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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드래곤, 아카데미 가다!-104화 (104/225)

104화. 운수 좋은 날 (1)

알렉 단장은 시타타를 떠나기 전, 용병 길드에 들러 받을만한 의뢰가 있는지 살폈다.

“어? 이거 보수가 얼마요?”

벽에 붙은 긴급 의뢰지를 보던 알렉 단장의 눈이 크게 뜨였다.

-시타타에서 황성까지. 사람 2명 이송.-

“어디 보자… 그게… 10골드네.”

시타타에서 황성까지 가는 길에는 크게 위험한 것이 없어, 대부분 의뢰비가 저렴한 데에 반해 꽤나 쏠쏠한 금액이었다.

“오오. 이거 우리가 하겠소.”

알렉은 이게 웬 횡재인가 싶었다.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다른 용병단이 채가고도 남았을 의뢰였다.

“그러쇼.”

“어디로 가면 됩니까?”

“검문소 입구에서 아침 아홉 시까지 기다린다고 되어있구먼요. 지금 슬슬 가서 데리고 가시면 되겠네! 그래.”

“고맙소.”

“예, 여기 사인하시고… 수수료 1골드 제외하고 9골드 받으시고.”

의뢰를 받겠다고 하자 사내는 서류철을 넘겨 사인을 받고는, 수수료를 빠르게 제한 다음 알렉의 손에 9골드를 쥐여주었다.

“여기 있소.”

알렉은 계약이 되었다는 표식이 그려진 작은 표를 받아 들었다.

“예, 그럼 무운을 빕니다.”

“예! 고맙소!”

길드를 빠져나온 알렉은 뜻밖의 횡재에 날아갈 듯 기분이 좋았다.

“크… 이거면 수도에서도 괜찮은 여관에서 묵을 수 있겠는데?”

단원들에게 챙겨줄 보수는 이미 부활교에서 받아두었으니, 따로 받은 의뢰비로는 좋은 숙소에서 묵고 마실 수 있을 것이었다.

“자, 그럼 가볼까!”

***

부활교에서 이송을 의뢰받은 물건은 생각보다 무척이나 작았다.

손바닥 위에 가볍게 올라가는 작은 상자에는 무엇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작은 물건에 이만한 의뢰비를 주다니!

이것 또한 엄청난 횡재였다.

“단장. 그게 전부요?”

단원들 역시 의뢰받은 물건의 크기를 보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그렇다니까? 아, 그리고 사람 둘만 더 데려가자.”

“에? 사람 둘이요?”

“그래. 혹시 몰라서 용병 길드에 갔더니 10골드짜리 의뢰가 있지 뭐냐!”

시타타에서 황성까지의 거리는 1박 2일이면 충분한 거리였다.

게다가 위험할 것도 크게 없는 여정인데 10골드라니. 엄청난 횡재나 다름없었다.

“오오… 10골드!”

“그래! 게다가 딱 황성까지만 간댄다.”

게다가 동선까지 딱 맞아떨어졌다.

대부분 황성을 지나 다른 마을이라든지, 그 옆이라든지 하는 경우였는데, 딱 알맞게 황성까지만 가준다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키야… 이거 무슨 횡재요?”

“그럼 그 부활교에서는 얼마 줬습니까?”

“크흠… 내가 너네 들뜰까 봐 미리 말 안 해주려고 했는데…….”

단장의 입이 떨어질 듯 말듯 달싹였다.

“아! 단장! 그러지 말고 말해주쇼!”

그런 알렉의 반응에 단원들은 발을 동동 굴러가며 그를 채근했다.

“…50골드.”

“5, 50골드요!?”

금액을 들은 단원들의 입이 쩍 하니 벌어졌다.

50골드라니! 게다가 이런 작은 물건을 하나 옮겨주는데, 그 큰 금액을 준다는 것은 둘 중 하나였다.

위험한 물건이거나, 정말로 소중한 물건이거나.

하지만 종교단체에서 부탁한 물건의 경우에는 후자가 대부분이었다.

“그래!”

“이야! 이번 달엔 진짜 우리 운이 좋은 것 같은데?”

단원들 역시 그 사실을 알기에 마음이 더욱더 들뜨기 시작했다.

쉬운 여정과 잃어버리지만 않으면 되는 작은 물건, 그리고 사람 둘.

이번 여정에서 있을 만한 변수는 사람이 가장 클 것이다.

“그러게 말이야. 저번 의뢰도 그렇고, 이번 달에 이것저것 다 하면… 적어도 100골드씩은 벌었겠어!”

손을 꼼지락거리며 셈을 해보는 발테리는, 단원들 중 가장 막내였다.

하지만 그의 실력은 엄청났다.

“새먼트! 이것 좀 도와줘라!”

떠날 채비를 대부분 마친 단원들은 빠뜨린 것은 없는지 마지막으로 확인을 하고 있었다.

“다 된 것 같은데?”

“자, 가자! 아홉 시까지 오라고 했으니 지금 가면 딱 맞겠다.”

시계를 슬쩍 보니 바늘이 8시 4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지금 출발한다면 의뢰인들을 제시간에 싣고 떠날 수 있을 듯싶었다.

“새먼트 네 덕분에 좋은 집에서 잘 머물다 가네.”

단원들은 아침 일찍 떠날 것을 대비해, 백작가의 사람들과는 전날 미리 인사를 마쳤다.

“아유, 형님도 참. 이게 어떻게 제 덕분입니까?”

백작저를 뒤로하고 떠나는 단원들은 백작가에서 받았던 후한 대접을 뒤로하고 떠나는 것이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다음에 오게 되면 우리도 뭔가 대접할 것을 들고 오자고!”

“그럽시다!”

***

마차를 몰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검문소 입구에는 로브를 푹 눌러쓴 두 사람이 서 있었다.

“황성까지 가는 분들 맞으신가?”

용병단에게 의뢰를 맡기는 사람 중에는 자신의 신분을 숨기기 위해 로브를 쓰는 것은 흔했다.

그렇기에 용병 단원들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하나겠거니 했다.

“맞소.”

로브를 둘러쓴 사내가 짧게 대답하자, 단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표 보여주쇼.”

의뢰인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표를 보여달라 요구하자, 사내는 주머니를 뒤적여 표를 꺼내 보였다.

“예, 맞네. 우리건 여기 있소.”

알렉 역시 주머니에서 표를 꺼내 보여주자, 사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확인했소.”

“타쇼.”

마차의 문을 열어주자 조심히 마차에 타는 둘.

두 사람이 마차에 타자 마차 안은 지나치리만큼 적막했다.

이제 여기서부터 꼬박 하루를 종일 가야만 중간 마을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오리하 마을까지는 한참 걸리니까 좀 자두시든지. 두 분 식사는 하셨는가?”

지나친 적막에 결국 참지 못한 새먼트가 입을 열었다.

“예.”

“거 무슨 사정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그렇게 굳어있을 필요 없수다. 우리는 돈이 중요한 사람들이지 사람이 중요한 사람은 아니니까.”

새먼트는 어색한 분위기에 괜스레 허세 섞인 말투를 해 보였다.

“…….”

“거참. 무슨 말인지 알겠으니 그럼 서로 신경 쓰지 말고 갑시다그려.”

그럼에도 그들이 대답이 없자, 살짝 삐쳐버린 새먼트는 고개를 홱 돌렸다.

얼마나 그렇게 침묵 속에서 달렸을까.

창밖을 바라보던 피르칸이 손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어? 단장. 저거 고블린 아니요?”

“엥? 그렇네? 웬 고블린이 있어?”

피르칸의 말에 눈을 돌리자 그곳에는 고블린 한 무리가 뚜벅뚜벅 길을 지나고 있었다.

사냥감을 찾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이동 중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을 발견한 이상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키야! 오늘 진짜 운수가 좋은 날이네 그래! 단장! 우리 저거 잡고 갑시다!”

“그래야지!”

고블린은 단원들에게 너무나도 쉬운 사냥감이었다.

게다가 고블린의 뼈는 꽤나 좋은 약재이기에 비싼 값에 거래가 되기도 했고 말이다.

“마차 세워!”

단원들은 안 그래도 지루한 참에 용돈벌이까지 할 수 있는 엄청난 사냥감의 등장에 가슴이 설렜다.

“새먼트! 이쪽으로 몰아!”

빠른 속도로 마차에서 뛰어내린 단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키에에에! 에에에!

새먼트가 고블린을 몰기 시작하자, 다른 단원들 역시 검집에서 검을 빼내어 전투 태세를 갖췄다.

“야! 가죽에 흠 최대한 안 나게! 어!?”

“우리가 아마추어도 아니고!”

-휙! 팟!

빠르게 뛰쳐나간 발테리가 품에서 단도를 빼내어 던졌다.

-끼에에엑! 에엑!!

“크! 아쉽고!”

발테리가 던진 단도가 아슬아슬하게 고블린의 목 근처를 스쳐 지나가고 말았다.

“멍청이. 잘 봐라!”

-피슉!

마차 위에 자리를 잡은 키모가 활시위를 당기자, 화살이 고블린의 정수리에 정확하게 꽂혀 들어갔다.

-끼에… 엑… 엑…….

얼마 지나지 않아 바닥에 널브러진 고블린의 시체가 하나둘 빠르게 쌓여가기 시작했다.

“캬! 쉽구먼 쉬워.”

쌓여있는 고블린의 시체를 하나둘 포개어 짐칸에 조심스레 싣는 단원들의 표정이 밝았다.

“아니, 단장! 이렇게 운이 좋아도 되나? 나는 이 길목을 그렇게 많이 지났어도 고블린을 본 건 또 처음이네 그래!?”

“그러게 말이야. 우리가 뭐가 되려나 보다.”

단원들의 얼굴에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어이구, 손님들. 기다려 주셔서 고맙수다. 우리도 이런 부업이라도 해야 먹고 사니까 말이오.”

마차로 돌아온 단원이 심심한 사과의 말을 건네자, 로브를 쓴 사내가 손을 살짝 내저었다.

“괜찮소.”

“이해해 줘서 고맙수다. 조금만 더 가다가 점심이라도 먹읍시다 그래.”

“…….”

“혹시 같이 식사하는 게 불편하시면 여기 육포랑 다른 것도 있으니 드셔도 괜찮수다.”

단장은 로브를 벗는 것을 꺼리는 것 같은 손님들을 위해 식량이 담긴 상자를 툭툭 두드렸다.

“고맙소.”

짤막하게 대답한 사내가 제 옆에 앉은 다른 사람의 어깨를 툭 두드리자, 로브를 쓴 다른 사람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럼. 다시 갑시다!”

***

“그게 무슨 말이야?”

“언니랑 오빠가 안 보여.”

루카스는 자신의 방을 찾아온 넬라의 말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흠… 광장이나 그런 곳에 나간 건 아닐까?”

“언니가? 나를 두고?”

넬라의 말이 맞았다. 폴라는 어딜 가든 넬라를 꼭 옆에 끼고 다녔었다.

마치 분신이라도 되는 양 말이다.

“그건 또 그렇네. 저택에도 없고?”

“응. 나이아스한테도 물어봤어.”

넬라 역시도 루카스에게 찾아오기 전에 그들의 흔적을 샅샅이 찾아보았다.

하지만 나이아스에게 물어도 넬라와 스키르는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나이아스가 아침 일찍 언니랑 오빠가 나갔대.”

머뭇거리며 입을 여는 넬라.

“아침 일찍?”

“응. 까만 로브까지 쓰고.”

“후우…….”

넬라의 말을 들은 루카스는 필시 이것들이 어디서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 것을 직감했다.

“알겠어. 너무 걱정하지 마.”

“응…….”

루카스는 일단 넬라를 진정시켰다.

넬라가 방을 빠져나가자 깊은 한숨을 내쉰 루카스가 방 한구석에 놓인 수정구를 집어 들었다.

“…짜증 나네.”

폴라와 스키르가 검은 로브까지 둘러쓰고 간 곳이 도대체 어디일까.

지금으로써는 이것이 최선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짜증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몇 번이나 망설이던 루카스가 수정구에 마력을 불어넣자, 수정구에서 옅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받아라… 받아…….”

하지만 수정구에서는 의미 없는 빛만 뿜어져 나올 뿐, 원하는 사람의 모습은 도통 나타나질 않았다.

“후… 받아…….”

다시 한번 마력을 불어넣는 루카스.

다시 희미한 빛이 몇 번 뿜어져 나오는가 싶더니, 드디어 인영이 하나 떠올랐다.

-무슨 일이십니까?

수정구에 떠오른 사람은 아만이었다.

하지만 심기가 불편한지 삐딱한 태도와 표정으로 대답하는 아만.

“스키르와 폴라가 사라졌다.”

루카스는 그런 그의 태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할 말을 이어갔다.

-흥. 그래서요?

볼을 빵빵하게 부풀려 보인 아만이 눈을 흘겼다.

“아직도 삐져있나?”

-삐져있다뇨!? 제가 어딜 봐서 삐져있다는 겁니까!?

“그래, 미안하다. 내가 너한테 그러는 게 아니었는데. 그때 나도 힘들어서 그랬다.”

루카스는 이럴 때일수록 빠른 사과가 답이란 것을 알았다.

하지만 루카스의 입에서 사과의 말이 나오자마자 아만은 수정구에서 모습을 감춰버렸다.

“…뭐야?”

그때였다.

“정말 미안하십니까?”

수정구에서 사라진 아만이 루카스가 서있는 방으로 텔레포트한 것이다.

“깜짝이야! 그래, 미안하다!”

어찌나 급했는지 수정구와의 연결도 끊지 않은 채 말이다.

“흥. 로드께서 사과하셨으니… 뭐, 스키르와 폴라가 사라졌다고요?”

선심 쓴다는 듯 어깨를 으쓱해 보이는 아만.

“그래. 애들 좀 찾아야겠다.”

“…부탁하시는 겁니까?”

아만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얼른 루카스에게 부탁의 말을 끌어냈다.

“…그래, 부탁한다.”

작게 한숨을 쉬며 ‘부탁’한 루카스는 속으로 이를 부득 갈았다.

‘능구렁이 같은 퍼런 도마뱀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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