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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54화 (55/1,336)

#054

최후식은 검치호를 향해 달리며 허리 뒤로 왼손을 그었다.

철컥-

자석에 달라붙듯,

왼손에 잡힌 원형 버클러.

최후식은 아이템, 원형 버클러에 각성 헌터의 힘을 모았다.

파아앙-

작은 버클러는 우산이 펼쳐지듯 펼쳐져,

상체 전부를 가리는 대형 방패로 변했다.

검치호가 뒹구는 공터는 바로 앞.

최후식은 검치호에 붙기 전 통신기로 명령했다.

"저 검치호. 나와 한경석이 끝장낸다! 지금 바로 사격 멈추고. 7, 8팀 전원. 지원자들 호위로 붙는다! 지원자들을 신서울로 빼내는 걸 우선한다!"

-알겠습니다!

검치호에 가까워진 최후식은 땅을 무겁게 밟아 걸으며 고함을 질렀다.

쿵-

"와라!"

쿵, 쿵, 쿵-

“와라!!”

땅이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요동치고,

최후식의 엄청난 고함이 대기를 울렸다.

파르르-

최후식의 고함에 담긴 엄청난 힘이 검치호를 때리는 순간.

바렛의 대형 마탄 순차 사격이 멈췄다.

대형 마탄에 정신없이 두들겨 맞던 검치호는 돌연 멈춘 사격에 깜짝 놀라 머리를 들었다.

쿵, 쿵-

"와라!!!"

순간 최후식의 고함이 다시 한번 터지고,

검치호의 시선이 최후식에게 고정됐다.

크르, 크르르-

검치호가 으르렁거리며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꼬리가 뚝 잘려나가고, 새하얀 전신의 털 곳곳이 검게 타들어 간 검치호.

이 순간 쌓이고 쌓인 분노와 고통이 단숨에 마수의 광기를 끓어오르게 했다.

크아아앙-

검치호가 포효를 터트리는 순간.

노란 눈에 끓어오르는 광기!

최후식은 직감했다.

마수의 광기가 터지고,

어그로가 완전히 잡혔다!

휘이잉-

엄청난 바람이 불어오고,

거대한 그림자가 휙 덮치는 순간.

최후식은 방패를 비스듬히 올려쳤다.

콰아앙-

방패에 걸리는 엄청난 충격량!

검치호는 엄청난 힘과 무게로 방패를 찍어 눌렀다.

으아악-

방패를 든 최후식은 악을 쓰며 천천히 무릎을 굽혔다.

마치 검치호의 힘에 눌리는듯한 모습.

그러나 무릎이 90도 각도를 그리는 순간.

으아아아악!

최후식은 다시 한번 악을 쓰며 방패를 밀어 올렸다.

콰아앙-

방패가 검치호의 앞발을 튕겨내고 거대한 송곳니를 때렸다.

파스스슥-

마수의 반발장, 푸른 반발 섬광이 방패가 때린 송곳니로 집중됐다!

핏-

이 타이밍 점멸로 뛰어들어온 한경석의 쿠크리 단검이 반발장이 약해진 검치호의 복부를 갈랐다!

물주머니를 터트린 듯 쏟아지는 피!

크아아아-

엄청난 고통에 검치호가 포효를 내지를 때,

최후식은 방패를 어깨에 붙여 검치호의 머리를 땅으로 미끄러뜨리며 외쳤다.

"굴린다!"

외침과 함께 180도 회전하는 최후식.

후웅-

최후식은 미끄러지는 검치호의 머리를 회전하는 방패로 때렸다!

콰앙, 깡-

검치호의 거대한 송곳니가 단숨에 부러져 나가고,

방패에 실린 엄청난 힘에 거대한 검치호가 땅 위를 데굴데굴 굴렀다.

핏, 핏, 핏-

이 순간 한경석은 구르는 검치호를 점멸로 따라붙었다.

어느새 양손에 들린 송곳 단검!

한경석은 양손의 송곳 단검을 미친 듯 찔러넣고 비틀어 뽑았다.

크아, 크아아-

검치호는 제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몸 곳곳에 송곳 단검이 박혔다.

분수처럼 솟구치는 엄청난 피!

파스슥-

그러나 푸른 섬광이 터지자,

피가 그치고 검치호의 발톱이 허공을 갈랐다.

휘잉-

마수의 반발력이 강해지고,

검치호는 방패 가격의 충격에서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이때 최후식이 한경석의 뒤로 붙으며 외쳤다.

"빠져!"

핏-

한경석이 점멸로 뒤로 떨어지는 순간.

쿵, 쿵, 쿵-

땅을 짓밟으며 돌진한 최후식의 방패가 검치호의 몸을 때렸다!

콰아앙-

파스스슥-

푸른 반발 섬광이 터져 나올 때.

최후식은 악을 쓰며 양손으로 잡은 방패를 밀고 달렸다!

으아아아악-

검치호는 최후식의 방패에 받혀 땅을 긁으며 밀려나면서도 발톱을 휘저었다.

크아아-

깡, 깡, 깡-

검치호의 발톱이 펼쳐진 방패를 때릴 때마다 불꽃이 쏟아졌다.

마수의 엄청난 생명력과 반발장!

광기가 폭발한 검치호는 당장이라도 방패를 찢어버릴 것만 같았다.

그러나 곧 목표로 하던 곳이 보였다.

단단한 화강암 바위 언덕!

으아아악-

최후식은 다시 한번 악을 쓰며 검치호를 단단한 바위로 처박았다.

콰아앙-

폭음이 터지고.

바위와 방패 사이에 검치호가 단단히 고정됐다.

이 순간 뒤를 따라 달리던 한경석이 방패로 밀어붙이는 최후식의 어깨를 밟고 뛰었다.

전신이 고정된 검치호 위로 올라선 한경석.

한경석은 어느새 기다란 송곳 단검과 망치를 들고 있었다.

검치호의 급소에 송곳 단검을 꽂고 망치로 때려 박는다!

쾅, 쾅, 쾅-

꼬리뼈를 시작으로.

척추와 경추의 틈을 꿰뚫는 송곳 단검들!

마력을 흐트러트리는 송곳 단검이 검치호의 급소에 박힐 때마다 푸른 발발 섬광이 약해졌다.

그리고 정수리를 송곳 단검이 꿰뚫는 순간!

크아아-

검치호의 포효가 뚝 그치고,

전신에 실렸던 힘이 사라졌다.

반발력이 사라지고,

축 늘어지는 마수의 육체.

잡았다!

최후식은 밀어붙이던 방패를 회수하고 통신기부터 꺼냈다.

지원자들을 제대로 장갑 버스로 빼냈는지부터 확인할 생각이었다.

이때 한경석의 외침이 들려왔다.

[저기!]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린 순간 보였다.

거센 급류가 흐르는 거대한 강 너머 숲.

쿠르르르-

숲이 진동하고 있었다.

파드드득-

진동하는 숲에서 엄청난 수의 새들이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들려오는 소리.

크아아아-

검치호의 포효!

"한 마리 더 있었나!?"

최후식이 바짝 긴장할 때.

크아아-

크아아아-

크아아아아-

숲이 거세게 진동하고,

포효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사방에서 검치호의 포효가 들려왔다.

최후식은 깨달았다.

한두 마리가 아니다.

검치호는 무리 지어 이동하고 있었다!

---

최후식은 장갑 버스를 향해 다급히 달렸다.

검치호 한두 마리가 나타난 게 아니다.

검치호는 무리를 지어 이동하고 있었다.

무리생활하지 않는 검치호가 무리를 지어 이동하다니!

처음 겪는 일이지만,

최후식은 짐작 가는 게 있었다.

동대문 게이트 소멸로 인한 몬스터 연쇄 이동!

먼 북쪽 설원에 사는 검치호가 여기에 휩쓸려 무리 지어 이동한···.

"..."

그러나 생각하는 순간 말이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신서울에서 신동대문까지의 거리 수십 배가 넘는 곳에 있는 북쪽 설원.

만약 연쇄 이동에 휩쓸려도 남쪽인 이곳 신서울이 아닌 북쪽 극랭지로 이동해야 한다.

최후식은 고개를 저어 상념을 지웠다.

지금 이유는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검치호 무리가 나타났다는 사실 그 자체.

검치호 무리.

평소라면 환호했을 거다.

검치호는 중급 마수지만,

가죽과 칼날 송곳니의 가격은 어지간한 대형 마수 부산품 가격이다.

마석의 가격까지 생각하면,

발당 100만 원에 육박하는 바렛용 대형 마탄을 사용해도 이익이 날 정도다.

그러나 고양이과 맹수는 교활한 사냥꾼이다.

정면으로 싸우지 않고, 언제든 도망쳐 뒤를 노린다.

이 녀석들과의 전투는 우선 어딨는지 찾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그런 검치호가 무리 지어 모습을 나타냈다.

문제는 지금 면접 지원자들과 함께 있고,

검치호 사냥을 위한 준비가 전혀 안 됐다는 것이다.

헌터는 전사가 아닌 사냥꾼이다.

몬스터와 싸우는 전사가 아닌,

철저한 '준비'를 하고 몬스터를 ‘사냥’하는 사람이 헌터다.

돌연한 전투와 준비된 사냥의 차이는 컸다.

게다가 헌터는 누군가를 지키면서 싸우는 건 젬병!

잘못하면 면접 지원자들에게 엄청난 인명 피해가 날수도 있었다.

이때 들려오는 외침.

[이쪽!]

앞장서 흔적을 추적해 달리던 한경석이 짧게 외치고 방향을 바꿨다.

최후식은 다급히 한경석을 따라잡으며 외쳤다.

"야! 너 제대로 달리는 것 맞아!?"

부르르-

이때 침묵 중이던 헌터용 통신기가 진동했다.

최후식은 다급히 통신기를 잡았다.

"어떻게 된 거야? 지원자들 전원 빼냈냐? 인명 피해는?!"

-7, 8팀 전원이랑 지원자 대부분 장갑 버스에 타고 신서울로 이동 중입니다!

"뭐? 지원자 대부분?! 야, 이! 누가 낙오한 거야!? 몇 명이야! 낙오한 지원자는 어딨어!?"

최후식은 다급하게 외쳤다.

민간인 구호는 헌터에게 최우선 사항이다.

헌터 지망생이라도 아직은 민간인,

민간인부터 우선 안전지대로 빼내야 했다.

-장갑 버스는 검치호 무리 사이를 간신히 빠져나왔습니다. 아슬아슬했는데 지원자 한 명이 달려드는 검치호를 유인해서···.

최후식은 말을 끊고 통신기에 버럭 소리 질렀다.

"뭐? 누가 뭘 유인해? 민간인이 검치호를 유인했다고?! 이런 정신 나간 새끼들이! 지원자 이름 뭐야!? 마지막 본 위치가 어디야!?"

이때 한경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기.]

"뭐?"

최후식은 고개를 드는 순간 볼 수 있었다.

멀리 거대한 나무가 솟은 숲속.

한 사람이 검치호 세 마리와 싸우고 있었다.

아니 싸우는 게 아니라···.

거대한 나무를 사이에 두고···.

"어, 그러니까. 저걸 뭐라고 하더라···."

얼빠진 표정의 최후식이 순간적으로 버벅대자.

한경석이 대답했다.

[술래잡기.]

"아, 그렇지. 맞아 술래잡기! 어, 저기 쟤!?"

최후식이 검치호에게 쫓기는 사람을 알아본 순간.

통신기에서 들려오는 이름.

-...천문석입니다. 위치는···.

"..."

장갑 버스가 빠져나가도록 검치호를 유인했다는 지원자, 천문석.

천문석은 거대한 나무를 사이에 두고 검치호 세 마리에게 쫓기고 있었다.

검치호 세 마리에게 쫓긴다.

말로 들으면 엄청 위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직접 눈으로 보니 전혀 위급해 보이지 않았다.

"..."

최후식은 한참 동안 천문석과 검치호 세 마리를 바라보다가 문득 탄성을 터트렸다.

"하- 쟤 엄청 잘 도망가네."

한경석도 고개를 끄덕여 동의했다.

[맞음. 쟤들 빡침.]

---

천문석은 첨단이 부러진 박도를 허리에 찬 채,

거대한 나무 주위를 빙글빙글 달리고 있었다.

지름이 20미터가 넘는 거대한 나무.

땅에는 오랜 시간 삭아 내린 낙엽이 푹신하게 깔리고,

나무 표면에는 축축하게 젖은 이끼가 가득 자라있었다.

"아, 시바. 이걸 기어 올라갈 수만 있으면!"

천문석은 힐끗 자신이 끼고 달리는 나무에 가득한 이끼를 살폈다.

그러나 이 이끼는 초강력 접착액이라도 뿜어내는 듯 엄청나게 끈적거렸다.

평소라도 찰싹 달라붙어 1미터 오르기도 힘든 상황.

지금 같이 뒤에 꼬리를 달고 올라가다가 혹시나 멈추면···.

휘잉-

순간,

등 뒤 바람에 실려 오는 짐승 냄새!

천문석은 재빨리 몸을 날려 낙엽 위를 전방 회전 낙법으로 굴렀다.

크아앙-

펄쩍 뛰어들어온 검치호는 돌연 천문석이 구르자 허공을 지나 거대한 나무에 충돌했다.

쫘아아악-

듣기만 해도 끈적거리는 소리!

검치호는 접착액을 뿜어내는 이끼에 털가죽이 찰싹 달라붙었다.

끼이잉-

검치호는 깜짝 놀라 몸부림치다가 이끼에 달라붙은 털가죽이 뜯겨 나간 후에야 간신히 떨어졌다.

꽈드득-

크앙, 크아앙-

털가죽이 뜯겨나간 아픔에 울면서 버둥거리는 검치호.

검치호가 버둥거릴 때,

천문석은 일어나지 않고 데굴데굴 낙엽 위를 빠르게 구르고 있었다.

연달아 터지는 폭음!

팡, 파앙-

팡, 파아앙-

낙엽 청소기를 쏘아대듯, 땅에 깔린 엄청난 낙엽이 하늘로 비산했다!

어느새 나타난 다른 검치호가 고양이가 벌레를 잡듯 앞발을 내리쳐 천문석을 잡으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천문석은 구르는 속도까지 조절해가며,

검치호의 내려치기를 요리조리 피하고 있었다.

리듬감마저 느껴지는 구르기.

데굴데굴 구르는 천문석은 검치호의 공격을 정말 잘 피했다.

어느새 검치호 한 마리가 더 가세해,

두 마리가 동시에 앞발 내려치기를 했지만.

천문석은 떨어지는 검치호 발 사이사이로 기막히게 몸을 굴렸다.

무림인은 위기의 순간에도 펼칠 생각조차 하지 않을 나려타곤!

일명 데굴데굴 구르기!

그러나 실용적인 마종권에는 아예 이걸 연습하는 초식까지 있었고.

전생의 천문석은 이걸 개량하여 발전시켰다.

이 순간 천문석은 전생의 자신에게 감사하고 마종권을 수련하길 정말 잘했다고 다시금 생각했다.

이렇게 데굴데굴 공격을 피해,

거대한 나무 둥치에 등이 닿는 순간.

팟-

천문석은 오뚝이 인형처럼 단숨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크아앙-

순간 몸을 날려 덮치려는 검치호 두 마리!

천문석은 재빨리 달려들려는 검치호 두 마리를 향해 손뼉을 쳤다.

콰아앙-

순간 굉음과 함께 섬광이 폭발했다.

날벼락이 떨어진 듯한 엄청난 굉음!

시야가 하얗게 사라지는 엄청난 섬광!

천문석의 박수는 단순한 박수가 아닌,

하늘을 놀라게 하는 굉천수의 일수였다.

굉음과 섬광만 보면 절세의 무공 같은 굉천수.

그러나 소리와 빛만 그럴듯하지,

굉천수에서 쏟아지는 번개는 라이터 딱딱이를 누른 듯 따끔한 전기가 전부였다.

굉천수에 실제 공격력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눈앞에 벼락이 떨어진 듯한 굉음과 섬광이 터지자,

달려들려던 검치호는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리고 털을 곤두세웠다.

하아아악-

놀란 고양이처럼 하악질을 하는 검치호 두 마리.

이 사이 천문석은 재빨리 거대한 나무 반대쪽으로 도망쳤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술래잡기.

지금 상태라면 체력이 완전히 소진될 때까지 얼마든지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았다.

천문석은 힐끗 자신을 쫓는 검치호를 봤다.

어느새 한 마리가 늘어 세 마리.

그중 한 마리는 털이 뭉텅이로 뽑혔다.

검치호 세 마리라니!

무공을 찾았다고 좋아했는데.

등장하는 몬스터 밸런스가 뒤죽박죽이다.

고블린 다음에 검치호.

1레벨 쪼렙 사냥터에 30렙 몬스터가 나온 격이다.

검치호 한 마리라면 어떻게든 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세 마리가 동시에 달려들면 지금 상태로는 방법이 없었다.

아니 방법이 하나 있기는 하다.

내력이 없어서 그동안은 사용하지 못한 방법···.

그러나 그 방법을 사용하기에는 대가가 너무 크다.

천문석은 좀 더 도망치며 버텨 보기로 했다.

검치호들이 변덕스러운 고양이처럼 싫증을 내고 떠나가기를 바라며.

크아아앙-

순간 포효가 울리고 숲에서 검치호 한 마리가 더 나타났다.

곧 천문석을 뒤쫓는 무리에 끼어드는 검치호.

"..."

1대 4.

술래를 잡으려는 검치호가 계속 늘어나는.

너무나 불공평한 죽음의 술래잡기가 계속된다.

"아···. 시바."

말이 씨가 된 것인가?

치열하게 무공을 익히겠다고 결심했더니···.

그 결심대로 정말 치열하게 도망치고 있다.

"..."

생각해보니까,

이건 좀 아닌 것 같았다.

천하제일인 이 되는 게 목표도 아니고···.

내 꿈은 건물주 아닌가?

좀 덜 치열하게 적당히 살아도 될 것 같았다.

이때 들려오는 익숙한 소리!

핏-

갑자기 나타난 실루엣이 천문석의 검대를 잡는 순간 말한다.

[나야.]

핏, 핏, 핏-

바람 새는듯한 소리가 연달아 나고,

순식간에 바뀌는 풍경.

천문석이 검치호 무리에게서 점멸로 빠져나온 순간.

천둥 치는듯한 외침이 숲을 뒤흔들었다.

"와라!!"

거대한 방패를 들고 네 마리 검치호에게 돌진하는 사람!

최후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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