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
비정규직 천마 - #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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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
휘이이잉-
푸른 균열이 자리한 학교 운동장에 거센 바람이 불었다.
구르르릉-
강풍에 창을 막은 강철 덧창이 떨리고,
그 진동에 그 뒤 유리창이 한참 동안 같이 떨렸다.
구르르르-
유리창이 떨리는 학교 건물 1층 교무실.
십여 명의 남녀 학생들이 담요를 덮은 채, 전기난로 앞에 앉아있었다.
학생들은 유리창에서 들려오는 진동에 몸을 떨었다.
불안한 눈빛과 목소리.
"이거 더 추워지는 거 같지 않냐?"
"그렇지? 7월인데···. 아무리 밤이어도 이렇게 춥다고? 이상하네······."
"바람도 점점 강해지는 것 같고···."
"균열에 무슨 일 있는 거 아냐···?"
학생들이 서로를 보며 불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때 들려오는 박수 소리.
짝-
"자 모두! 여기 주목!"
학생들의 시선이 모이자,
머리가 새하얗게 센 여선생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모두 걱정할 것 없어. 한국군, 헌터 부대 유능한 거 알지? 지금 밖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까. 우리는 여기서 조금만 기다리자."
여선생은 입고 있는 탄창을 가득 채운 전술 조끼를 툭 치고,
어깨에 멘 소총을 보여주며 장난스러운 어조로 말을 이었다.
"한국군이 올 때까지는. 내가 지켜줄게. 선생님이 낙동강 전선, 참전 용사인 거 모두 알지?"
그리고 익숙한 손길로 주머니에서 참전 메달을 꺼내 학생들에게 보여준다.
학생들은 수군거렸다.
"낙동강 전선. 그거 진짜였어?"
"구라인 줄 알았는데···."
"낙동강 전선이면 교장 선생님 몇 살 때인 거야?"
"그때도 나이 많지 않았을까?"
"교장 선생님 집···. 엄청 부자잖아?"
"맞아. 압구정에 재건축 아파트에 살고 상가 건물도 몇 개나 있다던데···."
"아니 그런 분이···. 왜?"
"제주도가 아니라? 낙동강 전선에 갔다고?"
학생들은 교장 선생님과 참전 메달을 번갈아 보며 의아해하는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이런! 요즘 애들은 믿음이 없다니까."
교장 선생은 한 학생의 목에 팔을 걸고 참전 메달을 눈앞에 들이밀었다.
"야! 이거 자세히 봐봐! 뭐라고 써 있어?"
"선생님! 아파요! 컥, 교장 선생님! 전 믿어요!"
팔에 목이 잡힌 학생이 외치자,
교장 선생은 참전 메달을 높이 들고 다시 말했다.
"자! 누구 참전 메달 자세히 보고 싶은 사람 없니?"
교장 선생의 미소 띤 얼굴과 장난스러운 행동에 어느새 긴장된 학생들의 얼굴이 풀리기 시작했다.
누그러지는 분위기에 이세영 교장이 내심 안도의 한숨을 쉴 때,
껄렁한 학생 몇이 앞으로 나섰다.
"교장 선생님. 저도 총 줘요!"
"맞아요! 총 많이 있잖아요?"
...
부드럽게 웃던 이세영 교장의 인상이 돌연 딱딱히 굳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안돼."
"아···! 왜요?"
"총. 위험해."
"뭐가 위험해요?"
"저희도 총 쓸 줄 알아요!"
"사격 훈련해봤다니까요!"
항의하는 학생들.
그러나 교장은 이 학들에게 총을 줄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
안전지대 서울에서 총기는 엄격히 관리된다.
일반인이 총을 자택에 소지하는 건 불법, 보통은 경찰서 헌터과 무기고에 영치하고 사용한다.
그러나 이 학교는 비상시 안전 캠프로 사용되기에 비상사태에 사용할 총기류가 보관돼 있었다.
하지만 이 총기류는 군 경력자와 헌터들을 위해 준비된 무기다.
총은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지만, 훈련과 실전은 달랐다.
아무리 훈련으로 총기류에 익숙해도 실전을 겪지 않은 초보자에게 총을 들려주면 사고 위험이 컸다.
게다가 지금은 밤이다.
야간 작전 시 숙련병도 종종 오발 사고를 낸다.
이 자신만만한 학생들에게 총을 줬다가는 분명 사고가 터질 것이다.
자기 자신을 쏘든 다른 학생을 쏘든.
이세영 교장은 정말 위험한 상황.
자신이 죽고 학생들이 각자 흩어져 도망쳐야 할 상황이 아니면, 학생들에게 총을 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게다가 학생들에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총이 큰 쓸모가 없었다.
이세영 교장이 어떻게 이 학생들을 타일러야 하나 고심할 때,
학생들이 막무가내로 떼를 쓰기 시작했다.
"몬스터 나오면 같이 싸워야죠!"
"맞아요. 같이 싸워요!"
"저 총 많이 쏴봤다니까요!"
"맞아요. 혁재. 주말이면 사격장에서 살아요."
"혁재. 엄청 잘 쏴요!"
...
교장 선생의 인상이 점점 굳어질 때.
딱, 딱, 딱-
총을 달라던 학생들 머리로 죽도가 떨어졌다.
컥-
으억-
죽도를 맞은 학생들은 바로 머리를 잡고 주저앉았다.
"으윽! 누구야!"
머리를 잡은 혁재가 외칠 때.
다시 죽도가 떨어지고, 이번에는 더 큰 소리가 났다.
따악-
으아악-
그리고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용히 해라."
화를 내려던 학생들은 죽도를 든 사람을 보고 깜짝 놀라 움츠러들었다.
"세연 선배···."
"으으···."
해외 연수를 갔다가 한 달여 만에 학교에 나온 류세연이 초록색 추리닝에 운동화를 신은 채 죽도를 들고 있었다.
총을 달라던 학생들은 금방 잠잠해졌고,
이세영 교장은 학생들을 제압한 류세연에게 다가가 슬쩍 말했다.
"역시 학생회장. 아주 큰 도움이 됐어요."
세연은 고개를 한번 숙이고,
미국 연수 중 W.S. 인더스트리에서 받은 스마트폰을 공중으로 들어 올린 채 교무실 안을 움직였다.
그러나 여전히 통화권 이탈 중.
게이트 침묵 현상으로 안테나가 뜨지 않았다.
"...젠장."
세연은 포기하지 않고 스마트폰을 들고 교무실 안을 계속 움직였다.
게이트 침묵이 약해졌을 때,
통화폭주를 뚫고 전화를 거는 데 성공했었다.
세연이 전화를 건 상대는 천문석.
짧은 통화에서 천문석은 병원에 있다고 말했고 세연은 깜짝 놀랐다.
최종 징병 검사에서 면제가 떴으니 실의에 빠져 집에서 술이나 먹겠거니 생각했는데···.
병원이라니!?
게다가 지금은 1급 몬스터 경보에 균열까지 생긴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병원이라니···.
“...도대체 뭘 하고 다니는 거야!”
세연은 천문석과 통화 전, 학교에 고립된 상황에 불안해하던 것도 잊고 어이없어했다.
천문석.
옥탑방 오빠는 분명 이번에도 뭔가에 재수 없게 얽혀서 병원에 누워있을 거다.
처음 만난 이래 지금까지 그런 모습을 한두 번 본 게 아니었다.
그리고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지도 눈에 선했다.
병원 침대에서 새로운 인생계획을 짜고 있겠지···.
군 입대가 막혔으니,
이번에는 일용직 헌터일을 하려 할까?
일용직 헌터,
지게를 진 짐꾼 천문석이라.
문득 든 생각에 세연은 미소지었다.
요리 빼고, 아니 이제는 요리 포함 뭐든지 잘하는 옥탑방 오빠한테,
나름 어울리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림도 없지!
천문석은 반드시 자신의 밑에서 일해야 한다.
아주 오래전 다짐한 대로.
부하로 평생 부려먹을 거다!
첫 번째 업무 지시도 정해놨다.
'류세연 사장님'이라고 부르도록 하는것!
그동안 삼촌이라는 호칭을 강요한 것에 대한 복수였다.
앞으로의 미래를 상상하자,
마음속에 가득했던 불안함이 스르륵 사라지고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크크큽-
세연이 음흉한 표정으로 웃자,
교무실 안의 학생들은 흠칫 놀랐다.
"..."
"선배가···. 웃었어?"
"학생회장이 웃고 있어···."
"세연 선배가 웃으면···."
한 학생이 말하고,
다른 학생이 말을 받았다.
"누군가는 반드시 운다던데···."
그리고 모든 학생의 시선이 세연의 죽도에 머리를 맞은 혁재 패거리에게로 향했다.
"불쌍한 놈들···."
혁재 패거리의 안색이 파리해지고,
바뀐 분위기에 교장 선생님이 내심 가슴을 쓸어내릴 때.
드르륵-
교무실 문이 거칠게 열렸다.
"이세영 교장! 아직 연락 없나요?"
40대 후반의 중년 여성이 교무실로 들어오며 다급하게 물었다.
"이사장님···."
교장이 인사를 하려 할 때,
이사장이 말을 끊었다.
"교장 선생. 군대 쪽에 아는 사람 있죠? 다시 한번 연락해서. 긴급 구조 팀을 보내달라면 어떨까요? VIP를 위한 긴급 구조팀 있을 텐데···."
이사장의 불안한 얼굴을 보고,
교장은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이사장님 잠시 안쪽으로···. 애들아 잠깐만 여기 있으렴."
교장은 이사장을 데리고 교무실 안쪽 상담실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묵직한 상담실 문이 닫히자,
웃고 있던 교장의 표정이 변했다.
굳은 표정으로 타이르듯이 말하는 이세영 교장.
"이사장님. 애들 앞에서 그렇게 불안해하시면 안 됩니다."
"교장! CCTV 끊기기 전에 같이 봤잖아요! 지금 저 균열에서 몬스터가 나오고 있다고요!"
이사장의 고함에,
교장은 다시 한번 상담실 문을 확인했다.
학생들에게는 자신만만하게 말했지만, 상황은 좋지 못했다.
균열은 이미 침식을 시작했고,
쏟아지는 눈에 온도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었다.
게다가 학교 운동장, 균열 주위에는 이미 몬스터가 나타났다.
냉기 포자.
하필이면 총으로 상대하기 까다로운 몬스터가 나타났다.
지금 학생들은 침식 현상이 시작되고 몬스터가 나타난 걸 모른 채, 균열 때문에 온도가 떨어졌다고만 알고 있었다.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으려 자신이 의도적으로 숨긴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의도는 반만 먹혔다.
학생들은 차분한데,
이사장이 공포에 질린 것이다.
이세영 교장은 다시 한번 타이르듯이 말했다.
"방금도 군대 쪽 담당자에게 연락했습니다. 지금은 여력이 없다고 하네요. 던전 브레이크 가능성이 큰 던전에 우선 병력을 투입했고, 중요 거점···."
이사장이 교장의 말을 끊었다.
"그래서!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데요!?"
"...군대 쪽 담당자가 복귀 중인 각성한 군인들과 헌터로 팀을 꾸려 보겠다네요. 그런데 다른 중요 거점에 남은 인원들이 많아서···."
"그래서! 언제냐니까요!"
이사장은 신경질적으로 다시 한번 외쳤다.
'그러게 구조대를 따라서 나가지. 굳이 남아서는···.'
이세영 교장은 속으로 한숨을 삼키며 대답했다.
"밤 10시 전후로 구조팀을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이사장의 시선이 시계로 향했다.
[8:04]
"2시간···. 2시간···."
이사장은 중얼거리며 상담실을 나갔다.
"이사장님. 여기 같이 계시는 게···."
교장이 잡았지만,
이사장은 무언가에 홀린 듯 교무실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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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교무실을 나온 이사장은 바로 계단을 걸어 이사장실로 올라갔다.
비상등만 켜진 어두운 학교,
강철 덧창이 내려온 창문을 지나갈 때마다 섬뜩한 바람 소리가 들린다.
휘이잉-
그리고 부르르 떨리는 유리창.
그때마다 이사장은 깜짝깜짝 놀랐다.
지금 이 강철 덧창의 상태와 그 뒤 운동장에 무엇이 있는지 알기 때문이다.
균열!
그것도 침식 현상이 시작되고,
몬스터가 나타나기 시작한 균열이 있다!
균열에 의한 침식이 완전히 진행되면 이 땅은 마경이 된다.
서울에 마경이라니!
아프리카의 황무지, 멕시코 구리 협곡에 생긴 것 같은 마경이 지금 자신의 학교에도 생겨나고 있었다!
이사장은 마경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몸을 덜덜 떨며 다급히 이사장실로 들어갔다.
쿵-
묵직한 이사장실 문이 닫히고, 잠금장치를 내리자 이제야 안심이 됐다.
안심한 순간 느껴지는 아찔한 현기증.
이사장은 휘청이다가 간신히 의자에 앉아 머리를 부여잡았다.
'내가 왜 학교에 남는다고는 해서는······.'
이사장은 몇 시간 전 자신의 선택을 후회했다.
그러나 후회는 곧 분노로 변했다.
이세영 교장!
이 모든 건 교무실의 저 이세영 교장 때문이었다!
자기가 뭐라고 남는단 말인가!
헌터 부대의 구조활동 중 운동장에 발생한 균열.
매뉴얼에 따라 구조활동은 즉각 중단되었다.
마지막 구조팀이 학교에서 출발할 때,
이세영 교장은 자신이 남아서 학생들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구조팀과 떠나려던 이사장은 남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과 교장은 이미 몇 번이나 학교, 재단 문제로 부딪혔다.
학교에 혼자 남은 교장이 무슨 짓을 할지 몰랐다.
이사장의 시선이 이사장실 한쪽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문이 있었다.
이사장은 의자에서 일어나 문을 열었다.
문 뒤 방에는 벽에 박힌 금고가 있었다.
평소에는 보기만 해도 뿌듯하던 금고가 이제는 애물단지 같았다.
이 금고가 자신의 발목을 잡아 학교에 남게 했다.
이세영 교장이 이 금고를 연다면?
그리고 금고 안에 들어있는 그것들을 본다면···.
생각만으로도 현기증이 일었다.
'교장이 이사장실 금고를 연다?'
평소라면 생각하지도 않았을 일이다.
그러나 지금은 1급 몬스터 위기 경보 상황,
게다가 학교 운동장에 생겨난 균열로 게이트 침묵 현상이 발생했다.
강력한 균열 자기장에 학교 안에 설치된 전자기기 대부분이 무력화됐고,
이사장실에 설치한 CCTV도 같이 무력화됐다.
지금 학교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었다.
게다가 이사장은 알고 있었다.
언제나 사람 좋은 듯 웃고, 수백만 개는 뿌려졌을 낙동강 전선 참전 메달을 보여주며 참전 용사라고 자랑하는 이세영 교장.
그러나 이세영 교장은 치열한 낙동강 전선에 참전했다는 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낙천적인 성격이고, 전투에 어울리지 않는 작은 몸을 가지고 있었다.
동료 교사나 학생들은 교장이 후방 보급부대로 낙동강 전선에 잠깐 참전했다고 생각했다.
자랑스레 내보이는 참전 메달도 흔한 것이기에, 이사장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얼마 전 이사장은 우연히 진실을 알게 됐다.
이세영은 낙동강 전선에 진짜로 참전했다.
그것도 보급부대가 아니라 최전선에서 전투 병력으로 싸웠다.
자랑스럽게 내보이는 흔한 참전 메달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교장은 낙동강 전선에서 1급 무공훈장까지 받은 각성자였다.
이 정도 금고쯤은 언제든 열 수 있는 각성자!
그런 각성자가 왜 학교에서 선생을 한단 말인가!?
이사장은 분통을 터트리다가 문득 시계를 봤다.
08:10
구조대가 올 때까지 2시간도 남지 않았다.
"2시간···."
이사장은 문득 말한 후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에게 말했다.
"그래. 구조대가 올 때까지, 2시간만 버티면 돼."
혹시 중간에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도 문제는 없다.
이사장의 시선이 금고 옆 벽으로 움직였다.
금고 옆에는 책장이 있고,
이 책장 뒤에는 숨겨진 문이 있었다.
학교 건물 옆, 공영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안전한 지하 통로 입구인 문이.
지하 통로를 생각하자,
이사장은 마음이 든든해지는 것만 같았다.
비밀 지하 통로!
금고 안의 물건을 안전하게 나르려 만든 지하 통로가 보험이 되다니!
처음 남편과 아들이 지하 통로를 만든다고 했을 때는 괜한 일이 아닌가 했는데, 역시 세상일은 알 수 없었다.
이때 문득 교무실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력한 균열 자기장,
통칭 게이트 침묵 현상으로 무선 통신은 먹통.
통신관로가 지나가는 위치에 생겨난 균열로 외부로 나가는 다른 유선 통신도 맛이 갔다.
지금 학교 안과 밖을 연결하는 건 교무실의 보안회선뿐이다.
그렇다면 외부와 연락이 되는 교무실에서 교장을 감시하며 기다려야 한다.
시간에 맞춰서 구조대가 오면 구조대와 함께 빠져나가고,
혹시나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면 바로 이사장실로 돌아와 지하 통로로 빠져나간다.
이사장은 생각을 정리한 후, 이사장실에서 나와 교무실로 향했다.
좀 전과 달리 이사장의 표정에는 여유가 생겼다.
든든한 보험.
지하 통로의 존재가 이사장의 마음에 여유를 가져다줬다.
그리고 그 시간.
이사장이 든든한 보험처럼 생각하는 지하 통로 입구가 있는 창고로 한 사람이 들어서고 있었다.
헌터용 장비로 완전 무장한 채,
구급상자와 비상 도구상자를 들고 있는 사람.
천문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