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69화 (70/1,336)

#069

천문석은 우선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했다.

지금 천문석에게는 두 가지 길이 있었다.

1. 오리온 길드 입사.

2. 철수형과 같이 일하기.

이미 오리온 길드 최후식 총괄 이사의 호감을 산 상태.

다음에 최후식 이사를 만나면 아마도 채용 제안을 할 것이다.

깜짝 놀랄 제안을 하겠다는 걸 보면,

아주 좋은 조건으로 채용하려고 할 것이다.

보통이라면 당연히 대형 길드에 들어갈 거다.

그러나 머리로는 대형 길드, 오리온 길드 입사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지만,

마음속에서는 철수형과 같이 일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근거 없는 직감이 들었다.

그래서 천문석은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데 장철, 장민 두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온 것이다.

장철, 장민 두 사람은 헌터 업계의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자신의 고민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에 제격인 상대였다.

천문석은 바로 질문했다.

"조언을 좀 구할 수 있을까요?"

"조언? 내가 조언을 해줄 게 있을까? 우선 들어보지."

장철은 고개를 끄덕였고,

천문석은 간단하게 지금 상황을 설명했다.

"...그래서 아는 선배가 헌터업 일을 시작했고, 대형 길드에서도 채용 제안이 올 것 같습니다."

장철은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이쪽 헌터 업계는 은원이 복잡해. 나도 원수처럼 싸우는 녀석들이 몇 명 있어."

순간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젓는 장민.

장철은 어쩐지 민망한 듯 웃고는 말을 이었다.

"...대형 길드에 들어가면 그 길드의 은원도 물려받는 거다. 길드 울타리 안에 있을 때는 도움이 돼도. 나중에 독립한 후에는 그걸로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

장철은 잠시 생각하더니 두 길드의 이름을 말했다.

"지오 길드하고 씨젠 길드 아냐?"

천문석이 얼핏 들어본 길드였다. 대형에 약간 못 미치는 중대형 규모의 길드.

"네 들어본 것 같습니다. 사이가 안좋은 길드 아닌가요?"

"맞아. 사실 걔네들이 사이 안 좋은 진짜 이유는. 거기 두 길드의 집행부 두 명이 젊었을 때. 한 10년쯤 됐나? 그때 둘이 있던 헌팅팀이 사냥터 문제로 서로 부딪힌 적이 있거든. 그 헌팅팀의 원한을 집행부인 헌터 그리고 소속 길드가 물려받은 거다."

"10년 전 원한을 물려받아 싸운다고요?"

천문석이 어이없어하자,

장철은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10년 전 원한. 그것도 간접적으로 물려받은 원한 때문에 아직도 사이가 안 좋은 거다."

"..."

"헌터 업계에서는 은원이 정말 오래간다. 이게 몬스터와 생명을 걸고 싸우며 얽히고설킨 은원이라. 한쪽이 양보하고 화해하는 게 쉽지가 않아. 게다가 한번 얕잡아 보이면 사방에서 찔러보기가 들어오거든."

"그럼 대형 길드는 은원 때문에 별로일까요?"

장철은 고개를 저었다.

"대형 길드가 기반 없이 처음 헌터 생활을 시작하기에는 메리트가 있어. 대형 길드의 인맥과 거래처는 헌터 생활 내내 두고두고 자산이 되어 준다. 대형 길드가 그 규모를 오랜 시간 유지했다는 것 자체가 실력을 보여주는 거거든."

'오리온 길드를 선택해야 하나?'

천문석이 내심 고민할 때 장철의 말이 이어졌다.

"그런데 대형 길드는 수익 구조가 좀 특이해."

"네?"

"금성 길드 같은 경우는 금성 기업이 운영하는 자회사 같은 구조라 헌터들이 그냥 회사원이고. 태성 길드는 이태성이 개인 헌터 사무소나 마찬가지야. 그런데 다른 보통의 대형 길드는 좀 달라. 이게 어떻게 다르냐면···."

장철이 설명하기 위해 고심하자,

장민이 장철 대신에 설명을 시작했다.

"보통 대형 길드는 로펌이랑 구조가 유사해요."

"로펌이요?"

"네 맞아요. 대형 길드는 집행부라는 파트너들과 일반 헌터, 직원들의 이중적 구조거든요."

장민은 손가락으로 허공에 삼각형을 그렸다.

"삼각형 위쪽이 집행부, 아래쪽이 헌터와 일반 직원입니다. 길드에서 수익이 발생하면 집행부, 헌터와 직원들에게 월급과 인센티브를 주고 제반 비용과 충당금을 빼요. 그리고 남는 수익은 집행부, 파트너들이 나눠 가지죠."

장민은 다시 손가락을 들어 허공에 역삼각형을 그렸다.

“가져가는 수익의 크기는 이런 식이 된답니다.”

천문석은 장민이 말하려는 것을 바로 이해했다.

대형 길드 시스템에서 일반 헌터는 일종의 일개미였다.

헌팅 성공의 수익 대부분은 소수의 파트너, 집행부가 가져간다.

장철은 천문석의 얼굴을 보며 입을 열었다.

“신입 헌터가 빠르게 집행부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긴 한데. 거의 가족이 길드 집행부거나 한 경우다. 실력만으로 대형 길드 집행부에 들어가기는 쉽지 않아.”

“...”

“게다가 대형 길드의 헌터 계약은 보통 ‘3+2년’이나 ‘5+2년’ 계약이 기본이라 너무 오래 묶인다는 단점도 있어. 이건 내가 해결해줄 수 있는데···."

장철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을 이었다.

"사실 실력만 확실하면 길드에 소속되지 않고, 헌팅 때마다 팀을 꾸리는 게 수익은 더 낫다. 상급 헌터 몇몇이 이런 식으로 헌팅 시즌마다 팀을 만들지. 팀을 만드는 걸 중재해주는 곳도 있고 말야."

솔깃한 이야기에 천문석은 집중했다.

어차피 자신은 헌터 업계에 뼈를 묻을 생각이 없었다.

건물주 목표액에 도달하면 헌터는 그만두고 돈 많은 백수로 지낼 생각이었다.

그렇다면 언제든 그만둘 수 있는 이런 단발 계약 형태가 낫지 않을까?

"...!"

이 순간 천문석은 철수형의 제안이 끌렸던 이유를 깨달았다.

철수형과 일하면 언제든지 자신이 원할 때 그만둘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단발 계약에는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었다.

'거래처 확보.'

이때 들려오는 장철의 말.

"그런데 이렇게 하면 거래처 확보가 힘들 거다."

장철은 천문석이 생각한 문제점을 바로 짚었다.

"아까도 말했지만, 헌터 업계는 보수적이고 텃세가 심하다. 인원 충당, 소모품 구입. 장비 대여, 구입, 수리. 그리고 마석과 부산품 판매까지. 하나하나 사람들과 안면을 익히고 거래를 트는 게 쉽지 않을 거야. 가끔은 당연하단 듯이 신고식이라고 바가지를 씌우려는 사람들도 있고 말야···."

"..."

"그래서 보통은 헌터 매니지먼트 회사와 계약한다. 수익의 일정 비율을 잘라주는 대신에 인원 모집, 장비 수리, 부산물 판매, 서류 작업, 세무 업무 같은 걸 모두 대행해주니까. 그런데 이게 괜찮은 헌터 매니지먼트는 조건이 별로 좋지가 않다. 그렇다고 조건이 좋은 매니지먼트는···."

장철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천문석은 김철수의 얼굴이 떠올랐다.

철수형은 알바는 오래 했지만,

헌터 업계와 관련된 알바를 한 적은 없었다.

당연히 헌터 업계와 관련된 인맥이 있을 리 없었다.

그런 철수형이 헌터업에 뛰어들어 사무실까지 차렸다.

'이거 철수형 사업 시작하자마자 망하는 거 아냐.'

천문석이 내심 걱정할 때,

장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매니지먼트 회사도 이런 장단점이 있으니까. 혹시 선배랑 일하거나 혼자서 프리랜서로 일할 생각이면, 장민을 통해서 사업을 해라."

"네? 장민 대표님이요?"

갑자기 튀어나온 이름에 천문석이 반문하자.

장민은 테이블 앞으로 부드럽게 상체를 기울였다.

"여기 장민 있어요."

손가락으로 스스로를 가리키며 장난스럽게 웃는 장민.

"...!"

이 순간 천문석은 깨달았다.

헌터 업계의 텃세.

신규 거래처 뚫기.

장비 구입, 수리.

마석과 부산품 판매.

...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생글생글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꼬맹이 엄마 장민.

몬스터 마석부터 초고가의 헌터용 장비까지.

소소한 몬스터 부산품 유통 시장에서,

거래를 뚫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한 초거대 기업까지.

수많은 거래처와 이미 거래하고 있는 회사.

장강 유통.

눈앞에서 장난스럽게 웃고 있는 장민이 장강 유통의 대표였다!

천문석은 깨달았다.

자신은 이미 장민 이라는 헌터 업계의 거물과 안면을 익히고 거래를 텄다.

게다가 엄청난 능력을 지닌 헌터 장철과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헌터 업계의 거물들과 인맥을 맺은 것이다!

천문석의 얼굴을 유심히 보던 장민이 돌연 코끝을 찡긋했다.

순간 눈에 맺히는 장난기.

장민은 허리를 곧게 펴고,

짐짓 표정을 차갑게 굳히며 말했다.

"당연히 공짜로 해드리지는 않아요."

"네?"

천문석이 긴장하자,

장민은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는 듯 엄격한 어조로 말했다.

"다음에는 세연이하고 같이 놀러 오세요. 그게 조건입니다."

---

집에 돌아가기 위해 현관에 선 천문석.

천문석은 장철에게 고개를 숙였다.

"장철 헌터님. 조언 감사드립니다. 큰 도움이 됐습니다."

"됐다. 무슨 인사까지. 그보다 조카 때문에 고생 많이 했다며?"

"아닙니다. 특급 헌터 덕분에 재밌는 일도 많았습니다."

천문석이 웃으며 고개를 젓자,

장철이 피식 웃었다.

"저 녀석이 키즈 카페 다니고부터. 매일 '알바, 알바.' 노래를 부르더라. 너를 정말 좋아하는 거 같아. 고맙다."

툭-

장철은 두꺼운 손으로 천문석의 어깨를 치더니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아, 깜빡할뻔했네. 내가 선물을 하나 주고 싶은데?"

"아닙니다. 지금까지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장철의 말에 천문석은 바로 사양했다.

"이건 부담가질 필요가 없는 선물이야. 어차피 나한테는 쓸모없는 거거든···."

장철은 천문석의 몸을 살피며 고개를 갸웃했다.

"...아직 각성하지 않은 것 맞지? 몸이 전하고 좀 달라 보이는데?"

천문석은 본격적으로 내외공을 수련하기 시작했다.

장철은 천문석의 달라진 모습을 예민하게 느끼고 있었다.

"네. 각성하지는 않았습니다."

천문석의 대답에 장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내 선물을 받을 수 있겠네. 자세한 이야기는 확실해지면 하겠지만···. 열흘 뒤쯤? 5일 정도 시간을 비워둬."

"네?"

천문석이 의아해하자,

장철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띠었다.

"이게 지금 말해주기는 좀 그래. 갑자기 아는 후배 녀석이 끼어들어서 복잡해졌거든. 그래도 내 지분이 가장 크고. 이태성, 허무인 모두 안면이 있으니까. 금방 해결될 거야."

"...이태성 헌터, 허무인 헌터요?"

갑자기 장철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이름에,

천문석은 깜짝 놀랐다.

태성 길드의 이태성.

금성 길드의 허무인.

두 사람 모두 한국을 대표하는 헌터다.

특히 1세대 헌터 이태성은 한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형 길드, 태성의 길드장으로 수십 년 동안 한국에서 독보적인 탱커였다.

장철이 대단한 실력자인 건 알고 있었지만,

이태성, 허무인과도 아는 사이라고?

천문석이 감탄하자,

장철은 멋쩍게 웃었다.

"그냥 레이드 몇 번 같이 뛴 사이야."

수염 가득한 장철의 얼굴에 생겨나는 호의 어린 웃음.

"아마 이야기 들으면. 아까 네 선물 받은 특급 헌터처럼 깜짝 놀랄 거다. 내 선물 기대해라."

천문석은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요즘 기대하라는 말을 자주 듣고 있었다.

"네. 기대하겠습니다."

"뭘 기대해요?"

이때 거실 안쪽에서 장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장민은 커다란 쇼핑백을 들고 현관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장민! 안된다니까!"

어느새 낮잠에서 깨어난 꼬맹이가 장민의 손을 잡아당기며 연신 외쳤다.

그러나 장민은 멈추지 않고 걸어왔고,

다급한 꼬맹이의 시선이 천문석에게 향했다.

"알바! 어서 도망쳐!"

"...너 뭐하냐?"

천문석이 어이없어하자,

꼬맹이는 장민 손을 놓고 재빨리 달려왔다.

사뿐, 사뿐도 잊고 다다닥- 달려온 꼬맹이.

꼬맹이는 나뭇잎이 잔뜩 달린 나뭇가지를 들고 천문석 앞을 막았다.

"알바 도망쳐! 장민이 그거 가져온단 말야! 그거! 빨리 도망쳐! 내가 막을게!"

"...너, 뭐 하냐?"

"얘는 또 왜 이래?"

천문석과 장철이 어이없어할 때,

어느새 다가온 장민이 천문석에게 쇼핑백을 내밀었다.

"이거 선물이에요."

"이얍!"

순간 기합을 내지르며 펄쩍 뛰어 쇼핑백을 낚아채려는 꼬맹이.

하지만 쇼핑백은 어느새 뒤로 쏙 빠진 상태였다.

꼬맹이의 손은 허공만 가르고.

장민이 내민 쇼핑백은 천문석의 손에 들어갔다.

장민은 이미 꼬맹이의 행동 패턴을 모두 파악하고 있었다.

"안돼···. 안돼···!"

"이거 집에서 구워 드세요. 특급 헌터가 아주 좋아하는 그거에요."

장민의 말을 들은 천문석은 쇼핑백 안에 담긴 물건의 정체를 바로 알아챘다.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천문석이 감사 인사를 하자,

꼬맹이의 얼굴에 생겨나는 경악.

"...정말?"

꼬맹이는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천문석을 보고 있었다.

언제봐도 질리지 않는 꼬맹이를 보며,

천문석은 모두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장철 헌터님 반가웠습니다."

"잘 가라. 그 번호로 연락할게."

장철은 호의 어린 표정으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장민 대표님 초대 감사했습니다."

"뭘요. 약속 안 잊으셨죠? 다음에는 꼭 세연이랑 같이 오세요. 그리고 집에 가면 깜짝 놀라실 거에요."

장민은 장난스럽게 웃으며 묘한 이야기를 하더니, 카드 한 장이 들어갈 듯 작은 봉투를 천문석에게 건넸다.

“그리고 여기 마석이랑 랩터 대금 들어있어요.”

“이건···?”

“헌터용 수표에요.”

직접 보는 건 처음이지만,

이미 몇 번이나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에서 봤던 물건이다.

천문석은 감사 인사를 했다.

“감사합니다. 장민 대표님.”

장민은 웃으며 대답했다.

“뭘요. 시세대로 정확히 계산했어요. 아직 헌터 계좌 안 만드셨죠? 그래서 헌터용 수표로 준비했어요. 헌터업 안전교육 받으시면, 은행에서 헌터 계좌부터 만드세요. 세금에서 우대사항이 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꼬맹이.

꼬맹이는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뜨거운 눈빛을 보내오고 있었다.

'쇼핑백 지금이라도 버려!'

마치 실제로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뜨거운 눈빛이다.

천문석은 의리 있는 꼬맹이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나, 간다. 놀러 와라."

하아아-

땅이 무너질듯한 한숨을 쉰 꼬맹이는 들고 있던 나뭇가지를 천문석에게 내밀었다.

"알바 이거 가져가. 앙꼬 대장이 앙꼬 준 건데. 알바 줄게."

"..."

순간 의문이 떠오른다.

앙꼬 대장은 도대체 누구냐?

앙꼬 대장이 앙꼬를 준건데···.

왜, 네가 가지고 있냐?

그리고 이건 왜 주는 건데?

천문석은 꼬맹이에게 물었다.

"이걸 왜 나한테 주는데?"

꼬맹이는 나뭇잎이 잔뜩 붙은 나뭇가지를 붕붕 휘두르더니 쇼핑백을 가리켰다.

"그거 먹고 화날 때, 이걸 마구 휘두르면서 소리치면 괜찮아져. 나도 그랬어. 알바, 힘내."

"...그래. 고맙다."

천문석이 나뭇잎이 붙은 나뭇가지를 받자,

꼬맹이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데 젤리는 진짜 필요 없어? 지금이라도 가져올까?”

“어린이 젤리는 알바의 적이다!”

천문석은 단호하게 대답했고,

꼬맹이는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했다.

“적이면 어쩔 수 없지!”

천문석은 쇼핑백에 가득 담긴 고등어와 나뭇잎이 잔뜩 달린 나뭇가지.

그리고 예전에 위탁한 마석과 랩터의 거래대금과 함께 꼬맹이 집에서 나왔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잘 가세요. 알바씨.”

“잘 가고 자주 보자.”

모두와 작별인사를 하고 엘리베이터로 향하는 길.

“그럼 나도 갔다 올게.”

꼬맹이는 자연스럽게 말하더니,

신발을 신은 후 천문석을 따라왔다.

"어···?"

"...?"

장철과 장민이 어이없어할 때,

천문석이 꼬맹이한테 물었다.

“...너 뭐하냐?”

“놀러 가는데?”

“어디를 놀러 가?”

"알바 집."

"우리 집? 지금 말야?"

“걱정마. 내 세발자전거 주차장에 세워뒀어. 그거 타고 가면 돼. 나 이제 엄청 빨라!”

꼬맹이는 걱정하지 말란 듯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앞장섰다.

"알바, 빨리 와! 이제 곧 우으, 우워으- 층간소음 할 시간이란 말야!"

꼬맹이는 두려워하는 표정으로 다급히 말했다.

“...”

천문석은 꼬맹이에게 집 주소와 휴대폰 번호를 적어주고서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우와아아아-

꼬맹이는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했고,

천문석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전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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