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든리거-86화 (86/163)

00086  히든리거  =========================================================================

-광양FC의 선발 라인업에 이어 국방부FC의 선발입니다. 먼저 시스템은 4-4-2 시스템입니다. 최전방에는 이태성과 연태민 선수가 섰습니다. 그리고 미드필더에는 우동화, 설태식, 마형식, 서민구 선수가 섰으며, 포백라인으로 우근우, 민철환, 장강식, 여민호 선수가 섰습니다. 그리고 골키퍼로는 용지현 선수가 나왔네요, 용지현 선수는 지난 1라운드에서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친 선수입니다.-

광양선수의 소개에 이어, 국방부의 선발라인업이 알려졌다. 지금까지 3-5-1을 주로 사용하던 세령은 4-4-2를 들고 경기에 나섰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두 명 세웠다. 그리고 미들진은 추강과 전철민이 포함되지 않은 미들진으로 꾸려졌고, 포백라인은 1라운드 때와 같았다. 그리고 수문장은 처음부터 용지현이 나섰다.

“이거…….심판의 휘슬소리도 들리지 않겠군.”

너무 많은 비로 인하여, 김철남도 하늘을 향해보며 말했다.

“삐~익!”

빗줄기는 줄어들지 않은 채, K리그 챌린지 제2라운드 경기가 시작되었다. 다행히 심판은 주변 환경을 인지한 듯, 아주 크게 휘슬을 불렀고, 국방부FC의 선축으로 경기는 시작되었다.

-오늘 경기에의 변수는 아무래도 이 비가 아니겠습니까? 광양FC는 오랜 경험으로 인하여 수많은 수중 전을 치렀겠지만, 국방부FC는 사실 수중전이 처음입니다. 그로 인하여 국방부에게 더 힘든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나운서의 말을 듣고, 세령의 표정은 굳어졌다. 이미 국방부FC가 수중전이 처음이라는 것은 모든 팀들에게 다 소문으로 퍼진 상태였다.

그런데다 상대는 공격력이 화려한 광양이기에, 진정 대량실점이 일어날 수 있는 경기이기도 하였다.

‘삐~익!’

-네. 경기초반부터 국방부의 패스미스가 꽤 많이 나옵니다. 평소의 경기보다 공의 속도가 빠르며, 선수들의 몸이 무거워지기에, 그에 대한 대비를 잘 해야만 이번 경기를 잘 소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나운서는 정확히 현재의 국방부 팀을 분석한 말을 하고 있었다. 공은 빠르며, 몸은 무거워진 상태였다. 당연히 공을 쫒아 움직이다보면, 그만큼 빠르게 체력이 소모되는 것이었다.

“의외로 잘 버티네.”

김철남은 국방부선수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어느덧 전반 20분이 지나는 동안 국방부는 벌써 광양의 공격을 일곱 번이나 막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일곱 번의 공격저지 중, 슛은 단 두 차례. 그것도 정확한 슛을 날린다는 서용호가 찬 공이지만, 역시 수중 전으로 인하여 골대를 향한 유효슈팅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5번의 공격을 저지한 것은 모두 수비수들이 슛을 하기 전, 공을 걷어낸 것이었다.

이는 광양이 중앙을 이용한 공격을 많이 한다는 정보에 따라, 수비강화를 한 득이었다.

“거봐. 어차피 비가 오면 양 팀이 버벅거리는 것은 똑같다. 천재 골게터라 소문난 서용호도 제대로 슛을 못 지르잖아.”

경험이 많다던 광양의 실수도 꽤 있었고, 무엇보다 원샷 원골이라는 서용호조차도 제대로 된 슛을 지르지 못하고 있는 것에 세령이 말했다.

“반대!”

광양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었다. 여전히 중앙으로 공이 뿌려졌고, 그 즉시 오른쪽을 빠르게 파고들던 라이트 윙이 소리쳤다.

‘펑!’

중앙에서 공을 받은 광양의 이민호는 곧바로 라이트 윙에게 공을 뿌려주었고, 그 공은 아주 빠르게 해당 선수의 발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정확하네…….”

설태구가 말했다. 패스라면 자신도 꽤 자신 있지만, 이렇게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시야확보도 쉽지 않지만, 이민호는 아주 정확하게 원하는 선수의 발 앞으로 공을 뿌려주었다.

광양의 라이트윙이 아주 빠르게 코너부분으로 이동하자, 국방부에서는 레프트백인 장강식이 그의 센터링을 저지하고자 바짝 붙었다.

“젠장…….공이 잘 안 보인다.”

바로 앞에서 공을 보고 있지만, 광양의 라이트윙은 빠른 발재간으로 장강식의 눈을 현혹하는 듯하였다.

‘툭’

“!!!”

그 순간 위로 살짝 차올린 공은 장강식의 키를 넘어갔고, 곧바로 장강식의 시선이 자신의 키를 넘은 공으로 향하자, 광양의 라이트윙은 빠르게 그를 지나친 후, 떨어지는 공을 잡았다.

‘펑!’

-서민수선수 슛!-

“철렁!”

“뭐야! 저 상황에서 슛을 때려!”

-골! 골인입니다! 전반 30분. 광양의 서민수 선수가 골포스트와 거의 15도 도 안되는 각도에서 때린 슛이 골로 연결됩니다!-

광양의 벤치는 벌떡 일어나 환호성을 질렀다. 반면에 국방부에서도 벌떡 일어서긴 하였지만, 환호성이 아닌 놀란 눈들이었다.

아나운서 말처럼 각도가 거의 없었다. 장강식의 머리를 넘어선 공은 코너라인과 거의 1미터 정도 거리를 두고 떨어졌고, 그 상황에서 슛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광양의 서민수는 각이 전혀 없는 골대를 향해 슛을 때렸고, 공은 용지현의 옆구리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며 골로 연결되었다.

-광양FC의 선취득점입니다! 전반 30분에 나온 첫 득점이며, 진정 놀라운 골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나운서도 믿기 힘든 골이라 흥분하여 소리쳤다. 광양선수들은 억쑤같이 쏟아지는 비를 뚫고,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하였고, 국방부FC는 주눅 든 듯, 고개를 숙이며, 중앙선을 향해 천천히 걷기 시작하였다.

“용지현이 이렇게 허무하게 골을 먹을 줄이야.”

“허무한 게 아니야. 용지현이라고 별 수 있겠어. 그놈이 아무리 천재적이긴 하지만, 경험부족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억쑤같은 비가 내리는 경기장에서 경기를 뛰어본 경험이 없으니, 자신의 느낌을 어찌 찾을 수 없을것아냐. 평소라면 이렇게 잡겠다하고 감을 잡을 수 있겠지만, 지금처럼 공이 빠르고 물을 먹고 있을 때는 야신이 와도 막기 힘든 슛이 더 많이 나온다.”

이민우의 말에 세령이 답을 주었다. 그녀의 말처럼 용지현도 사람이며, 골을 먹을 수 있다. 더군다나 경험이 없는 수중전이라 더욱 더 많은 골을 허용할 수 있는 경기였다.

세령은 용지현의 개인성적을 위하여 이런 수중경기에 나서게 하고 싶지 않은 생각도 있었지만, 초기에 아예 적응하며, 경험하는 것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겨 그를 선발로 투입시킨 것이었다.

또 한, 어제 있었던 연습으로 인하여, 이철호에게 약간의 감기증세가 보인 탓도 있기에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

“모두 힘내!”

다시 중앙선으로 모인 이태성은 국방부 진영으로 몸을 돌려 세우며 소리쳤다.

하지만 강한 빗줄기로 인하여 그의 목소리는 포백라인부터는 그 뒤로  들리지 않았다.

이태성은 자신의 바로 옆에 선 연태민에게 공을 주었고, 연태민은 다시 공을 뒤로 뿌렸다.

“강도 조절!”

그 즉시 연동훈이 소리쳤다. 연태민이 뒤로 뿌린 공은 너무나 빠르게 미들진까지 지나치며 포백라인까지 굴러가 버렸기에 소리친 것이었다.

연태민이 연결한 공은 포백의 중앙수비수인 민철환이 받았고, 곧 가볍게 터치하며 서서히 앞으로 나오고 있었다.

광양의 공격수는 빠르게 다가서며 공을 뺏기 위하여 움직였고, 민철환은 중앙으로 시선을 돌린 뒤, 중앙미드필더인 설태식을 향해 공을 찼다.

“!!!”

그 순간 설태식에게 공이 전달되기도 전에 광양의 이민호가 빠르게 치고 올라오며, 그 공을 인터셉트하였고, 그 즉시 골대를 향해 돌진하였다.

“젠장. 수비전환!”

이태성이 소리쳤고, 미들진까지 모조리 내려가기 바빴다.

“안 돼…….체력이 바닥난단 말이야.”

세령은 중얼거렸다. 공격을 하다 차단되면 수비로 전환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너무나 빠르게 움직이면, 그 순간 소비되는 체력이 어마어마하기에 걱정한 것이었다.

-이민호 선수. 미들진을 모두 제친 후, 중앙수비수 우근우와 마주하였습니다!-

우근우가 그를 저지하기 위하여 앞으로 다가섰다. 하지만 역시 실력차이는 확실히 보였다. 우근우에게 간단한 훼이크 동작을 취한 후, 그를 너무나 쉽게 따돌린 이민호는 전방에 보이는 골대를 주시하였다.

‘펑!’

-이민호 선수 슛!-

‘퍽! 팅!’

“삐익!”

-아쉽습니다. 골대모서리를 향해 정확히 날아가는 공을 용지현 선수가 몸을 날려 쳐냈고, 그 공은 골포스트를 맞고 골라인 아웃됩니다. 광양FC의 코너킥입니다.-

“휴우…….”

이민우는 한 숨을 내 쉬었다. 진정 골이라 여겼다. 하지만 아무리 비가오고 물을 머금은 공이라도, 잡지 않고 쳐 내는 것은 용지현이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광양! 코너킥!-

공은 크게 휘어지며 페널티박스 안으로 떨어지고 있었고, 수비수 세 명과 광양의 공격수 두 명이 함께 떠올랐다.

-아. 이민호 선수의 머리에 정확히 맞긴 하였지만, 공은 힘없이 용지현 선수의 손에 잡히고 맙니다.-

센터링도 정확했다. 수비수 세 명이 함께 뛰어올랐지만, 이민호의 점프력은 대단하였다. 그 세 명보다 더 높게 뛰어올랐고, 머리에 정확히 볼을 맞췄지만, 공은 힘없게 날아가 용지현의 손에 잡혔다.

용지현은 그 즉시 전방을 주시하였다. 이는 이미 1라운드 때 사용하여 그 성과를 본 공격이었다.

“대단한데…….”

용지현은 공을 바로 던졌다. 정확히 중앙선 인근에 있던 연태민에게 연결되었고, 그를 본 김철남이 칭찬의 말을 내뱉었다.

연태민은 공을 잡은 후, 곧바로 반대쪽으로 길게 넘겼다. 라이트윙인 마형식이 공을 잡았고, 그 즉시 움직였다. 연태민의 패스는 아주 정확하게 마형식에게 전달되었다.

“국방부 패스실력도 만만찮군.”

거리상으로 약 20미터 정도 떨어진 곳으로 보낸 패스가 정확하게 원하는 지점으로 가자, 김철남이 다시 말하였다.

이는 경기 전 우려하였던 여느 패스미스를 단번에 씻어주는 연태민의 패스였다.

마형식은 공을 잡은 후, 광양의 수비수 두 명을 아주 쉽게 따돌렸다. 그리고 곧바로 센터링을 올렸다.

-마형식선수 센터링!-

공은 높지도, 낮지도 않게 아주 빠르게 중앙으로 날아오고 있었고, 이태성은 이미 그 공이 날아오는 지점보다 더 골대에 가까이 있었기에 공을 처리할 수 없는 처지였다. 하지만 뒤이어 들어오는 연태민에게는 아주 적당한 높이이며, 공의 속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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