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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286화 (287/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286화>

콰아아아앙-

엄청난 속도로 어인 사이에서 튀어나와 촉수를 들이박은 부가티 헌터 미니!

앞범퍼가 찌그러지는 순간.

띠띠딛딛띠-

풍뎅이가 재빨리 울고.

폭발하듯 터져 나온 황금빛이 차체를 감쌌다.

이 순간 차체로 쏟아지던 충돌의 충격이 모조리 반전, 몇 배로 강해져 촉수 마수에게 쏟아졌다!

콰드드득-

이 예상치 못한 공격에 길게 뻗은 촉수가 무너지듯 쓰러졌다.

“앗!?”

재빨리 뛰어내릴 준비를 하던 특급 헌터는 깜짝 놀랐다.

“쌩쌩이가 멀쩡하잖아!?”

놀람도 잠시.

특급 헌터는 재빨리 핸들을 꽉 쥐고 액셀을 끝까지 밟았다!

“특급이라 그렇구나!!”

부아아아앙-

특급 쌩쌩이가 촉수를 타고 넘는 진동이 운전석에 생생히 전해진다!

쿵, 쿵, 쿵쿵-

소금을 뿌린 낙지 다리처럼 쌩쌩이 아래에서 꿈틀거리는 촉수!

부아아아앙-

특급 헌터는 촉수 끝까지 밀고 나간 쌩쌩이는 다시 뒤로 움직였다.

구으으-?

띠딛디-?!

“괜찮아! 내 계획대로야!”

특급 헌터는 걱정하는 친구들에게 재빨리 외치고, 특급 쌩쌩이를 촉수 위에서 앞뒤로 계속 움직였다.

부아아아앙-

황금빛이 언뜻언뜻 어린 타이어로 촉수를 갈아버리며 앞뒤로 움직이길 한참!

쿵, 쿵, 쿵쿵-

쿵쿵, 쿵, 쿵-

타이어에 깔린 촉수의 꿈틀거림이 점점 강해지고.

파아, 파아아아-

촉수와 타이어에 걸린 모래가 치솟아 비처럼 쏟아질 때.

“빨리! 빨리!”

특급 헌터는 무언가를 기다리듯이 거칠게 꿈틀거리는 촉수 위에서 계속 앞뒤로 특급 쌩쌩이를 움직였다.

이때 기다리던 느낌이 왔다!

덜컥-!

휙 고개를 돌리자 보였다.

특급 쌩쌩이의 후방 견인 고리에 걸린 촉수!

“됐다!”

특급 헌터는 환호하며 재빨리 핸들을 돌려 촉수 위를 벗어나고 액셀을 끝까지 밟았다!

구와아아아앙-

엔진이 터질 듯 RPM이 치솟아오르고 타이어에 밀린 모래가 폭풍처럼 일어나는 순간.

부가티 미니가 단숨에 앞으로 치고 나갔다!

꽈드드득-

그와 동시에 쭈욱 늘어나다가 어느 순간 팽팽히 당겨지는 촉수!

부아아앙-

부가티 미니가 힘겹게 전진하자, 모래 속에 박혀 있던 촉수도 천천히 끌려 나왔다.

그리고 잠시 후 모래 깊숙이 박힌 촉수 마수의 본체가 모래 위로 튀어나왔다!

직경 2미터가량.

커다란 성게처럼 뾰족한 가시가 가득 솟은 동그란 본체.

길게 뻗은 촉수 하나와 성게같이 동그란 본체를 가진 해양 마수!

모습을 드러낸 성게 마수는 줄에 묶인 요요처럼 생겼다.

그리고 성게 마수가 모래 위로 끌려 나와 버티던 힘이 사라진 순간.

부가티 미니가 엄청난 속도로 치고 나갔다.

부아아아아아앙-

촉수가 꿈틀거리고 커다란 본체가 가시를 파르르 떨며 모래 속으로 파고들려 했으나.

한발 늦었다!

이미 성게 마수는 끌려가고 있었고, 마수의 유일한 촉수는 부가티 미니의 견인 고리에 단단히 얽혀 있다.

모래 밖으로 끌려 나와 접지력을 잃은 성게 마수는 부가티 미니에 묶인 채 모래사장 위로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부아아앙-

쏴아아아-

특급 쌩쌩이가 꿈틀, 꿈틀거리는 촉수를 끌고 질주하는 순간 다시 한번 터지는 외침!

“특급 헌터가 왔다!!”

이 외침에 깜짝 놀라 주저앉았던 부부가 정신을 차리고 벌떡 일어나 안전지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새 한 바퀴 크게 모래사장 위에서 원을 그린 부가티 미니가 부부 앞을 가로질렀다.

부아아아앙-

이 순간 넋을 놓고 보던 사람들이 정신을 차렸다.

어느새 부부 앞을 막은 어인족 몬스터들!

“거기! 위험해!”

“앞에 몬스터 있어!”

“당장 저 마수 쏴버려요!”

“빨리빨리 쏴요! 큰일 나겠어요!”

“사격 중지! 쏘지 마!”

“속도가 너무 빨라. 잘못하면 차가 맞는다!”

다급한 외침이 사방에서 터지는 순간.

끼이이익-

부가티 미니가 급회전했다.

쏴아아아-

촉수가 묶인 채 모래 위를 끌려오던 성게 마수의 본체가 크게 회전했다.

쾅, 쿠쾅, 쾅, 쾅-

철퇴처럼 회전하는 성게 마수에게 얻어맞는 순간 어인들이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

파바바바바-

거대한 성게 마수가 부가티 미니 뒤에 끌려오며 어인족 몬스터를 연신 후려쳤다.

쾅, 쾅, 쾅-

끼르르르륵-

사방으로 튕겨 나가는 어인들과 단숨에 뻥 뚫리는 길!

부부 앞에 길을 열어 준 부가티 미니는 바로 방향을 돌렸다.

끼이이이익-

파바바바박-

급제동하며 모래를 뿌리고 빙글 크게 원을 그려 해안선으로 달리는 부가티 미니!

부가티 미니는 어느새 해안선을 따라 ‘S‘자로 달리기 시작했다.

쏴아아아아-

삐죽삐죽 커다란 가시가 솟은 성게 마수가 부가티 미니 뒤에서 끌려가며 좌우로 휘둘러졌다.

쾅, 쾅, 쾅-

부가티 미니가 달리는 경로를 따라서, 어인들과 드문드문 자리한 해양 마수 대형 게, 가재 마수가 끌려가는 성게 마수에게 얻어터졌다.

끼르르르륵-

어인들이 괴성을 지르고, 분노한 대형 게와 가재 마수가 부가티 미니를 쫓았다.

그러나 부가티 미니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부가티 미니는 순식간에 해수욕장 멀리까지 달리더니 다시 반대쪽으로 급회전.

쾅, 쿠쾅, 쾅-

다시 한번 성게 마수 본체로 어인들과 해양 마수를 두들겨 패며 달렸다!

종횡무진!

특급 헌터는 특급 쌩쌩이 뒤에 매달린 성게 마수를 능숙하게 좌우로 흔들어 모래사장에 흩어진 해양 마수와 몬스터들을 두들겨 팼다.

성게 마수는 훌륭한 무기였다.

성게 마수의 독 가시에 찔린 어인은 단숨에 몸이 두 배는 부풀어 올라 픽픽 쓰러졌고.

대형 게와 가재의 단단한 갑각조차 녹아내리듯 독 가시에 뚫렸다.

그리고 몸속으로 들어간 독이 퍼지는 순간.

대형 게 마수는 뒤로 넘어져 거품을 물었고, 대형 가재는 픽 쓰러져 모래 위에서 발광했다.

철컹, 철컹-

쾅, 쾅, 쾅-

두 해양 마수가 독에 중독돼 발광하자 뒤를 쫓던 어인과 다른 마수들이 뒤엉켜 순식간에 엉망이 됐다.

끼르르르륵-

어인들은 녹색의 창을 휘두르며 분통을 터트리고.

해양 마수들도 집게발과 앞발을 사납게 들어 올리고 부가티 미니의 뒤를 쫓았다.

마치 눈에 보이는 것처럼 어그로가 치솟고, 잠시 후 이 넓은 모래사장 위에 있는 해양 마수와 몬스터 대부분이 특급 헌터의 부가티 미니를 뒤쫓고 있었다.

마치 해일이 밀려오듯 달리는 해양 마수와 몬스터들!

그러나 부가티 미니는 잠시도 멈추지 않았다.

부아아아앙-

마수와 몬스터의 틈으로 쏙 빠져나가고 빠져나갈 틈이 보이지 않으면.

능숙하게 말을 몰아 철퇴를 내려치는 기사처럼 커다란 ‘S’자를 그려 끌고 달리는 성게 마수를 후려친다!

쾅, 쾅, 쾅-

성게 마수의 독 가시에 얻어터진 마수와 어인들이 와르르 무너져 길이 열렸다.

부가티 미니는 신기에 가까운 운전 솜씨로 모래사장 위를 질주했다.

“…….”

“…….”

어느새 건물의 창, 장갑 버스의 지붕, 아직 정리가 안 된 시가지에 고립된 사람들 모두가 넋을 놓고 이 모습을 보고 있었다.

부가티 미니는 한참 동안 이렇게 모래사장 위를 종횡무진 누벼서 흩어진 마수와 몬스터들을 모으더니.

부아아아아앙-

모래사장 동쪽으로 빠르게 멀어지기 시작했다.

“…….”

이때 넋 놓고 이 모습을 보던 사람들의 감탄성이 터졌다.

“저거…… 지금 일부러 저렇게 끌고 달리는 거야?”

“프로 드라이번가? 어떻게 저게 가능한 거야?!”

“저 차 뭐야? 마수에 몬스터를 몇 번이나 들이박았는데도 움직이잖아?!”

“와- 모래사장에 남은 몬스터가 거의 없는데? 대부분 저 차를 따라갔어.”

이 순간 하얗게 질렸던 임옥분 여사가 정신을 차렸다.

‘모래사장이 비었다!’

“빨리 움직여라! 저기 부부! 백사장에 고립된 사람들부터 구한다!”

이 외침에 베테랑 헌터들이 번쩍 정신을 차렸다.

모래사장 위에 흩어진 마수와 몬스터 대부분을 레이싱 카트가 끌고 갔다!

지금이 탈진한 부부, 모래사장 곳곳에 고립된 피서객들을 빼낼 기회였다.

“바로 움직인다!”

베테랑 헌터들이 외치는 순간.

타다다다-

타다다다-

높은 곳에 자리를 잡은 마탄 사수들이 견제사격을 쏟아부었다.

“조별로 움직인다!”

“비서실 1, 2팀 나랑 같이 움직인다!”

“농장 1, 3팀 내 뒤로 붙어라!”

“비서실 각성 헌터들 달려라! 화망에서 새어 나오는 놈들 처리한다!”

베테랑 헌터들과 직원들이 바리케이드를 넘어 모래사장으로 달려갔다.

한달음에 뛰어가 탈진해서 아이를 안고 기어 오듯 움직이는 부부를 구해 냈다.

“헉! 아이, 아이부터!”

“같이 움직이면 됩니다! 거기 아이 조심해서 들어라!”

베테랑 헌터는 아이를 젊은 헌터에게 넘기고 남편과 부인을 번쩍 어깨에 걸치고 안전지대로 달렸다.

팟, 팟, 팟-

각성 헌터들이 모래밭 위를 갈지자로 뛰는 동안.

지붕 위의 마탄 사수들이 곳곳에 흩어진 마수와 몬스터들에게 견제사격을 넣었다.

퉁, 퉁, 퉁-

육중한 대물 저격총의 대형 마탄이 대형 게 마수를 주저앉힌 사이.

타다다-

타다다-

점사로 쏘아진 소총탄이 바다에서 튀어나오는 자잘한 놈들을 쓸어버렸다.

이 사이 모래사장에 고립된 피서객들이 안전지대로 달렸다.

헉, 허억-

숨을 몰아쉬며 달리는 이들에게 사람들의 외침이 쏟아졌다.

“조금만 힘을 내!”

“거의 다 왔어!”

“이제 금방이야!”

……

지붕과 베란다, 창문에서 사다리가 내려지고, 바리케이드가 열려 숨을 몰아쉬는 이들을 안전지대 안으로 들였다.

전력을 다해 달린 사람들은 안전지대에 들어오자, 긴장이 풀리는지 비틀거리다가 주저앉았다.

이들에게 물이 날라지고 응급 처치를 시작했다.

“회장님! 모래사장에 고립된 사람들 모두 구했습니다!”

비서실 직원이 임옥분에게 외칠 때.

부아아아아앙-

공기를 울리는 익숙한 굉음이 다시 들려왔다.

소리를 들은 모두는 직감했다.

레이싱 카트!

모래사장에 가득했던 해양 마수와 몬스터를 끌고 갔던 레이싱 카트가 돌아오고 있다!

모두의 시선이 굉음이 들려오는 곳으로 움직이자, 멀리서 날렵한 레이싱 카트가 돌아오는 게 보였다.

부으으으으응-

공기를 울리는 사나운 엔진음이 빠르게 커지고.

하늘로 솟구치는 새하얀 모래가 점차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이 뒤를 따라 달리는 해양 마수와 몬스터!

레이싱 카트는 몰고 간 것보다 몇 배는 많은 해양 마수와 몬스터를 끌고 오고 있었다!

그리고 레이싱 카트를 뒤쫓는 해양 마수와 몬스터 무리 선두.

엄청난 속도로 모래 위를 가로지르는 끝이 잘려 나간 촉수가 있었다.

그리고 이 촉수가 달리는 방향, 레이싱 카트의 후방 견인 고리에는 1미터 남짓 길이의 잘린 촉수가 질질 끌려오고 있었다.

촉수 끝이 잘려 나간 촉수 마수.

후방 견인 고리에 묶인 잘린 촉수.

이 광경을 보는 모두는 직감했다.

성게 마수의 촉수, 끌고 달리던 성게 마수의 촉수가 끊어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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