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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89화 (90/1,336)

#089

광기가 폭발한 마수와 몬스터!

천문석은 어이없어하는 눈으로 이일의 원흉을 바라봤다.

하늘 고래!

"이런 트롤러 같은 녀석!"

천문석이 하늘 고래를 향해 분통을 터트렸을 때.

구으으응-

폭발할 듯 거센 군용 마력 엔진음이 들려왔다.

문득 시선을 돌리자 보이는,

눈에 익은 군용 장갑 SUV!

보안관이 사용하던 화물칸에 군용 개틀링이 거치된 장갑 SUV가 고산 마을에서 나와 경사진 도로를 달려오고 있었다!

이 장갑 SUV 화물칸, 개틀링 건을 잡은 보안관이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탕, 탕, 탕-

휘이이이잉-

장갑 SUV에서 신호탄이 연속으로 치솟고,

신호탄은 몰려드는 마수와 몬스터의 해일에 떨어져 내려 폭발했다.

펑, 펑, 펑-

폭발 순간 흩날리는 붉은 가루들!

보안관이 쏜 신호탄은 사격 표적 지시용 신호탄이었다.

마수와 몬스터의 해일은 순식간에 붉은색으로 물들었고.

멀리 고산 마을 장벽에서 수많은 헌터들의 외침이 들려왔다.

-사선 확인!

-사선 확인!

...

한참 동안 같은 외침이 이어지고,

장벽 곳곳에서 마탄 사격이 시작됐다.

타다다-

타다다다-

신호탄을 맞아 붉게 물든 마수와 몬스터에게 쏟아지는 일제 사격!

파스스슥-

쾅, 쾅, 쾅-

순간적으로 광기가 폭발한 마수와 몬스터의 몸에서 반발 섬광이 터져 나왔다.

크아아아-

카아아악-

...

마탄을 뒤집어쓴 마수와 몬스터의 비명!

그러나 이 사격으로 치명상을 입은 적들은 거의 없었다.

거리가 너무 멀었고,

반발장이 마탄의 마력을 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쏟아지는 충격량에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순간,

뒤와 옆에서 달리는 다른 마수와 몬스터들과 뒤엉켜 밟혔다.

연쇄적으로 뒤엉켜 쓰러지는 마수와 몬스터들!

이 위에 장갑 SUV 화물칸에 거치된 개틀링 마탄이 불을 뿜었다.

타타타, 타-

타타타, 타-

짧게 끊어 쏟아지는 개틀링 마탄!

마수와 몬스터의 기세가 순식간에 무뎌지고,

화물차와 마수 무리와의 거리가 벌어지고 있었다.

천문석의 얼굴이 환해졌다.

이대로라면 화물차째로 고산 마을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후우웅-

순간 들려오는 엄청난 바람 소리!

깨애앵-

대기를 가르고 날아간 몬스터 탄환이 빠르게 접근하는 장갑 SUV를 강타했다.

콰아앙-

튼튼한 장갑판이 우그러지고 차제가 요동친다.

"어, 어엇! 저놈 뭐야!?"

"늪지 트롤!? 변이한 늪지 트롤이다!"

개틀링을 잡은 보안관은 다급한 비명을 지르며 운전석에 외쳤다.

"회피 기동해라! 바퀴 맞으면 위험하다!"

늪지 트롤의 존재를 확인한 장갑 SUV가 지그재그로 회피 기동하며 개틀링 사격을 계속했다.

그러나 회피기동으로 개틀링 사격의 정확도가 떨어지고, 늪지 트롤의 투척 공격은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크르르르륵-

나무를 비비는듯한 소름 끼치는 포효가 터질 때마다.

한군데 모여 돌진하던 몬스터와 마수들이 넓게 산개하고,

몬스터 탄환이 마구잡이로 날아와 차체를 때린다.

이때 늪지 트롤의 머리 위에서 하얀 섬광이 떨어져 내렸다.

마력각성자!?

천문석이 직감할 때,

하얀 섬광이 늪지 트롤을 때렸다.

콰아앙-

하얀 섬광이 폭발하는 순간,

늪지 트롤의 전신에서 녹색 가루가 터져 나왔다.

자욱한 녹색 안개에 휩싸인 공간.

크르르륵-

쾅, 쾅, 쾅-

늪지 트롤의 포효와 폭발하는 굉음이 이곳에서 연이어 울려 퍼졌다.

마력 각성자의 공격으로 늪지 트롤의 발이 묵였다!

이 순간 장갑 SUV가 나타났다.

구으으응-

단숨에 화물차를 지나치며 핸들을 꺾는 장갑 SUV.

끼이이이익-

장갑 SUV는 반원을 그리며 회전해 화물차와 나란히 달리기 시작했다.

보안관이 천문석에게 외쳤다.

“거기 헌터! 여기로 옮겨타!”

“이대로 문을 통과할 수 없을까요? 여기에 저 몬스터들과 관련된 꼭 날라야 할 화물이 있습니다!”

보안관은 바로 고개를 저으며 뒤쪽 마수 무리를 가리켰다.

“이대로는 힘들어. 이런 상황에서는 거점 마을 문을 못 열게 돼 있다! 화물차째로는 통과 못 해!”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

천문석은 재빨리 주위를 확인했다.

장벽 위 마탄 사격은 계속 이어졌지만,

마수와 몬스터들은 뭉치지 않고 넓게 퍼져 사격피해를 줄이고 조금씩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

보안관 말대로 오래버티기는 힘들 것 같았다.

이때 운전석 창문에서 고개를 내민 김철수의 외침이 들려왔다.

"문석아! 어떻게 할까!?"

천문석은 바로 결정하고 움직였다.

"잠시만요! 먼저 옮길 게 있습니다!"

화물차 지붕에 뚫린 구멍으로 뛰어내리려는 천문석.

이 모든 일이 일어난 원인,

재금 그룹의 배송품부터 옮겨야 했다!

이 순간 느껴지는 파괴적인 기세!

"어, 어엇! 저놈 뭐야!?"

보안관의 외침이 터질 때,

비포장도로 위 자욱하게 올라오는 흙먼지를 뚫고 뛰어나오는 오크가 있었다.

사격 지시용 붉은 가루를 뒤집어쓴 오크!

천문석은 한눈에 알아봤다.

새하얀 뼈 도끼를 들고 있던 마스터 급 오크다!

타타타, 타-

타타타, 타-

장갑 SUV의 개틀링 마탄이 오크에게 쏟아졌지만.

쿵쿵, 쿵, 쿵-

모았던 힘을 폭발시킨 마스터 급 오크는 땅을 지그재그로 밟고 뛰어 단숨에 화물차를 따라잡았다.

순식간에 개틀링 건의 사각으로 들어온 오크.

오크는 바로 땅을 박차고 화물차로 뛰었다!

이 순간 천문석은 창을 두 손으로 잡고 보법을 밟았다.

와우우우-

함성을 지른 오크가 쌍수로 쥔 뼈 도끼를 앞세워 뛰어들어오는 순간.

휘이이이-

천문석의 창이 허공을 찔렀다!

쩌어엉-

허공의 일점을 찔러 내력의 원을 만들어낸다.

균형을 흔들어 궤도를 비트는 기술!

천문석은 오크를 개틀링 건 앞으로 떨어뜨릴 생각이었다.

그러나 오크의 돌진은 기만술이었다!

탁, 탁-

오크는 화물차 화물칸 문을 밟고 옆으로 뛰어 장갑 SUV 화물칸 개틀링 건 앞으로 뚝 떨어졌다.

후웅-

순간 오러가 실린 뼈 도끼가 번개처럼 떨어져 내린다.

"마스터!?"

개틀링 건 총구를 돌리던 보안관이 경악해 뒤로 빠지는 순간.

뼈 도끼의 궤적에 걸린 개틀링 건이 잘려나갔다.

후두둑-

날카로운 단면을 보이며 무너져 내리는 개틀링 건!

순간 오크는 차체를 크게 한번 밟고.

쿵-

도끼를 앞세워 보안관에게 밀고 들어갔다.

타다다당-

보안관은 뒤로 빠지며 권총을 연사했다.

연발로 쏟아지는 마탄!

그러나 오크는 피하지조차 않았다.

오러가 흐르는 뼈 도끼를 얼굴 앞에서 흔들어 마탄을 튕겨내며 돌진!

몇몇 마탄이 털가죽 갑옷을 꿰뚫었으나,

반발장에 힘을 잃은 마탄은 털가죽 갑옷 뒤 오러로 강화된 오크의 육체를 꿰뚫지 못했다.

"이런 미친!?"

권총탄을 모조리 쏟아낸 보안관은 다급히 해머를 잡았다.

그러나 늦다!

이미 머리로 떨어지는 오러가 실린 뼈 도끼!

죽음을 예감한 보안관이 창백한 얼굴로 외치며 오크에게 달려들었다.

"도망쳐!"

쒜에에엥-

순간 섬뜩한 바람을 머금은 창이 오크 등으로 뚝 떨어졌다.

천문석!

장갑 SUV와 같이 달리던 화물차 위의 천문석이었다.

천문석은 창을 앞세워 오크의 뒤를 잡았다!

그러나 오크는 기다렸다는 듯이 빙글 회전해,

오러가 실린 뼈 도끼를 십자로 뿌렸다.

오러를 머금은 도끼가 폭풍처럼 공간을 쪼갠다!

파바바박-

단숨에 산산 조각나 떨어지는 창!

순간 오크의 눈이 커졌다.

박살난 창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른 인간을 공격해서 유인한,

더럽게 잘 도망치던 쥐새끼 같은 인간 놈이 없었다!

"여기다! 새···."

순간 왼쪽에서 느껴지는 기척!

오크는 외침이 끝나기도 전에 뼈 도끼를 내려쳤다.

휭, 콰아앙-

그러나 뼈 도끼는 허공을 가르고 장갑 SUV 화물칸 바닥에 박혔다.

"...!"

기척이 느껴졌는데 없다고!?

스륵-

이때 소리 없이 움직인 검이 오크의 털가죽 갑옷에 닿았다.

갑자기 유령처럼 나타난 검!

오크가 경악한 순간.

검이 털가죽 갑옷을 뚫고 피부를 닿았고.

탕, 탕, 탕, 탕, 탕-

5연발 리볼버 마탄이 검 끝을 향해 쏟아졌다.

영 거리에서 쏟아지는 마탄!

반발장에 힘을 잃은 마탄은 오러로 강화된 육체를 뚫지 못했다.

그러나 마탄에 실린 충격량에 오크의 육체가 균형을 잃고 작게 흔들렸다.

별것 아닌 공격,

그러나 공격의 주도권이 넘어갔다!

오크는 앞으로 뛰어 거리를 잡고 반격하려 했다.

쾅-

차체를 밟고 장갑 SUV 운전석으로 단숨에 올라서는 오크!

콰지직-

엄청난 힘에 운전석 장갑이 우그러들었다.

그러나 오크의 등에 붙은 검은 떨어지지 않는다!

유령처럼 등 뒤에 검을 찔러 넣은 채 달라붙어 움직이는 존재.

오크는 직감했다.

목표로 삼은 화물차 위에 있던 인간이다!

크아아앙-

포효를 지른 오크는 오러를 머금은 뼈 도끼로 폭풍처럼 공간을 박살냈다.

쾅, 쾅, 콰지직-

장갑 SUV의 두꺼운 장갑판이 오러를 머금은 도끼에 순식간에 쪼개지고 박살 난다!

"으아악- 이 새끼 뭐야! 보안관 할배! 어떻게 된거에요!?"

운전석 안에서 다급한 비명이 터지고.

"야! 머리 숙여! 운전석 위에 오크 있다! 이 새끼 마스터야!!"

화물칸의 보안관은 재빨리 권총탄을 채우고 오크를 공격할 기회를 노렸다.

그러나 좁은 운전석 위,

천문석과 오크는 서로의 숨소리가 들릴 정도의 거리에서 격렬히 싸웠다.

오크의 뼈 도끼가 폭풍처럼 사방을 가를 때,

천문석은 오크의 등 뒤 폭풍의 눈에 바짝 달라붙어 검을 박아넣고 있었다!

휘이잉-

다시 한번 반전해 허공을 가르는 도끼!

그러나 여전히 도끼에는 아무것도 걸리지 않았다.

오크는 미친듯이 회전하며 도끼를 휘둘렀지만,

유령처럼 등 뒤에 달라붙은 인간의 형체조차 볼 수 없었다.

이때 다시 한번 터지는 폭발음!

탕, 탕, 탕, 탕, 탕-

5연발 리볼버 마탄이 영거리에서 터졌다.

순간 하늘로 치솟는 핏방울!

천문석이 검을 박은 곳,

같은 위치에 계속 쏟아지는 마탄이 오크의 육체에 파고들고 있었다!

천문석은 눈을 빛냈다.

먹힌다!

검에 실린 일기일원공으로 오크의 오러와 반발장을 교란하고,

리볼버 마탄으로 오크의 육체에 타격을 준다.

계획대로 유효타가 들어가고 있었다!

천문석은 재빨리 움직였다.

왼손에는 검,

오른손에는 리볼버.

두 다리는 생사팔문의 보법을 밟는다.

쿵, 쿵, 쿵-

춤추듯 빠르게 보법을 밟는 천문석을 잡기 위해서.

미친듯이 반전하며 도끼를 휘두르는 마스터 급 오크!

훙, 훙, 훙-

오러가 실린 도끼가 섬뜩한 바람을 만들어내는 이때.

천문석은 마스터 급 오크의 등 뒤에 매미처럼 찰싹 붙어 바쁘게 움직였다.

생사팔문의 보법으로 생사의 간극을 넘나들고,

일기일원공이 실린 검으로 오크의 오러와 반발장을 교란한다.

그리고 한 손만으로 리볼버에 마탄을 채워 넣는 순간.

휘리리릭, 철컥-

발사!

탕, 탕, 탕, 탕, 탕-

연속으로 쏟아지는 리볼버 마탄!

순간 검이 박힌 오크의 등에서 피가 왈칵 쏟아졌다!

"...어, 어어!?"

권총탄으로 지원사원을 하려던 보안관은 넋을 놓고 천문석을 봤다.

오러를 무기에 머금게 하는 경지, 마스터 급에 달한 오크!

이런 오크를 검 한 자루와 리볼버만으로 상대하는 헌터!

이 헌터는 혼자서 마스터 급 오크와 대등하게, 아니 유리하게 싸우고 있었다!

게다가 피!

리볼버 탄환이 반발장을 뚫고 오러로 강화된 육체에 박히고 있었다!

‘아니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거야? 마력 각성자?!’

보고도 믿기지 않은 광경에 경험 많은 보안관마저 넋을 놓고 전투를 보고 있었다.

그러나 천문석은 압도하는듯한 겉모습과 달리 뒤질 정도로 힘들어하고 있었다.

밤새 이어진 추격전에 뒤이은 강적과의 전투!

아직 천문석의 일기일원공의 내력은 일성에도 달하지 못했다.

당연했다.

심법에 다시 입문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다.

내력이 사성, 아니 삼성에만 달했어도 싸울 만했을 텐데!

천문석은 한탄했으나 지금 내력을 쌓는 속도도 엄청난 것이다.

천하의 그 어떤 기재라도 이보다 빨리 내력을 모을 수는 없었다.

아무리 펌프의 성능이 좋아도 물이 있어야 끌어올릴 수 있는 법!

영맥이 없는 현세의 지구에서는 이게 한계였다.

영맥!

빌어먹을 영맥!

그렇다!

이 모든 건 영맥이 없기 때문이다!

천문석은 아직 마스터 급 오크를 정면에서 상대할 수준에 달하지 못했다.

지금 천문석이 오크를 압도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생사팔문의 보법이 힘을 발휘하기 좋은 좁은 공간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고 쉴 새 없이 공격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공격이 끊기고,

주도권이 넘어가면.

전세는 단숨에 역전된다!

그렇기에 천문석은 뒤질 것 같이 힘들어도 공격을 멈출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런 순간에도 머릿속에서는 자동으로 계산이 이뤄지고 있었다.

[사용한 리볼버 마탄 35발 x 2만원 = 70만원.]

[박살 난 오리온 길드에서 대여한 헌터용 창. 최소 1000만원!]

"시바, 시발! 창값!!"

물어주게 생긴 창값에,

자신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분노한 외침!

이 순간 오크의 뼈 도끼가 수직으로 떨어져 내렸다!

콰아아앙-

빗겨 떨어진 뼈 도끼에 박살 나 떨어져 나가는 장갑 SUV의 문!

도로로 떨어진 문이 순간적으로 뒷바퀴로 빨려 들어갔다.

콰지직-

단단한 장갑판이 부착된 문이 뒷바퀴에 걸리며 장갑 SUV가 하늘로 튀어 올랐다.

파앙, 휘이잉-

‘전복된다!’

천문석이 직감하는 순간.

"으아악-"

"위험해!!"

다급한 비명이 터지고,

상황을 파악한 오크가 가장 빨리 차체를 박차고 뛰었다!

천문석은 반사적으로 오크를 따라 뛰었고.

화물칸과 운전석이 보안관은 날아가는 장갑 SUV와 함께 멀어졌다.

콰아아앙-

하늘로 날아오른 장갑 SUV가 순식간에 멀어져 도로를 뒹구는 순간.

오크 등 뒤에 바짝 붙어 넓은 도로로 떨어지는 천문석은 깨달았다.

주도권을 놓쳤다!

그리고 다음 전장은 넓은 도로,

오크가 제힘을 모두 발휘할 넓은 공간이었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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