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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 내가 해봤는데 별거 없더라-26화 (27/1,336)

# 27

비정규직 천마 - #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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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6

크아앙, 쾅-

깨에에엥-

포기를 모르는 늑대들이 달려드는 얼음벽 앞.

천문석과 이세영 교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얼음벽을 살피고 있었다.

"이 얼음벽을 부수고, 저 늑대 무리는 강행돌파 하면 어떨까요? 이 강화 전투복으로 저놈들 공격을 버틸 만하던데···. 제가 막는 사이에 선생님이 그 소총으로 견제해주시면···."

천문석의 말에 얼음벽과 그 뒤의 늑대를 살피던 이세영 교장이 고개를 저으며 목소리를 낮췄다.

"마탄을 써도 한두 발로는 이 늑대를 못 잡을 것 같아. 혹시라도 한 마리라도 뒤로 새면···."

이세영 교장은 뒤쪽 통로에 모여있는 학생들을 슬쩍 봤다.

불안한 눈으로 교장과 천문석을 보는 학생들.

학생들은 별다른 방어구 없이 방한 점퍼만 입고 있었다.

늑대 한 마리만 뒤로 빠져도 순식간에 학생들이 죽어 나갈 거다.

“그리고 이 얼음벽도 문제야···.”

굳은 얼굴의 이세영 교장이 소총으로 슬쩍 얼음벽을 건드렸다.

순간 총구를 타고 올라오는 균열의 푸른빛!

균열의 푸른빛이 소총의 수직 손잡이 부위까지 올라왔을 때,

이세영 교장은 손을 펼쳐 소총을 훑었다.

파지직-

손이 닿자 정전기 터지는 소리가 나고,

균열의 푸른빛이 안개처럼 흩어졌다.

이세영 교장이 흩어지는 균열의 빛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늑대도 문제지만. 이 얼음벽, 균열과 직접 연결됐어. 파괴하려 하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하다못해 늑대나 얼음벽 둘 중 하나뿐이라면 위험을 감수하겠지만···."

이세영 교장은 말끝을 흐렸다.

"..."

난감한 상황이었다.

앞은 균열과 연결된 얼음벽과 늑대로 막혔다.

뒤는 봉쇄가 뚫려 균열 침식이 진행 중인 학교, 게다가 냉기 포자까지 나타나고 있다.

진퇴양난이다.

천문석은 머리가 복잡해졌다.

두 번째 계획은 실패했다.

이제 어떡하지?

이때 문득 류세연이 보였다.

통로 벽에 기대선 류세연.

류세연은 평소와 다름없이 태평한 얼굴이었다.

녹색 추리닝 위에 방한 점퍼를 입고, 통로 벽에 기대 다리를 까닥이는 모습은 여유롭기까지 했다.

"넌 걱정도 안 되냐?"

천문석이 묻자,

류세연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나. 지금 엄청 무섭고 불안해."

"...그게 무슨 말이야?"

"나 지금 간신히 무서운 걸 참고 있는 거야. 내가 원래 무서운 게 얼굴에 티가 잘 안 나잖아."

"..."

그렇긴 했다.

류세연은 예전에 일진에게 삥을 뜯겼을 때도···.

내심 고개를 끄덕이며 과거를 생각하던 천문석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아···. 이럴 때가 아닌데!

순간 세연의 페이스에 말려들었다.

천문석은 재빨리 정신을 차리고 다시 머리를 굴렸다.

위기의 순간 필요한 건 제대로 된 질문이다.

나 자신에게 질문한다.

지금 하는 일의 목적은?

안전한 학교 탈출.

어떻게 탈출하지?

순간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방법들.

지하통로 - 기각

건물 1층 - 기각

옥상···.

첫 번째 계획에서 생각했던 탈출로.

하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 때문에 피했던 탈출로다.

천문석의 시선이 전술 조끼로 향했다가 주위를 빠르게 훑었다.

얼마 전 교무실 상황과 계단에서 학생을 구한 일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순식간에 머릿속에서 구체화하는 생각들.

이렇게 천문석이 머릿속으로 탈출 계획을 짜 맞출 때,

벽에 기댄 류세연은 반짝이는 눈으로 천문석을 보고 있었다.

앞뒤가 모두 막힌 상황이지만,

류세연은 불안하지도 걱정되지도 않았다.

옥탑방 오빠, 천문석이 같이 있었으니까.

이 오빠는 예전부터 답이 없을 것 같은 암울한 상황에서도 언제나 답을 찾아냈다.

그 답은 대부분 정답이 아니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맘에 드는 답이었다.

어린 시절 일진들에게 돈을 뺏기고 전화했을 때,

단숨에 달려와 생각도 못 한 방법으로 해결해 줬던 그때처럼.

이번에도 천문석, 옥탑방 오빠는 해낼 거다.

천재라고 자신을 추켜세우는 사람들이 많지만,

류세연이 생각하기에 진짜 천재는 천문석 같은 사람이었다.

삶의 천재이자,

생의 달인이다.

류세연은 문득 어린 시절 천문석을 만난 건 최고의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문석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자신에게 관심 없는 부모님과 냉담한 사회를 탓하며 점점 작아져 스스로를 잃었을 거다.

‘그리고···.’

순간 번뜩이는 류세연의 눈동자.

언젠가 오빠가 '류세연 사장님.'이라고 공손히 부르는 것도 듣지 못했겠지···.

거만하게 딱밤을 날리는 오빠의 공손한 모습이라니!

상상만으로도 웃음이 흘러나왔다.

'크크큽'.

류세연이 음흉한 웃음을 속으로 삼켰을 때,

생각에 잠겨있던 천문석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리고 일행은 옥상으로 이어진 계단으로 이동했다.

---

쿵, 쿵, 쿵-

비품 창고에서 가져온 대형 생수통들이 옥상으로 나가는 문 옆에 줄줄이 놓였다.

"형. 이게 전부예요. 한 번 더 갈까요?"

"이 정도면 될 거 같은데. 고생했다."

천문석이 같이 생수통을 나른 학생들에게 말할 때.

이세영 교장은 다른 학생들과 모아온 수건과 천 조각, 금속 쓰레기통, 마대자루, 테이프 같은 물건들을 바닥에 내려놓고 있었다.

물건을 내려놓은 학생이 물었다.

"교장 선생님. 더 가져와야 하나요?"

"문석아 어때? 더 필요할까?"

학생들의 질문에 이세영 교장은 천문석을 봤다.

천문석은 한쪽에서 작업 중인 류세연을 슬쩍 보고 고개를 저었다.

"아뇨. 선생님. 그 정도면 될 것 같은데요."

"너희들도 학생회장을 도우렴."

고개를 끄덕인 이세영 교장이 학생들에게 말하고, 천문석에게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너. 총 쓸 줄 알아? 냉기 포자는 몰라도 늑대에게는 쓸 만할 텐데? 혹시 모르니···. 한 자루 줄까?"

천문석은 고개를 저으며 솔직하게 말했다.

"아뇨. 총을 써본 적이 없어서···. 총으로 늑대와 싸울 자신이 없어요."

총은 사용하기 쉽고, 훈련만 하면 일정 수준까지는 빠르게 실력이 붙는다.

문제는 총기 훈련을 천문석이 전혀 받지 않았다는 거다.

요즘에는 일반인뿐 아니라 고등학생도 사설 사격장에서 총기 훈련을 받곤 한다.

그러나 알바에 바쁜 천문석은 값비싼 마탄을 사용한 훈련은 물론, 일반 탄환을 사용한 훈련도 할 여유가 없었다.

게다가 지금은 실전 상황.

그것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학생들과 같이 있었다.

사선 관리를 조금만 잘못해도 사고가 터질 수 있는 지금,

빠르게 움직이는 늑대와 처음 사용하는 무기로 싸우는 건 무리였다.

이세영 교장은 천문석의 전술 벨트에 걸린 해머와 정글도를 봤다.

소총과 동시에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한 무기.

잠시 생각하던 이세영 교장이 방한 점퍼 안으로 손을 넣어 무언가를 풀어서 꺼냈다.

이세영 교장이 품에서 꺼낸 손 위에는 홀스터에 들어있는 권총 한 자루가 있었다.

"선생님?"

"잠깐만 팔 좀 들어봐."

이세영 교장은 의아해하는 천문석의 상체에 홀스터를 채웠다.

그리고 홀스터를 팔 아래쪽, 방검복 부위에 고정하고 권총을 꺼내 보여줬다.

리볼버였다.

무광 은빛의 겉면에 흠집이 가득하지만 잘 관리된,

한 뼘이 훌쩍 넘는 장 총신의 묵직한 리볼버.

리볼버 손잡이 옆에 오래돼 흐릿하게 남은 이름이 보인다.

이세영.

재금 공업.

게이트 전쟁 당시, 공업사에서 만든 총이라는 감이 왔다.

이세영 교장은 리볼버 약실을 개방하고 실린더 안의 총알을 빼내 보여주며 말했다.

"마탄 5발이 들어있어. 혹시 모르니까. 문석이 네가 가지고 있어. 절대! 절대로! 빈총이라도! 아군이 있는 방향으로는 쏘면 안 돼! 특히 6번째 방아쇠는 절대로 아군이 있는 방향으로 당기면 안 돼!"

이세영 교장은 천문석의 손에 빈 리볼버를 쥐여주고, 안전장치를 푸는 방법과 쏘는 방법을 가르쳐 줬다.

그리고 리볼버에 탄환을 넣고, 안전장치를 채워 천문석의 홀스터에 넣으며 말했다.

"이 총이 내 목숨을 몇 번이나 구해줬어. 그러니까 문석이 너에게도 행운을 가져다줄 거야."

위급한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따뜻한 목소리.

이세영 선생님은 예전처럼 온화한 표정으로 천문석에게 말했다.

천문석은 순간적으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얼핏 봐도 오랫동안 애착을 두고 관리하던 리볼버다.

게다가 생명을 구해주기까지 한 무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넘겨 주다니···.

'어···? 무기!?'

천문석은 순간적으로 든 생각에 전술 벨트에 걸린 정글도와 강화 해머를 봤다.

그리고 고개를 들자, 씨익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이세영 선생님이 보였다.

순간 머리를 한 대 맞은 것만 같았다.

60세를 훌쩍 넘은 나이.

작은 키, 작은 몸의 이세영 선생님.

그래서 잊고 있었다.

각성자!

눈앞의 이세영 선생님은 각성자다!

그리고 자신에게는 마력 회로가 새겨진 각성 헌터용 무기가 있다!

그렇다면?!

천문석은 바로 확인했다.

"선생님. 제가 빌린 이 무기 둘 다 마력 회로가 들어간 각성 헌터용 무기인데···. 이거 사용하실 수 있나요?"

"뭐!? 각성 헌터용 무기라고?"

이세영 교장이 놀란 눈으로 정글도와 강화 해머를 봤다.

천문석은 정글도를 뽑아 앞으로 내밀었고,

이세영 교장은 힘을 끌어올린 손가락을 정글도 손잡이에 올렸다.

파드득-

순간, 정글도 손잡이에서 작은 번개가 튀어 올랐다.

재빨리 손가락을 뗀 이세영 교장이 놀란 표정으로 말을 쏟아냈다.

"이거! 그 정글도 뭐니? 이건 그냥 일반적인 마력 무구가 아닌데!? 각성 헌터용 무기라고? 이 무기가 정말 빌린 거라고?"

천문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작게 속삭였다.

"W.S. 인더스트리 그 회사 무기래요. 선생님이 사용하실 수 있을까요?"

이세영 교장은 고개를 저었다.

"이런 무기를 어떻게 빌린 거니? 하아···. 이건 등급이 너무 높아. 이 정도 등급의 마력 무구면···. 어지간한 각성 헌터도 사용할 수 없어. 몸에 가해지는 부하가 너무 커. 내가 사용하면 10초도 못 버틸 거야."

천문석은 아쉬움을 삼켰다.

선생님이 이 무기를 쓸 수 있었으면 길을 뚫는 게 한결 수월해졌을 텐데···.

이때 류세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삼촌. 준비 끝났어."

천문석과 이세영 교장은 바로 류세연에게 다가갔다.

류세연은 다른 학생들과 금속 쓰레기통과 마대자루를 연결한 커다란 채를 여러 개 만들어 죽 늘어놓고 있었다.

천문석은 세연이 만든 마대자루에 연결된 금속 쓰레기통 안을 살폈다.

쓰레기통 네 방향으로 구멍을 뚫어 철사를 넣고 철사가 교차하는 중앙에 단단히 뭉친 천 뭉치가 고정돼있었다.

이 천 뭉치에 기름을 붓고 불을 붙이면 ‘냉기 포자’ 포획 채가 완성된다.

천문석의 시선이 옥상 문으로 향했다.

옥상 문 앞에는 생수통과 재단된 담요, 커튼 같은 천이 가지런히 늘어서 있고,

학생들은 방한 점퍼를 입은 채 후드를 쓰고 입과 손, 목 같은 드러난 부위를 두툼한 천으로 가리고 있었다.

이제 준비는 거의 끝났다.

천문석과 이세영 교장, 류세연의 세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문석아 계획대로?"

"삼촌. 계획대로 가는 거야?"

천문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계획대로. 가죠."

천문석이 대답이 들리자,

두 사람은 바로 움직였다.

이세영 교장은 학생들에게 냉기 포자 포획용 채를 나눠주고 금속 쓰레기통 안에 고정된 천 조각에 기름을 붓기 시작했다.

이 천 조각에 불을 붙이는 건 옥상 문을 열고 나가서 냉기 포자를 확인한 후가 될 것이다.

류세연은 문 옆으로 늘어선 생수통의 뚜껑을 열고, 재단된 담요와 천에 물을 부어 얼릴 준비를 했다.

열을 감지하는 냉기 포자를 속이려는 조치였다.

사람들이 모두 바쁘게 움직일 때,

천문석은 계단으로 걸어가 몇 층 아래 계단을 막은 책걸상 바리케이드를 확인했다.

바리케이드 위로 얼음이 올라오고 있었지만, 책걸상을 담요와 커튼으로 두껍게 덮어 놔서인지 아직은 잘 버티고 있었다.

천문석은 탈출 계획을 다시 한번 생각했다.

현재 시각은 21:03.

군과 헌터로 이뤄진 구조대가 오기 57분 전이다.

이세영 선생님이 위급한 상황을 전했으니, 구조대는 더 빨리 올 가능성이 컸다.

가능하면 헌터 부대 구조대가 올 때까지 여기서 버틴다.

그러나 그전에 이곳까지 침식 현상이 일어나고, 냉기 포자가 나타나면 문을 열고 옥상으로 나가 탈출한다.

헌터 장비를 갖춘 자신이 할 일은 옥상에서 주위를 확인한후, 안전한 탈출 경로를 찾는 것.

그사이 류세연과 이세영 선생님은 담요와 커튼 같은 천을 얼리고 몸에 둘러 몸에서 새어 나오는 열을 최대한 가린다.

밖의 상황을 봐서 냉기 포자 채에 불을 붙여 탈출 경로상의 냉기 포자를 걷어 내면서 눈보라를 뚫고 학교를 빠져나간다.

계획은 간단했고 준비도 철저했다.

방한 장비도 갖춰졌고, 냉기 포자에 대한 대비도 됐다.

거센 눈발 속에서 일행이 흩어지지 않을 준비도 끝났다.

계획대로 탈출은 간단히 성공할 것만 같았다.

문득 구조대를 기다리지 말고 '지금 나가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생각과 동시에 머리에서 지웠다.

계획은 실행하기 전에는 언제나 완벽해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실행하면 생각도 못 한 문제들이 터져 나온다.

언제나 문제는 '변수'였다.

오늘 하루, 12시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몇 번이나 돌발 ‘변수’가 일어나 계획이 어그러졌다.

될 수 있는 한 변수를 줄여야 했다.

그리고···.

천문석의 시선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학생들에게 향했다.

10여 명의 학생과 류세연, 이세영 선생님.

같이 움직여야 할 십여 명의 사람들이 보였다.

균열 침식이 일어난 밖의 상황은 제한적으로만 알고 있다.

지금 아는 건 냉기 포자의 존재와 침식 현상 냉기를 머금은 눈이 내린다는 것뿐이다.

저 눈에서 어떤 몬스터가 나올지,

침식된 환경이 어떻게 변화했을지 모르고 있었다.

침식 현상이 진행 중인 이 문밖은 지구가 아니라,

이세계의 틈, 균열의 영향을 받은 침식 공간이라고 생각해야 했다.

완전한 마경은 아니지만,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었다.

-냉기 포자가 아닌 다른 몬스터가 나온다면?

냉기 포자 채는 무용지물이 된다.

-혹시라도 공간 왜곡 현상이 발생했다면?

학교 옥상에서 뒷산까지 짧은 거리를 며칠 동안 걸어야 할 수도 있었다.

자기 혼자가 아닌 류세연과 선생님, 학생들과 함께 움직이는 이상 가능한 안전한 길을 선택해야 했다.

천문석은 전술 벨트에 꽂아놓은 수십 개의 후레쉬와 선생님에게서 넘겨받은 발광 신호탄, 완강기에서 뽑아낸 줄을 다시 한번 확인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자신이 선두다.

가장 앞장서 상황을 확인하고 안전한 길을 찾아야 했다.

선봉은 익숙하다.

그러나 이번은 그 내용이 달랐다.

적을 꿰뚫어 무너트리는 게 아닌,

아군을 지켜야 이기는 싸움이다.

천문석은 묵직한 책임감에 무거워지는 가슴을 달래며 기다렸다.

그리고 21:23이 됐을 때.

강화 철문 밖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트트트트트-

멀리서 들려오는 묵직한 진동음!

이 소리가 들려오는 순간 류세연과 이세영 교장, 십여 명의 학생들의 얼굴이 환해졌다.

헬기 소리!

헌터 부대 구조대가 벌써 도착했다!

모두의 한껏 긴장됐던 마음이 풀어지고,

얼굴에 미소가 생겨나는 순간.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우으으으으-

몇 번이나 들었던 늑대 하울링.

환해졌던 사람들의 얼굴이 삽시간에 굳었다.

굳은 얼굴을 한 사람들의 시선이 하울링이 들려오는 방향으로 향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향한 곳은 계단이었다.

하울링은 계단 방향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이 순간 모두는 깨달았다.

학교 안으로 늑대들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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