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285화 (286/1,336)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 285화>

방패 벽이 전진해 움직일 공간을 여는 순간.

확성기에서 명령이 떨어졌다!

“하차!”

소총을 움켜쥔 직원들이 화물차, 장갑 SUV, 버스에서 뛰어내렸다.

이 사이사이에 있는 은퇴한 헌터들이 외쳤다.

“총구 방향! 15도 아래, 땅으로!”

“항상! 사선부터! 확인한다!”

“어인 몬스터 압력 줄여야 한다!”

“방패벽 좌우로 붙는다! 달려!”

하차한 직원들은 방패를 들고 밀어붙이는 각성 헌터의 좌우 끝으로 모였다.

이 순간 떨어지는 명령과 복명복창.

“견제사격! 준비!”

“견제사격! 준비!”

“사선 확인!”

“사선 확인!”

“발사!”

발사 명령과 함께 어인 몬스터 후열에 마탄이 쏟아졌다.

타다다다다-

방패벽에 밀려나며 밀집도가 높아지자 어인 몬스터의 압력이 높아지고 있었다.

그러나 후열의 어인들이 무더기로 쓰러지자 압력이 확 줄어들었다.

이 타이밍!

방패를 든 베테랑 헌터들은 군화로 바닥을 내리찍으며 외쳤다.

쿵, 쿵, 쿵-

“발맞춰!”

“어깨 맞춰!”

“같은 타이밍에 전진한다!”

쿵, 쿵, 쿵, 쿵-

방패 벽이 천천히 어인들을 향해 전진하는 순간.

사수들에게 명령하던 베테랑 헌터들도 외쳤다.

“우리도 같이 움직인다!”

“사격 목표! 적 후미!”

“조정간 점사!”

“총구 방향 15도 아래! 땅을 겨눈다!”

“방아쇠 당기기 전! 항상 사선 확인한다!”

타다다다다-

타다다다다-

마탄은 계속해서 쏟아졌고, 장갑 버스와 강철 방패 사이에 갇힌 어인들은 순식간에 무력화됐다.

우와아아아아-

이 순간 주위 건물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구조대가 왔다!”

“살았다! 감사합니다!”

……

건물에 숨어 있던 사람들, 어인들과 싸우던 이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남은 놈 정리하고! 건물 수색해서 안전지대부터 확보한다!”

임옥분은 주위 건물을 살피며 확성기로 외쳤고.

베테랑 헌터들이 직원들에게 세부 지시를 내렸다.

“농장 1, 3팀! 장갑 버스 앞 어인들 확인 사살한다!”

“경주장 2, 4, 5팀! 간이 바리케이드랑 공구 들고 따라와라! 건물 사이, 골목길, 바깥쪽 창문 막아야 한다!”

“경주장 1, 3팀! 비서실 2, 3, 4팀 내 뒤로 모여라! 건물 수색해서 어인들 정리한다!”

급히 조별로 모여드는 직원들에게 베테랑 헌터들은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항상 2인 1조로 움직인다!”

“실내에서 탄이 튀면 위험하다! 탄창 저압탄으로 교체한다!”

“사선은 항상 15도 아래로.”

“조정간은 점사! 방아쇠는 사선을 반드시 확인하고 당긴다!”

“상대는 어인들이다. 늦게 쏴도 괜찮다!”

“천천히! 피아식별 후. 한 타이밍 늦게 방아쇠를 당긴다!”

경험이 많은 베테랑 헌터들은 몇 번이나 ‘사선 확인’을 강조했다.

헌터들이 입원과 부상으로 인한 은퇴 사유 1, 2위가 안전 장갑 미착용으로 인한 부상과 마탄에 의한 총상이다.

어인들의 녹슨 창, 가시 검에 찔려도 어지간하면 중상을 입거나 치명상이 될 일은 없었다.

그러나 마탄이 신체에 박히면 총의 위력도 위력이지만, 탄두에 새겨진 마력이 신체 내부로 파고든다.

몬스터와 마수의 강력한 반발장 마저 깎아내는 마력은 인체에도 치명적이다.

마탄 총상은 희귀한 마력 각성자 중에서도 귀족인 치유 계통 능력자에게 치료를 받거나 더럽게 비싼 재금 제약의 포션을 써야 했다.

아니면 병원에 입원해서 10일 이상의 집중 치료를 받아야 인체에 스며든 마력을 빼낼 수 있었다.

어떤 경우가 되던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깨지고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오랜 시간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다.

당연히 사선 확인을 몇 번이고 강조할 수밖에 없었다.

“빨리빨리 움직여라!”

“사선 확인 반드시 하고!”

곧 베테랑 헌터들과 무장한 직원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골목길, 건물 사이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추가적인 몬스터 유입을 막고.

주위 건물로 들어가 흩어진 어인 몬스터를 사살하고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을 빼냈다.

타다다-

타다다-

카페와 펜션, 모텔 여러 건물과 골목 곳곳에서 마탄 총성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색이 끝난 건물과 골목, 지붕, 차에서 고립됐던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하는 사람.

“당장! 지금 당장 여기서 도망쳐야 해요!”

- 항구 방향에 우뚝 솟은 거대 괴수를 보며 다급히 외치는 사람.

“빨리! 이 장갑 버스 치워! 도로를 막아서 못 빠져나가잖아!”

-해안 도로 방향을 막은 장갑 보스를 보며 분통을 터트리는 사람까지.

수많은 사람의 외침이 안전지대로 설정된 시가지 곳곳에서 터졌다.

“회장님. 어떻게 할까요? 우선 길을 열어 줄까요?”

비서실 직원의 질문에, 임옥분은 고개를 저었다.

“사람들 구하는 게 먼저다. 이 사람들 지금 여기서 나가도 해안 도로 못 벗어나고 중간에 고립된다. 우선 안전지대 밖 시가지와 모래사장의 사람들을 이곳 안전지대로 모은다.”

“알겠습니다.”

비서실 직원은 고개를 숙이고, 곧 무전기로 명령했다.

“우선 사람들부터 구해서 안전지대로 모아들인다! 시야부터 확보한다. 마탄 사수! 베란다, 지붕, 옥상에 자리 잡고 사람들 확인한다!”

명령이 떨어지자 대물 저격총, 중기관총 같은 중화기, 소총을 몇 자루나 챙긴 은퇴한 마탄 각성자들이 움직였다.

“젠장. 알뜰하게 부려 먹는구나! 내가 왜 카지노에 낚여서는!”

“뭐야? 어제까지는 공짜로 도박한다고 좋아하더니?”

하하하-

마탄 각성자들 사이에 웃음이 퍼져 나갔다.

이들 대부분이 구체적인 방법은 달라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서 임옥분 회장에게 고용됐다.

-카지노 VIP 대우.

-안전지대 제주도로 가족 이주.

-제주도에서의 생활기반 제공.

-흥청대던 자식놈들을 회사에서 빡세게 굴려 주기.

몇몇 은퇴한 헌터들은 임옥분 회장과 내기를 했다가 코가 꿰이기도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임 회장 정신계 능력자야. 내가 도박에서 질 리가 없잖아?”

곳곳에서 어이없다는 듯 피식거리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멍청한 소리 하지 말고 빨리 움직여. 얼른 일 끝내고 당기러 가자!”

은퇴한 마탄 각성자들은 쉴 새 없이 투덜거리면서도 능숙하게 건물 지붕, 베란다, 옥상에 자리를 잡고 안전지대 밖과 모래사장에 고립된 사람들을 확인했다.

그리고 안전지대 안의 건물 수색이 끝나자 본격적인 구조작업이 시작됐다.

“오른쪽 두 번째 파라다이스 모텔! 옥상에 고립된 사람 15명!”

“서쪽 컨테이너에 부서진 선착장 방향! 고립된 피서객 6명!”

……

이들의 외침에 따라 조별로 안전지대에서 나가 고립된 사람들을 구하기 시작했다.

타다다-

타다다다-

시가지와 모래사장 곳곳에서 마탄 총성이 울려 퍼지고.

어인족 몬스터의 비명과 사람들의 환호 소리가 뒤섞여 들려왔다.

사람들이 빠르게 안전지대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해수욕장은 제주도 남부 최대 규모의 인공 해수욕장이었다.

안전지대를 설정한 곳은 전체 시가지의 1/10도 안 된다.

넓은 모래사장과 시가지 건물 곳곳에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고, 산기슭으로 뻗은 도로를 따라 지어진 호텔과 별장까지 확인하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문제는 파도 속에서 하나둘씩 나타나던 어인족 몬스터가 빠르게 늘어나고, 어느새 대형 게 같은 해양 마수도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

임옥분은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모래사장에 고립된 사람들이 큰일 날 뻔했다.

그렇다고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었다.

타다다다-

어인들은 중기관총은 쓸 필요도 없이 소총탄만으로 충분히 상대할 수 있지만, 해양 마수는 중기관총과 대물 저격총 같은 중화기가 필요했다.

해양 마수의 숫자가 더 늘어나면 이곳 안전지대도 위험해질 수 있었다.

임옥분의 시선이 어인들이 나타나는 바다에서 오른쪽으로 향했다.

날카로운 해안 바위지대 너머 멀리 항구가 보이고, 그곳에는 이번 일의 원인 거대 괴수가 있었다.

결국, 시간문제다.

거대 괴수가 움직이거나 바다에서 해양 마수와 몬스터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쏟아지기 전에 최대한 빨리 흩어진 사람들을 구해서 이곳에서 빠져나가야 했다.

이때 다급한 비명이 터졌다.

꺄아아아-

“저기! 저기 바다 좀 봐요!”

“보트!? 뒤에 저건 뭐야!?”

“저, 촉수! 해양 마수가 나타났다!”

안전지대 곳곳에서 외침이 터져 나오고 사람들의 시선이 바다로 모이는 순간.

거센 모터 소리가 들려왔다.

부아아아아앙-

모터보트 한 척이 바다를 가로질러 어인족 몬스터가 가득한 해안가로 달려 오고 있다.

이 뒤를 커다란 촉수를 수면 위로 드러낸 마수가 쫓고 있었다.

“거기 위험해!”

“몬스터! 몬스터 있어요!”

“선착장! 선착장으로 달려요!”

사람들이 다급히 외쳤지만, 선착장은 이미 거대 괴수가 던진 컨테이너에 박살 난 상황.

부아아아앙-

모터보트는 어인들로 바글바글한 해안가로 그대로 돌진했다.

쾅, 콰쾅 쾅-

얕은 바다의 어인 몬스터를 튕겨 내며 돌진하는 모터보트!

모터보트는 순식간에 바다를 지나 모래사장 위로 밀려 올라왔다.

크르르르륵-

쿵, 쿵, 쿵-

그리고 관성으로 모래사장 위를 미끄러지며 어인들을 밀어 버렸다.

그러나 물 밖으로 튀어나와 관성으로 달리던 보트는 모래의 저항에 급격하게 느려지더니 금세 멈춰 섰다.

쓰으으윽-

파랏, 파랏, 팟-

뾰족한 바닥 때문에 보트가 옆으로 기울면서 모터 엔진이 헛돌다가 곧 정지했다.

10여 미터.

해안가에서 불과 10여 미터 거리에 모터보트는 멈춰 섰다.

다행히 뒤집히지는 않았지만, 바다에서 어인족 몬스터들이 밀려 오고 있었다.

이때 일가족이 기울어진 보트에서 뛰어내리는 게 보였다.

어린아이를 품에 안은 여자와 두 아이를 양손에 안은 남자.

이들은 발이 푹푹 빠지는 모래사장 위를 달리며 외쳤다.

“도와주세요!”

“여기, 여기 좀 도와줘요!”

이들을 본 사람들이 사색이 되어 외쳤다.

“뒤! 뒤에 조심하세요!”

“보지 마! 뒤에 보지 말고 뛰어!”

이 순간 총성이 울렸다.

타다다-

삼점사로 쏘아진 마탄이 부부의 뒤를 쫓는 어인들에게 쏟아졌다.

어인들이 픽픽 쓰러지는 순간.

베테랑 헌터들이 외쳤다.

“사선 확인해서 사격한다!”

“거리감 잡기 힘들다! 수직 방향으로 사선 걸리지 않게 조심해라!”

곧 지붕과 베란다에 자리 잡은 직원들도 사격을 시작했다.

타다다-

타다다-

위에서 쏟아지는 마탄에 어인들이 무더기로 쓰러지고 뒤를 쫓는 어인들이 여기에 뒤엉켜 와르르- 무너졌다.

와아아아아아-

이 순간 안전지대의 건물에서 커다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잘했다!”

“어서 달려요!”

“조금만 조금만 더 힘을 내요!”

건물의 창과 베란다 곳곳에 달라붙은 사람들이 목이 터져라 외쳤다.

그리고 각성 헌터들이 부부를 구하러 달려 나가려는 순간.

파아아아앙-

해안가의 바닷물이 폭발하듯 치솟고, 폭발하는 바닷물 속에서 촉수가 튀어나왔다.

모두는 한눈에 알아봤다.

바다를 달리는 모터보트를 뒤쫓던 마수!

그 마수의 촉수다!

이 순간 촉수가 파르르- 진동하더니 모래사장 위를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물 위로 지느러미를 내놓은 상어처럼, 이 마수는 모래 위로 촉수를 내놓은 채 모래 속을 달렸다!

파앗, 파앗, 파앗-

연쇄적으로 모래가 터져 나가고, 촉수는 엄청난 속도로 부부에게 가까워졌다.

꺄아아악-

“빨리! 빨리 달려요!”

“달려서는 못 도망쳐!”

“쏴! 지금 당장 저놈 쏴야 해!”

비명과 다급한 외침이 터지는 순간 마탄 총성이 울려 퍼졌다.

타다다다다-

모래 위로 뻗은 촉수 위치로 쏟아지는 마탄!

그러나 두꺼운 모래가 마탄을 위력을 죽였다.

폭, 폭, 폭-

모래에 들어가는 순간 충격량이 흩어진 마탄은 마수의 반발장을 뚫지 못했다.

그리고 공격을 받는 순간.

모래 위로 뻗은 촉수가 파르르- 진동하더니 마치 확인이라도 하듯한 방향으로 움직였다.

촉수가 향한 곳은 마탄 사격이 쏟아진 곳이었다!

파아아앙-

이 순간 모래가 폭발적으로 치솟고 마수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엄청난 속도로 부부에게 다가오는 마수!

각성 헌터들이 달려가려 했으나 이미 늦었다.

곧 일어날 참사에 비명이 터지고, 사람들이 눈을 감고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촉수 마수는 부부를 공격하지 않았다.

부부 바로 뒤, 2미터 거리!

촉수 마수는 부부 뒤에 바짝 달라붙어 달렸다.

“저 녀석!?”

베테랑 헌터들은 직감했다.

저 교활한 마수는 부부를 방패 삼아 이곳으로 들어올 생각이다!

안전지대에 마수가 들어와 난동을 부리면 끝장이다!

“저놈 들어오면 못 막는다!”

“소총탄은 모래 때문에 안 먹혀!”

“대물 저격총! 중기관총!”

“위에 마탄 사수! 바로 사격해!”

그러나 곧 분통을 터트리는 외침이 들려왔다.

“사격각이 안 나와!”

“시발! 사선이 걸려!”

“대물 저격총은 스치기만 해도 끝장이다! 여기선 못 쏴!”

부부는 정신없이 일직선으로 안전지대로 달려왔고, 교활한 촉수 마수는 부부 뒤에 바짝 붙어 같이 달리고 있었다.

지금 있는 안전지대 건물에서 마수에게 사격을 하면 사선에 부부와 아이들이 걸렸다.

곧 헌터들과 직원들의 다급한 외침이 쏟아졌다.

“사선 확인!”

“사선 확인!”

“사선 확인해요!”

“시발! 사선 확인하라니까!”

“옆으로 뛰어요!”

“직선으로 달리면! 총을 못 쏴요!”

……

건물에 대피한 피서객까지 목이 터지라고 외쳤지만, 아이를 안고 사력을 다해 달리는 부부는 헌터가 아니었다.

이들에겐 사선을 열어 줄 정신이 없었다.

눈앞에 보이는 무장한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아이들을 안고 사력을 다해 달리는 게 전부였다.

이 순간 마수와의 전투에 잔뼈가 굵은 베테랑 헌터들은 직감했다.

이대로면 안전지대가 뚫린다!

“시발! 은퇴하고도 이 지랄을 하다니! 카지노에 낚이면 안 됐는데! 시바, 시바!”

지붕 위 은퇴한 마탄 각성자가 M82A1 바렛을 들고 안전지대 밖, 사선이 나오는 장소를 찾아 달려갔다.

이 헌터를 본 다른 각성 헌터들도 재빨리 움직였다.

마탄 사수들은 소총을 들고 사선을 찾아 지붕 위를 달리고.

쾅, 쾅-

은퇴한 탱커는 방패를 두들기며 각성력과 이미 닳아버린 전투 의지를 끌어올렸다!

땅, 땅-

비서실의 젊은 각성 헌터들, 무공 각성자와 육체 각성자들은 각자의 병기를 뽑아 들고 근접전을 준비했다.

그리고 준비가 끝난 순간.

모든 헌터들의 시선이 한 사람에게 모였다.

“…….”

안전지대인 제주도에서 괜한 짓을 한다고 비웃음을 당하면서도, 이들 모두를 모아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사람.

여사, 어르신, 채권자, 회장님…….

각자가 부르는 호칭은 다르지만, 지금 결정하고 명령할 사람은 한 사람이었다.

임옥분.

임옥분은 주저 없이 작살을 들어 올렸다.

저기서 달려오는 부부와 아이들은, 환하게 웃으며 언니라 부르던 아이고 미소 지으며 떠나던 오빠다.

5년 전, 나이 칠십을 넘어 갑자기 각성한 것은 이날을 위한 것이리라.

임옥분은 작살을 내려치며 외쳤다.

“모두…….”

부아아아앙-

이 순간 터져 나온 거친 굉음이 임옥분의 외침을 지워 버렸다.

모두의 시선이 굉음이 터진 방향으로 움직였다.

해안 도로 언덕 방향!

콰르르르릉-

레이싱 카트가 급경사의 언덕을 미끄러지듯 내려 와 모래사장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부으으으으으응-

엔진이 터질 듯한 굉음이 울리고!

파파파파파팟-

맹렬히 회전하는 타이어 뒤로 폭발하듯 모래가 치솟는다!

갑자기 튀어나온 레이싱 카트는 어인족 몬스터가 가득한 모래사장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어, 어어!?”

“……저건 뭐야!”

“레이싱 자동차!?”

“아니, 저 언덕을 어떻게 내려온 거야!?”

“위험해요!”

“거기 위험해! 이쪽으로 와!”

각성 헌터와 직원들, 대피한 민간인.

당황한 사람들의 다급한 외침이 사방에서 터져 나올 때.

작살을 든 임옥분 여사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

부가티 헌터 미니!

분명 경주장에 있어야 할 레이싱 카트가 나타났다!

“설마, 설마……!?”

수많은 몬스터 앞에서 위축되지 않았고, 촉수 마수에게는 직접 돌진하려던 임옥분.

그러나 부가티 미니를 보는 순간, 임옥분은 다리에 힘이 풀려 쓰러질 듯 휘청였다.

“회장님!”

“어르신!”

주위의 사람들이 급히 임옥분을 부축할 때.

넋 나간 얼굴로 질주하는 레이싱 카트를 보던 모두는 동시에 비명을 질렀다.

“꺄아악!”

“으아아악!”

“어, 어어!? 뭐 하는 거야!”

……

레이싱 카트는 모래사장 위에 가득한 어인족 몬스터들 사이로 들어갔다!

부가티 헌터 미니는 어인족 몬스터 사이를 순식간에 가로지르더니, 터질 듯한 굉음을 울리며 가속했다.

부아아아아앙-

그리고 커다란 외침과 함께.

“특급 헌터가 왔다!”

부부 뒤에 바짝 달라붙은 촉수 마수를 들이박았다!

콰아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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