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71화 (72/1,336)

#071

식사가 끝난 후,

류세연은 규칙대로 설거지를 했다.

설거지하며 계속 천문석을 힐끗거리는 류세연.

"..."

천문석이 계속 모른 척하자,

류세연은 더는 못 참겠는지 물었다.

"...그 머리카락은 어떻게 된 거야? 광화문으로 철수 오빠 만나러 간다고 하지 않았어? 이틀 못 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빡빡이가 된 것은 현실.

천문석은 대범해지려 했다.

그러나 막상 질문을 받으니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혔다.

사실대로 하늘의 저울이 머리카락을 가져갔다고 하면 두고두고 놀림감이 될 게 뻔했다.

때로는 거짓말 같은 진실보다,

그럴듯한 거짓이 좋을 때도 있는 법.

천문석은 그럴듯하게 대답했다.

"여름이라 더워서 밀었다."

풉-

순간 헛웃음을 삼키는 류세연.

류세연은 완전히 몸을 돌려 천문석의 빡빡이 머리를 반짝이는 눈으로 한동안 바라봤다.

그리고 의외의 이야기를 했다.

"개인적으로 난 그 빡빡이 스타일 나쁘지 않은 것 같아."

"뭐···?"

"남자답고, 멋있고, 두상도 괜찮고, 시원해 보이고···. 좋아! 빡빡이 찬성!"

"뭐라고···?"

"나는 빡빡이 머리. 대찬성이라고!"

류세연은 흐뭇하게 웃으며, 마음에 든 진짜 이유는 속으로 삼켰다.

머리를 저렇게 빡빡 밀어놓으니.

살벌해 보여 아무도 접근하지 않을 것 같았다!

‘딱, 좋았다!’

‘아주 마음에 들었다! 흐흐흡-’

이때 들려오는 천문석의 목소리.

"...우리 집에서 앞으로 '빡빡이'란 말은 금지다. 그보다 문밖에 화분은 뭐야? 네가 가져다 놓은 거 맞지?"

"그 화분 아래층 할머니 이사하시면서 주고 가신 거야."

"할머니? 전에 대청소할 때 봤던 그 할머니?"

"맞아. 이번 몬스터 사태 겪고 무서우시다고. 할아버지랑 같이 실버타운에 입주하실 거래."

천문석은 내심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이 건물에 몬스터 방호 설비가 있어도,

실버타운의 견고한 방호 설비와는 비교할 수 없었다.

"그럼, 지금 그 방은 빈 거야?"

"아니. 할머니가 짐이 많으시다고 해서. 당분간은 그냥 사용하시는 거로 했어. 실버타운에는 짐을 모두 가져가지 못하신다고 주변에 천천히 나눠주신대."

이때 싱크대에서 들려오던 물소리가 멈췄다.

고개를 돌리니 설거지를 끝낸 류세연이 고무장갑을 벗고,

싱크대의 물기를 닦아내고 주전자에 물을 올리는 모습이 보였다.

류세연은 싱크대 장에서 네모난 상자를 꺼내 천문석에게 걸어왔다.

"이것도 할머니가 주고 가신 거야."

"그게 뭔데?"

류세연은 상자에서 진공 포장된 갈색의 무언가를 꺼내서 천문석에게 건넸다.

"할머니가 만든 육포. 시중에서 파는 거랑은 완전히 달라!"

세연의 말대로였다.

육포는 젤리를 씹는 것처럼 쫄깃쫄깃하면서도,

비린내 하나 없는 농후한 고기 맛을 품고 있었다.

게다가 이렇게 완벽한 소금과 향신료 밸런싱이라니!

방금 식사를 마쳤는데도 육포가 술술 입안으로 들어갔다.

깜짝 놀란 천문석이 말했다.

"이 육포 정말 괜찮은데?!"

"그렇지? 나도 깜짝 놀랐다니까! 알고 보니까. 할머니가 게이트 전쟁 때, 전투 식량 공장에 육포를 납품하셨다고 하더라고. 브랜드도 있다고 하셨는데···."

류세연은 어느새 천문석의 다리를 밀어내고 소파에 앉더니 신나게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육포를 만든 할머니의 예전 직업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온갖 동네 소문들로 이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대한 정통 무당파 김통천 관장 할아버지가 사채 받으러 온 조폭을 아작냈대! 그냥 조폭도 아니고 각성한 조폭을! 그런데 그 이유가 뭔지 알아? 세상에! 김통천 관장 할아버지가 예전에···!"

역시 우리 동네 일꾼.

동네 일꾼이 되려면 동네 돌아가는 사정을 저 정도는 알아야 했다.

천문석은 류세연의 이야기를 적당히 흘려들으며,

아이스 커피를 두 잔 만들어 한잔을 류세연에게 건네줬다.

어느새 소파에 모로 누운 류세연이 커피를 받으며 말했다.

"땡큐."

그리고 류세연은 옆으로 누운 채 커피를 마셨다.

켁-

"코! 코로 들어갔어! 휴지, 휴지 좀!"

"여깄다."

휴지를 건네준 천문석은 생경함을 느꼈다.

류세연이 오래된 녹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소파에 누운 채 커피를 마시다가 코로 커피가 들어갔다.

"..."

어이없고 웃긴 상황이지만, 평소 몇 번이나 보던 장면이다.

그런데 화장을 한 류세연이 이러니 뭔가 굉장히 생경했다.

평소와 달리 차가운 인상의 도도해 보이는 미녀가 된 류세연.

얼굴은 당장 드라마 여주인공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녀석이,

하는 행동은 퇴근 후 손가락 하나 까닥할 힘도 없는 아빠 같았다.

차가운 미녀.

힘없는 아빠.

이 간극에서 오는 묘한 생경함!

뭐지? 이 느낌은?

천문석이 생경한 느낌에 의아해할 때,

휴지로 얼굴을 닦은 류세연이 물었다.

"철수 오빠 만나러 간 건 잘됐어? 철수 오빠랑 같이 일하기로 한 거야?"

"아니. 일이 좀 꼬였어. 다시 만나서 이야기해봐야 할 것 같아."

"왜? 뭐가 꼬였는데? 말해봐."

쓰윽-

소파 위의 류세연은 아주 자연스럽게,

소파 아래 앉은 천문석의 머리를 베개처럼 베면서 말했다.

“아- 감촉 너무 좋아-”

"..."

천문석은 그냥 무시하고 질문 했다.

"그것보다 대학 면접은 무슨 말이야? 시험도 안 보고 면접만으로 입학할 수가 있어? 지금 여름이잖아. 겨울에 수능 보고 내년에 입학해야 하는 거 아냐?"

"...오빠. 정말 몰라?"

깜짝 놀라 되묻는 류세연.

천문석도 깜짝 놀라 대답했다.

"오빠? 네가 지금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구나?"

류세연은 재빨리 한 손으로 이마를 가리고,

다른 손으로 소파 틈에서 리모컨을 꺼내 텔레비전을 켰다.

"며칠 동안 그 이야기만 하는데, 정말 모르고 있었어?"

"그게 무슨 말이야? 알아듣게 말을 해봐."

"잠시만, 오늘도 뉴스에 나올 거야."

빠르게 돌아가는 텔레비전 채널.

텔레비전 채널은 곧 한 뉴스 채널에서 멈췄다.

어쩐지 익숙한 긴박한 음악이 들려오고,

화면 반을 가리는 자막이 보였다.

[재금 그룹! 4년제 대학, 재금 아카데미 설립 발표!]

[재금 아카데미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 저거 뭐야? 재금 아카데미?!"

천문석이 깜짝 놀라자,

류세연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삼촌. 뉴스도 안 봐? 저걸로 지금 난리인데!"

"..."

그렇다.

천문석은 뉴스 채널을 안 본 지 좀 됐다.

뉴스 채널을 스치듯 볼때마다 나오는 서울 안정화 권역 부동산 가격 급등 전망과 실거래가 상승 소식.

이 소식들이 자신의 건물주 꿈에 가하는 정신적 타격이 너무 심해서 뉴스 채널을 찾아보지 않은 지 좀 됐다.

이때 문득 드는 생각.

재금 아카데미 설립 소식.

대학 면접을 보고 왔다는 류세연.

"...!"

천문석은 감을 잡았다.

"너 설마? 봤다는 면접이?"

류세연은 고개를 들고 거만하게 말했다.

"학교 박살난 걸 어떻게 알았는지. 나한테 연락 왔더라고. 꼭 우리 재금 아카데미에 입학해 주시면 영광이겠다고."

"..."

"뭐. 면접이야 요식행위고. 나라면 당연히 합격하지 않겠어? 적당히 학교 다니면서, 재금 그룹의 투자를 받아서 사내 벤처를 만들려고."

류세연은 말없이 카리스마 넘치는 미소를 지으며 천문석을 지긋이 봤다.

눈부시게 빛나는 류세연의 얼굴은 마치 내 밑에서 일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천문석은 류세연의 카리스마 넘치는 얼굴을 보는 순간 철렁 가슴이 내려앉았다.

그래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너 코밑에 커피 묻었다. 갈색 수염 난 거 같다. 마리오냐? 캬카카-"

"아이, 씨!"

류세연은 입을 가린 채, 벌떡 일어나 욕실로 달려갔다.

“야! 씻으면서 화장도 지워라. 피부 상한다.”

류세연에게 외친 후,

천문석은 뉴스를 봤다.

아나운서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고 있었다.

"...지금 재금 아카데미 유치 경쟁이 치열합니다. 대전, 광주, 울산, 강릉시에서 이미 재금 아카데미 유치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발표했고. 다른 지자체 쪽에서도 서울 게이트 안정화 지대의 과밀화를 이유로 반드시 지방에 재금 아카데미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럼 여기서 게이트 연구 전문가, 서울대 한호석 교수님께 앞으로의 전망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나운서는 고개를 돌려 전문가 패널에게 질문했다.

"한호석 교수님께서는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네···? 부동산 시장 전망요?"

뭐지 이 익숙한 전개는?

천문석이 기시감을 느낄 때,

아나운서의 말이 이어졌다.

"...재금 그룹이 아카데미를 설립하면, 그 주위를 안정화 권역으로 편입시키지 않을까요? 지금 이것 때문에 시민 여러분의 관심이 대단하십니다. 안정화 권역 편입이라는 엄청난 호재가 부동산 시장에 생기는 거죠!"

생각해보니 그랬다!

시장에 흐르는 자본은 한정적이다.

엄청난 호재가 생겨 한곳에 돈이 몰리면, 상대적으로 다른 곳에는 돈이 마른다.

안정화 권역이 늘어나면,

기존 안정화 권역의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거나 최소한 상승 폭이 둔화될 가능성이 컸다.

즉 자신의 꿈, 안정화 권역 안 건물주의 목표액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였다!

천문석은 텔레비전 화면에 집중했다.

한호석 교수의 입이 천천히 열릴 때,

수건으로 얼굴을 닦으며 걸어오던 류세연이 말했다.

"면접 때 물어보니까. 재금 아카데미, 재금 그룹 본사 옆에다가 짓는다던데?"

"뭐···?"

천문석이 깜짝 놀랄 때,

화면 속 한호석 교수가 말했다.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재금 아카데미는 재금 그룹 본사 옆에 짓는 게 거의 확정이라고 하네요."

순간 아나운서가 화면을 보며 말했다.

"그렇군요! 시청자 여러분, 놀라운 소식입니다! [서울지역 부동산 가격은 계속 유지된다!]라는 게이트 연구 전문가, 서울대 한호석 교수님의 전망이었습니다!"

"아니. 제 말은 그게 아니라···."

...

천문석은 텔레비전에서 시선을 돌렸다.

아나운서의 말대로였다.

재금 그룹 본사 옆에 아카데미를 짓는다면,

개발 호재 그런 건 하나도 기대할 수 없었다.

재금 그룹 본사 주위의 땅은 모두 재금 그룹의 소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정화 권역 편입으로 인한 광역권 부동산 가격 상승, 상권 활성화도 기대할 수 없었다.

재금 그룹 본사는 ‘섬’.

일본 정부에게서 1,000엔, 한화 약 만원에 매입한 '섬'에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는.

재금 그룹의 일본 섬 1,000엔 매입 사건.

그 후로 재금 그룹 본사와 관련된 뉴스가 터지면 일본 전체가 들썩였다.

"...저거 일본 또 난리 났겠는데?"

천문석의 말에,

수건을 세탁 바구니에 던진 류세연이 소파에 다시 누우며 대답했다.

"맞아. 내가 면접 보러 간 대학교에도. 어떻게 알았는지 입구에서 시위하고 있더라고."

"시위? 면접 치르는 대학교 앞에서? 누가?"

"일본에서 온 사람들 같던데? 야쿠자 같은 아저씨들이 서명도 받고 피켓도 흔들면서 애절하게 외치더라고. 이렇게. 흠, 흠-"

-제발! 재금 그룹이 우리 섬을 돌려주게. 한국분들이 힘을 모아 주세요!

류세연은 시위대의 외침을 흉내 냈다.

하하하-

천문석은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말이 통하지 않는 막무가내 집단 일본 우익.

그러나 일본 우익은 영향력이 있는 일본 국내에서나 막무가내일 뿐이다.

재금 그룹은 달랐다.

이 녀석들은 스케일 자체가 세계적이다.

마탄 라이센스, 게이트 안정화 장치 이후에도 몇 번이나 세계를 어이없게 한 재금 그룹.

그런 재금 그룹이 일으킨 대표적인 사건 중 하나가 일본 섬 1,000엔 매입 사건이다.

몇 년 전 일본 정부는 마경이 된 섬을 1,000엔에 통째로 재금 그룹에 파는 계약을 맺었다.

조건은 1개월 안에 마경이 된 섬 안의 모든 마수와 몬스터를 처리할 것.

사실상 달성하기 힘든 조건으로 원래 의도는 재금 그룹의 힘을 빌려 마경의 마수와 몬스터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재금 그룹은 그룹 내 보안회사와 연구소의 헌터와 마력 각성자를 동원하고 국내외에서 엄청난 수의 헌터들을 고용해서 마경이 된 섬을 깨끗이 청소했다.

1개월도 되기 전에 섬 안의 모든 마수와 몬스터가 사라졌다.

1000엔에 섬을 날리게 됐다고 어이없어하던 일본 사회.

그러나 이 섬에 재금 그룹이 본사 건물과 부속 건물들을 짓기 시작하자,

어이없어하던 일본 정·재계와 사회 전체는 환호했다.

초거대기업 재금 그룹 본사의 일본 이전!

엄청난 호재였다!

상상을 초월하는 경제적, 정치적 이득이 뒤따를 게 뻔했다.

섬을 1,000엔에 팔았다고 욕을 먹던 정치인과 관료들은 미래를 내다본 선지자가 되어 칭송받았다.

이렇게 일본 정·재계와 국민까지 희망찬 미래에 기뻐할 때.

재금 그룹은 본사 이전을 끝마쳤고.

'섬째로 하늘로 떴다.'

이건 비유적인 표현이 아닌 사실 기술이었다.

재금 그룹이 일본 정부에게서 1000엔에 산 섬은 통째로 하늘로 떠올라.

천공의 섬,

부유도(浮遊島)가 됐다.

지금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어이없는데,

이걸 직접 겪은 일본의 정·재계는 어땠을까?

하, 하하-

참을 수 없는 웃음이 터진다.

통쾌함 그런 게 아닌,

어이없음이 극에 달해 나오는 웃음이다.

재금 그룹, 이 미친놈들이 일본의 뒤통수를 때리고 1,000엔에 섬을 먹고 짼 것이다.

그것도 하늘로!

그리고 이 섬은···.

천문석은 문득 노을이 지고 있는 창밖을 봤다.

심법에 다시 입문한 천문석은 하늘 높은 곳에 떠 있는 점 같은 섬을 뚜렷이 볼 수 있었다.

서울 하늘에 떠 있는 재금 그룹 본사가 있는 섬.

저 섬이 그 섬이다.

일본 정부에서 수백 건의 소송을 걸고,

UN에 중재를 요청하고 세계 주요 일간지에 수없이 홍보 광고를 실어도 재금 그룹이 대응조차 하지 않는.

재금 그룹이 일본 정부에게서 1,000엔에 산 섬.

공짜로 마경을 청소하려던 일본 정부.

재금 그룹을 견제하려던 각국의 기업들.

세율 80% 표적 세금을 만든 한국 국회의원.

...

모두를 엿 먹이고 하늘로 뜬 저 섬이 전 세계에 단 하나 있는 천공의 섬이자 부유도.

재금 그룹 본사가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저 거대한 섬이 하늘로 뜬 순간.

재금 그룹은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언터쳐블, 초거대기업임을 다시 한번 세계에 입증했다.

"..."

지금 이렇게 보고있어도 믿기지 않는다.

어떻게 저렇게 큰 섬을 하늘로 띄워 올릴 수 있단 말인가?

이때 들려오는 신나는 웃음소리.

푸훕, 크큭크크-

천문석은 문득 고개를 돌려 소파 위에 누운 류세연을 봤다.

류세연은 어느새 쿠션을 끌어안고 예능 방송을 보며 신나게 웃고 있었다.

천문석은 류세연을 보며 새삼 감탄했다.

텔레비전에 빠진 평범한 여고생처럼 보이는 류세연이지만, 역시 국가 핵심 인재였다.

재금 그룹의 핵심, 그룹 본사와 연구소가 있는 부유도에 건설되는 재금 아카데미.

그곳에서 먼저 입학을 권유하다니···.

주인집 초딩이었던 류세연은 차근차근 엘리트 코스를 밟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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