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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리거-142화 (142/163)

00142  히든리거  =========================================================================

“너도…….가봐야 하는 것 아니니?”

서재호가 떠난 뒤, 이해석은 세령을 보며 물었다. 그리고 최태윤과 박만둘, 그리고 차호성의 시선이 세령에게 집중되었다.

“저. 휴가입니다. 이번 주 일요일까지 부대에 있을 것입니다.”

이해석은 혹시나 하여 물었다. 이장성과 서지호에 대해 서재호만큼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세령도, 국방부FC로 돌아가 두 장병에 대해 준비를 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세령은 돌아가지 않았다. 이해석을 보기 위하여 휴가를 온 것이었다. 단지 휴가처에서 뛰어난 두 장병을 본 것이었고, 그로인하여 자신의 휴가를 끝내려는 것은 아니었다.

이해석과 세령은 관사로 들어갔다. 최태윤을 비롯하여 다른 사람들은 각기 중대와 소대로 돌아가 나머지 업무를 보았고, 세령은 관사에서 따로 음식을 만들어 이해석과 함께 저녁을 먹었다.

“정말. 함께 가도 되는 것이니?”

시간이 지났다. 어느덧 토요일이 되었고, 이해석은 세령을 보며 물었다.

금일은 국방부FC의 14라운드 경기가 있는 날이었다. 국방부FC의 홈에서 열리며, 상대는 여수였다.

이에 세령은 이해석에게 함께 관전할 것을 말하였고, 이해석은 비록 휴일이지만, 대대를 비워두고 국방부까지 가는 것에 대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띠리리리’

그 순간, 이해석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이해석은 휴대전화를 보며 멍하니 있었다.

“왜…….그러세요?”

세령이 물었다. 평소 같으면, 무조건 통화버튼을 먼저 누르는 그였지만, 지금은 그저 울리고 있는 전화기를 보고만 있었다.

“사단장님이신데…….”

“네? 그럼 받으셔야죠. 사단장님께서 전화하셨는데 뭘 망설이고 계십니까?”

세령은 그의 망설임이 이해가지 않았다. 대대장으로써 자신이 속한 사단의 최고 수장이 전화한 것인데, 그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네. 4대대장 이해석입니다.”

이해석은 세령의 말을 들은 후, 통화버튼을 눌렀다.

“네…….네…….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짧은 통화였다. 네네 라는 말만 하였고, 곧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그의 표정은 멍한 상태였다.

“사단장님께서…….”

“사단장님께서 오늘…….국방부에 가실 일이 있는데, 함께 가자고 하시는구나.”

“네? 잘 됐네요. 아빠. 그렇지 않아도 부대를 비워두고 간다는 것에 마음이 썩 내키지 않으셨다고 하셨는데, 사단장님께서 직접 함께 가자고 하시니 딱 좋은 핑계거리가 나온 거잖아요.”

이해석의 표정은 어리둥절하였지만, 세령은 연신 기뻤다. 비록 대대장이지만, 그렇다고 마음 놓고 이수지역을 벗어나는 것은 아니었다. 이 또한, 연대와 사단에 보고를 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사단장의 뜻밖의 전화로 인하여 의외로 편하게 부대를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15중대장도 함께 가며, 이장성과 서지호, 그리고 3소대장도 함께 호출하여 국방부로 들어서라 하시는구나.”

“네? 중대장님은 물론, 3소대장과 두 장병도요? 설마…….”

이해석이 어리둥절했던 이유였다. 자신홀로 그와 함께 가는 것이라면 당연히 업무 차 동행이라 생각할 수 있었다. 하지만 15중대장과 3소대장, 심지어 일개 사병 두 명까지도 함께 가자는 말은 납득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곧 그의 말을 들은 세령은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고 있었다.

바로 서재호의 힘 때문이었다. 서재호는 지난 목요일 보았던 두 장병의 능력을 인정하였고, 그 날 곧바로 정책기획관과 장두관에게 보고하였을 것이었다.

이에, 정책기획관의 힘으로 이장성과 서지호가 국방부FC로 들어올 수도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었고, 두 장병의 능력을 알아낸 차호성도 함께 초대한 것이었다. 또 한 이해석은 세령의 아버지로, 또 최태윤은 서재호의 부탁으로 이루어진 초대였다.

“모두 함께 가도록 하겠습니다.”

이해석은 곧 이 내용을 최태윤에게 알렸고, 최태윤은 바로 답을 주었다. 차호성은 장교라 휴일 영외활동에 대해서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사병 두 명은 이수지역을 벗어나는 것이라, 필시 상부에 보고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사단장이라는 계급의 인물이 이미 전화상으로 허락을 한 것이기에, 두 장병에게 짧은 휴가를 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금일 경기는 오후 두 시입니다. 서둘러 움직이도록 하겠습니다.”

세령은 마음이 들 떠 있었다. 자신이 직접 지휘하는 것이 아닌, 연동훈과 장두관이 지휘하는 국방부FC의 경기를 관전하는 것도 처음이며, 무엇보다 이해석과 함께 마음 편히 관중석에 앉아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것에 마음이 들떠있었다.

곧 여섯 사람은 국방부FC로 출발하였다.

“오늘 경기. 우린 감독님 없이 치른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감독님께서 마음 편히 남은 휴가를 즐기고 오시도록. 오늘…….우린 국방부FC의 최고실력을 뽐낸다.”

한 편. 국방부FC는 곧 있을 여수와의 경기에 앞서, 연동훈이 선수들에게 파이팅을 외치고 있었다.

이 경기는 그가 처음 지도하는 경기였다. 감독이 아닌,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치르는 첫 경기이며, 무엇보다 홈구장 어디선가 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을 세령에게 자신의 지도력은 물론,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도 함께 보여줄 마음이었다.

“정책기획관님. 이감독과 함께, 4대대장, 그리고 15중대장과 해당 요청 장병들이 도착했습니다.”

4대대에서 사단장의 연락을 받고, 국방부로 출발하였던 세령 일행이 국방부에 도착하자, 서재호가 곧 정책기획관에게 보고하였다.

“그래? 그럼 가봐야지. 그리고 내가 한 말대로 이 감독을 비롯하여 이번 4대대에서 온 손님들은 모두 귀빈석으로 모시게.”

“알겠습니다.”

서재호는 그 즉시, 국방부 주차장으로 움직였다.

“저기…….감독님 아닙니까?”

한 편,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한 후, 관중석으로 향하려던 세령 일행을 본 추강이 연동훈에게 말했다.

“어라…….정말이네. 휴가 떠난 감독님이 왜…….어? 대대장님?”

추강의 말에 연동훈의 시선도 주차장으로 향하였고, 곧 세령의 모습이 보이자 반가움이 먼저 찾아왔다. 그리고 곧 그녀의 옆으로 이해석이 있는 것도 보았고, 15중대장과 함께, 처음 보는 세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너희들. 잠시 대기하고 있어.”

연동훈은 곧바로 주차장으로 향하였고, 그에 맞춰 서재호도 주차장에 도착하고 있었다.

“전진!”

연동훈은 이해석과 최태윤을 보자마자 큰 소리로 경례하였고, 최태윤은 연동훈을 보며 그와 포옹을 하였다. 자신의 중대원이었으며, 무엇보다 고통속에 2년가까이를 지내다 간, 장병이라, 그에 대한 미안함이 아직도 남아 있는 그였다.

“잘 지냈는가?”

“네. 중대장님께서도 잘 지내셨습니까?”

최태윤은 그의 어깨를 토닥거리며 물었고, 연동훈도 그의 안부를 물었다.

“연동훈. 선수들 대기시켜야지 여기에 있으면 어떡해?”곧 도착한 서재호가 연동훈을 보며 말했고, 연동훈은 다시 이해석과 최태윤에게 경례한 후, 곧 있을 경기에 앞서  선수들을 이끌기 위하여 움직였다.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서재호가 이해석과 최태윤에게 말했고, 차호성을 비롯하여 다섯 명은 그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이 감독. 뭐해? 자네도 따라와.“

“네? 저까지 함께 말입니까?”

“그래. 자넨 아직도 휴가기간이야. 그러니 벤치에 앉을 생각은 꿈도꾸지말라고.”

서재호가 그녀의 생각을 아예 막아버렸다. 세령은 여기까지 온 후, 그라운드에 서 있는 선수들을 보자, 처음 마음과는 달리, 14라운드 경기를 지휘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서재호가 그녀의 생각을 미리 막아버렸다.

“어서 오게. 4대대장.”

“전진. 먼저 와 계셨습니까?”

서재호를 따라 귀빈석으로 들어서자, 1사단장이 그들을 반겼다. 이에 모두가 일렬로 서서 그에게 경례하였고, 곧 이해석이 물었다.

“나? 난 어제 회의 때문에 국방부에 있었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정책기획관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자네에게도 휴식을 좀 주려고 내가 부른 것이네.”

사단장은 세령에 관한 말을 들었다, 그리고 그녀가 아버지인 이해석과 함께 있다는 말도 들었고, 이에 사단장도 국방장관과 함께, 두 부녀에게 일종의 힐링을 주려한 것이었다.

“오늘은 이감독도 그냥 귀빈이네. 자네도 일체 경기에 관여하지 말고, 오늘은 구경만 하는 것이네. 이건 장관님의 명령이며, 앞으로 국방부FC의 성장을 위한 것이네.”

금일 경기에는 장관이 참석하지 않았다. 그로 인하여 평소보다 귀빈석의 빈자리가 많았고, 이에 정책기획관 및, 몇 인물들의 의견에 의해, 이해석을 비롯하여 세령까지 귀빈석에 앉아 자신이 직접 이끌고 있는 국방부FC의 경기를 편하게 관람하도록 해 주었다.

-축구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금일 챌린지리그 제 14라운드 경기인 국방부FC와 여수FC의 경기를 중계해 드리겠습니다.-

여전히 관중석은 만원이었다. 다른 구장에 비해 관중석이 적긴 하지만, 그래도 국방부FC의 선전으로 인하여 챌린지리그에서 보기 힘든 매 경기 입장권이 매진되는 현상이었다.

-오늘 국방부FC는 이세령 감독체제가 아닌, 연동훈 수석코치 체제로 경기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세령 감독이 휴가 중이라 연동훈 코치가…….아. 이세령 감독이 귀빈석에 앉아 있군요.-

아나운서가 금일 경기에 대해 몇 말을 하고 있을 때, 곧 중계카메라에 세령의 모습이 잡히자, 자신의 말을 자르고, 세령을 소개하였다.

대형 전광판에 세령의 모습이 잡히자, 관중석에서는 때 아닌 환호성이 이어졌다. 이에 이해석은 멋쩍은 미소를 지었고, 세령은 자신을 비추고 있는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

-금일 경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감독이 아닌, 코치가 직접 경기를 지휘하는 국방부FC를 맞아, 여수가 어떤 방식으로 경기를 운영할지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여수는 청주에 이어 두 번째로 무승부가 많은 팀이었다. 많은 골이 없지만, 그만큼 많은 실점도 없기에, 여수와 경기를 치르는 다른 구단들도 여수와의 경기에서 비교적 많은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점을 챙기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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