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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80화 (81/1,336)

#080

핫, 핫, 핫-

짧은 기합을 연이어 내지르며,

쏟아지는 마수와 동물들을 쳐내는 천문석.

천문석의 전신을 땀으로 흥건히 젖어 있었다.

가지고 있는 내력은 한 줌의 일기일원공뿐.

이미 모든 마수와 동물들을 쳐내는 건 포기한 지 오래다.

천문석은 멧돼지 마수 같은 크고 위험한 놈들 위주로 튕겨내고 있었다.

그래서 화물차 지붕에는 토끼, 여우, 쥐 같은 자잘한 동물과 소형 마수들이 가득했다.

키이익-

카아아악-

하악, 하아악-

보법에 밟힐 때마다 울부짖으며 공격을 하는 동물과 소형 마수들.

천문석의 전신에는 여우와 쥐가 매달려 열심히 공격하고 있었다.

때마침 쏟아지던 동물과 마수들이 멈춘 순간.

"야! 하지 마! 이거 빌린 거란 말야!"

천문석은 재빨리 전신을 털고,

힐끗 화물차 뒤쪽 도로를 봤다.

폭음과 총성.

마수와 인간의 포효와 함성이 뒤섞여 들여온다.

얼핏 봐도 알 수 있었다.

저곳은 지금 헌터와 마수의 전쟁터다!

아니 방금 전만 해도 평화로웠던 배송일이!

왜 갑자기 이렇게 돼!?

전쟁터처럼 변해가는 도로 위를 달리는 수많은 마수와 동물들의 무리!

도로 위에 생겨난 거대한 흐름이 향하는 방향은 장갑 버스가 달리는 전방!

그리고 장갑 버스 뒤에는 자신이 탄 화물차가 있었다.

당장이라도 화물차가 마수와 동물들에게 삼켜질 것만 같았다.

그러나 아직 거리는 충분했다.

순간 목덜미에 오르는 소름.

휘익-

재빨리 손으로 목덜미를 긁자.

키키끼이익-

발버둥 치는 대형 쥐가 잡혔다!

마수화된 쥐.

그리고 이 녀석 이빨에 걸린 검은 실밥!

이 미친놈이 빌린 강화 전투복을 갉아냈다.

으아악-

분노한 천문석은 마수 쥐를 던져 버리고,

화물차 위의 마수와 동물들을 마구잡이로 걷어찼다.

끼이잉-

하아악-

후두둑 도로 위로 쏟아지는 마수와 동물들.

화물차 위의 동물과 소형 마수들을 정리하자,

문득 거센 진동과 바람이 느껴졌다.

구으으응-

파아아앙-

복합엔진의 진동으로 요동치는 차체와 쏟아지는 엄청난 바람!

화물차는 점점 빠르게 달리는 장갑 버스 옆에 붙어 속도를 올리고 있었다.

일기일원공과 생사팔문의 보법이 없었다면,

이 위에서 버티기조차 쉽지 않았을 거다.

"...문석아···. 찮냐..."

이때 거센 바람을 뚫고 들려오는 철수형의 목소리.

천문석은 운전석 지붕으로 이동해 운전석 지붕을 두들겼다.

쿵, 쿵-

"철수형. 나 괜찮아요! 계속 달려요!"

쿵, 쿵, 쿵-

알겠다는 듯 지붕을 두들기는 김철수.

이때 다시 한번 동물들과 마수들이 쏟아졌다.

천문석은 다시 화물차 지붕으로 뛰었다.

그리고 우박처럼 쏟아지는 마수와 동물들을 사방으로 튕겨냈다.

휘이이잉-

쩌어엉-

바람을 가르고 쏘아져,

허공에 원을 그리는 창!

창으로 그려내는 내력의 원에 쏟아지는 마수와 동물들이 닿는 순간!

파르륵-

창대가 거세게 진동하고,

떨어지는 들개와 개미핥기 같은 커다란 동물과 마수들의 궤도가 비틀려 사방으로 흩어진다.

후드드득-

자잘한 놈들은 미쳐 튕겨낼 겨를도 없었다.

위험한 크기의 동물과 마수들만 튕겨내길 한참.

커다란 자동차만 한 멧돼지 마수가 직선에 가깝게 날아왔다!

꾸에에엑-

지금까지와는 다른 엄청난 크기의 놈!

속도와 무게도 대단하다!

이 녀석이 화물차에 충돌하는 순간 끝장이다!

천문석은 다급히 힘을 모아,

멧돼지 마수를 향해 창을 질렀다.

파아아앙-

강풍을 꿰뚫는 창이 멧돼지 마수와 닿기 직전에 허공에서 멈췄다.

쩡-

순간 금속성 폭음과 함께,

창끝에서 폭발하는 내력!

파스슥-

돌연 반발 섬광이 터지고,

날아오던 거대한 멧돼지 마수는 벽에 충돌한 듯 힘을 잃고 뚝- 아래로 떨어졌다.

이 순간 쏟아지는 힘에 부러질 듯 진동하는 창대!

미쳐 모두 흘리지 못한 힘이 창대를 타고,

천문석의 전신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충격파에 단숨에 저릿저릿해지는 팔과 전신!

파르륵-

강화 전투복이 충격파를 흘리지만 역부족!

천문석은 재빨리 화물차 지붕 위에서 보법을 밟아 여력을 흘렸다.

쾅, 쾅, 쾅-

엄청난 힘이 실린 매 발걸음,

철제 지붕이 움푹움푹 들어가며 발자국이 생긴다.

이 순간 뒤로 걸으며 여력을 흘리는 천문석의 전신에 쏟아지는 마수와 동물들.

후두두둑-

카아악-

끼이이익-

하악, 하아악-

...

전신에 달라붙은 마수와 동물들의 울음소리가 시끄럽게 울려 퍼졌다.

정신을 차리기 쉽지 않은 난장판이지만,

천문석은 정신을 다잡았다.

언제나 어디서나 전투는 힘든 법.

힘들다고 정신줄을 놓으며 한 방에 훅 가는 법이다!

으아아악-

충격파를 흘리던 천문석은 기합을 지르며 지붕을 짓밟으며 우뚝 멈춰섰다.

미쳐 모두 흘리지 못한 충격파가 육체 내부를 한번 훑고 폭발했다.

콰아앙-

몸에 달라붙은 동물과 마수들이 사방으로 튕겨 나갈 때.

천문석은 창을 허공에서 돌려 여력을 창대로 모았다.

휭, 휭, 휭, 휭-

그리고 화물차 지붕을 내려쳤다!

쿠아앙-

충돌 순간 창대에 모인 힘이 원을 그리고 퍼져 나갔다.

이 충격파에 화물차 지붕에 남아있던 자잘한 마수들이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

도로 위로 후드득 떨어져 내리는 마수들!

천문석은 빠르게 움직여 충격파에도 떨어지지 않은 마수와 동물들을 발로 걷어차고 방패로 때려 도로로 밀어냈다.

께엑-

깨애앵-

하악, 하아악-

어느새 하늘에서 떨어지던 마수들은 소강상태.

저 뒤에서 돌진하는 마수와 동물들과는 아직 거리가 있었다.

천문석은 화물칸 문을 확인하고,

다시 한번 운전석 지붕으로 이동해 몸을 숙였다.

"철수형! 괜찮습니까?"

김철수는 파리해진 얼굴로 유리창 뒤 천문석을 봤다.

"어, 어. 난 괜찮은데···. 너 괜찮냐? 너, 지붕에서 어떻게···?"

이때 장갑 SUV 한 대가 화물차 앞으로 끼어들었다.

“철수형! 앞!”

쾅-

급격한 끼어들기에 장갑 SUV와 화물차 범퍼가 충돌했다.

콰앙, 쾅-

콰지지직-

몬스터 사냥용, 마력엔진 장갑 SUV!

화물차 범퍼가 박살 나 떨어져 나가고,

장갑 SUV의 마력엔진의 엄청난 힘에 화물차가 단숨에 밀려나 부서질 듯 요동친다.

천문석이 간신히 화물칸 요철을 잡고 버틸 때,

장갑 SUV는 충돌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밀고 들어왔다.

콰카카각-

끼이이익-

화물차 전면이 장갑 버스와 장갑 SUV의 강화 사이에 끼어 순식간에 찌그러들었다.

화물차 강판 갈리는 소리가 커지고,

연이은 충돌에 불꽃이 우수수 솟구쳤다.

"이 새끼들이!"

김철수는 다급히 브레이크를 밟아,

밀고 들어오는 장갑 SUV에서 빠져나왔다.

순간 장갑 SUV는 장갑 버스 옆으로 바짝 달라붙어, 화물차가 있던 자리를 차지했다.

천문석은 장갑 SUV를 의도를 바로 알아챘다.

자신들이 그랬듯 장갑 버스를 방패 삼아 이동하려는 것!

그렇다고 장갑 SUV로 일반 화물차를 밀어붙여?!

"하, 이 새끼들!"

간만에 보는 좆같은 새끼들.

천문석은 창을 들어 올렸다.

선빵을 맞으면 당연히 되돌려 줘야 하는 법.

타이어를 아작내 주마!

이때 하늘을 떨어 울리는 진동이 터져 나왔다.

구으으으으응-

순간 천문석은 기겁했다.

진동을 따라 천지가 요동치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뒤로 눈을 돌린 순간.

보였다.

그 형체를 모두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무언가가 하얀 구름을 휘감고 지평선에서 솟구치고 있었다!

구름을 휘감은 거대한 산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듯한 비현실적인 광경!

대형 몬스터와 마수를 뛰어넘어,

거대 괴수조차 작아 보이게 만드는 거대한 존재가 하늘로 솟아오른다!

자신도 모르게 덜덜 떨리는 전신.

이 압도적인 존재감은 차라리 경이로웠다!

그러나 놀랍게도 천문석의 기감에는 허상처럼 아무것도 걸리지 않는다.

천문석은 넋을 놓고 이 경이로운 존재를 봤다.

구으으으응-

다시 한번 천지가 진동하고,

이 거대한 존재가 빙글 몸을 돌리는 순간.

거대한 구름이 흩어지고,

그 전신이 드러났다!

“고래···?”

이 존재의 정체는 엄청난 크기의 고래였다.

거대한 산악 같은 고래가···.

안개를 휘감고,

거짓말처럼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순간 잠시 멈췄던 마수와 동물들의 비가 다시 날아와 화물차 뒤 도로에 쏟아졌다.

후두두둑-

천문석은 원인과 결과, 인과를 넘어 깨달았다.

갑자기 쏟아진 마수와 동물들은 저 거대한 고래 때문이다!

구으으으응-

순간 고래의 전신에서 뿜어지는 엄청난 안개!

고래는 거대한 안개에 휩싸여 하늘 위 구름 속으로 들어갔다.

마치 솜사탕을 만들듯이 순식간에 그 몸집을 불리는 구름.

구름이 석양에 붉게 물들고,

이 붉은 구름 속을 거대한 고래가 유영하기 시작했다.

언뜻언뜻 보이는,

하늘을 유유히 유영하는 거대한 고래!

천문석은 현실을 뛰어넘는 경이로운 광경에 멍하니 고래를 바라봤다.

이때 이 거대한 고래를 쫓아 움직이는 아주 작은 황금빛이 얼핏 보였다.

깜빡-

황금빛이 잠시 사라졌다가 고래 옆에서 다시 나타난 순간,

이 거대한 고래와 황금빛이 접촉했다.

순간 다시 한번 터져 나오는 엄청난 진동.

구으으으으응-

다시 한번 천지를 떨어 울리는 진동이 터지는 순간.

후드드드득-

엄청난 검은 비가 땅으로 쏟아졌다.

아니 이건 비가 아니었다.

크아아앙-

꿰에에엑-

꾸아아앙-

히리리리-

...

검은 비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포효가 뒤섞인 울부짖음!

천문석은 깨달았다.

저 검은 비는 하나하나가 마수이고 몬스터였다!

알 수 없는 껄끄러움이 느껴지던 숲으로 쏟아지는 마수의 폭우!

화물차가 이미 지나온 지 오래인 그 숲에서,

수많은 마수의 울부짖음이 들려오고 있었다!

순간 느껴지는 섬뜩한 직감!

천문석은 반사적으로 운전석을 두들기며 외쳤다.

"왼쪽으로! 브레이크!"

끼이익-

김철수가 다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으며 핸들을 돌릴 때,

화물차 앞 장갑 SUV로 거대한 무언가가 떨어졌다.

콰아앙-

콰지직-

장갑 SUV의 단단한 강화 철판을 단숨에 찌그러뜨리고,

차량 앞으로 굴러떨어져 바퀴 아래로 빨려 들어가는 거대한 생나무!

콰아앙-

장갑 SUV가 나무를 타고 넘다 허공으로 튀어 올라 뒤집히고,

거대한 생나무의 무성한 가지가 순식간에 가까워졌다.

"이런 젠장!!"

비명 같은 김철수의 외침과 함께 간신히 나무를 피하는 화물차!

파드드득-

나뭇잎이 가득 달린 생가지가 화물차 유리창을 긁고 지나가고.

"이런 미친!"

김철수의 경악한 외침이 터질 때.

천문석은 화물차 지붕에서 뒤를 보고 있었다.

검은 마수의 폭우가 쏟아지는 숲,

노을 지는 평지 숲이 진동하고 있었다!

이 진동에서 느껴지는 존재감!

천문석의 기감에 검치호 몇 마리를 합쳐 놓은 듯 커다란 존재감이 느껴졌다.

존재감이 가까워질수록 진동이 커지는 숲!

파르르르-

이 진동이 숲 가장자리에 닿는 순간,

숲의 어둠 속에서 거대한 몬스터 한 마리가 튀어나왔다!

두 발로 일어선 거대한 몸.

길게 늘어져 땅에 끌리는 두 팔.

전신에 빽빽이 솟은 이끼 같은 녹색의 털.

너무나 유명한 몬스터.

그래서 처음 봤지만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늪지 트롤!

전신에서 물을 뚝뚝 흘리는 대형 몬스터, 늪지 트롤이 나타났다!

그러나 숲의 진동은 여전히 멈추지 않았다.

두두두두두두-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숲이 울릴 때마다,

숲의 어둠에서 우수수- 튀어나오는 수많은 마수!

지금껏 도로에 떨어진 마수들은 극히 일부일 뿐.

엄청난 수의 마수가 숲의 어둠 속에서 튀어나왔다.

그리고 거대한 나무를 비비는듯한 늪지 트롤의 함성이 터지는 순간.

그르르르르륵-

늪지 트롤과 엄청난 수의 마수들은 무너지는 해일처럼 도로 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마수들에서는 살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천문석의 시선이 하늘로 향했다.

하늘을 유유히 헤엄치는 거대한 고래!

천문석은 깨달았다.

이 마수들은 겁을 먹었다.

저 거대한 하늘 고래에게!

흉성이 폭발한 마수보다 까다로운 게 겁먹은 마수 무리!

겁먹은 마수들의 맹목적인 돌진이 화물차를 향해 밀려오고 있었다.

"..."

천문석의 시선이 하늘과 땅을 오갔다.

하늘에는 경이로운 고래가 날고.

땅에는 몬스터와 마수의 해일이 밀려온다.

천문석은 직감했다.

좆됐다.

그리고 동시에 깨달았다.

"시바. 운이 좋기는···. 개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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