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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51화 (52/1,336)

#051

악-

악-

함성을 지르며 경사진 비포장도로를 뛰어오르는 지원자들.

천문석은 일행 후미에서 달리며 주위를 살폈다.

바짝 말라 먼지가 피어오르는 비포장도로.

도로 양옆 30여 미터,

타다만 그루터기와 검은 숯, 재가 가득 쌓인 검은 땅이 있다.

이 검은 땅 뒤, 거대한 빌딩처럼 솟은 나무들이 드문드문 이어지는 숲이 보인다.

휘잉-

문득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실린 매캐한 탄내.

도로 좌우 검은 땅은 나무를 베고 숲을 불태워 시계 청소를 한 지역이었다.

이 검은 땅 곳곳에 보이는 검붉은 핏자국.

천문석은 직감했다.

이 비포장도로를 유지하기 위해 오리온 길드는 엄청난 인력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때 선두에서 달리는 최후식이란 헌터의 외침이 들려왔다.

"달리면서 들어라!"

"네!!"

"우리가 상대할 몬스터는 고블린이다! 별거 아닌 놈들이지!"

상대할 몬스터가 고블린이란 말을 듣는 순간,

악을 지르며 달리던 면접자들의 얼굴이 환해졌다.

고블린은 완력이 성인의 1/3 미만.

마비독이 위협적이지만, 전신을 보호하는 헌터용 장비 풀셋을 입은 이상 마비독은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다.

장비를 모두 갖춘 지원자들에게 고블린들은 만만한 상대였다.

"다들 알겠지만, 이곳 이세계에서 몬스터의 반발력, 반발장은 몇 배로 커진다!"

"네!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두 알지? 마탄 가격. 더럽게 비싸다! 이분들 덕분에! 하아-"

최후식은 하늘을 가리키며 크게 탄식했다.

하하하하-

지원자들이 웃음을 터트릴 때,

최후식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몬스터 사냥의 기본은 마탄으로 제압하고, 근접 냉병기로 마무리 짓는 거다!"

"네!!"

"오늘 너희가 할 일은 고블린을 냉병기로 처리하는 거다! 자신 있나?"

"네! 자신 있습니다!!"

지원자들이 일제히 대답하는 순간.

최후식은 도로 양옆 숲을 손가락질하며 외쳤다.

"저 숲에 너희 선배 헌터들이 대기 중이다! 면접 포기할 거면, 양손을 들고 이렇게 외쳐라!"

최후식이 양손을 장난스럽게 흔들며 소리쳤다.

"항복!"

순간 숲에서 커다란 야유와 장난스러운 외침이 터져 나왔다.

우우우우-

"후식이 형. 항복하는 겁니까!?"

"총괄이사님! 본 헌터는 실망했습니다!”

...

이때 엄청난 속도로 숲에서 튀어나온 전신이 흐릿한 무언가!

으아악-

캬악-

깜짝 놀란 면접자들이 비명을 지를 때.

탁-

물결치듯 일렁이는 형체의 무언가는 순식간에 대열을 한 바퀴 돌아, 최후식의 하늘로 들린 손을 '탁' 치고 숲으로 사라졌다.

최후식은 손을 뻗어 숲을 가리켰다.

"저 헌터는 한경석! 너희 선배 헌터다!"

"암살검, 한경석!"

지원자 중 누군가 깜짝 놀라 외치자,

최후식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암살검 한경석이다! 너희가 항복이라 외치고 포기하는 순간! 어디에 있든! 경석이가 너희를 구해줄 거다!"

최후식은 돌연 표정을 진지하게 하고 말했다.

"그리고 반드시 기억할 게 하나 있다!"

최후식은 전방 2시 방향을 가리키며 외쳤다.

"사선 확인!"

이 순간 숲에서 합창하듯 들려오는 외침!

"사선 확인!"

외침과 동시에 최후식이 가리킨 지역에 붉은빛이 나타났다.

그리고 3초 후, 폭음이 터졌다.

탕, 타탕, 탕, 탕-

섬뜩한 녹색 빛을 발하는 마탄의 일제사격!

면접자들이 깜짝 놀랄 때.

최후식은 손으로 전방 곳곳을 가리키며 외쳤다.

"사선 확인!"

"사선 확인!!"

탕, 탕, 탕-

"사선 확인!"

"사선 확인!!"

탕, 타앙, 탕-

최후식이 손가락질하며 외칠 때마다.

복창 후 붉은빛이 나타나고,

몇 초 후 붉은빛 안으로 마탄이 쏟아졌다.

잇달아 터지는 폭음에 면접자들의 안색 하얗게 질릴 때.

최후식이 설명했다.

“이번 면접에서는 살상지대를 설정하지 않는다! 총기를 통한 화력지원도 최소화한다.”

"네!"

"하지만! "사선 확인!"이란 목소리가 들리면 바로 사선부터 확인해라!"

"네!!"

"사선에 걸리면 좆됀다! 알겠냐!"

"네!!!"

폭음에 기가 눌린 면접자들이 악을 쓰며 대답했다.

"그렇다고 쫄지는 마라. 소형 몬스터용 저압탄이라. 지금 너희가 입은 방검방탄복은 안 뚫린다!"

'마탄의 충격량에 더럽게 아프겠지만 말야···."

최후식은 뒷말을 삼키며 씨익 웃었다.

그리고 언덕 정상이 가까워졌을 때 최후식은 장난스럽게 외쳤다.

"자 그럼. 별거 아닌 고블린 후딱 처리하고 회식하러 가자! 내가 너희 모두! 끝내주는 곳으로 데려가 준다!"

"네! 알겠습니다!"

"하하하- 최고로 멋진 곳으로 데려가 주십시오."

"너 이름이 뭐냐? 넌 내가 특별히 신경 써준다."

"헌터 부대 출신! 김석기입니다!"

하하하-

어느새 면접자들이 긴장을 풀고 웃자,

최후식이 달리던 경로에서 이탈하며 언덕을 가리켰다.

"저 언덕을 넘으면 바로 고블린이 있다."

"네! 알겠습니다!"

순간 최후식은 주먹을 휘두르며 구호를 외쳤다.

"달려라! 피바람을 불러일으키자!"

면접자들은 일제히 구호를 외쳐 최후식의 외침에 화답했다.

"피바람을 불러일으키자!"

와아아아-

일제히 함성을 지른 면접자들이 언덕을 넘는 순간,

최후식 총괄이사가 말한 별거 아닌 고블린이 보였다.

수백 마리의 고블린 무리가!

---

경사진 언덕 아래,

거대한 강과 깎아지른듯한 바위 언덕 그리고 바리케이드로 둘러싸인 넓은 공터.

수백 마리의 고블린이 이 공터에 우글거리고 있었다.

함께 달리던 십여 명의 지원자들은 관성에 따라 언덕을 뛰어 내려갔다.

빠르게 가까워지는 고블린 수백 마리!

별것 아닌 고블린이란 말에 안심했던 면접자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머릿수는 곧 힘이다.

아무리 개체의 힘이 약한 고블린이라도 수백 마리의 고블린이 뭉쳐있자 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됐다.

”어, 어어! 저거, 저거!!“

누군가 경기라도 들린 듯 벌벌 떨며 외칠 때.

대기를 뒤흔드는 천둥 같은 고함이 들려왔다.

"사선 확인!"

면접자 중 군 출신들이 즉각 몸을 숙이고,

다른 사람들도 이들을 따라서 몸을 숙이는 순간.

붉은빛이 고블린 무리를 비췄다.

그리고 3초 후 함성과 함께 터지는 폭음!

-사선 확인!

탕, 타탕, 탕, 탕 탕-

저압탄 일제사격에 공터에 몰려있던 고블린 수십 마리가 우수수 쓰러져 데굴데굴 땅을 굴렀다.

살상이 아닌 충격량을 통한 제압이 목적인 저압탄.

저압탄을 맞은 고블린은 죽지는 않았으나,

쏟아지는 충격량에 고통 어린 비명을 터트렸다.

끼에에엑-

이때 고블린을 공터에 가둔 바리케이드가 폭발했다!

콰아앙-

폭발에 휘말려 핏덩어리가 되어 쏟아지는 고블린들!

저압탄 일제사격과 폭발에 고블린 무리는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곧 자신들에게 가까워지는 언덕길의 인간들을 인지했다.

뒤는 거대한 바위와 강으로 막힌 상황.

이들을 가두고 있던 대형 몬스터의 배설물이 뿌려진 바리케이드가 사라지고, 눈앞에 인간들이 나타났다!

몬스터는 본능적으로 인간을 적대시한다.

키에에에엑-

집단을 이룬 몬스터의 광기 어린 함성이 터지고,

수백의 고블린 무리가 언덕길의 인간들을 향해 일제히 달렸다!

---

콰아앙-

폭음이 들린 순간,

천문석은 박도를 뽑아 들었다.

바로 대열에서 벗어나 검은 재와 숯이 쌓인 숲의 경계를 달린다.

안전 군화에 부서지는 숯과 재.

깡, 퍼스슥-

단단한 숯이 쇳소리를 내고,

탄화된 나무가 바스러져 나갈 때.

천문석은 숲의 경계를 달리며 고블린 무리를 살폈다.

200마리가 좀 안 되는 수.

허리쯤 오는 키에 무게는 20kg 정도.

무기는 바람 총과 돌, 뾰족한 나무꼬챙이.

몇몇 놈들은 날카로운 반짝이는 단검을 들고 있다.

고블린은 선천적으로 근력이 약하다지만, 수가 엄청났다.

전투 중 넘어지기라도 하면 끝장이다.

사방에서 달려든 놈들이 작은 틈이라도 찾아 마비 독이 발린 꼬챙이를 박아넣는 순간 전투력은 급감한다.

어떻게 할까?

생각과 동시에 같이 달리던 면접자들을 훑어본다.

정신을 못 차리고 무작정 달리는 사람.

실력에 자신 있는지 홀로 떨어져 달리는 사람.

둘씩 짝을 이뤄 달리는 사람

팀을 구성한 군 출신으로 보이는 사람들.

...

십여 명밖에 안 되는 면접자들은 이미 무리가 나뉘어 있다.

자신이 들어갈 자리는 없다.

천문석은 힐끗 허리춤을 확인했다.

검 고리에 끈으로 단단히 고정해 묶은 선인장 화분.

어지간한 충격에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후우-

천문석은 천천히 호흡을 고르며 달리는 속도를 조정했다.

다수의 약한 적을 상대하는 상황.

안전하게 갈 거라면 천연의 방패,

숲의 거대한 나무를 끼고 하나하나 상대하면 된다.

이때 군 출신 4명으로 이뤄진 팀이 천문석이 달리는 경계선 앞으로 끼어들었다.

천문석과 같은 생각을 한 것이다.

이 순간 천문석은 결정했고 바로 움직였다.

박도를 앞세워 비포장도로 중앙으로 치고 나간다!

"어, 어? 어!"

"거기! 위험해요!"

...

깜짝 놀란 사람들의 외침이 들려올 때,

오히려 달리는 속도를 높이는 천문석.

천문석은 앞뒤를 재지 않고,

온 힘을 다해 고블린 무리를 박살 낼 생각이었다.

심법에 입문하고 첫 싸움이다.

천문석은 자기완성을 위해 무공을 익힌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무공은 싸워 이기기 위해서 존재한다.

그건 천원에 닿는 걸 목적으로 하는 일기일원공도 마찬가지.

천원은 결과일 뿐,

그 결과에 도달하는 과정은 더없이 치열해야 한다.

하-

천문석은 문득 웃었다.

그냥 줘도 배우지 않겠다고 다짐한 마공,

천마 신공.

그러나 여기서도 배운 게 있었다.

치열함!

칠정을 태워 일으킨 마공의 불길은,

천지를 삼켜서 태워 버릴 듯 치열했다.

무공을 익히는 무인은 매 순간 치열해야 했다.

마치 치열한 삶을 살아가듯이!

천문석은 골방에 틀어박혀,

일기일원공을 익힐 생각이 전혀 없었다.

무공은 싸워 이기기 위해서 존재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무공 수련도 싸우면서 익혀야 한다!

끼에에에엑-

이때 비명 같은 함성과 함께,

무리에서 튀어나오는 고블린!

피 끓는 전투의 열기가 확 올라오고,

북 치듯 울리는 심장 소리가 돌연 가라앉는 이 순간.

천문석은 일기일원공을 운공했다

둥-

너무나 미약한 내력.

그러나 눈과 귀가 트였다!

전투의 흥분으로 좁아졌던 시야가 넓어지고,

가려졌던 감각이 확장된다.

휘이잉-

끼에에엑-

세찬 바람이 몸을 스쳐 지나가고,

고블린 무리의 비명이 대기를 뒤흔들 때.

보였다.

수백 고블린 무리를 관통하는 길이!

느껴졌다.

수백 고블린 무리가 만들어내는 살아있는 듯한 기세가!

이 순간 천문석은 땅을 짓밟고 앞으로 뛰었다.

온 힘을 다해 박도를 내리친다!

쾅-

섬세함을 버리고 위력을 택한 일격!

천문석의 박도가 떨어지는 경로에 걸린 고블린의 조잡한 무기와 팔 그리고 목이 일격에 잘려 빙글빙글 공중에서 돌았다.

끼엑-

고블린의 단말마가 터질 때,

천문석은 그 자리에 이미 없었다.

파죽지세!

대나무를 자르는 도끼처럼,

천문석은 고블린 무리로 파고들었다.

---

단숨에 기세를 끊는다!

박도를 앞세운 천문석은 멈추지 않고 전진했다.

고블린의 자잘한 공격은 방검복으로 막아내고,

급변하는 무리의 기세를 살펴, 가장 약한 결을 찾아 파고든다!

공격은 단 두 가지,

수직 베기와 수평 베기!

쿵, 쿵, 쿵-

무거운 보법으로 땅과 사체를 짓밟아 호흡을 모아.

핫-

순간에 터트린다!

폭발하는 호흡을 실어.

발검하며 수직으로 쪼개고!

회수하며 수평으로 자른다!

쾅-

핑-

바위를 때리는 굉음과 함께 단단한 머리가 박살 나고!

강철 줄이 끊기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팔다리가 끊어진다!

단숨에 사방으로 떨어져 나가는 사지와 머리!

피가 분수처럼 솟구치고,

함성과 비명, 전장의 악취가 뒤섞여 훅 올라올 때.

천문석은 쏟아지는 피를 피하지 않고 뒤집어쓰고.

성큼성큼 전진했다!

압도적인 기세로 밀고 들어가는 천문석!

하-

다시 기합이 터지는 순간.

일격에 고블린 한 놈의 머리와 몸통을 쪼개고.

끼에에엑-

다리에 걸린 놈을 왼손으로 잡아채 돌진한다!

쿵, 쿵, 쿵-

안전 군화로 땅을 짓밟고,

몸을 숙인 채 고블린 무리를 밀고 들어간다.

끼에에엑-

고블린 무리의 비명이 터지고,

왼손에 들린 고블린에 걸리는 저항이 급격하게 커졌다.

그리고 돌진력이 죽는 순간!

빙글.

수평으로 회전하는 박도!

틈 하나 없이 빽빽하게 뭉친 고블린 무리를 박도가 쪼갰다.

콰직, 쾅, 끼에엑-

조잡한 무기와 방어구가 단숨에 으깨지고,

살이 터지고 뼈가 끊어졌다.

사방으로 뒹구는 고블린 머리와 비처럼 쏟아지는 피보라!

천문석의 전신이 뜨거운 고블린 피에 물들 때,

박도가 그리는 궤적에 걸리는 모든 게 거칠게 쪼개져 박살 났다.

전혀 아름답지 않은 검의 궤적에는 압도적인 폭력성이 담겨있었다.

이 순간 옆에서 휙 들어오는 쇠꼬챙이.

천문석은 피하지 않고 몸을 흔들어 타점을 흘렸다.

딱-

강화 패드에 쇠꼬챙이가 부러질 때.

빙글.

손목을 돌려 박도를 허리 아래로 회전시켰다.

회전력이 실린 박도에 걸린 고블린의 앙상한 팔이 뚝 떨어져 나갔다.

끼에에엑-

고블린의 비명이 터지고,

천문석은 로우킥을 갈겼다.

콰앙-

체중이 실린 로우킥에 고블린 다리가 으스러지는 순간.

고블린 가슴을 꿰뚫는 박도!

천문석은 고블린이 박힌 박도를 들어 올려 내려쳤다.

끼에엑-

쾅, 쿠웅-

절명한 고블린 사체가 날아가 고블린 무리가 우르르 무너졌다.

천문석은 다시 땅을 밟고 뛰어,

무너진 고블린 무리의 틈을 파고들었다.

콰앙-

끼에에엑-

다시금 고블린 무리를 짓밟고 혈로를 뚫는 천문석.

지금의 천문석은 압도적인 힘으로 고블린 무리를 헤집는 오우거 같았다.

그러나 실상은 전혀 달랐다.

지금 천문석은 칼날 위를 걷듯,

고블린 무리의 기세를 살펴 섬세히 움직이고 있었다.

아직 적은 많았고,

머릿수는 곧 힘이다.

작은 물방울이 모인 삼각파도에는 수만 톤의 선박마저 단숨에 부러트릴 힘이 있다!

고블린 무리를 압도한 것처럼 보이는 건,

지금 천문석이 전투의 기세를 탔기 때문이다.

아무리 약한 고블린이라도 하나로 모인 기세,

하나로 모인 힘을 정면으로 맞는다면 위험했다.

지금 가진 내력은 단지 한 줌.

일엽편주에 몸을 싣고 망망대해를 헤쳐나가듯.

천문석은 한 줌의 일기일원공으로 감각을 확장하고,

전생의 전투 경험으로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콰지직-

끼에에엑-

박도에 걸린 고블린 어깨가 으깨지듯 떨어지고 비명이 터질 때.

고블린 머리를 때리는 주먹!

이빨이 우수수 떨어져 나가고 비명이 몇 배로 커졌다.

일부러 죽이지 않은 놈.

천문석은 비명을 지르는 고블린을 낚아채 파도가 자라나듯 기세가 모이는 곳으로 던졌다.

쾅-

끼에에엑-

동료의 끔찍한 몰골과 비명에 모이던 기세가 누그러졌다.

전투 전에는 선악이 있어도,

시작된 전투에 선악은 없다.

전투에 진리가 있다면, 오직 하나.

승리!

천문석은 가진 모든 걸 동원해 고블린 무리의 기세가 뭉치지 못하게 흩어버렸다.

고블린 무리는 집단의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차례차례 공격하고 차례차례 죽어 나갔다.

천문석은 가장 약한 고리를 끊으며 파죽지세로 전진했다.

목적은 하나.

고블린 무리가 하나의 집단으로 움직이게 하는 결속력을 끊는다!

결속력이 끊어지고,

집단이 흩어져 개인이 되는 순간.

이 전투의 승패는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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