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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146화 (147/1,336)

#146

쾅-

폭음 뒤로 이어지는 금속성 파열음!

깡, 깡, 깡-

검과 검이 격돌하고,

후끈한 열기가 비무대에서 쏟아졌다.

비무대 위.

천문석과 주호는 어느새 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단혈철검 주호의 흑철검!

금권 대협 천문석의 롱소드!

검과 검이 엮이고,

굉음과 불꽃이 쏟아지는 순간.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폭발하는듯한 기세!

주호가 강검을 휘두를 때,

천문석도 강검으로 맞부딪혀갔다.

깡, 깡, 깡-

강철이 격돌하는 충격파가 터지고 굉음이 울린다.

주호는 강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후배를 막강한 내력으로 짓눌렀다는 악평을 염려한 것.

천문석도 부족한 내력에 강기를 사용하지 않고 주호를 상대했다.

둘 다 강기를 사용하지 않은 검술과 내력의 접전!

비무가 십여 합이 넘어가는 순간,

주호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내력이 부족한 녀석이 나를 상대로 강검을 사용한다고?’

이때 다시 한번 주호와 천문석의 검이 부딪혔다.

깡-

격돌순간 주호의 철검이 검신 위를 미끄러져 천문석의 손으로 떨어졌다.

그르르륵-

검신과 검신이 부딪혀 불꽃이 우수수 떨어 질때.

천문석은 빙글 롱소드를 기울여 주호의 철검을 떨쳐 냈다.

그르르륵-

이 순간 주호는 오히려 한발 안으로 들어와 힘으로 밀어붙였다.

검신째로 밀려나는 롱소드!

천문석은 롱소드에 실린 힘을 흘리려 했다.

이때 맞닿은 검신을 통해 쏟아지는 주호의 강맹한 경력!

쩡!

검신이 부러질 듯 요동치고 경력이 손을 타고 전신으로 퍼져나간다.

찌르르-

손에서 시작해 천문석의 전신 경맥을 훑는 경력!

천문석의 다리가 주저앉을 듯 휘정 휘어지는 순간.

핑-

주호의 철검이 공간을 갈랐다.

섬전같이 쏘아지는 철검!

위기의 순간!

천문석은 주저앉은 채로 앞으로 몸을 던져 횡 베기를 피하고 몸을 번쩍 일으켰다.

번쩍 치솟는 검신이 철검을 막아내는 순간.

천문석의 내력이 실린 롱소드 폼멜이 주호의 가슴을 때렸다.

회심의 일격!

투둑-

그러나 물에 젖은 솜을 때린 듯 둔중한 타격음이 터진다.

하-

주호는 웃음을 터트리며 외쳤다.

“내력이 일천하구나!”

쿵-

주호가 진각을 밟으며 철검을 내려칠 때.

천문석의 검이 변했다.

강(强)은 유(柔)로.

중(重)은 경(輕)으로.

힘과 무게가 실린 강검이.

한순간에 가볍고 부드러운 쾌검이 되었다.

물처럼 흐르는 유려한 쾌검!

깡, 깡, 깡, 깡-

순간 맑은 강철 울리는 소리가 연속으로 터지고 불꽃이 흩날렸다.

강검과 강검의 대결은.

어느새 강검과 유검의 대결로 변했다.

이때 주호는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터트렸다.

"훌륭하구나!"

강검에서 유검으로의 변화가 기가 막히다!

주호의 표정에 감탄이 어리는 순간,

천문석은 준비한 무공을 펼쳤다.

아득히 높은 무리가 담겼으나.

이성의 일기일원공과 지금의 수준으로는 실전에서 큰 의미가 없는 무공.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 가장 적절한 무공.

관음천수도!

빙글 롱소드를 돌려 하늘을 향해 세우고,

검지와 중지에 일기일원공을 담아 검신을 훑는다.

쩡-

이 순간 천문석의 롱소드가 검명을 토해냈다.

우우우웅-

거대한 종처럼 검이 우는 순간.

하늘에 세워진 롱소드가 움직였다.

우우우웅-

검명을 토해내는 검신을 따라,

하늘에 펼쳐지는 25자루 검의 잔상!

제각각 검명을 토하는 25자루 검이 주호에게 쏘아졌다.

“...!”

주호는 직감했다.

하찮은 환상이 아니다.

하나하나가 실체를 가진 검!

주호는 철검에 내력을 쏟아부었다.

엄청난 내력에 파르르 떨리는 철검!

주호는 강기가 일어나기 직전에 쏟아붓는 내력을 멈췄다.

그리고 천문석의 25자루 검과 주호의 강검이 격돌했다.

"...!"

폭음도 굉음도 없었다.

주호의 내력이 실린 강검이 떨어지는 순간,

천문석의 25자루 검의 잔상은 일격에 박살 났다.

그러나 부서진 25자루 검의 잔상은 천 개의 검이 되어 쏟아졌다.

폭풍처럼 몰아치는 검의 폭풍!

대경실색한 주호는 초절정의 내력을 철검에 실어 공간을 갈랐다.

콰자자작-

압도적인 내력이 검의 폭풍이 으스러지는 순간.

이 속에서 홀연히 튀어나오는 일검!

어느새 잔상이 사라진 천문석의 롱소드는 물처럼 유려하게 흐르기 시작했다.

롱소드와 철검이 다시금 격돌했다.

깡, 깡, 깡, 깡-

검과 검이 맞부딪히는 매 순간.

끝없이 울려 퍼지는 맑은 충돌음!

이 순간 주호는 눈을 번뜩이며 비무 상대, 금권 대협의 검로를 살피고 있었다.

모든 검에는 기질이 있다.

내공과 초식은 숨겨도 이 기질만은 숨길 수 없다.

정사마.

그리고 문파에 따라 확연히 달라지는 기질.

주호는 자칭 금권 대협의 검을 막아내며 그 검의 기질을 살폈다.

오대 검파.

정파의 검은 아니다.

사자련 108 문파.

사파의 검도 아니다.

극음도와 화염도,

마도 18문의 검도 아니다.

정사마에 속하지 않는 검의 기질.

자유자재로 강검과 유검을 넘나들고,

폭풍처럼 몰아치다가 물처럼 흐른다.

그리고 하늘에서 쏟아지던 천 개의 검과 검의 폭풍!

너무나 아득하여 초절정에 오른 자신도 한눈에 담을 수 없는.

지고한 무리가 상대의 검에 담겨 있었다!

주호는 가슴이 떨려왔다.

초식 하나하나에 서린 현기와 무리에서 종사.

무학의 대종사의 기품이 느껴졌다!

그러나 초식에 담긴 아득한 무리와 비교해서 너무나 떨어지는 내공!

지금 눈앞의 금권 대협은 엄청난 보물을 들고 있는 아이나 마찬가지였다.

주호는 단숨에 사정을 깨달았다.

공명심에 사로잡힌 은거 기인의 제자구나!

20합!

검강을 펼친다면 넉넉잡고 20합이면 금권 대협이라는 이 청년의 검을 꺾을 수 있었다.

그러나 문득 다른 생각이 떠오른다.

초절정의 경지에 오르는 순간.

주호는 자신의 검에 부족함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강검의 극에 달해 초절정의 벽을 넘었다.

그러나 벽을 넘는 순간 펼쳐진 무한한 무학의 길!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초절정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는 것을.

주호는 직감했다.

노화순청(爐火純靑).

이제 자신의 강검에 없는 부족함을 채워야 나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주호는 부족함을 채울 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

강검으로 크게 치우쳐 초절정에 도달했기에,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도 높은 무리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런 무리는 구파일방 중에서도 오대 검파, 마도 18문에나 있었다.

어느 곳이든 철검장의 주호가 넘볼 수 없는 곳.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비무장에서 아득히 높은 수준의 무리가 담긴 검을 만났다.

눈앞에 나타난 현묘한 초식!

만약 이 청년의 초식을 훔쳐낸다면?

"...!"

이 순간 주호는 깨달았다.

기연을 만났다!

자신의 강검에는 없는 부족함을 채워줄 무공을 가진 적수를 만난 것이다.

순간 주호의 시선이 비무대를 둘러싼 천막을 훑었다.

경악한 얼굴로 비무를 보는 무림인들!

자신이 초절정에 올랐음을 천하에 알리기 위해 불러온 무림의 명숙들.

그러나 지금 이들의 시선은 자신이 아닌 금권 대협의 초식에 못 박혀있었다.

절정 이상의 경지에 오른 무림인들은 모두 같은 표정이다.

열망이 느껴지는 얼굴로 금권 대협의 초식을 눈에 새기듯 살피고 있었다!

아득히 높은 무리가 담겨 부족한 내공으로도 자신의 강검을 막아내는 현묘한 초식들을!

이들 또한 초인경에 도전하는 무림인.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순간 주호는 철검을 크게 한번 뿌리고 훌쩍 뛰어 뒤로 물러섰다.

"잠깐!"

주호는 크게 외쳐 달려들려는 상대를 막고 외쳤다.

"금권 대협, 훌륭한 실력에 감탄했다!"

"주 대협의 단혈철검에 저도 안계를 넓혔습니다."

천문석이 공손히 대답하자,

주호는 바로 외쳤다.

"그대와 나의 검에 이 비무장은 너무 좁다! 더 넓은 곳에서 겨루는 게 어떻겠는가!?"

"좋습니다!"

천문석이 주저 없이 대답한 순간.

주호는 마제사의 담을 넘어 설산으로 달려가며 외쳤다.

"아무도 따라올 필요 없다! 손님들을 이 자리에 모시고 있어라!"

"존명!"

철검장의 무사들이 외친 순간.

"그게 무슨 소리요!"

"어디를 간다는 거야!?"

"비무대에서 싸워야지!"

...

무림 명숙과 구경꾼들의 다급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백여 명의 철검장 무사들이 이들을 막아섰다.

천문석은 단숨에 담을 넘어 주호를 쫓았다.

“금권 대협! 따라가서는 안 되오!”

한 무림인이 다급히 외쳤으나,

천문석은 뒤도 보지 않고 달렸다.

“하- 강호의 젊은이가 노강호의 책략에 빠졌구나!”

멀어지는 천문석을 보는 한 무림인의 입에서 장탄식이 흘러나왔다.

천문석은 관음천수도를 펼치고도 주호에게 줄곧 밀렸다.

그러나 주호를 쫓는 천문석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천문석은 앞서 달리는 주호를 봤다.

주호는 연신 뒤를 쫓는 자신을 살피며 백여 명의 철검장 무사들이 득실득실한 마제사 비무장을 넘어 인적 없는 설산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스스로 유리한 곳에서 벗어나는 주호.

천문석은 단혈철검 주호의 생각이 손에 잡힐 듯 읽혔다.

관음천수도!

눈앞에 상승 무공을 두고도 침을 흘리지 않으면 무림인이 아니다.

게다가 주호는 사파의 무인.

자신의 손에 있는 관음천수도가 아이 손에 들린 보물처럼 느껴질 것이다.

주호는 뺏어서라도 관음천수도를 가지려 할 것이다!

위기의 순간.

그러나 천문석은 웃고 있었다.

‘모든 게 계획대로 되고 있다!’

카캬카-

---

단혈철검 주호와 금권 대협 천문석이 사라진 비무장.

구경꾼들이 갑자기 일어난 기사에 어리둥절할 때.

무림인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명상에 빠져들었다.

방금 본 초식을 조금이라도 기억에 담으려는 행동.

이때 극음도 이열은 벌떡 일어선 채 천문석이 사라진 담을 보고 있었다.

극음도 이열의 머릿속에서는 폭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단혈철검 주호와 금권 대협으로 위장한 이세기의 비무!

이세기의 기형검이 하늘을 찌르는 순간,

이열은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다.

우우우웅-

지금도 머릿속에서 생생히 들려오는 검명!

검이 우는 순간 25개 자루의 검이 솟아나고.

다음 순간 천 개의 검이 되어 폭풍처럼 쏟아졌다.

이세기가 검의 폭풍을 만들어낸 그때부터,

극음도 이열의 전신은 쉴새 없이 떨리고 있었다.

"...!"

이열은 문득 자신의 검대를 봤다.

검대에 걸린 부러진 극음도.

순간 부러진 극음도를 뽑아 검신을 본다.

“관음을 보았는가?”

장난스러운 필체로 적힌,

이해할 수 없었던 한 줄의 문장.

그러나 지금 다시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이열의 머릿속에 벼락이 떨어졌다.

천 개의 검!

이열은 인지를 넘어 깨달았다.

이세기의 천 개의 검은 극음도의 초식이다.

아니 극음도의 초식과 잃어버린 정수를 넘어서는 아득히 높은 경지의 무공이다!

그러나 이 무공에서 너무나 익숙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이 순간 자신도 모르게,

이열의 입에서 튀어나온 단어.

“관음천수!”

입을 열어 단어를 내뱉자,

소리가 형체를 가진 망치가 되어 이열을 때렸다!

전신이 풍이라도 맞은 듯 덜덜덜 떨리고.

폭풍처럼 전신에서 일어나는 극음도의 내력!

이열의 전신이 극음의 냉기에 얼어붙는 순간.

문득 느껴지는 열기!

이열은 덜덜 떨리는 몸을 힘겹게 움직여 열기를 봤다.

태양!

태양을 보는 순간.

마침내 이열은 깨달았다.

‘관음을 보았구나!’

커억-

이 순간 이열은 검은 피를 토해내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 무아지경에 빠져들었다.

"...!"

이열 주위에 있던 극음도의 무사들은 돌연한 기사에 경악했다.

그러나 이들 또한 초인경에 도전하는 무림인.

곧 이열에게 일어난 일을 깨닫고 다급히 외쳤다.

“천막을 내려라!”

“그 누구도 접근하지 못하게 하라!”

이열의 주위에 천막이 내려지고,

천막 사방에 선 극음도의 무사들이 칼날 같은 기세를 뿌렸다.

이 순간 갑자기 일어난 기사를 보던 무림 명숙 중 하나가 탄식을 흘렸다.

“마도 18문에서 별이 떠오르다니···.”

이 자리의 모두는 깨달았다!

"...!"

마도 18문의 극음도 이열.

이열이 초절정의 벽을 넘고 있었다!

사방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아니. 뭔 비무장에서 갑자기 벽을 넘어!"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일이야?!"

“하- 하늘에도 기울기가 있다더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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