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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리기는 공격을 정면에서 막는게 아니라 힘의 방향을 바꿔서 충격을 최대한 줄이는 기술이다.
탱커라면 당연히 익히는 기술로 스킬은 아니지만 훈련을 통해 익혀야 한다.
괴수는 연달아 탱커를 공격했는데 마치 바람처럼 빠르게 움직였다. 그러자 탱커도 빠르게 움직이면서 어그로를 잡을려고 했다.
최하급 괴수라고 해도 괴수는 괴수였다.
마치 황소처럼 달려 들때도 있었지만 가볍게 견제를 하면서 상대를 확인하는 듯 했다.
현우는 레이드 장면을 정신 없이 봤는데 배우는게 많았다. 우선 현실성이였다.
보통 티비에 나오는 공격대는 수준이 높았다. 딜량도 많고 강했기에 최하급 괴수나 하급 괴수를 만나도 쉽게 상대를 했다. 게다가 공연을 하듯이 화려하게 싸웠지만 현우가 소속된 막공은 실전이였기에 최대한 조심하면서 싸웠다. 잘못하면 죽거나 병신이 된다. 그러니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괴수의 공격에 상당한 충격을 받는 듯 했다.
한방 맞을 때마다 몸이 잠깐 멈칫 거렸는데 괴수의 공격이 꽤 강한 듯 했다. 하지만 힐러가 힐을 해주자 다시 정상적으로 움직였다.
힐러의 힐은 만능이였다. 몸이 갈라져서 내장이 쏟아 나와도 대충 내장을 몸속에 밀어 넣고 힐만 해도 회복이 된다. 거의 무적의 힘이라 다른 헌터들이 시샘하는 것이다.
힐러의 기운이 탱커에게 들어가자 탱커는 다시 괴수를 상대하기 시작했다.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탱커는 힐러의 도움을 받으면서 어그로를 끌었고 괴수는 어그로에 제대로 걸려서 공격을 하려 했다.
괴수의 공격은 보통이 아니였다.
무거운 갑옷을 입고 있던 탱커는 몸이 튕겨져 나갔지만 다시 괴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불리한 싸움이였지만 갑옷을 이용해서 괴수의 공격을 대분 흘리고 있었고 힐러가 생명력을 회복시켜 주었기에 버틸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3분 정도 시간이 흘렀다.
괴수는 탱커를 공격했는데 어그로가 잡힌 듯 했다.
탱커가 손가락으로 정해진 신호를 주자 근딜들이 단검을 이용해서 괴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어그로가 튀지 않게 조심해서 공격을 했는데 괴수의 몸을 때린다기 보다는 괴수의 몸 근처에 있는 보호막을 때리는데 집중했다.
이 상태에서는 대충 때려도 된다. 어차피 급소를 때리는게 아니라 보호막을 때리는 거라 상관이 없었다.
팅
팅
휘두르는 단검이 튕겨지기는 했지만 착실히 보호막을 깍아 내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보호막은 그대로 였다. 매우 두터웠고 공격을 쉽게 튕겨 내고 있었다.
근딜들이 5번 정도 공격에 성공하자 딜러장에게 약속한 신호를 주었다.
딜러장은 총을 들고 있었는데 딜러들을 보며 말을 했다.
“내손을 잘 보세요. 실수 하지 말고 근딜이 한쪽으로 빠지면 공격하세요. 혹시라도 근거리 딜러나 탱커를 맞추면 보상이 없어요. 그리고 재판을 걸수 있으니 조심해서 공격하세요.”
원거리 딜러는 먼 곳에서 공격을 하기 때문에 아군이 맞을수도 있다.
명중률 스킬이 있는 딜러라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실수할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이런게 문제가 될수 있기 때문에 드론을 뛰우는 것이다.
드론은 레이드 상황을 찍기 때문에 누가 공격했는지 대번에 알수 있다.
보통 딜러들은 여러 가지 무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실수를 한 사람은 흔적이 남는다. 게다가 드론에 영상이 찍히기 때문에 찾아내는게 어렵지 않았다.
그래서 딜러는 파괴력 보다는 명중률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활이나 총을 위주로 공격을 하는 것이고 무기 없이 공격하는 딜러가 적은 것이다.
“딜!”
딜러장의 명령에 딜러들은 딜을 하기 시작했다.
팅 팅 팅
휙휙휙
총소리와 활소리가 들렸다.
근딜이나 탱커를 피해서 괴수의 몸보다는 괴수의 외곽 보호막을 맞추는데 집중했는데 어차피 보호막을 깍는 것은 어디를 때리든 똑같기 때문이다.
현우는 첫 실전이였기에 숨을 들이킨후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방출][번개]
손끝을 타고 지릿지릿한 기운이 모이기 시작했다.
몸속에 저장한 번개의 기운이였다.
현우는 딜러장의 신호를 보면서 괴수를 맞추는데 집중했다.
휘익
번개는 그대로 뻗어 나가 괴수의 몸을 날아갔다.
하지만 괴수의 보호막에 맞아 그대로 사그라 들었다.
강력한 번개가 퍼지자 남은 번개의 여력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러자 딜러들의 딜이 중지되어 졌다.
그리고 근딜이나 탱커가 급히 뒤로 물러나야 했다.
번개에 맞을까 봐서였다.
현우가 너무 강한 힘을 쓴 듯 했다. 첫 실전이라 너무 강한 번개를 날린 것이다.
방금 공격에 탱커와 근딜이 맞을뻔 했다.
어그로가 깨질뻔 했지만 탱커는 능숙한 솜씨로 다시 전투를 하기 시작했다.
딜러들은 딜을 중지했는데 딜러장이 현우를 보며 인상을 썼다.
“그렇게 쌔게 공격하면 어떻게 해. 다 죽일일 있어!”
크게 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목소리에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
가끔씩 이기적인 헌터는 딜량을 늘려서 분배를 많이 받으려 한다. 하지만 사실 그게 그거다. 강한 공격을 한번 날리나 약한 공격을 여러번 날리나 2할 중에서 나누어 가지는 것이라 그게 그거였다.
하지만 그 액수를 조금이라도 더 받을려고 하는 사람이 있어서 시비가 붙는다.
딜러장도 현우가 그런 사람이라 생각한 것이다.
“죄송합니다.”
현우가 사과를 하자 딜러장은 인상을 쓴채 말을 했다.
“한번더 실수하면 바로 빠져. 그리고 근거리 딜러들이 상처라도 입으면 소송할 거야.”
소송한다는 말처럼 무서운 말이 없다.
특히 레이드 중에 동료가 상처를 입었을 때 괴수에 의한 상처라면 상관이 없지만 동료의 과실이 클 경우 증거만 제대로 제시하면 보상을 모두 해야 한다.
레이드 중에 사고가 너무 많기 때문인데 지금처럼 드론이 촬영을 하고 있는데다가 현우처럼 특색있는 능력을 쓰는 사람은 더 확실하게 확인을 할수 있다.
“예. 죄송합니다.”
현우가 연거푸 사과를 하자 딜러장은 그제서야 화를 풀었다.
“내가 지시를 하면 괴수의 왼쪽 어깨를 공격해. 차라리 빗나가는건 상관 없는데 괜히 동료 근처에도 가지 못하게 해.”
“예.”
아예 위치까지 지정했다. 그러니 현우로서는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첫 실전이라 긴장도 많이 되었다. 그리고 한번더 실수를 하면 돈을 받기는커녕 소송을 당할 듯 했다.
사실 괴수를 상대로 소송을 당하는 경우는 과실이 클 때뿐이지만 어쨌든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레이드 중에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면 한두명이 죽는게 아니라 전체 인원이 모두 죽을수도 있다.
탱커가 죽으면 레이드는 그냥 끝이다. 근거리 딜러는 그나마 생존 확률이 높지만 원거리 딜러들은 제대로 도망도 못가고 괴수에게 죽음을 당할 확률이 높아지는 셈이였다.
현우는 다른 딜러들이 째려보는 것을 느끼며 좀더 정확하게 공격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딜러장은 이제는 조심스럽게 지시를 했다.
“분배 생각하지 말아요. 나중에 소송 당할수도 있으니까. 무조건 왼쪽 어깨만 노려요.”
“예.”
헌터들은 나지막하게 대답을 했다.
이어서 어그로가 제대로 잡히자 다시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현우도 집중을 했다.
최하급 괴수를 잡는건 당연한 일이였다. 실수만 하지 않으면 충분히 잡을수 있다.
[방출][번개]
현우는 호흡을 가다듬고 기운을 모았다.
이번에는 전보다 약하게 모은 것을 확인했다.
이어서 현우는 목표물을 봤다.
아예 빗나가는게 낫지 괜히 근딜이나 탱커 주변에 가지 않게 목표를 잡은 다음에 공격을 날렸다.
최하급 괴수라도 사람보다 덩치가 크다. 그러니 왼쪽 어깨를 노린 이상 탱커나 딜러를 맞출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퍼억
아까보다는 약했지만 그래도 꽤 강한 공격이였다.
괴수의 보호막은 눈에 띄게 약해졌다. 게다가 이어서 터진 번개가 괴수의 보호막을 타고 흐르는게 보였다.
“이야. 위력이 세네.”
“보호막이 녹네.”
딜러들은 감탄한 표정이였다.
헌터들이 총이나 활을 많이 쓰는 이유는 정확성도 있지만 그보다는 마나에 있었다.
능력을 그냥 방출하는 것보다 총알이나 화살에 부여를 하는게 훨씬 마나소비가 적다.
그러니 한번 강하게 공격하는 것보다 약하게 여러번 공격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우는 매우 강하게 공격을 하는 거였으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원래 괴수의 보호막은 오래 동안 공격해야 파괴된다.
거의 십분에서 30분 정도 공격을 해야 부서지는데 지금은 눈에 띄게 보호막이 얇아진 상태였다.
이정도면 한두번 정도 공격을 하면 보호막이 파괴될거 같았다.
레이드에서 중요한 것은 호흡이다.
그리고 빨리 괴수를 죽이는 것보다 안전하게 레이드를 하는게 중요하다.
어차피 괴수를 공격할 때 필요한 것은 마나다. 그리고 괴수를 한번에 죽일수 없는 이상 마나가 회복되는 것을 보면서 공격을 하는게 나았다.
괜히 마나를 모두 써버려서 회복하느라 공격을 못하거나 변수에 대항하지 못하는 것보다 천천히 마나를 채우면서 싸우는게 훨씬 나았다.
하지만 그건 보호막을 깨는게 오래 걸려서 그런 거지 괴수를 빨리 죽일수 있다면 빨리 죽이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였다.
딜러장은 현우를 봤는데 그렇게 강한 공격을 했는데도 크게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대충 봐도 대단한 헌터가 될거 같았기에 미리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
“커험. 마나를 너무 많이 쓰지 말고 조금씩 써요.”
아까보다 눈에 띄게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아까는 현우 때문에 근딜이나 탱커가 위험한 상황이였지만 지금은 크게 위험하지 않다. 그리고 초능력을 봐도 현우가 강해 보였기에 이성을 찾고 뒷일을 생각하는 것이다.
지금은 같이 레이드를 띄지만 나중에 현우가 등급이 높아지면 그것 만큼 불편한 일이 없었다. 그리고 초능력의 위력을 보건데 높은 등급의 헌터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게 되면 괜히 곤란해 지는 거나 다름 없었다.
“예. 아직 괜찮아요.”
보통의 헌터는 체내에 있는 마나를 사용하지만 현우는 지하철에서 번개를 흡수 했기에 모자르지 않았다.
오히려 남아 도는 편이였고 모자르면 또 가서 흡수하면 된다.
어차피 대부분의 지역에는 지하철이 있기 때문에 지하철에서 흡수를 하면 되는 것이다.
아직 괜찮다는 말에 헌터들도 눈치를 봤다.
대부분 헌터 경험이 있었기에 현우의 말을 돋고 현우가 꽤 강한 헌터라는 생각을 했다. 아마 딜량도 상당할 듯 했기에 괜히 시비가 붙지 않게 조심했다.
사실 현우가 처음에 한 실수는 큰거였지만 현우의 능력이 워낙 대단한 거여서 묻혔다.
현우는 강자였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매우 강한 헌터로 보였기에 다른 헌터들이 알아서 조심하는 상황이였다.
현우가 다시 초능력을 쓸려고 하자 딜러장이 손을 들었다.
“잠시만요. 어그로 잡히고요.”
딜러장은 공격 명령을 내리는 것 뿐만 아니라 어그로 파악도 한다.
괜히 어그로가 튕기면 위험해 질수 있기 때문에 어그로 관리를 하는 것이다.
대충 어그로가 잡힌 듯 하자 딜러장은 현우를 보며 물었다.
“능력은 몇 번이나 더 쓸수 있어요?”
“글쎄요?”
아직 몇 번더 쓸수 있을거 같지만 몇 번인지는 모르겠다.
현우는 충전을 한다음에 쓰는 거라 한번에 얼마나 방출 하는 지도 모른다.
“그럼 좀 쉬었다가 보호막이 깨지면 그때 공격하세요.”
이제 보호막이 거의 깨진 상태다.
대충 어느정도인지는 모르지만 이정도면 깨질만했다.
딜러장은 힐러에게 말을 걸었다.
“어느정도 남았나요?”
“27이요.”
“아. 그렇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