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혼돈의 라이안-26화 (25/57)

제26장 험난한 수련 장소

낮임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나무들로 인해 어두컴컴한 깊은 숲속에서 누군가가 몬스터들과 혈전을 벌이고 있었다.

크오오오오!

스걱!

창! 창! 차장! 창!

크오오오오!

“헤인드, 뒤다! 조심해!”

쉬이이익!

“헉! 이크!”

디로안의 다급한 음성에 헤인드는 뒤에서 날아오는 도끼를 간신히 피해 몸을 굴렸다.

그랬다. 그들은 바로 몬스터의 초원에 들어선 라이안 일행이었던 것이다.

“파이어 볼!”

퍼벙!

크오오오오!

헤인드가 옆으로 구르며 피하자 곧 바로 에나가 헤인드를 공격했던 오크에게 파이어 볼을 날려버렸다.

오크는 곧 온몸이 불길에 휩싸여 비명을 질렀고 몇 차례 몸을 움직이다 쓰러져 목숨을 잃었다.

“고마워, 에나!”

“앞이나 신경 써욧! 하아… 하아…….”

에나도 마법을 너무 많이 썼는지 땀 때문에 옷이 달라붙어 몸매가 드러날 지경이었다.

디로안은 두 마리의 오크를 아주 여유롭게 상대하고 있었다. 근근이 더 많은 오크가 달려들면 뒤로 빠져서 헤인드와 같이 상대했다. 둘의 호흡은 너무도 잘 맞았다. 너무 버겁다고 생각될 때는 빠르게 둘 다 뒤로 빠졌고, 곧 에나의 마법이 작렬했으니 이보다 호흡이 잘 맞는 파티가 있겠는가?

“둘 다 빠져욧!”

에나의 큰 음성에 헤인드와 디로안은 급히 몸을 돌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렸다. 그러자 곧 바로 에나의 마법이 다섯 마리의 오크에게 작렬했다.

“라이트닝 볼트!”

“체인 라이트닝!”

퍼벙!

파지지직!

크오오오 크오오오!

에나의 연속된 번개속성 마법이 중앙에 꽃이며 오크들을 감전시켰고, 곧 연속된 체인 라이트닝이 그 힘을 더해 주위에 있던 몬스터들까지 감전시키며 태워버렸다.

“하아… 하아…….”

“헉헉… 허억…….”

“허억… 허억… 다리가 저리군. 제길… 에나, 마법이 너무 빨랐어. 아이고 다리야!”

헤인드가 에나의 번개속성 마법에 조금 영향을 받은 듯 가쁜 숨을 쉬며 저린 다리를 주물렀다.

“이쪽으로 오시죠.”

그런 헤인드의 곁으로 다가간 라드이라가 신성력으로 헤인드의 다리를 치료해 주었다.

“하아… 하아… 그건 오빠가 너무 굼떠서 그런 거라고요.”

헤인드의 치료가 끝나자 라드이라가 곧 지쳐 쓰러져 있는 디로안에게 다가가 신성력을 부여해 주었다. 이렇게 혈전을 치르고 나면 라드이라가 그들의 체력을 회복시켜 주고를 반복 했다.

그런 혈전을 오붓하게 구경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루시 공주와 라이안이었다.

라이안은 슬며시 일어나며 그들에게 말했다.

“다들 조금씩 실력이 느는 것 같기는 한데, 헤인드의 뇌려타곤은 너무 꼴사납고, 디로안은 빠져야 할 때 빠지지 않고 오래 버티는 습관을 못 버렸어. 왜 보법을 잘 활용하지 않지? 위험할 때만 사용하라고 가르쳐 준 게 아니잖아. 싸우는 내내 보법을 펼쳐야 더 좋은 방위에서 공격할 수 있는 법이야. 굳이 다 상대하려 하지 말고 다른 몬스터가 정면에 섰을 때, 상대하고 있던 몬스터를 방패삼아 싸우면 결국 계속해서 한 마리만 상대할 수 있다고. 알겠어?”

그들이 한차례 전투를 치르고 나면 라이안이 전투에 대한 지적을 해주고는 했다.

이들이 몬스터의 초원에 들어선 지도 벌써 열흘이 넘어가고 있었다.

라이안은 자이라 영지에 있을 때 너무도 쉽게 붙잡히는 이들을 보고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새로운 내가심법을 가르쳐 주었다. 이전 세계의 중원에서도 노력만 하면 아무리 재능이 없는 자라도 화경까지 오를 수 있을 심법이었다.

물론 금제가 걸려 있으니 이들에 한한 것이었다. 그리고 친구들이 더 이상 다치는 것을 원치 않았던 이유도 있었다. 그들이 더 빨리 강해져야 한다고 느낀 것이다.

보법으로는 헤인드와 디로안 모두에게 용호풍운보를 가르쳐 주었다. 용처럼 위압감 넘치고 호랑이처럼 강렬하면서도 바람처럼 빠른 움직임을 사용하는 보법이 바로 용호풍운보였다.

용호풍운보를 상대하는 자의 경지가 사용하는 자에 비해 약할 경우,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암경이 섞인 보법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둘 다 가진 마나가 약하고 너무 늦은 나이에 심법을 배웠으므로 오크에게 그리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그리고 아직은 용호풍운보를 제대로 펼치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으니 이들의 앞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그래도 헤인드와 디로안은 언제부턴가 하루하루가 신선했다. 힘들고 지쳤지만 지금은 그것이 더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약하지만 마나를 단전에 모아 검에 실어낼 수 있는 경지에 들어섰기 때문이었다. 바로 익스퍼트 초급의 경지였다.

몬스터의 초원을 횡단하며 몇 차례의 혈전을 벌인 그들은 날이 어두워지자 서둘러 야영할 자리를 찾았다. 근처에 냇물까지 흐르니 음식을 준비하는 데는 안성맞춤이었다.

디로안이 냇가 근처로 가서 단검을 이용해 땅을 조금 팠다. 그러고는 곧 손으로 문질러 냄새까지 맡아본 디로안이 일행을 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땅이 물을 잘 먹어서 냇가 근처에 침낭을 펴는 것은 힘들 것 같군. 조금 거리를 두어야겠어.”

역시나 디로안은 용병을 하루 이틀 해본 솜씨가 아닌 듯 능숙했다.

며칠이나 같이 다닌 그들은 마치 자신들의 역할이 정해진 듯 빠르게 움직였다. 헤인드는 주변을 돌아다니며 나뭇가지를 모으면 라드이라와 디로안은 침낭을 폈을 때 올라오는 찬 기운을 방지하기 위해 풀들을 모았다. 침낭 아래에 그 풀들을 깐 후 침낭을 펴려는 것이었다.

헤인드가 모아온 가지에 에나가 마법으로 불을 피워 음식을 하기 시작했다. 그것을 바라보던 라이안과 루시 공주는 산책을 나서듯 다른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라이안이 근처에 진식을 펼치려고 하는 것이다.

오붓하게 걸어가는 그들을 보며 에나는 쓸쓸한 표정을 짓고는 곧 다시 스프를 끓이기 시작했다.

침낭을 펴던 디로안이 에나에게 툭하고 던지듯 말했다.

“왜, 자신 없어? 항상 자신 있고 밝았던 넌 어디 간 거야?”

에나가 그 말을 듣고는 침낭을 정리하는 디로안을 보았다.

“무슨 말이에요?”

“에휴… 너 라이안을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

디로안의 말에 에나가 놀라며 입을 열었다.

“그걸 어떻게…….”

“우리가 하루 이틀 같이 다녔냐? 다 알고 있다고. 뭐랄까… 넌 행동에서 생각이 보이는 타입이라고나 할까? 으쌰!”

디로안이 풀을 한가득 집어서 내려놓았다. 에나는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그것 봐. 그런 행동도 네가 달라졌다는 걸 알리는 거라고. 평소 같았으면 무슨 말 하냐고 벌써 여기 저기 마법을 날렸을 애가 부끄러움만 나타내니 말이야.”

디로안의 말을 듣고 있던 에나가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

“그냥 다들 모른 채 해줘요. 알리고 싶지 않아요.”

“그러다간 라이안을 뺏길 수도 있는데?”

정곡을 찔렀는지 에나가 고개를 숙인 채 몸을 떨었다.

“아직 저도 제 마음을 잘 모르겠지만… 천천히 알리고 싶어요. 아직은 아니에요. 다들… 그냥 모른 척 해줘요…….”

“뭐, 네가 그렇다면야…….”

헤인드는 그들의 대화에 눈치를 봤고 라드이라도 곧 자신의 할 일을 했다.

불이 피어오르는 그곳은 정적만이 흘렀다.

산책을 하는 라이안과 루시 공주는 자신들만의 공간에 있는 듯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그 누가 몬스터의 초원을 아무런 경계심 없이 이렇게 지나다닐 수 있단 말인가. 라이안이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한쪽 팔에 수십 개의 굵은 막대기를 안고 있는 라이안을 보며 루시 공주가 물었다.

“정말 보면 볼수록 신기한 것 같아요.”

“진법말인가요?”

“네, 그런 나무 막대기 몇 개를 땅에 꼽는다고 몬스터가 이곳을 들어올 수 없다는 게 정말 이해가 안 돼요.”

“하긴, 그럴 수도 있겠네요. 이곳에선 이러한 것을 결계마법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이렇게 넓은 지역에 결계마법을 펼치려면 몇 개의 마정석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신기하다는 거예요.”

라이안은 잠시 루시 공주를 보고 크게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전 루시가 더 신기한데요?”

“제가요? 제가 왜요?”

루시 공주가 말똥말똥한 눈으로 라이안을 쳐다보았다.

“어떻게 제 눈에 그렇게 예쁘게 보일 수가 있는 거죠?”

“네?”

루시 공주는 라이안의 말에 얼굴이 타들어갈 듯 붉어졌다.

“라이안도 장난은…….”

“어? 난 장난 아닌데…….”

라이안이 걸어가자 루시 공주는 곧 라이안을 따라와 살며시 팔짱을 꼈다.

‘괜찮을까……?’

라이안이 자신의 팔을 풀어버리면 어쩌나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기다렸지만, 라이안은 오히려 그녀의 손을 잡아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허락의 의미로 안 루시 공주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며 그에게 더욱 달라붙었다.

한참을 걷던 라이안이 루시 공주에게 말했다.

“저기… 이제 진식을 발동해야 해요.”

“아, 네…….”

루시 공주는 라이안에게서 떨어지는 것이 아쉬운 듯 꾸물거리더니 한쪽에 섰다.

라이안은 마지막 막대기에 마나를 실어 땅에 꽂았다. 그러고는 곧 안쪽 땅에 두 손을 짚어 더 많은 마나를 쏟아 부었다.

그러자 곧 안개 같은 것이 그곳을 덮었고 라이안은 만족스러운 듯 땅에서 손을 떼며 일어나 손을 털었다.

“이제 됐어요. 친구들이 기다리겠네요. 가죠.”

루시 공주는 이제 놀라지도 않았다. 단지 아직도 라이안과 팔짱을 푼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그러나 곧 라이안이 손을 살며시 잡아주자 루시 공주는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음식을 준비하고 있던 에나는 풀숲에서 라이안이 나오자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음식 다 됐어요. 어서 와서 같이 들어요, 오빠.”

“응, 냄새가 아주 좋은데?”

하지만 라이안의 뒤로 라이안의 손을 잡고 따라 나오는 루시 공주를 보며 에나의 표정이 살며시 굳어졌다.

하지만 그 표정변화가 너무 미세했기에 라이안이 그것을 눈치 챌 수는 없었다.

음식을 다 먹자 라드이라와 루시 공주는 잠자리에 들었고 헤인드와 디로안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 운기를 하기 시작했다. 에나는 늘 그렇듯 라이안이 전해준 제프리스의 마도서를 보며 마법수련을 했다. 헤인드와 디로안은 운기로 인해 피로를 물리쳤지만 그렇지 못한 에나는 무척 힘이 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 역시 마법사였다. 어떤 마법사가 제프리스의 마도서를 보며 눈을 붙일 수 있겠는가… 고작 세 시간만 수면을 취하고 아침마다 라드이라의 신성력으로 체력을 보충하는 것이 다였다. 스스로 가혹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누가 알겠는가? 라이안과 루시의 모습을 머릿속에서 떨쳐내려고 수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임을…….

라이안은 그들의 모습을 보고는 냇가로 이동했다. 앉아 냇물을 만져본 라이안은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물이 차군.”

라이안은 조용히 윗옷을 벗었다.

텅!

물기로 축축해진 땅은 라이안의 윗옷으로 인해 조금 파였다. 소리로 보아 무게가 상당한 듯했다.

라이안은 냇물에 뛰어들 듯 들어갔다.

“휴우! 시원하구나. 수련하기에 적당한 깊이인 걸?”

조용히 물속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은 라이안은 눈을 감고 명상수련에 들어갔다.

어둠 가운데 혼자 가만히 서있는 라이안… 그곳은 라이안의 머릿속에 펼쳐진 가상공간이었다.

“자… 청룡창 이외에 쓸 수 있는 무공이 필요해… 경공술도 유운유령신법만을 사용할 이유가 사라졌으니…….”

가만히 머리를 정리한 라이안은 무공을 고르기 시작했다.

“각술은 환영각[幻影脚]과 풍신퇴[風神腿]를 연습해야겠군. 다소 현란한 환영각[幻影脚]은 헤인드와 디로안에게 가르쳐 줘야겠어. 그걸 배우고 나면 굳어있는 그들의 몸이 유연해 지겠군. 난 풍신퇴를 사용해야겠지? 강기를 뿜어낼 수 있는 사람만 사용이 가능하니 내겐 적격이겠군. 그러고 보니… 왜 난 기초무공을 제외하고는 파황혈천무만을 연습했지?”

라이안은 스스로 고개를 흔들었다.

“나태해서였겠지… 그곳은 평화로운 곳이었으니 말이야. 그리고 파황혈천무만 해도 상처 입을 일이 없었으니…….”

하지만 현재 자신의 마나로는 파황혈천무의 초반부조차도 불가능했다. 부족한 마나로 파황혈천무를 펼친다면 마나고갈로 선천진기까지 빨려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생각을 정리한 라이안은 자신의 가상공간에서 환영각[幻影脚]의 구결을 읊기 시작했다. 그 모습은 마치 절에서 스님이 불경을 외우는 듯했다.

한참을 구결을 입으로 읽어가던 라이안이 구결을 마치고는 눈을 뜨며 말했다.

“하나의 파동으로 수천의 벚꽃이 날리니 한 번의 움직임으로 수천의 화려함을 나타낼 수 있으리라…….”

하나의 구절을 읽어 내린 라이안이 갑자기 눈에 보이지 않는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몸을 띄워 허공에 놀리는 라이안의 발은 이미 하나가 아니었다. 마치 공중에서 춤을 추듯 현란하게 움직이는 라이안. 그는 수천 개의 벚꽃을 한 번에 표현하려는 듯 움직였다.

그의 주변으로 곧 벚꽃향이 퍼져 나가더니 어디서 떨어지는지 수천의 꽃잎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그 현란함이 극에 달하자 라이안은 환상의 각술을 펼치기 시작했다.

“환사!”

아래로 내려찍는 라이안의 발은 마치 커다란 구렁이가 입을 쩍 벌리고 상대를 집어 삼키려는 듯 땅을 파고 들었다.

쓰하아아아!

“회룡!”

라이안의 큰 음성이 들려왔고 라이안의 몸이 수십 바퀴를 휘돌자, 커다란 호랑이가 나타나 할퀴려는 듯 덮쳐들었다.

쿠아아아앙!

그의 몸짓 하나하나에서 온갖 동물들이 튀어 나왔다. 한참을 움직인 라이안은 곧 멈추며 심호흡과 몸속의 마나를 다스렸다.

“휴… 자연의 화려함과 동물의 민첩함을 환영과도 같이 나타낼 수 있으니 진정 환영각[幻影脚]으로 불릴 만하구나. 정말 대단하군. 이거 걱정되는 걸… 그 뻣뻣한 인간들이 이 유연한 각법을 어찌 소화할 지…….”

라이안은 문득 가부좌 틀고 앉는 것만으로도 며칠을 힘들어 했던 그들이 걱정되었다. 하지만 환영각[幻影脚]은 그 화려함만큼 마나의 흐름 또한 민감했기에 그들의 마나를 부드럽게 만들어주기에 적합한 무공이었다.

라이안은 이제 자신이 사용하게 될 풍신퇴[風神腿]의 구결을 기억하며 읊기 시작했다.

풍신퇴[風神腿]는 무기로 강기를 발사할 수 있듯이 발에 오러를 씌워 강기를 발사할 수 있는 각법이다. 즉, 이곳 세계에서 말하는 오러탄을 발로서 펼칠 수 있는 각법이었다. 따라서 누구든 풍신퇴[風神腿]를 본다면 놀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이 설사 드래곤이라 해도…….

구결을 마친 라이안은 양쪽 발에 오러를 생성시켰다. 그리고 곧 구결대로 자세를 잡으며 빠르게 앞차기를 날렸다.

쑤아아앙!

라이안이 눈으로 보기 힘들 만큼의 속도로 발을 휘두르자 하나의 강기가 앞으로 발사되었다.

성공한 듯싶었으나 라이안은 인상을 쓰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게 아닌데… 이건 강기만 앞으로 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잖아… 한 번의 발길질로 수십의 강기를 만들어 낸다는 게 과연 가능하기는 한지…….”

라이안은 풍신퇴[風神腿]의 구결에 따라 다양한 발차기로 강기를 쏘아냈다. 얼마나 지났을까…….

쑤쑤아앙!

“됐다!”

그는 한참을 연습하고 나서야 드디어 한 번의 발차기로 두 개의 강기를 쏘아낼 수 있게 되었다.

“휴우… 이거 만만히 볼 무공이 아니구나. 마나도 마나지만 수련조차 이토록 힘들고 진도가 더디니 원. 도대체 누가 이런 무공을 창안했는지…….”

라이안의 머릿속에도 풍신퇴[風神腿]를 창안한 사람에 대한 자료가 없으니 아마 챠둠이 무림에 떨이지기 한참 전에 있었던 무공이 아닌가 짐작만 할 뿐이었다.

그 뒤로도 한참을 연습지만 세 개의 강기를 쏘아내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웠다.

“제길… 원리는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왜 안 되는 거지?”

풍신퇴[風神腿]로 인해 라이안이 고뇌하고 있는 그때!

라이안은 자신의 가상공간에서 희미한 사람 형체를 볼 수 있었다.

“누구냐!”

라이안은 바로 명상을 그만 두고 번개같이 눈을 뜨며 냇물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다. 주위를 더욱 세심하게 살피던 라이안이 최대한 방대하게 기원을 펼쳤다.

위이이이잉!

라이안의 몸으로부터 대기의 물결이 퍼져나갔고 라이안은 곧 자신 주위에 있는 모든 마나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러나 라이안이 느낄 수 있는 기는 친구들과 설치한 진법 밖에 있는 몬스터들뿐이었다.

“내가 잘못 느꼈단 말인가?”

라이안의 동공이 흔들렸다.

“아니야… 하지만… 기원에도 걸리지 않으니…….”

라이안은 등골이 오싹했다.

“혹, 나보다 강한 자가 이곳에 있는 것인가?”

하지만 그는 곧 머리를 흔들며 생각을 정리했다.

“아니야. 그는 분명 내 가상공간에 들어왔어… 도대체 어떻게…….”

라이안은 누군가에게 감시를 받고 있다는 생각에 불안해졌다.

‘하지만 나보다 강한 자라면 벌써 공격했어야 했다. 우선 두고 보는 수밖에…….’

라이안은 지금까지도 명상수련으로 인해 상당한 심력을 소비한 상태였다. 불안하기는 했지만 잊고 잠을 청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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