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56 히든리거 =========================================================================
“선수들의 포지션 변경을 계속 시도해 봐야겠어.”
세령은 단 한경기로 끝낼 것이 아니라 여겼다. 선수들에게 계속하여 다른 포지션에 서도록 주문하였고, 모두가 다 완벽하게 적응하지는 못하였지만, 일부 선수들은 더 뛰어난 실력을 계속하여 보이고 있었다.
“소식 들으셨습니까?”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 어느덧 25라운가 끝난 시점이 되었다. 그 때까지 국방부는 패배 없이 승리를 이끌어나갔고, 광양과 경기FC도 계속하여 승리로 경기를 마감하면서, 세 팀은 여전히 승점차가 2점차였다.
그리고 그라운드 위에서 다음 라운드를 준비하던 세령에게 태영훈이 다가서며 말했다.
“무슨 일인데?”
세령은 그가 헐레벌떡 뛰어오며 말하자, 시선을 그에게 주며 물었다.
“장철수 말입니다.”
“장철수가 왜? 그 놈이…….”
“소식 들었는가?”
태영훈의 말에 연동훈이 다시 묻자, 그의 물음이 끝나기 전, 장두관이 다가서며 물었다.
“무슨 소식 말입니까?”
“장철수…….”
‘장철수라면 지금 태영훈 하사도 뭔가 말을 하려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 그럼 나와 같은 말일수도 있겠군.”
“무슨 말씀이십니까?”
다시 세령이 물었다.
“장철수가 오늘 신교대 퇴소와 함께, 상무로 입단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네.”
“네? 그게 정말입니까?”
연동훈이 놀란 눈을 물었다. 축구를 하지 않기로 다짐하며, 군대에 입대한 그가 왜 갑자기 상무를 택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곧 장두관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켜서 해당 기사를 클릭해 주었다.
“뭐야? 이게…….자신을 무시한 국방부FC와의 계약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나를 무시했으니, 내 실력을 보여주기 위하여 상무를 선택했다? 이런 미친놈…….”
장두관이 보여준 기사내용을 읽은 연동훈이 격한 말을 내뱉은 후, 곧 서재호도 다가서며 연신 욕설을 퍼 붓고 있었다.
“넌 왜 그래?”
그를 보며 장두관이 물었다.
“장철수 말입니다. 이 놈. 우리가 저번에 지놈 무시했다고 생각하며, 마음에도 없는 상무에 입단하지 않았습니까? 이런 놈인지 알았다면 애초에 관심조차 주지 않는 건데…….이 감독…….자네 생각은 어때? 우리가 데리고 오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이라 생각지 않아?”
서재호는 이 기사내용을 보고 장두관이 세령에게 다른 말을 할까하여 선수 쳤다. 하지만 이미 장두관도 세령이 그를 받을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에 대한 말도 이미 들었기에, 크게 개의치 않고 있었다.
“장철수를 거론한 인물이 바로 자네지? 제대로 보지 않은 자네의 실수도 있네.”
장두관은 서재호를 보며 말했다. 그의 말처럼 가장 먼저 장철수에 관한 말을 꺼낸 사람은 서재호였다. 수원의 뛰어난 공격수가 돌연 군에 입대했다는 기사를 보고 그를 눈독 들였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 내막을 자세히 파악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세령은 단 한번으로 그를 평가하였다.
축구라는 단체 스포츠에서 돌발적인 개인플레이는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제아무리 뛰어난 인재라고 해도, 혼자서 할 수 없는 것이 축구였다. 그리고 세령은 그를 본 아주 짧은 시간에 그에 대해 평가한 것이었다.
“그나저나. 이제 공격수를 다시 찾아봐야 하지 않겠나.”
장두관이 세령을 보며 말했다. 장철수라는 뛰어난 공격수를 염두해두고 공격수 자리를 채워놓지 않았었다. 그로인하여 이민구 홀로 스트라이커로 남아있는 국방부FC였다.
“아닙니다.”
“아니라니? 그럼 이민구 혼자로 팀을 운영할 생각인가?”
세령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여 다시 물었다.
“이민구 혼자만 공격수가 아닙니다. 지금처럼 선수들에게 돌아가며 각기 다른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도록 운영을 더 해 볼 참입니다. 이미 이장성과 서지호가 공격수로써는 적합한 모든 것을 갖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특히 이장성은 큰 키로 인하여 공중 볼 다툼에서 유리하니, 페널티박스 안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습니다.”
세령의 말을 듣고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지난 22라운드 때, 선수들이 단체 식중독에 걸리면서 느낀 것을 바로 실천으로 옮겼던 세령이었다. 그녀는 전체 선수들이 멀티플레이어가 되도록 골키퍼를 제외하고는 전 포지션에 다 서도록 주문했었다. 그리고 그로인하여 생각지 못한 선수들의 재능을 또 다시 찾아냈었다.
미드필더였지만, 공격에 능한 이장성과 중앙에서의 골 배급이나, 경기조율에 탁월함을 보였던 서지호, 그리고 약간 처진 미드필더로 오른쪽 윙어를 뒷받침 해주었던 오형호가, 빠른 침투능력을 보이며, 그 역시 공격형 윙어로써의 자질을 갖춘 것을 알았다.
그러기에 굳이 힘들게 다시 공격수를 찾아나설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세령이었다. 이미 국방부FC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서 그 재능을 모두 찾아낸 세령이었다.
“그럼. 앞으로도 선수들에게 포지션 변경을 주문할 텐가?”
“네. 그렇게 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각기 포지션을 돌다보면, 자신에게 맞는 포지션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세령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이들이 많았다. 서재호도 그랬고, 연동훈도 그랬다. 그리고 이들은 이미 선수들의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경기를 통해 느끼고 있었다.
“다음 주에는 주중에 진주원정이 있으며, 주말에는 FA컵 8강전을 치른다.”
월요일 아침. 회의실에서는 이번 주 진행될 경기에 대해 이강수가 말하고 있었다. 정말 앞만 보고 달려온 시간이 어느덧 무더운 여름을 맞이하였고, 이에 FA컵 8강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8강전 상대는 누구인가?”
장두관이 물었다.
“클래식리그의 강원입니다. 현재 클래식 리그 10위를 달리고 있지만, 최근 들어 부진한 경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8강 상대는 강원이었다. 비록 최근 들어 부진한 경기력으로 연패에 빠져있지만, 그래도 클래식무대를 누비고 있는 팀이기에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었다.
“주의해야 할 선수가 있는가?”
장두관이 다시 물었다.
“특별한 선수는 없습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인 최효민이 주요 경계 대상이었는데, 부상으로 올 시즌 전력 이탈자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그로인하여 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강원입니다.”
이강수의 말을 들은 후, 세령은 연동훈을 보며 강원에 대한 자료를 검토하도록 하였다. 연동훈은 그 즉시 강원에 대한 모든 자료를 찾기 시작하였고, 곧 하나의 분석표를 내보였다.
“6연패네.”
“네. 그렇습니다. 현재 강원은 6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령이 연동훈이 보여준 자료를 보며 홀로 중얼거린 말이 이강수의 귀에 들어갔고, 곧바로 이강수가 그 말을 받으며 모두가 들릴 정도로 다시 말하였다.
“그렇다면 우리 국방부가 충분히 상대할 만하지 않은가? 우린 지난 시흥전 패배 이후로 3연승을 달리고 있으니, 이번 FA컵도 한 번 잡아보도록하지.”
정책기획관이 긍정적인 말을 하였다. 그의 말처럼 연승과 연패는 비록 성적에서도 나오지만, 무엇보다 선수들의 마음가짐 자체가 다르다. 연패의 늪에 빠진 팀은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하지만, 연승을 이어가는 팀은 그 기쁨을 이어가고자 더 악같이 하는 경우가 많다.
다음 날. 국방부는 진주 원정을 떠났다. 진정 먼 길이기에 하루전날 원정길에 올랐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힘겨운 경기를 치러야만했다.
진주는 언제나 열정적인 구단이었다. 관중들의 환호성은 국방부FC보다 더 강하였다. 모두가 진정 축구에 빠져들은 사람처럼, 열정적으로 응원에 가담하는 것으로 유명한 팀이었다.
또 한, 최근 성적이 좋아, 서귀포를 누르고, 리그 4위까지 올라섰으며, 1위인 국방부와는 승점 6점차이며, 2위그룹인 광양과 경기FC와는 4점차다. 충분히 이 네 팀은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는 팀이었다.
“진주FC는 여전합니다.”
경기 당일. 또 다시 진주의 열띤 홈팬 응원에 위축되는 분위기였다. 진주와 가지는 세 번째 경기이지만, 원정 두 번째의 경기다. 국방부 홈에서는 진주 홈팬들의 열정적인 응원대신, 국방부의 홈 팬들이 열정적으로 응원을 보내주었다.
그리고 이제, 이번 시즌의 마지막 진주 원정이며, 다음 4차전은 국방부에서 열리기에 이와 같은 열정은 이제 볼 수 없는 것이었다.
-챌린지리그1위인 국방부FC와 현재 4위인 진주FC의 경기를 중계 방송하겠습니다.-
경기 시작 전에 축포가 터지며, 완전한 축제분위기를 연상시키는 진주공설운동장에는 이미 만원 관중이었다.
“이번 경기를 잡으면 리그 최종전까지 우리 진주에게도 우승의 길은 열려있다. 모두 힘내자.”
진주의 감독은 젊다. 그만큼 열정도 강하다. 한 때, 7위까지 떨어졌던 순위를 4위로 다시 끌어올리며, 점점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이었다.
“삐익~!”
-경기 시작됩니다!-
진주와의 경기는 다른 팀들에 비해 더 힘든 경기였다. 특히 진주 원정경기를 치르는 모든 팀들이 느끼는 공통된 점이었다. 바로 홈팬들의 함성. 경기가 끝나는 시점까지 홈팬들의 함성은 끝이 없었다.
-전반전 끝납니다!-
0대0의 스코어를 유지한 채, 전반전이 끝났다. 전반전에는 이렇다 할 결정적인 찬스가 두 팀 모두 없었다. 진주는 국방부의 골문을 열고자 수차례 공격적으로 나왔지만, 허리부분에서 언제나 차단되며 전반전 내내 슈팅수는 고작 세 개에 불과하였다.
이는 국방부도 마찬가지였다. 연신 공격으로 이어지며 진주의 중앙까지 잘 침투하였지만, 진주의 빽빽한 허리진을 뚫지 못하고 전반전 동안 네 개의 슈팅을 질렀다. 그리고 그 마저 유효슈팅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추강이 좀 더 안쪽으로 들어선다. 이민구와 서로 포지션을 바꿔가며 페널티박스를 드나들고, 오형호와 여형민이 그 뒤를 받쳐준다.”
세령이 하프타임을 이용하여 선수들의 위치를 다시 변화시키고 있었다.
추강은 쉐도우였지만, 최전방까지 침투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그리고 오형호는 오른쪽을 주로 맡았고, 사이드를 공약하였지만, 여형민과 함께 센터로 서게 하였다. 그리고 오형호가 섰던 오른쪽은 지형구에게 맡겨주었다.
이는 그동안 수차례 연습하였던 멀티플레이를 다시 한 번 가동하는 것이었다. 선수들의 위치를 계속 바꿔가면서, 상대 선수가 해당선수를 마크하는 것에 대해 교란을 주기 위함이었다.
‘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