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든리거-110화 (110/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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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확신은 하지마라. 그 자리에 앉혔는데, 그 그릇에 맞는 결과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다른 놈들이 그 자리를 꿰차고 앉을 수 있다.”

연동훈의 말에 모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현재 국방부FC는 스트라이커로 이태성과 연태민이 있고, 쉐도우 자리에는 추강과 장만식이 있다. 그 외에 스트라이커와 쉐도우 자리를 차지한 인물은 없었다.

“곧…….우리 국방부FC에 제대자가 줄줄이 나온다.”

연동훈의 이 말에 조금 전 그의 말을 모두 이해 할 수 있었다. 제대하면 무조건 떠나야 하는 곳이 여기다. 그러기에 떠난 선수의 자리에 맞는 또 다른 선수를 그 전에 채워야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임무를 맡은 인물이 바로, 1소대장이었던 서재호였다. 서재호는 그 동안 전군을 돌아다니면, 그들의 군대스리가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국방부FC로 들어올 수 있는 최적의 선수를 선발하고 있었고, 곧 그 결론을 가지고 올 것이었다.

이태성과 연태민, 그리고 미드필더 마형식과 전철민, 마지막으로 골키퍼 이철호가 이태성에 이어 줄줄이 제대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연동훈의 말이 있은 후, 다시 표정이 우울해졌다. 이는 지난 날 이태성과 같은 생각이 모두에게 동시에 찾아온 것이었다.

5월 초, 챌린지리그 제 10라운드는 주중에 열릴 예정이었다. 그리고 모두의 예상대로 국가대표로 발탁된 선수들 소집은 그 경기가 있기 하루 전, 모두 파주로 이동해야 했다.

“잘하고 와라.”

화요일. 이태성과 추강, 용지현이 파주로 이동하기 위하여 국방부 정문에 섰을 때, 모두는 그들을 배웅하기 위하여 나섰다.

세령을 포함하여 선수들은 10라운드의 상대인 강릉과의 원정경기로 인하여 세 사람이 파주에 입성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따로 이동해야 했다.

“이 세 사람은 내가 직접 데려다 주고 올 것이니, 걱정 말고 원정경기 잘 치르고 오게.”

정책기획관이 대신 나섰다. 그는 창단 첫해에 국가대표로 발탁되어 파주에 입성하는 세 사람을 위하여 기꺼이 자신이 나선다는 것이었다.

“감사합니다.”

“이 감독이 따로 감사할 필요는 없어. 어차피 이놈들 내 새끼들이기도 하니 말이야. 그러니 자네들은 서둘러 출발하게, 강릉까지 가르려 또 먼 길을 가야하지 않은가.”

정책기획관의 말을 듣고, 선수들은 국방부 정문에 대기 중인 차량으로 이동하였다. 그리고 세령은 다시 한 번 이태성과 추강, 용지현을 보았다.

“잘 할 수 있지?”

“물론입니다. 감독님께 꼭 좋은 소식이 전해지도록 하겠습니다.”

세 사람을 대표하여 이태성이 세령의 물음에 답하였다. 곧 세령도 버스에 승차하였고, 구단 버스는 먼저 강릉을 향해 출발했다.

“아…….느낌이 묘하다.”

버스가 가는 것을 보고 있던 이태성이 말했다.

“뭐가 묘하다는 건가?”

정책기획관이 물었다.

“그냥…….이제는 저 버스를 탈 수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정책기획관은 이태성을 보았다. 국가대표 평가전을 치른 후, 이태성은 제대 준비를 위하여 원부대로 복귀를 해야 하고, 그 곳에서 국방의 의무를 모두 마친 후, 이제 민간인이 되는 것이었다.

그의 말처럼 지금 떠나는 저 버스가 이태성이 보는 마지막 국방부 버스가 될 수도 있는 것이었다.

“가자. 신참인데 지각하면 안 되지.”

정책기획관은 세 사람을 직접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파주로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국방부에서 파주까지는 의외로 금방 도착한 듯하였다. 세 사람은 정문에 내려 파주트레이닝센터를 보았고,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듯 크게 심호흡을 하였다.

“난 여기까지다. 이제부터 너희들이 알아서 해. 우리 국방부FC를 대표해서, 또 대한민국 60만 군 장병들을 대표해서, 화끈한 축구를 보여주고 와라.”

“네! 알겠습니다! 충성!”

이태성이 세 사람을 대표하여 경례하였고, 곧 정책기획관은 차를 돌려 그 곳을 벗어났다.

“야…….진짜 군바리가 왔네.”

최홍표의 부름을 받고 한 명 한명 파주로 들어서고 있었고, 곧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도 국가대표로 뛰었던 이유성이 세 사람을 보며 중얼거렸다.

이유성은 24살의 나이로, 현재 영국 프리미어리그 첼시 소속으로 팀에서 이미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는 대단한 선수였다.

“그러게 말입니다. 국가대표가 무슨 군대스리가도 아니고, 군바리 축구로 무슨 빛을 본다고 그러는지 원…….”

이유성의 말에 이어 몇 몇 선수들은 세 사람을 반기지 않았다. 챌린지리거라는 것만으로 이미 수준차이가 확실히 난다고 보는 이들이었다. 그런데다 프로축구에 첫 명함을 내민 군대축구를 달갑게 맞이하는 인물은 몇 없었다.

“어서 와라. 태극마크를 가슴에 품게 된 것을 축하한다.”

이유성을 비롯하여 몇 몇 선수들이 세 사람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을 때, 손차형이 세 사람의 앞으로 서며 말했다.

손차형은 현재 뮌헨 소속이며, 붙박이 주전 골잡이로, 그의 몸값은 우리나라 프로축구 한 구단을 통틀어도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

“잘 부탁드립니다!”

손차형의 환대에 추강이 웃으며 큰 소리로 말했다.

“저런 몸으로 진정 축구가 되긴 되는 거야?”

곧 또 다른 인물 몇이 추강의 목소리를 듣고, 그의 몸을 본 뒤 중얼거리고 있었다.

“모두 조용! 이제부터 한솥밥을 먹어야 하는 가족이다. 시작도 하기 전에 삐거덕거리면, 밥상머리 엎어버리는 것과 같다. 그러니 모두 가족처럼 잘 지낸다.”

곧 최홍표가 모습을 보였다. 세령을 보던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카리스마 있어 보이며, 한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을 이끌고 있는 그의 모습은 세 사람에게 아주 크게 보이는 인물이었다.

“너희들도 들어왔으면, 짐부터 풀고, 모두 그라운드로 집합해, 오늘은 간단히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도록 할 것이다.”

이는 지난 날, 처음 국방부FC에 들어왔을 때, 세령이 한 말과 같았다. 서로가 서로를 모르니, 가까워 질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으로 첫 만남을 시작하였었다.

그리고 지금도 같았다. 비록 서로가 잘 아는 사이도 있겠지만, 국방부소속 선수들은 물론, 광양의 서민수와 또 클래식무대에서 뛰는 몇 선수들도 이번에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되었다. 이들은 진정 서로가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사이였다.

“모두 모였는가?”

약 30분의 시간이 지난 후, 최홍표를 앞에 두고, 코칭스태프들이 그의 옆으로 섰고, 앞으로는 발탁된 선수 22명이 자리하고 앉아 있었다.

“네. 감독님.”

최홍표의 물음에 수석코치가 답하였고, 최홍표는 자신의 앞쪽으로 앉은 선수들을 하나하나 보았다.

선수들 역시 자신들 앞으로 서 있는 최홍표를 비롯하여 코칭스태프들을 보았다. 그들은 자신들보다 앞서 태극마크를 달고, 한국축구를 발전시킨 인물들이며, 대선배이기도 하였다.

“지금 이시간부로 너희들이 속한 구단은 잊는다. 지금 이순간은 몸담고 있는 구단 소속이 아닌,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들로, 모두 한 가족과 같은 것이다. 나라를 위하여 뛰는 것인 만큼, 구단에서 뛰는 것보다 더 강한 열정으로 경기에 임해주기 바란다.”

최홍표가 선수들에게 먼저 주문하였다. 같은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해당 리그에서는 적으로 만났을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독일 분데스리가 뮌헨에서 뛰는 손차형과 레버쿠젠의 미드필더 양민구는 적어도 두 차례 이상은 적으로 만났었고, 또 맨유의 설기동, 첼시의 이유성, 리버풀의 최민수, 아스날의 서 후, 도 이미 리그에서 수차례 적으로 만난 인연을 가지고 있다.

해외리그 뿐 아니라, 국내리그에서도 경쟁자로, 또 상대자로 만난 선수들이 많았다. 그러기에 누차 설명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리그에서 적으로 만났어도, 태극마크를 가슴에 다는 그 순간만은 적이 아닌 동지가 되는 것을 강조한 것이었다.

“먼저. FW. 일어나봐.”

최홍표는 세 명의 공격수를 자리에서 일어나도록 하였다. 뮌헨의 손차형과 수원의 이형식. 그리고 국방부의 이태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손차형과 이형식은 이미 수차례 태극마크를 가슴에 품었던 경험이 있는 선수이기에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고, 두 사람이 공격수라는 것만을 설명한 후, 자리에 앉도록 하였다.

“모두가 처음 보는 얼굴이다. 바로 국방부FC의 이태성. 현재 병장이며, 제대를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선수다.”

최홍표의 말에 이태성은 뒤로 돌아 선수들을 향해 경례하였다. 이는 이미 상무에서 하는 형식이기에, 낯설게 느껴지지 않은 행동이었다.

“이태성은 손차형, 이형식과 함께 우리 한국 팀의 공격을 책임질 자원이며, 제대 후, 그의 행보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괜히 선입견가지고 그를 대하지마라. 너희들보다 더 좋은 팀에서 주전으로 뛸 수도 있는 인물일수도 있잖아.”

이태성은 자신에 대한 설명을 대신하고 있는 최홍표의 말이 참 고마웠다.

“다음으로 MF. 일어나봐.”

공격수로 분류된 선수들은 원톱이라는 뜻도 함께 가지고 있다. 앞 서 설명된 세 사람은 전형적인 공격수로, 골을 넣기 위한 최적화가 된 인물이었다면, MF는 골도 넣어야하고, 또 골을 넣기 위하여 움직이는 FW의 뒤를 잘 받쳐주기도 해야 한다. 또 한, 수비 가담률도 높아야 하는 것만큼, 체력적인 소비도 많은 포지션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미드필더는 총 여덟 명이었고, 그 중에서는 세계에서 인정받는 첼시의 이유성과 레알 마드리드의 오지성이 있었다. 두 선수는 다른 해외파들과 차원이 다른 대우를 받고 있는 선수였다. 뮌헨의 손차형이 한국선수로는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있지만, 국제적인 시장가치에서는 이유성과 오지성을 더욱 더 주목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였다. 손차형의 나이는 28세다. 하지만 이유성과 오지성의 나이는 24세로, 아직 젊다. 또 한 2016년에 열릴 아시안컵에서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보는 해외전문가들이 많기에, 두 사람의 병력혜택도 이어질 것으로 간주하며, 젊은 두 선수에게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는 것이었다.

“미드필더 여덟 명 중, 이번에 처음 국가대표로 발탁된 선수는 클래식리그 서울의 소지환과 챌린지리그 광양FC의 서민수, 그리고 국방부FC의 추강이다. 세 사람을 빼고 모두 자리에 앉도록.”

미드필더도 기존에 국가대표로 뛰었던 선수들은 자리에 앉도록 하였고, 세 명만을 세워두었다.

“먼저 서울의 소지환은 뛰어난 볼 배급 능력이 인정받아 발탁되었고, 광양의 서민수 역시, 볼 배급 능력과 함께, 수비 가담이 좋아 발탁되었다. 마지막으로 국방부의 추강. 이 선수는 외모만으로 본다면, 씨름을 해야 맞는 선수지만, 외형적인 모습이 그 선수의 모든 것은 아니다.”

추강을 가리키며 말했다. 언제나 그를 처음 보면 모두가 같은 말을 하였다. 뚱뚱한 체격, 그런 체격으로 공이나 따라 갈 수 있느냐 물었다. 하지만 추강은 시즌 초에 벌어진 모든 경기에서 화끈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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