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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드래곤, 아카데미 가다!-171화 (171/225)
  • 171화. 전부 죽여야겠다. (2)

    여태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 번에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마족들이 지상에 올라와 드래곤을 향해 칼을 겨누고, 몇몇 이민족들이 마족의 편으로 돌아섰다.

    겨우 찾은 폴라의 언니는 마족들의 손아귀에 떨어져 성녀 행세를 하고 있었으며, 제 손으로 집으로 돌려보낸 스턴은 부모를 죽이고 스키르마저 죽이려 들었다.

    ‘그래. 그게 낫겠다.’

    그나마 상황이 나아졌다고 생각한 넬라는 다시 어두워졌으며, 스키르의 부모가 죽으니 중앙 귀족들의 화살이 제 부모에게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냥 다 죽여버려야 속이 편하겠군.’

    스턴을 살려둔 게 화근이 되어 나머지 것들이 문제가 되었다. 그러니 이제 루카스는 참지 않기로 했다.

    ‘사사로운 인간에 정에 이끌리지 않겠다.’

    폴라를 생각해 살려뒀던 파멜라를 제 손으로 죽일 것이다.

    ‘인간의 제국이 언제부터 내 관심사였던가.’

    제 부모를 위협하는 인간들을 모두 죽일 것이다.

    -파앗!

    루카스가 텔레포트 했다.

    ***

    시타타에서 돌아온 메릭 페어디프 후작이 소집한 회의에 참석한 귀족들은 심각한 표정이었다.

    “진짜 큰일이군요.”

    “메릭 후작님이 하셨던 말씀이 모두 맞았습니다.”

    메릭은 시비에 백작과 했던 얘기를 왜곡하고 부풀려 사람들이게 전했다.

    “설마 그랬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아무리 분했어도 그렇지 어떻게 그런 짓을!”

    귀족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하하. 하지만 아직 확실한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메릭 후작이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사람들을 진정시키는 척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랬으면 어쩔 거냐는 말이 그럼 무슨 말이라는 말입니까?”

    “맞아요. 후작님께서 혹시 공작가에게 해를 끼쳤냐고 묻는 말에 ‘그랬으면 어쩌실 겁니까.’라고 대답한 게 무슨 뜻이겠냐는 말입니다!”

    사실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였지만, 사람들은 믿고 싶은 대로 믿는 경향이 있으니 그들을 믿게 하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이거 우리끼리라도 병력을 모아 백작가를 쳐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게 쉬운 일일 것 같아요? 그쪽엔 마법사가 있습니다. 아직 아카데미에 다닌다고는 해도 상급반에 다니는 아이들이 벌써 넷이에요.”

    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붙였다.

    “맞아요. 게다가 골드 나인 상단주도 대단한 마법사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골드 나인에서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이미 제국의 역적이나 다름없는 백작가를 두고 중앙 귀족들이 한참이나 떠들어 대던 때였다.

    -쿠릉! 쿠르릉!

    하늘을 울리는 굉음에 귀족들이 몸을 웅크렸다.

    “이, 이게 무슨 일입니까?”

    “설마 드래곤이 또…….”

    주변에 선 기사들이 얼른 창밖을 확인했다.

    “아…….”

    새까매진 하늘에 번개가 내리쳤다.

    “저게…… 무슨…….”

    창가에 다가선 귀족 하나가 광장을 내려보며 망연자실하게 말했다.

    “저, 저거 로드리고 백작가의 장남 아닙니까?”

    텅 빈 광장에 새까만 머리칼을 휘날리며 서 있는 한 남자. 앳돼 보이는 남자의 칠흑같이 검은 눈동자가 정확히 그들을 향했다.

    남자가 한 손을 들자 검게 물든 하늘이 열렸다.

    ***

    제국 수도에 도착한 루카스는 머리가 차가웠다.

    다 죽이겠다 마음먹고 나니 거칠 것이 없었다.

    -콰앙!

    “꺄악! 피, 피해!!!”

    하지만 죄 없는 사람들까지 모두 죽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마법이다! 마법사다!!!”

    -콰쾅!

    때문에 루카스는 마을과 광장 곳곳에 크고 작은 마법을 쏘아 사람들을 먼저 흩어지게 만들었다.

    기사들이 저를 향해 달려들고, 마탑에서 마법사들이 뛰쳐나오기 시작했다.

    -사아아.

    마법사들에겐 사일런스 마법을 걸어 주문을 외우지 못하게 만들었으며.

    -파칭! 콰직!

    기사들에겐 웨폰 브레이크를 써 무기를 파괴했다.

    “도, 도망쳐!!!”

    겁을 먹은 기사들 몇몇이 뒤로 돌아 달리기 시작하고, 마법사들은 당황한 채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내려 읍읍 거렸다.

    삼 분이 채 지나지 않은 시간. 그동안 루카스는 광장을 어느 정도 비워내고 방해 요소를 제거했다.

    그의 행동은 몇 번이나 반복해 생각한 것처럼 빠르게 진행되었다.

    -쿠릉! 쿠르릉!

    마나를 끌어 올려 하늘을 울렸다.

    -콰지직. 콰직!

    검게 변한 하늘에서 번개가 내리쳤고.

    -쿠쿵! 쿵!

    대지가 진동했다.

    루카스가 선 땅이 요동치는 마나로 인해 움푹 패고 갈라졌다.

    “저깄군.”

    루카스의 눈이 높게 솟은 황성의 한 곳으로 향했다. 귀족 하나가 파리해진 얼굴로 창가에 서서 저와 눈을 마주쳤다.

    -쿠르릉… 쿠궁…….

    검은 하늘이 열리기 시작했다.

    “그냥 다 죽는 게 좋겠군.”

    하늘의 열린 곳에서 커다란 운석들이 형형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곧장 바닥을 향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쿠궁! 쿠우우웅!

    황성으로 집중해 떨어지던 메테오가 범위를 넓혀 쏟아지기 시작했다.

    “벌레 같은 것들.”

    -콰쾅! 콰콰쾅!

    광장을 벗어나 도망치던 사람들은 넋을 잃고 하늘을 바라봤으며.

    -쿠릉! 쿠우웅!

    떨어지는 운석이 일으키는 희뿌연 먼지가 그들의 희망을 앗아갔다.

    “아…….”

    죽음을 예감한 이들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신에게 빌기 시작했고.

    “괜찮아… 괜찮을 거야…….”

    아이를 품에 안은 여인이 혹시 모를 희망을 제 몸에 걸고 빈틈없이 아이를 감싸 안았다.

    -콰아아앙!

    그렇게 아란트 황성이 무너지고.

    -콰쾅! 콰콰쾅!

    제국이 쑥대밭이 되었다.

    ***

    검은 하늘을 마주한 아만은 당장 제 아버지인 하셀을 불러와 루카스를 말리려 했다.

    “아니. 내버려 둬라.”

    “아버지!!!”

    하지만 아만의 행동을 하셀이 말렸다.

    “로드께서 필요한 행동을 하시는 거겠지.”

    “하지만 이대로 두면 수도가 전부 쑥대밭이 되고 말 겁니다.”

    맨 처음에 메테오가 떨어지는 범위는 황성에 집중되어 있었지만, 한정되었던 범위가 순식간에 넓어졌다.

    “괜찮다.”

    마탑의 마법사들이 민가를 보호하기 시작했다.

    “너도 저거나 돕지 그러냐.”

    그 모습을 본 하셀이 아만에게 말했다.

    “하…….”

    “나도 도와주마.”

    하셀 역시 마음이 찝찝하던 차였다. 루카스 역시 저를 공격하는 마법은 모두 막아냈지만, 민가를 보호하는 방어 마법은 막아내지 않는 것을 보니 같은 뜻인 것 같기도 했다.

    그렇게 아만과 하셀은 루카스를 뜯어말리는 것보다 죄 없는 인간들을 보호하는 쪽을 택했다.

    황성. 그곳을 제외한 모든 곳에 방어 마법을 촘촘히 둘렀다. 마법이 약해진 곳은 더러 뚫리기도 했지만, 없는 것보다야 당연히 나았다.

    하늘을 새까맣게 덮은 메테오를 보며 하셀은 생각했다.

    ‘이런 게 바로 종말이겠구나.’

    인간들의 눈에 봤을 땐 이 모습이 바로 종말의 모습일 것이다. 하지만 이 종말은 인간이 일으킨 것이다.

    ‘로드…….’

    고요히 가라앉은 루카스의 눈동자. 아무렇지도 않게 마나를 쏟아부어 메테오를 떨어트리는 그 모습에 아만과 하셀은 걱정이 앞섰다.

    무엇에 저렇게 화가 났을까. 도대체 무엇 때문에 저렇게까지 하시는 걸까.

    -콰아앙! 쿠쿠쿵!

    쉼 없이 떨어지는 메테오. 그에 따라 쉼 없이 소멸되는 방어 마법에 하셀과 아만이 바쁘게 움직였다.

    “끝난 건가?”

    검게 물들었던 하늘이 점차 본래의 색을 되찾았다.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황성 터를 본 아만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휴. 이번 유희 그냥 끝내야 하나.”

    마탑주로서의 삶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어? 어디 가시지?”

    루카스가 곧장 몸을 돌려 텔레포트했다.

    ***

    리에베르크에 도착한 루카스는 파멜라가 머무는 성녀회를 향해 망설임 없이 마법진을 그려 넣기 시작했다.

    ‘한 방에 끝내주지.’

    저 안에 파멜라가 있든지 없든지 그건 상관없었다.

    ‘다시 찾아내 죽이면 되니까.’

    살려둬서는 안 될 화근이었다. 저 계집이 나중에 나타나 폴라를 뒤흔들고 아이들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었다.

    ‘다신 그런 꼴을 볼 수 없다.’

    스키르가 피를 흘리며 제 품에 안겨있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 뜨끈하고 축축한 피가 제 손과 몸을 적시고, 머리가 새하얘졌던 그 순간이.

    -콰르르릉!

    대지가 흔들리며 성녀회 건물이 함께 흔들렸다.

    루카스의 손에서 생겨난 거대한 화염의 소용돌이가 건물을 향해 쏘아지자, 사람들이 혼비백산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으아악!!”

    “도망쳐!!!”

    -콰쾅! 콰콰쾅!

    성녀회의 벽이 너무나도 쉽게 허물어졌다.

    -쿠르릉! 쿵!

    하늘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번개와 얼음의 창이 건물을 꿰뚫고, 무너뜨렸다.

    “방어, 방어해라!”

    “성녀님을 모셔라!!!”

    성녀회 주변을 둘러싼 사제들이 소리치며 뛰어다녔다.

    -콰직! 콰지직!

    사제들이 시전한 마법이 루카스를 향해 쏘아졌다.

    “우습군.”

    -파스스스…….

    한 손을 들어 그것을 쉽게 흩어버린 루카스가 피식 웃었다.

    뿌옇게 날리는 흙먼지 속에 꼿꼿하게 선 루카스가 손짓할 때마다 성녀회는 무너졌다. 사제들이 죽어 나갔으며, 폭발에 휩쓸린 사람들이 쓰러졌다.

    “그러면 안 될 텐데요.”

    그때 성녀회 앞을 막아선 잿빛 사내가 루카스를 향해 말했다.

    “너냐.”

    옛날과 모습은 조금 달랐지만, 머리에 솟은 뿔의 크기만 봐도 그가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있었다.

    “제가 열심히 키운 성녀라서 말입니다. 불쌍한 인간을 돕는 애를 죽일 수는 없잖습니까.”

    마왕의 뒤편에 잠이 든 듯 눈을 얌전히 감은 파멜라가 마나 장벽에 둘러싸여 둥실 떠 있었다.

    “아직 네 차례가 아닌데 말이야. 그 계집이나 놓고 꺼져.”

    루카스가 얼음으로 된 창을 소환해 손에 들었다.

    “호오. 직접 찔러 죽이겠다는 건가요?”

    “꺼지라고 했을 텐데.”

    타탓! 루카스가 지면을 박차고 뛰어나가며 말했다.

    -콰지직. 파칭!

    마왕에게 뻗어진 얼음 창이 그의 방어 마법에 가로막혀 산산이 부서졌다.

    -콰지직! 콰직!

    다시 소환된 수십 개의 얼음 창이 순식간에 마왕을 향해 쏘아졌지만, 다시 산산이 부서졌다.

    “저도 아직은 얘를 넘길 수가 없어서 말이죠.”

    마왕이 흥미롭다는 듯 싱긋 웃으며 말했다.

    “인간 중에 꽤나 뛰어난 실력을 가진 자로군요. 아, 완전히 인간은 아니신가?”

    무언가 안다는 듯한 마왕의 말투.

    “그냥 네 차례로 하자.”

    루카스가 한쪽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말했다. 지금 루카스의 마나는 드래곤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마나 운용 능력은 누구보다 뛰어났으니, 마왕 하나쯤 죽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그럴래요?”

    루카스의 말을 들은 마왕의 주변으로 검은 마나가 들끓었다.

    -파파파팟!

    검붉은 마나가 수십 갈래로 나뉘어 루카스를 향해 쏘아졌다.

    -파슷! 파스슷!

    루카스가 펼친 방어 마법에 닿은 검붉은 마나 줄기는 뜨거운 쇠가 식는 듯한 소리를 내며 사라졌다.

    “하하. 흥미롭네요.”

    마왕이 한 손을 들어 올리자, 그의 손끝에 거대한 검은 마나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당신을 가지는 게 좋겠어요.”

    검은 마나가 점차 크기를 키워 루카스를 향해 다가왔다.

    “지랄하고 자빠졌네. 네깟 게 가지긴 누굴 가지겠다는 건가?”

    루카스가 아공간을 뒤져 재빨리 반지를 꺼내 제 손에 끼웠다. 거추장스러워 빼두었던 악마의 포식자였다.

    루카스의 손끝에 새하얀 마나가 모여들기 시작하자, 마왕의 표정이 급격히 굳어졌다.

    “소멸시켜 주지.”

    -구우웅!

    새하얀 마나와 검붉은 마나가 맞부딪혀 공기가 우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더니.

    -콰아앙!

    이내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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