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
두근, 두근, 두근-
대박의 예감에 점점 빠르게 뛰는 심장.
게임에서 보스를 잡고 보상을 고를 때처럼 가슴이 두근거린다.
엄청난 수의 무기와 방어구, 장신구 기타 등등의 아이템들!
눈앞에 보이는 아이템 중 무엇이든 하나를 골라서 가질 수 있었다!
천문석은 문득 손을 뻗어 땅에 박힌 검을 뽑아 들었다.
우웅-
검을 뽑는 순간 느껴지는 진동!
검신을 떨어 자신을 드러내는 검은,
완벽한 무게 중심을 가진 롱소드였다.
천문석은 가볍게 롱소드를 내려쳤다.
소리 없이 허공을 가르는 롱소드.
떨어지는 롱소드를 비틀어 찌르는 순간.
쩌엉-
롱소드 첨단,
공기를 떨어 울리는 기파가 터졌다!
우웅-
마치 호수에 돌을 던진 것처럼,
사방으로 기파를 뿌리는 롱소드!
천문석은 감탄했다.
감정하기 전에는 옵션을 알 수 없지만,
이 롱소드는 무기로서의 완성도가 매우 높았다.
게다가 롱소드는 각성자 중 인원수가 많은 오러 각성자들에게 인기 있는 무기다.
감이 왔다!
이 롱소드를 가지고 나가면 아주 비싸게 팔 수 있다는 감이!
'이걸로 고를까?'
문득 생각했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천문석은 은은한 빛에 둘러싸인 보물방 안을 훑어봤다.
시야가 닿는 모든 곳,
도토리 무더기 사이사이에 아이템이 널려 있었다!
최후식에게 듣기로는 보통의 보물방은 수많은 잡동사니 속에 아이템이 두세 개가 떨어진 게 다라고 했다.
보물방에 들어와도 잡동사니 속에서 아이템을 찾아야 하고.
감정하지 않으면 아이템의 옵션을 알 수 없기에,
기껏 아이템을 찾아도 옵션이 꽝일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천문석이 들어온 이 보물방은 뭔가 달랐다.
사방에 쌓여있는 도토리 무더기 사이사이.
무기와 방어구, 병장기뿐 아니라 고가의 장신구와 마법 물품으로 보이는 물건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지게나 항아리 같은 잡동사니도 있었지만,
수많은 아이템이 찾을 필요도 없이 커다란 동공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소중한 물건만 골라서 모아둔 창고 같았다.
옵션은 알 수 없지만,
하나하나 범상치 않은 아이템들이라는 감이 왔다.
그러나 이곳 보물방에서 가지고 나갈 수 있는 아이템은 단 하나!
모든 감각을 동원해 최고가의 아이템을 찾아야 했다!
이건 로또···.
아니 로또보다 더 좋은 기회였다!
이미 당첨된 복권에 당첨금을 써넣는 거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니까.
10년이 넘는 알바 인생을 모두 합해도 비교가 안 될 대박의 순간.
천문석은 와이번과 싸울 때보다 더 집중했다.
후, 하-
깊은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가다듬는다.
손은 전법륜인을 짚고,
발은 생사팔문의 형을 밟는다.
경건히 두 눈을 감고 일심으로 하늘에 기원한다.
'제발, 제발! 저에게! 초대박을!'
기회는 단 한 번!
천문석은 몸 안의 일기일원공을 모조리 끌어올려 한걸음 내디뎠다.
쿵-
생사팔문의 보법을 통해 퍼져 나가는 일기일원공의 기파.
부르르-
작은 진동과 함께 일기일원공의 기파가 땅을 타고 동공 안으로 퍼져 나갔다.
그리고 잠시 후.
두근-
동공을 훑은 일기일원공의 기파가 전법륜인의 수인으로 되돌아왔다.
거대한 동공의 일부를 훑으며 곳곳에 흔적을 남긴 기파.
순간, 눈을 감은 천문석의 머릿속에 반짝이는 수많은 별이 그려졌다.
저마다 빛을 발하는 수많은 별.
이 별 하나하나가 보물방 안의 아이템이다.
천문석은 눈을 감은 채 성큼성큼 걸어갔다.
오돌도돌한 도토리를 밟고 나아가는 천문석.
천문석은 자잘한 별들은 확인하지도 않고 지나쳤다.
일기일원공의 기파가 사라지기 전에 도착해야 한다!
그리고 천문석이 멈춘 순간.
천문석 앞에는 밤하늘의 보름달처럼 엄청난 빛을 뿜어내는 별들이 있었다.
천문석의 본능이 말한다.
이거다!
이게 일기일원공의 기파가 훑은 범위 내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아이템이다!
천문석은 눈을 번쩍 떴다.
그리고 굳었다.
천문석의 눈앞에는 커다란 도토리 무더기와 작은 돌무더기가 있었다.
---
"이건 뭐야!?"
깜짝 놀란 천문석은 눈앞의 도토리와 돌을 손으로 흩었다.
우르르 무너지는 도토리와 돌무더기.
순간 보였다.
무너지는 도토리 무더기 속에서 나타난.
열기를 뿜는 화로!
바람을 휘감은 고검!
'이거구나!'
천문석이 고검을 잡으려는 순간.
툭-
무너진 돌무더기 속에서 길쭉한 쇳조각이 드러났다.
고검을 잡으려던 천문석은 자신도 모르게 길쭉한 쇳조각을 잡았다.
한 뼘이 좀 넘는 녹슨 쇳조각.
쇳조각은 아주 오랫동안 방치되어 이미 예기를 잃어버린 부러진 검 조각 같았다.
다른 아이템들과 달리 별다른 것 없어 보이는 검 조각.
그러나 검 조각을 든 천문석은 돌이 된 듯 움직이지 못했다.
"..."
검 조각에 새겨진 두 글자.
창천(蒼天).
천문석은 지금 보고 있는걸 믿을 수 없었다.
문득 검 조각 안으로 미약하게 남은 일기일원공의 내력을 흘려 넣는다.
우응-
일기일원공이 흐르자,
부르르 떨며 깨어나는 검 조각.
휘이-
순간 미약한 바람이 불어온다.
바람에서 느껴지는 너무나 익숙한 느낌···.
불과 몇 시간 전 꿈에서 느꼈던 그 느낌이다.
천문석은 자신도 모르게 말했다.
"창천검."
이 검 조각은 창천문의 창천검이었다.
그것도 그냥 창천검이 아닌,
깨어난 검혼이 담긴 창천검이다.
검혼(劍魂).
무공에 입문한 그 날부터 귀천하는 순간까지.
검사가 혼을 나누고 심득을 담아 평생을 키워내는 검혼.
그러나 경지에 도달하기 전에는 검혼이 이렇게 깨어나지 않는다.
검혼이 깨어나는 경지는.
초절정.
유형화된 강기, 검강을 만들어내는 경지다.
초인경이라 불리는 초절정에 달해야만,
검사는 검혼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
이렇게 깨어난 검혼은 초절정에 달한 검사의 상징이자 또 다른 분신이었다.
그리고 창천문에서 이 정도 검혼을 만들어낼 사람은 단 한 명뿐이다.
천문석의 오랜 적수이자 더 오랜 친구.
창천문주의 양자이자,
천하십절 중, 검절.
천검 이세기.
이세기의 검혼이 담긴 부러진 검 조각이 나타났다!
---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듯 예기와 빛을 모두 잃은 검 조각.
그러나 이 검 조각에 담긴 천검 이세기의 검혼은 조금도 무뎌지지 않았다.
검 조각을 잡은 손에서,
오랜 잠에서 깨어난 검혼의 맥동이 느껴졌다.
둥, 둥-
천문석은 검 조각에 마음을 놓고,
전생의 이세기를 흉내 내 손을 움직였다.
검 조각이 허공을 가르는 순간.
휘이잉-
돌연 바람이 몸을 스쳐 지나간다.
시작된 곳 없이 불어오고,
끝난 곳 없이 사라지는 바람.
푸른 하늘, 창천에 흔적 없이 부는 바람.
몇 번이나 상대해 뼈에 새겨진 천검 이세기의 성명절초.
창천무흔!
이 검 조각에 담긴 건,
이세기의 검혼이 맞았다.
"..."
천문석은 다시금 오랜 의문에 휩싸였다.
천마라는 자신의 전생도 이해할 수 없었는데.
천검 이세기의 검혼이 담긴 검 조각마저 발견했다.
이세기의 검혼이 왜 이곳에 있단 말인가?
문득 머리에 드는 생각이 있었다.
게이트 너머 이곳, 이세계 어딘가에 전생의 자신이 살았던 곳이 있는 건가?
그러나 전생의 자신은 검치호나 와이번 같은 마수는 본 적도 없었다.
아무리 이세계의 대부분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해도 이곳이 자신의 고향인 것 같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이세계에는 영맥이 아닌 마력장이 흐르고 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세기의 검혼이 여기에 있지?’
의문을 품는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들!
유령 개미.
아이템.
던전.
유령 개미는 아이템을 자신들의 저장창고에 보관하고 아이템은 던전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유령 개미는 던전에서 아이템을 가져오는 게 아닐까?
던전!
게이트 사태 이후 나타나기 시작한 다른 차원의 공간, 던전.
아직 완벽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던전은 일종의 포켓 디멘션, 주머니 차원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던전은 몬스터가 우글거리는 동굴이나 지하 미로 같은 폐쇄된 공간이다.
이런 던전은 제때 몬스터를 잡지 못해 마력장이 임계치를 넘어서면,
주머니 차원이 뒤집혀 그 안의 몬스터를 한 번에 모조리 쏟아낸다.
균열의 침식 현상,
마경에 버금가는 위험.
‘던전 브레이크’다.
그러나 어떤 던전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한다고 한다.
지적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열린 환경의 던전.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음모론처럼 소문만 무성한 이런 던전들은.
각국의 수뇌부와 대형 길드, 다국적 기업의 비밀스러운 이권이 걸려있다고 한다.
엄청난 가치를 지녔기에 존재 자체가 비밀이라는 던전들.
천문석은 직감했다.
이세기의 검혼이 담긴 검 조각,
이건 이런 '비밀 던전'에서 온 것이다!
어딘가에 이세기가 살았던 세계가 담긴 던전이 있고,
유령 개미가 그 던전에서 이 검 조각을 가져온 것이다!
자신의 추측이 정답인지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그러나 일기일원공으로 날카로워진 무인의 직감이 말한다.
'57% 정도 맞는 것 같다고.'
천문석의 손에 잡힌 검혼의 맥동도 대답하듯이 빨라졌다.
둥, 둥, 둥-
의문을 해소한 천문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천문석은 검혼을 내려놓고,
가지고 나갈 아이템을 고르기 시작했다.
부르르-
검혼은 검명을 냈다.
"미안. 다시 봐서 반갑긴 한데. 건물주 되는 게 꿈이라서 말야."
무림 맹주, 천검 이세기의 검혼이 담겼어도 겉은 부러진 검 조각이다.
아이템이 아니니 옵션도 없고, 천검 이세기를 아는것도 자신뿐이다.
증명서가 있는것도 아니고,
이게 엄청나게 강한 무인의 혼이 담긴 검 조각이라고 말하면 미친놈 취급만 당할 것이다.
고를 수 있는 아이템은 단 하나.
과거는 과거일 뿐.
사람은 발전적인 미래와 건설적인 꿈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건물주!' 같은 꿈 말이다.
천문석은 내심 고개를 끄덕이며 검혼 조각을 무시하고,
열기를 뿜는 화로와 바람을 품은 고검을 살폈다.
이 두 개가 일기일원공의 기파에 걸린 가장 빛나는 아이템이다!
천문석은 직감했다.
이 두 개가 제일 비싼 아이템일 가능성이 컸다.
옵션은 알 수 없지만, 둘 중에서 조금이라도 비싼 아이템을 골라야 한다.
천문석은 초집중 상태에서 아이템을 살폈다.
[열기를 품은 화로.]
두 손안에 쏙 들어갈 것 같은 작은 화로.
화로는 무엇을 태우는지 뜨거운 열기를 끝없이 뿜어낸다.
천문석의 느낌으로는 마력과 관련된 아이템이다.
이게 만약 마력 각성자용 아이템이라면 대박이다.
헌터 업계 뿐만 아니라 현대 마도 산업 전반의 귀족, 마력 각성자.
마력 각성자는 가난할 수가 없었다.
정제 마석의 세금은 80% 이상.
무자료 마석을 구입한 후 정제해서 팔기만 해도 마력 각성자는 엄청난 부당 이득을 거둘 수 있다.
마력 각성자들은 초고소득자들이다.
이게 진짜로 마력 아이템이라면 엄청난 가격에 팔려나갈 것이다.
[바람을 품은 고검.]
넓고 긴 구리빛 검신에 휘도는 바람.
고풍스러운 검신에는 읽을 수 없는 여덟 글자가 새겨져 있다.
천문석이 고검을 쥐는 순간.
휘잉-
검신을 타고 도는 바람이 손을 타고 올라와 몸을 휘감는다.
순간 가벼워지는 몸!
‘이거!?’
천문석은 깜짝 놀라 보법을 밟았다.
파앙-
바람이 폭발하는 순간,
나는 듯 전진하는 몸!
천문석은 보법을 밟으며.
고검을 내려치고, 횡으로 가르고, 일점으로 찔렀다.
번개처럼 움직이다가 관성을 무시한 듯 멈추는 고검!
이 바람을 품은 고검은 몸과 검의 속도를 빠르고 정교하게 보조한다.
속도는 곧 파괴력이고,
정교함은 공방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
이 고검은 가치를 아는 사람을 만나면 엄청난 가격에 팔릴 것이다.
천문석은 두 아이템을 나란히 놨다.
[열기를 뿜는 화로.]
[바람을 품은 고검.]
천문석은 눈앞의 두 아이템을 보며 고민했다.
어느 게 더 비싸게 팔릴까?
부웅, 부우우웅-
진지하게 아이템을 고르는 천문석 옆.
이세기의 검혼을 품은 검 조각은 점점 크게 진동하며 검명을 토해내고 있었다.
마치 천문석의 주의를 끌려는 듯한 모습.
그러나 천문석은 신경도 쓰지 않고 아이템을 고르고 있었다.
“뭐가 더 비싼 거지?!”
---
[모두. 처리.]
한경석이 개미굴에서 튀어나오며 외치는 순간.
피슉, 깡-
피슉, 깡-
잇달아 터지는 암반용 피스건 소리.
최후식은 강화 철판 구멍을 암반용 피스건으로 고정해 한경석이 나온 개미굴을 순식간에 폐쇄했다.
"안에 어때? 여기에도 고블린 새어 들어온 구멍 있었냐?"
[여기. 없음.]
최후식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고블린이 들어온 구멍은 하나뿐인 것 같았다.
고블린이 새어 들어온 구멍은 이미 강화 철판으로 막았고 급속 경화 수지로 주위를 통째로 굳혀둔 상태다.
지금 한경석이 나온 굴을 마지막으로 입구 주변은 확인을 끝냈다.
그러나 다른 구멍이 있을 수도 있고,
개미굴 광산 안쪽으로 고블린이 새어 들어갔을지도 몰랐다.
겁쟁이 유령 개미는 고블린을 보기만 해도 사라질 거다.
개미굴 안에 고블린이 한 마리라도 있는 한 아이템 채굴은 불가능하다.
정상적인 아이템 채굴을 위해서는 개미굴 안을 샅샅이 뒤져 혹시나 있을지 모를 고블린을 모두 처리해야 했다.
그러려면 한 달 정도는 오리온 길드의 헌터들이 완전무장한 채 좁은 개미굴 안을 기어야 했다.
몸이 힘든 것 이상으로 정신력을 갉아먹는 일이다.
하지만 최후식은 오히려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현장 면접을 치러보니 신입 헌터만 문제가 아니었다.
주변 경계를 하던 기존 헌터들도 검치호의 접근을 놓쳤다.
경력 4년 차 이상의 헌터들이 경계 실패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처음 나타난 게 검치호가 아니라 강철 와이번이었다면, 엄청난 인명 피해가 났을 거다.
요새 제대로 된 레이드 없이 자잘한 몬스터들만 잡다 보니,
아래위 할 것 없이 모든 헌터들의 감이 떨어지고 긴장이 풀렸다.
'한 달 정도 개미굴에서 빡세게 굴리면 정신을 차리겠지···.'
이때 문득 최후식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름.
‘천문석.’
천문석에게 할 제안도 생각해야 한다.
머릿속으로 어떤 제안을 할지 뼈대를 그려본다.
신입이 아닌 5년 이상 경력 헌터의 FA 계약에 준한 고용계약.
연봉이나 옵션, 인센티브는 최고수준.
가능하면 고용계약이 아닌 파트너 계약을 한다.
거기에 더해 전투 감각의 포텐을 터트리기 위한 인위적 각성을 제안하려면.
다음번 각성 스팟 우선권을 가진 태성과 금성 길드의 상황을 파악할 필요도 있었다.
최후식은 머릿속에서 복잡하게 떠오르는 생각들을 우선은 치워뒀다.
지금 이곳에서는 할수 있는 게 없었다.
천문석에 대해 더 알아보고,
김경욱 길드장과 이야기를 한 후에.
관리팀을 움직여 필요한 정보를 모아들이는 게 우선이었다.
'고용 제의는 그 후로 미룬다.'
최후식은 한경석에게 지시했다.
"경석아. 중앙 통로 아래로 내려가서. 천문석 찾아와라."
한경석이 말없이 움직이려 할 때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왔습니다!"
전신에 유령 개미의 반짝이는 가루를 잔뜩 묻힌 천문석이 중앙 통로 안쪽에서 나타났다.
반색한 최후식은 바로 물었다.
"왔구나! 혹시 고블린 만났냐? 아이템은?"
"고블린 세 마리 만났는데. 처리했습니다. 그리고 아이템도 찾았습니다."
천문석은 어쩐지 난감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동글동글한 무언가가 잔뜩 담긴 듯 볼록한 주머니가 손 위에 있었다.
"...아이템은 하나밖에 가지고 나오지 못할 텐데···?"
최후식이 의아해하자.
한경석이 천문석에게 다가가 볼록한 주머니를 열었다.
주머니 가득한 열매 사이에 박혀있는 작은 쇳조각이 드러났다.
한경석은 천문석을 봤다.
[도토리? 부러진 검신?]
"..."
한경석의 질문에,
천문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천문석은 부러진 검신,
이세기의 검혼이 담긴 부러진 검신을 보물방에서 선택했다.
도토리는 부러진 검신의 완충재로 챙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