴성이 다시 한 번 터지는 순간.

특급 헌터는 퐁퐁검을 꼭 쥐고 외쳤다.

“사슴이. 반짝이. 꼭 잡아! 알바! 내가 가고 있어!”

이때 멍하니 보고만 있던 바라카스가 번쩍 정신을 차렸다.

엄청난 속도로 거대 괴수를 향해 달려드는 쇠 마차!

거대 괴수에게 돌진하다니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바라카스는 끌어올린 뇌전공을 폭발시켰다.

쿠르르르, 쾅-

섬광이 번뜩이고 한 줄기 벼락이 내려친 순간.

바라카스는 어느새 거대 괴수의 육체로 돌진하는 쇠 마차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쾅, 쾅, 쾅-

우레가 터지는 매 순간 공간을 뛰어넘는다!

그리고 돌진하는 쇠 마차 바로 앞에서 우레가 터졌을 때.

콰아앙-

바라카스는 단숨에 쇠 마차 안의 꼬맹이를 낚아챘다.

“앗! 눈부셔!? 누구세요!?”

바라카스는 깜짝 놀란 특급 헌터를 허리춤에 끼고 달리며 외쳤다.

“여기 위험하다! 꼬맹이! 안전한 곳으로 데려다줄게.”

“안 돼! 저기 알바 있어!”

꼬맹이가 다급히 외치며 꿈틀꿈틀 움직이자, 순식간에 바라카스의 손에서 쏙 빠져나왔다.

“……!”

아무 힘도 느껴지지 않는 아이가 초절정에 달한 자신의 손에서 빠져나갔다고!?

바라카스가 경악할 때 아이는 이미 달리고 있었다.

거대 괴수를 향해서!

“알바! 빨리 뛰어내려 내가 받을게! 친구들! 차에서 빨리 도망쳐!”

“꼬마야! 위험해! 거기 멈춰!”

바라카스가 외치는 동시에 대답하듯 들려오는 목소리.

“특급 헌터는 동료를 버리지 않는다!”

특급 헌터는 왼손에는 퐁퐁검을 흔들며 오른손에는 알바에게 배운 수인을 짚었다.

퐁퐁퐁-

이아야얍-

하늘 고래의 소리와 진동, 우렁찬 기합이 터지는 순간.

특급 헌터는 알바에게 배운 그대로 온 마음을 담아 외쳤다.

“하늘을 잇는다!”

이 순간 특급 헌터의 주위가 변했다.

다다닥-

짧은 팔다리로 열심히 달리는 특급 헌터는 변함이 없으나.

그 주위의 공간이 접혀 거대 괴수와의 거리가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다!

몸을 날리려던 바라카스는 경악했다.

저 나뭇가지!

나뭇가지를 흔들며 외치는 순간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소리와 진동!

퐁, 퐁, 퐁-

바라카스는 이 소리에 담긴 힘을 한눈에 알아봤다.

자신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하늘 고래의 힘!

저 나뭇가지에 하늘 고래의 힘, 념(念)이 담겨 있다!

이 사실을 깨닫는 순간 바라카스는 전율했다.

하늘 고래의 힘, 념(念)은 기원을 현실로 이뤄준다.

하지만 하늘 고래의 념으로 기원을 현실화하려면 마도사급의 구현력이 필요했다.

아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런데 저 아이는 하늘 고래의 념으로 공간마저 접어 뛰고 있다!

“어린아이가 어떻게 저런 힘을……!”

말한 순간 바라카스는 돌이라도 된 듯 굳어 버렸다.

초절정 무인의 손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빠져나가고.

하늘 고래의 힘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엄청난 구현력!

“설마, 설마!?”

이 순간 바라카스의 머리에 떠오르는 한 존재가 있었다.

“……!”

바라카스는 소스라치게 놀라 떠오르는 생각을 모조리 흩어 버렸다.

자신이 생각하는 그분이라면.

바라카스가 먼저 본질을 인식하는 순간 볼 수도 존재 자체를 인식할 수도 없게 된다!

방법은 하나!

그분이 자신을 먼저 인지하고 이름 부르도록 해야 한다!

바라카스는 번개같이 달려가며, 머릿속에서 쏟아지는 생각을 모조리 지워 버렸다.

그러나 폭풍처럼 치솟는 환희로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마침내!

마침내 이날이 왔다!

* * *

이야얍!

퐁, 퐁, 퐁-

특급 헌터는 짧은 팔과 퐁퐁검을 흔들며 열심히 달렸다!

구으으-!

띠디딛띠-!

이때 사슴벌레와 풍뎅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항구를 가로지른 특급 쌩쌩이는 어느새 거대 괴수의 촉수에 충돌할 듯 가까워져 있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쌩쌩이 안에 있는 친구들!

특급 헌터는 깜짝 놀라 외쳤다!

“사슴이! 반짝이! 차 안 지켜도 괜찮아! 위험해! 빨리 도망쳐!”

그러나 두 친구는 용맹하게 울었다!

구으으으-!

띧디디디-!

특급 헌터는 기합을 지르며 다시 한 번 외쳤다!

이야얍-

퐁, 퐁, 퐁-

“빨리 나와! 빨리! 빨리!”

특급 헌터의 몸이 더 빨라지고,  사슴이와 반짝이가 있는 특급 쌩쌩이가 순식간에 가까워졌다.

그리고 특급 헌터가 쌩쌩이 안으로 뛰어드는 순간.

파앙-

하늘에서 거대한 촉수가 떨어져 내렸다.

으앗-!

특급 헌터가 깜짝 놀라 자신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고.

“안 돼!”

경악한 바라카스가 몸을 날리며 외치는 순간.

콰아아아아앙-

엄청난 굉음이 터져 나왔다.

관성으로 달려간 부가티 미니가 거대 괴수를 들이박았다!

그리고 거대한 나무가 넘어가는 듯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끼이이이이익-

거대 괴수의 육체가 도끼질에 잘려 나가는 커다란 나무처럼 통째로 넘어가고 있었다!

“어?”

구으으-?

띠디딛딛-?

생각과는 전혀 다른 결과에 바라카스, 사슴벌레, 황금 풍뎅이 모두가 얼빠진 소리를 내는 순간.

두 눈을 질끈 감았던 특급 헌터가 주먹을 흔들며 환호했다.

“역시! 특급 알바야! 해냈구나!”

그리고 번쩍 손을 들고 뒤로 넘어가는 거대 괴수를 향해 달리는 특급 헌터.

“알바 나 여기 있어! 빨리 뛰어내려! 내가 잡을게!”

이때 뒤로 넘어가는 거대 괴수에게서 촉수 다발이 쏟아졌다!

“위험……!”

경악한 바라카스가 움직이는 순간.

한발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있었다.

무너지듯 뒤로 넘어가는 거대 괴수 속에서 튀어나온 한 사람.

모락, 모락-

녹색 진흙이 가득한 전신에서 새하얀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타닥, 타다닥-

그 새하얀 수증기 사이로 새파란 스파크가 튀었다.

지금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전신이 엉망이 된 사람.

천문석.

거대 괴수의 중추신경계에 구인창의 경력을 쏟아부어 마침내 쓰러트린 천문석이 기합을 지르며 내력을 끌어올렸다!

으아아악-

거대 괴수 촉수 위를 단숨에 미끄러져 땅에 닿는 순간 다시 한 번 뛰어든다!

생사팔문의 보법!

생사의 간극을 밟아 쏟아지는 촉수 사이로 스며드는 천문석.

첫걸음에 생문을 밟고 뛰고, 다음 걸음에 사문을 비켜 밝고 구른다.

쾅, 쾅, 콰아앙-

대지 위를 구르는 몸 주위로 무너지듯 떨어져 내리는 거대한 촉수!

천문석이 쏟아지는 촉수 다발을 피해 미친 듯이 구르다가, 펄쩍 사문을 향해 뛰어오르는 순간.

탓-

손에 걸리는 작은 무게!

“앗! 알바!”

천문석은 특급 헌터를 낚아채고.

“내 친구들 알바! 저기 내 친구들 있어!”

으아아아악-

기합과 함께 사슴벌레와 풍뎅이가 있는 부가티 미니를 무너지는 거대 괴수에게서 빼냈다.

“……!?”

이 순간 바라카스는 허신의 힘이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흐려졌던 동공에 빛이 돌아오고, 허신의 시선이 지상으로 향하고 있다!

바라카스는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파아아앙-

뇌전공의 섬광을 터트리고 하늘의 거대한 눈으로 날아올랐다!

쿠르르르-

쾅, 쾅, 쾅-

하늘에서 우레가 터지고 섬광이 번뜩일 때.

콰아아앙-

대지에는 통제력을 잃은 거대 괴수가 완전히 쓰러지고 있었다.

이때 천문석은 부가티 헌터 미니를 밀고 전력 질주하고 있었다.

항구 밖 시가지 방향으로!

* * *

엄청난 속도로 시동이 꺼진 부가티 미니를 밀고 달리는 천문석.

천문석의 손에 들린 특급 헌터가 크게 외쳤다.

“알바! 아직이야! 저 하늘에 적이 나타났어! 엄청, 엄청 커다란 눈이야! 지금 번쩍번쩍 싸우고 있어!”

특급 헌터가 하늘에 생긴 눈을 가리키며 외쳤지만, 천문석은 멈추지 않았다.

“…….”

천문석이 이렇게 부가티 미니를 밀고 다급히 달리는 이유가 저놈 때문이었다.

엄청난 거대 괴수 반발장 안에 있을 때는 미처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거대 괴수의 중추신경계를 무너뜨리고 특급 헌터를 낚아채는 순간 느껴졌다!

정신에 섞여 들어오는 속삭임, 육체를 내리누르는 엄청난 영압!

그리고 이 속삭임과 영압에서 섬뜩한 시선!

문득 머리를 돌려 하늘에 떠 있는 촉수로 만들어진 거대한 눈을 본 순간.

천문석은 적의 정체를 바로 알아챘다.

뭔가 느낌은 좀 다르지만, 천문석이 전생에 만났던 그놈들과 본질은 같은 존재다!

무저갱의 마굴 가장 밑바닥.

오행과 음양, 태극이 뒤섞인 혼돈에 처박혀 있는 존재들.

마신!

저 거대한 눈은, 마신의 힘이 사도에게 강림한 ‘마신의 눈’이었다!

“…….”

황당했다.

거대 괴수를 쓰러뜨렸더니, 마신의 눈이 튀어나오다니!

이 무슨 더 강한 적이 튀어나오는 소년 만화 같은 전개란 말인가!?

그러나 현실은 소년 만화와는 달랐다.

천문석은 슬쩍 하늘을 살폈다.

바라보기 힘들 정도로 엄청난 뇌전을 뿜어내는, 마치 뇌신이 현현한 듯한 존재가 마신의 눈과 싸우고 있었다!

엄청난 섬광에 누군지 볼 수는 없지만, 저 사람은 거대 괴수에게 돌진하는 특급 헌터를 구하려 했다.

적과 싸우고 아군을 구해 준 사람.

즉, 같은 편이다!

순간 천문석은 가슴이 너무나 든든해졌다.

신동대문의 지하터널, 혼자 개고생했던 그때와 달리 이번에는 나 혼자가 아니다!

자신이 아니어도 마신의 눈과 싸우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화이팅! 힘내라!’

진심으로 아군을 응원한 천문석은 기합을 지르며 힘을 끌어올렸다.

으아아악-

확 빨라지는 부가티 미니!

전투는 나중이다.

우선 특급 헌터, 이 녀석부터 안전한 곳으로 빼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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