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49 히든리거 =========================================================================
-연태민! 그대로 슛!-
설태구와 추강에 이은, 아주 빠른 패스를 받은 연태민도 공을 잡은 후, 망설임 없는 행동을 취하였다. 골문의 반대반향으로 감아 차는 슛을 날렸고, 광양의 골키퍼가 손을 뻗었지만, 그의 손끝에 걸리지 않고, 공은 그대로 지나쳐갔다.
‘팅!’
-골포스트 맞고 튀어 오릅니다!-
골포스트 윗부분을 맞으며, 공이 위로 치솟아 올랐지만, 골라인을 벗어나지 않은 채, 다시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고, 높이 뜬 공을 보며, 이민구와 함께, 센터백 두 명이 뛰어오를 자세를 취하였다.
광양의 골키퍼는 점퍼한 후, 아직 일어서지 못하였기에, 이민구의 머리에 공이 맞는다면, 영락없이 실점할 위기에 처한 광양이었다.
‘펑!’
-광양의 이철환 선수! 먼저 공을 걷어냅니다!-
하지만 공은 광양의 센터백인 이철환의 머리에 먼저 맞았다. 이민구보다 거의 머리하나는 더 있을 정도의 큰 키를 가진 이철환이었기에, 점프력이 높다고 하는 이민구가 뛰어올랐지만, 자신의 머리에 먼저 공을 맞추지 못한 상태였다.
-연이어 광양의 수비! 공을 멀리 걷어냅니다!-
연이어 떨어지는 공은 광양의 미드필더 앞에 떨어졌고,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공을 멀리 걷어냈다.
-아! 이민호 선수! 오프사이드 아닙니다!-
이 역시 운이였다. 광양의 미드필더가 높게 걷어 올린 공은 국방부 진영에서 천천히 걸어 내려오고 있던 이민호에게 전달되었고, 이민호의 바로 옆으로 센터백인 우근우가 붙어 있었다. 하지만 선심은 오프사이드 기를 들지 않았다. 즉 우근우가 이민호보다 더 뒤로 서 있었다는 말이었다.
-광양의 역습입니다!-
전혀 생각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저 걷어 올린 공이지만, 그 공으로 인하여 광양의 역습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었다.
-광양 공격자 세 명입니다. 국방부. 이미 센터백인 우근우를 지나쳤기에, 수비수 숫자는 두 명밖에 없습니다!-
광양의 공격자는 서용호와 이민호, 그리고 서민수였다. 하지만 국방부의 수비수는 여민호와 구민철 뿐이었다. 하지만 이 두 선수가 서용호와 이민호, 서민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민호, 서용호에게 패스합니다!-
이민호의 곁으로 여민호가 다가서자, 이민호는 그 즉시 공을 서용호에게 주었고, 그를 막고자 구민철이 다가서자, 서용호는 곧바로 중앙에서 빠르게 골문으로 들어서는 서민수를 보며 패스하였다.
-서민수 선수! 용지현선수와 일대일 상황입니다.-
진정 일대일 상황이었다. 마치 페널티킥 상황과도 흡사하였다. 서민수가 서용호에게 공을 전달받은 위치가, 딱 페널티킥을 차는 곳이었으며, 서민수는 공을 잡은 후, 용지현을 보며 그대로 슛을 질렀다.
‘탁! 팅!’
“뭐…….뭐야 저 놈!”
“역시 용지현이다!”
말 그대로 용지현이었다. 페널티킥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상황이었지만, 그 짧은 거리에서 아주 강하게 때린 서민수의 슛을 용지현은 쳐 냈다. 그렇다고 용지현의 정면으로 간 공도 아니었다. 골대 왼쪽을 향해 그대로 강하게 때린 슛이었지만, 그 짧은 시간에 용지현은 그 공을 보며 반응한 것이었다.
이에 모두가 놀란 눈을 하였다. 관중들은 물론이며, 광양의 벤치에서도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상황이라, 두 눈을 뜨고도, 자신이 직접 본 것을 믿지 않으려 하였다.
그만큼 용지현이 막아낸 슛은 절대 막지 못하는 슛이라 모두가 생각한 슛이었다.
-정말 대단합니다! 용지현 선수의 슈퍼세이브입니다! 광양의 코너킥이 이어지겠습니다.-
아나운서의 목소리마저도 떨리고 있을 정도였다. 직접 눈으로 보고서는 절대 반응을 보이지 못할 정도의 슛의 속도이며, 거리였지만, 용지현은 그 반응을 보였고, 또 막아냈다.
구자훈도 벤치에서 동그랗게 눈을 뜨며, 어리둥절해 있었다. 자신도 진정 골키퍼의 자리에서는 그 누구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의 실력이라 자부하였지만, 조금 전의 상황은 자신도 막아내지 못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용지현은 막아냈고, 국방부에 찾아온 실점 위기를 잘 넘기게 되었다.
-서민수 선수 코너킥!-
‘착!’
-용지현 선수 잡아냅니다! 용지현! 그대로 또 던질 것인지…….아…….아니군요. 경기를 조율하고 있습니다.-
용지현이 공을 잡으면, 거의 십중팔구는 중앙선을 향해 던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가끔은 경기조율을 위하여 공을 던지지 않고, 국방부선수들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직접 눈으로 보며, 경기의 템포를 조절하기도 하였다.
“정말 잠시라도 눈을 뗄 수가 없네.”
두 팀의 공방은 쉬는 시간이 없었다. 그로 인하여 관중들은 이제 경기 시작한 지, 채 10분도 지나지 않았다고 여겨졌지만, 어느새 경기는 전반 30분을 넘어가고 있었다.
그만큼 경기는 아주 빠르게 진행된 것이었다.
“쉽게 득점이 나올 것 같지 않은 상황입니다.”
양 팀의 벤치에서도 팽팽한 경기에 의해 득점을 올리지 못하자, 서로 같은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
-전반전도 어느새 40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양 팀 아직 득점이 없는 상황이지만, 경기 자체는 다른 구장의 경기보다 더 치열합니다.-
40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아나운서의 멘트가 나오고 있는 중에도, 광양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었고, 또 그 공격은 국방부가 잘 막아내고 있었다.
-이대로 전반전 경기가 끝날 듯합니다.-
정규시간이 종료되었다. 특별하게 추가시간도 주어질 명분이 없었던 전반전이었다. 그만큼 경기의 흐름이 매끄러웠다는 뜻이었다.
“삐익!”
-예상대로 추가시간없이 전반전 경기가 끝납니다. 전반전 분석을 보면, 양 팀의 공방이 모두 같습니다. 일곱 차례의 슈팅이 있었고, 또 유효슈팅도 다섯 개로 두 팀이 같았습니다. 퇴장이나, 경고도 없었으며, 의외로 파울도 거의 없었던 경기였습니다.-
근래 보기 드문 페어플레이였다. 오프사이드도 양 팀이 하나도 없었으며, 반칙성을 띈 파울도 없었다. 경기가 단 한 차례도 중단되지 않았던 경기로써, 이 전반전은 올 시즌 처음으로 추가시간 없는 전반전으로 기록되고 있었다.
“잘했어. 후반전에도 이대로 밀어붙이자, 절대 긴장하지 말고, 평소처럼 해. 광양이라는 강팀이지만, 우리가 넘어야 할 하나의 팀이라고만 생각해.”
라커룸에서 전반전을 마치고 들어온 선수들에게 세령이 그들을 하나하나 보며 말했다. 전반전 내내 쉬지 않고 뛰었지만, 그들의 표정에는 지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후반전 교체선수는…….없다. 이대로 후반전도 소화하자.”
세령은 선수들이 지치거나, 부상이 있다면 기꺼이 교체해 줄 것이었다. 하지만 선수들의 표정이 너무나 밝아보였다. 진정 자신이 원하는 즐기는 축구를 하고 들어온 선수들의 표정으로 보였다.
-후반전. 광양은 수비수 두 명을 교체하였습니다. 국방부의 빠른 역습과 함께, 사이드에서 올라오는 센터링을 막기 위하여 장신 선수들로 수비수를 다시 구성하고 있습니다.-
전반전. 국방부의 공격은 모두 사이드에서 올라온 센터링을 시작으로 이루어졌었다. 이에 광양의 감독은 그 센터링을 먼저 걷어내기 위하여 장신 수비수를 투입시켰다.
이는 이미 전반전 실점 위기에서 이철환이 높이 뛰어올라, 자신의 신체를 이용한 공 점유로 인하여, 이민구의 헤딩을 먼저 저지한 것을 생각하여 투입한 것이었다.
-후반전은 국방부FC의 선축으로 시작됩니다.-
“삐익!”
-후반전 시작됩니다!-
“와아아아!”
후반전 시작과 함께 아나운서의 목소리는 한 층 더 들 떠 있었고, 이에 관중들의 환호성도 더 높아지고 있었다.
“2차전은 적어도 다섯 점을 실점하는 일은 없겠습니다.”
후반전 시작 후, 귀빈석에 앉은 한 국회의원이 장관을 보며 말했다. 그 역시 1차전을 잘 기억하는 듯, 그 때를 생각하며 한 말이지만, 그 말 자체가 장관에게는 썩 좋게 들리지 않는 말이었다.
“우리가 다섯 점을 넣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이번 광양과의 2차전은 우리 국방부가 승리할 것이니, 다들…….오늘 저녁시간은 비워두십시오. 내가 저녁 한 끼 대접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장관은 한 국회의원의 말에, 인상을 찌푸리며 괜한 객기를 부리는 듯하였다. 국방부FC가 승리한다고 자신에게 특별히 보너스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지만, 그는 국방부FC가 승리시, 이번 경기를 관전하기 위하여 참석한 국회의원들에게 저녁을 사기로 약속하며, 다시 시선을 경기장으로 돌리고 있었다.
-광양의 서용호 선수. 서민수 선수로부터 받은 공을 발 아래 두고 좌, 우를 살피고 있습니다. 아직 이민호 선수 외에는 다른 공격선수가 들어서지 않았기에, 시간을 벌고 있습니다.-
서민수의 빠른 패스는 좋았다. 하지만 너무 빠르게 치고 들어서는 바람에, 사이드까지 뛰어간 서용호가 직접 공격을 감행할 수 없었고, 그로인하여 중앙으로 들어서는 광양의 선수들을 체크하며, 공격 타이밍을 보고 있는 서용호였다.
-국방부의 장강식 선수! 빠르게 서용호 선수에게 다가섭니다.!-
서용호가 골게터이지만, 그의 패스력도 대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에 장강식이 그의 패스를 차단하고자 바로 붙었고, 곧바로 우근우가 지원하기 위하여 다가서고 있었다.
-서용호 선수! 두 명의 수비수가 붙자, 공을 중앙으로 보냅니다!-
중앙에는 서민수가 들어서고 있었다. 이민호는 이미 페널티박스 안까지 들어갔고, 그에게 수비수 두 명이 붙어 있는 것을 보자, 서민수에게 공을 패스한 것이었다.
-서민수 선수의 뒤로 설태구 선수가 다가섭니다!-
서민수라고 자유롭지는 못하였다. 곧바로 설태구가 붙었고, 서민수는 다가서는 설태구를 보며 공을 다시 뒤로 돌리려다, 사이드에서 수비수 두 명을 따돌리고 중앙으로 들어서는 서용호를 보며 그에게 공을 밀어주었다.-
“뭐해! 중앙이 비었잖아!”
연태민이 중앙선 인근에서 큰 소리로 외쳤다. 그의 말처럼 사이드로 나섰던 두 명의 선수를 서용호가 따돌리고 빠르게 중앙으로 들어서면서, 그 두 수비수가 서 있던 공간이 텅 비어지게 된 것이었다.
-서용호선수!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대로 슛!-
골대와의 각도는 거의 없었다. 직접 슛을 날린다면 거의 100% 용지현의 손에 잡힐 공이었다. 하지만 서용호는 중앙으로 침투하며, 그대로 골대를 향해 슛을 질렀다.
‘탁!.’
‘통통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