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혼돈의 라이안-1화 (1/57)

1권

작가서문

늘 머릿속으로만 상상해오던 것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글 읽는 것을 좋아했으며, 아직도 항상 상상속의 세계를 동경하는 저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 제 작은 꿈은 제가 항상 열심히 들르는 도서 대여점에 제 책이 꽂힌 것을 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보다 큰 꿈이라면 제가 현재 살고 있는 곳의 책과 관련된 장소에 제가 쓴 책이 진열되어 있었으면 하는 것이죠. 어쩌면 너무 소박한 꿈으로 시작하는 것인지 모르겠군요.

근래에 어떤 분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이 있습니다. 데이비드 슈워츠의 ‘크게 생각할수록 크게 이룬다.’라는 글이죠. 보다 크게, 보다 넓게 생각하라는 것과 항상 꿈을 향해 노력하고 능력을 키워가야 한다는 것이 주제입니다. 하지만 전 책의 내용처럼 되는 것이 쉽지가 않네요.

그래서 이제는 보다 노력하고 창의력을 길러 더 좋은 작가가 되어보려고 합니다.

F월드에서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에게 어떤 감사의 말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곳에서 제가 느낀 것은 소질도 없고 능력도 없는 사람을 작가로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독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분들은 저에게 너무도 많은 것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심지어 문장 하나하나를 지적해주시는 분들까지 계셨으니 어쩌면 저는 글을 혼자 쓴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쓴 글은 약간의 패러디를 이용한 것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스몰빌’이라는 것이죠. 이 영화는 슈퍼맨의 어렸을 때 모습을 그려나가는 드라마입니다. 저는 이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어서 누군가와 함께 TV를 시청할 때 고집을 피워서라도 꼭 보곤 했습니다.

근래에 들어 퓨전판타지 소설을 많이 읽게 된 저는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슈퍼맨이 판타지 세계로 가면 어떻게 될까? 이왕 가는 것, 부족하다고 생각하던 능력을 더 부여해서 보내는 것이 좋겠지?’라고 말입니다. 이 생각이 제 글의 시발점이었습니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매일 방 안에만 박혀 있는 저를 보고 가족들과 친구들이 이상해하더군요. 거의 한 달을 방 안에서만 살았으니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저라도 이상하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디어도 내어주고 잘해보라는 격려도 많이 해준답니다.

지금은 글 쓰는 것이 너무도 즐겁습니다. 글이란 내가 즐거워하며 써야 보는 사람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금 제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 또한 제가 그리는 감동과 박진감을 똑같이 느끼며 즐거움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항상 옆에서 가장 큰 격려를 해주시는 남산석유 김광수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2007년 7월, 박현수

프롤로그

창조주.

무로부터 가장 먼저 생겨난 존재.

그는 무엇이든 창조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을 지녔다.

창조주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여러 차원을 만드는 것과 그 차원을 관장하는 신을 생성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 중 가장 먼저 생성해낸 신이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카오스… 혼돈의 신 카오스였다.

가장 먼저 생성시킨 신인 그에게 창조주는 자신도 모르게 과한 힘을 부여하고 말았다.

결국 카오스는 차원을 넘나들며 신들과 힘을 겨루었고, 우연찮게 그 신들의 힘을 흡수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그로 인해 몇 개의 차원이 신들이 사라짐과 동시에 붕괴, 소멸되자 창조주는 더 이상 방관하고 있을 수 없었다.

결국 다른 신들의 힘을 흡수한 카오스와 창조주의 결투가 시작되었다. 그 결투는 몇 백 년에 걸쳐 이루어졌으며 결국 카오스가 승리했다.

그러나 그렇게 힘을 숭상하며 힘을 기르다 정점에 오른 카오스는 어느 순간 그 모든 것이 허망하게 느껴졌다.

“아버지시여… 전 단지 제 가진 힘을 모두 펼쳐보고 싶었나이다.”

“음… 나의 실수였다. 처음부터 나의 힘을 너무 많이 부여했던 것이 실수였어.”

“하하하. 걱정 마십시오, 아버지시여. 모든 것이 너무도 부질없다는 생각이 드니 이렇게 허망할 수 없더이다. 그래서 저는 사라지기로 결심했나이다. 몇 만 년, 아니 몇 억 년이 지난 뒤에 다시 돌아올지는 모르오나 지금은 사라질 것이옵니다. 그리고 반드시 새로운 마음으로 제 잘못을 뉘우치고 돌아오겠나이다. 죄송합니다.”

“난 네 목표가 전 차원의 정복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아니었나 보구나.”

카오스의 눈을 본 창조주는 그의 눈이 악의에 물들지 않고 너무도 맑은 것에 안도감을 느꼈다.

“하하하… 그럼 부디 힘을 되찾으시어 제가 망쳐놓은 차원의 복구를 부탁드립니다. 전 그동안 벌이라 생각하며 제 스스로를 봉인하겠나이다.”

창조주는 다른 신들이 모두 덤벼도 자신에게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의 첫 창조물인 카오스를 보곤 자신이 너무 약하다는 것을 알았고, 그 힘이 탐이 났다.

“카오스여, 네가 돌아올 때까지 너의 힘을 내가 맡아두겠으니 그 힘을 차원에 돌리는 것이 어떻겠느냐.”

“그건 싫습니다.”

“아니, 왜 그러는 것이냐?”

“전 다시 태어나도 강해지고 싶습니다. 또 이런 혼돈을 가져오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강한 힘을 부여받고 작은 힘이나마 마음껏 펼치며 살고 싶습니다. 그럼 이만 안녕히…….”

그렇게 카오스는 밝은 빛과 함께 빠른 속도로 사라져갔다.

제1장 사라지는 별

갈리스 행성.

붕괴… 더 이상의 힘을 이기지 못한 행성의 붕괴였다.

카오스는 자신을 봉인하기 전 하나의 차원을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우월함을 과시내기 위해 그 차원의 행성 중 하나에 그의 힘을 부여한 종족을 만들었다.

그는 그 행성에 자신의 모든 힘을 불어넣고는 사라져갔다. 부활이라는 영혼의 끈을 남겨둔 채…….

그런데 지금 그 행성이 우주에서 공중분해 될 위기에 놓였다. 그제야 카오스는 자신의 힘을 이어받은 인간들이 너무 강하다는 것을 알았다. 다른 행성의 인간들보다, 다른 차원의 인간들보다 더욱 더.

그래서 그는 그 힘을 절제시키고자 구속을 행하여 행성 안에서는 그 강한 힘을 쓰지 못하게 하고 다른 행성의 인간들처럼 평범하게 생활하도록 했다.

그 후에도 강한 인간들은 역사가 깊어질수록 더 강해져만 갔고 그 인구 또한 늘어났다. 게다가 행성의 내부의 자리 잡은 핵에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하여 서서히 붕괴가 이루어졌다.

그것을 안 갈리스 행성의 최고 과학자 르시엘은 행성의 최고 원로들에게 그 사실을 공표했다. 하지만 그들은 터무니없는 발언이라며 무시했다. 또한 설사 그러한 일이 있더라도 자신들의 역사가 깃든 이 행성을 버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왕족 출신의 그들은 이미 권력에 물들어 사리를 분별할 줄 모르는 자들이었다.

원로들과의 면담을 요청했던 르시엘은 오늘도 역시 힘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그들은 더 이상 들을 가치도 없다고 하면서 르시엘을 만나주지도 않았던 것이다.

르시엘이 돌아간 후 원로원측에서는…….

“흠… 르시엘이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그것이 사실인 것 같기도 합니다.”

“흥!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이오! 그딴 일이 벌어진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요!”

“하지만 요즘 정말로 지진이 잦지 않소?”

“우연이오. 그저 우연일 뿐인 일로 경거망동할 수는 없소!”

한쪽에서 가장 연로한 사람이 탄식하며 말했다.

“허허… 르시엘의 말이 사실이라고 해도 이제 와서 그것을 수용하기는 힘들지 않겠소. 그것이 사실일 경우 국민들에게 받을 비난을 어찌 피할 수 있단 말이오. 그리고 이미 켈빈 가족을… 으음…….”

“으음…….”

“그렇군. 이미…….”

처음에는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사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원로들이었다.

르시엘은 자신이 발견한 행성의 핵 결정에 서서히 금이 가고 있는 모습을 나타낸 컴퓨터자료를 보며 고심하고 있었다. 이러한 현상이 심해질수록 행성 내에서는 잦은 지진이 일어났지만 원로 측은 통 자신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르시엘이 책상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습을 보며 그의 부인인 하이메르가 차를 들고 들어왔다.

“여보, 가신 일이 잘 안 되었나 보군요. 차라도 한 잔 마시면서 마음을 좀 진정시키세요.”

“지금 이 판국에 차가 목에 넘어가겠소!”

“그게 아니고 전… 흐흑.”

한 번도 자신에게 화를 낸 적이 없었던 사랑스런 남편이 화를 내자 하이메르는 무서운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부인, 미안하오. 내가 너무 마음이 심란하여 부인께 실수를 했구려. 미안하오.”

“아니에요, 제가 생각이 부족했어요.”

“아니오, 부인…….”

둘은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며 살며시 포옹했다.

잠시 후, 좀 진정이 된 아내를 본 르시엘은 그녀를 바로 앞 의자에 앉혔다. 그리고는 자신도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

“부인, 이제 며칠 남지 않았소. 이 별은 곧 파괴될 것이오.”

“어쩌나요, 그럼? 제 목숨은 아깝지 않아요. 하지만…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우리 카드린은… 카드린은… 흑흑.”

출산한 지 얼마 안 된 하이메르는 아들 카드린이 너무 불쌍해 다시 눈물을 흘렸다.

르시엘 또한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는 부인을 보며 슬픔에 잠겼다. 그러다 이내 뭔가를 결심했는지 신중하게 말을 꺼냈다.

“부인, 카드린을 살릴 수 있소. 우주 밖으로 보냅시다.”

“그게 가능한가요? 당신의 말을 들은 행성 내 모든 사람들이 동요해서 행성을 떠나려고 마음먹고 있어요. 하지만 행성을 떠나려는 사람은 발견 즉시 원로 측에서 사형을 내린다는 것을 아시잖아요. 얼마 전 캘빈 가족이 그것을 무시하고 우주선을 타고 도주하다 초분자광선포에… 너무 무서웠어요… 그렇게 한순간에 사라지다니…….”

생각하는 것조차 무서운지 하이메르는 몸을 떨며 말했다.

하지만 이미 결심한 르시엘은 부인 하이메르를 보며 진중히 말했다.

“나는 5년 전에 이 행성이 파괴될 것임을 알았소. 그리고 원로들께 1년간 간청을 했지만 실패했소. 그래서 난 이럴 것을 대비하여 아만다리움 금속을 연구했소. 4년 동안…….”

“아니, 그 위험한 금속을요?”

어느 날 갈리스 행성에 한 운석이 떨어졌다. 아니, 운석이라기보다 아주 매끈매끈 하면서도 단단하기 이를 데 없는 금속이었다. 이 금속은 신기하게도 누군가 손대기만 하면 증식을 하는데, 식물처럼 엄청난 속도로 자라났다.

이것을 연구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집채만 한 운석의 한 조각을 떼어내어 샘플 채취함에 집어넣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것은 단 몇 초 만에 원래의 운석 크기만큼 커졌고, 황당함에 그들은 고개를 내저었다.

과학자들은 끊임없이 증식하는 아만다리움 금속을 제어할 수가 없었다. 오히려 연구하면서 손대는 바람에 아만다리움 금속은 또 하나의 집채만 한 금속으로 변했다. 최대한 건드리지 않고 조심조심했는데도 말이다.

결국 연구진들은 아만다리움 금속이 엄청나게 커질까 두려워 연구를 포기하고 우주 밖으로 버렸다.

처음에는 녹이려고도 해보고 분해시키려고도 해보고 심지어 비밀리에 초분자광선포도 쏘아봤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어느 정도까지만 분해되었다가 다시 분해되는 속도보다 빠르게 원래의 크기로 복구해버리는 것이 아닌가. 결국 연구진들은 혀를 내두르며 하나둘씩 포기하기 시작했다.

이것을 실험하던 과학자는 세 명. 그중 한 명의 과학자가 초분자광선포로 우주의 먼지가 된 르시엘의 절친한 친구 캘빈이었다.

“부인, 난 그 아만다리움 금속을 연구하는 것을 포기할 수 없어 아주 조그만 조각을 몰래 가지고 있었소. 우리가 연구했던 것은 그 금속에 컴퓨터칩을 이식해 증식하는 속도를 조절하는 것과, 비행정의 파손이 일어났을 때 처음 그대로의 모습대로 돌아갈 수 있게 컴퓨터가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들고자 했었소. 그리고 난 1년 전 그것을 성공했소. 하지만 원로들도 모르며 그 어떤 과학자도 모르오. 나 혼자만 그것을 성공했으며 나만 알고 있는 사실이오.”

“아…….”

“이제부터가 중요하오. 부인, 난 초분자광선포를 버틸 수 있는 우주선을 아만다리움 금속으로 만들었으며 초인공지능 컴퓨터를 이식해놓았소.”

“아, 그럼 살 수 있는 것인가요? 우린 살 수 있나요 정말?”

“음… 미안하오, 부인… 우린 살아남기 힘드오.”

“아니, 그게 무슨…….”

“초인공지능 컴퓨터 챠둠은 아만다리움 금속의 증식을 조절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빠르게 할 수는 없더이다. 설계된 우주선을 만들 정도로 빠르게 증식할 수는 없소.”

“아… 결국 희망이 없는 것이군요. 흑흑.”

하이메르는 놀라워하며 일어났다가 르시엘의 말을 듣고 허탈한 듯 주저앉고 말았다.

“하지만 우리 카드린은 살릴 수 있소. 우리까지 탈 수 있는 그 정도의 큰 우주선은 만들 시간이 부족하지만 우리 카드린이 탈출할 수 있을 정도의 우주선은 만들 수 있을 것 같소.”

“정말인가요? 우리 카드린은 살릴 수 있는 건가요?”

“그렇소, 부인.”

하이메르는 자신은 죽지만 아들인 카드린만이라도 살릴 수 있다는 말에 르시엘에게 달려들며 기뻐했다.

“다행이에요, 흑흑… 정말 다행이에요.”

삐빅! 삐빅! 삐빅!

그때 르시엘의 팔목에 차고 있는 푸른 팔찌에서 신호음이 들렸다.

“아! 드디어 됐소. 우리 카드린이 타고 갈 우주선이 다 만들어졌다는 신호가 왔소!”

르시엘은 서둘러 하이메르를 이끌고 연구실로 향했다. 그곳에는 구체의 소형 우주선이 있었으며, 속에는 5살 정도의 소년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형성되어 있었다.

“바로 이것이오. 이것이 바로 우리 카드린이 타고 갈 초인공지능 컴퓨터 챠둠이오.”

“아… 다행이에요. 정말 다행이에요…….”

“시간 내에 만들어질 수 있을까 고심했었는데 이렇게 잘 만들어지다니…….”

우르르르르르.

쿠구구구구구.

“꺅!”

“헛!”

그때였다. 갑작스런 지진에 르시엘과 하이메르는 휘청대며 넘어졌다.

“크흑! 무슨 일인가, 챠둠!”

“주인님! 이제 곧 행성이 폭발합니다.”

“내 자료에 의하면 아직 며칠이 더 남았을 텐데?”

“핵에 금이 가는 속도로는 그렇습니다만 연쇄적인 파괴로 인해 핵이 폭발하는 시간이 단축되었습니다.”

“얼마나 걸릴 것 같은가?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가 말이다!”

“주인님, 9분 46초의 여유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지금 당장 출발해도 행성 폭발의 파동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빨리 출발하지 않으면 행성의 폭발권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여보! 하이메르! 어서 카드린을! 어서 카드린을 데려오시오!”

르시엘의 재촉에 하이메르는 급히 뛰어가 카드린을 데려왔다.

카드린을 안아 든 르시엘은 자신의 팔찌를 아이에게 끼워주었다. 그러자 어른 손목에 맞아야 할 크기의 팔찌가 아이의 손목에 딱 맞도록 줄어들었다. 그것을 확인한 르시엘은 우주선에 아이를 눕히고는 문을 닫았다.

“부탁한다, 챠둠. 부디 우리 아이를 잘 키워다오. 크흐흑!”

“흐흑.”

자식을 떠나보내는 부모의 마음은 찢어질듯 아팠다.

이 행성을 벗어난다 해도 살 수 있는 가망성은 측정키 힘들었으며 설사 산다 해도 부모가 없는 자식의 삶이 너무도 불쌍했기 때문이다.

위이이잉!

부슈우우…….

푸앙!

그렇게 우주선은 쏘아졌다.

르시엘과 하이메르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흐르는 눈물 속에서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날아가는 우주선의 뒤쪽에서 알 수 없는 빛 무리가 솟구쳐 오르더니 우주선을 따라가 우주선을 명중시키는 것이 아닌가!

빛이 지나고 난 뒤, 사라진 우주선을 보며 두 부부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러다 하이메르는 그 순간 그 자리에서 기절하고 말았고, 르시엘은 피눈물을 흘리며 원로들을 원망했다.

“이 어리석고 간악한 놈들!”

구구구구구구… 콰아앙!

그리고 마침내 르시엘의 마지막 비명과 함께 갈리스 행성은 폭발했다.

그렇게 창조주의 힘조차 능가하던 카오스의 힘의 결정체들이 소멸되어가는 듯했다.

카오스의 슈퍼일족의 멸망이.

* * *

우주를 향해 빛의 속도로 쏘아져 나가는 물체가 있었다.

그것은 르시엘이 만든 초인공지능 컴퓨터 챠둠이었다.

군데군데 손상된 자국이 있었으나 그것은 서서히 은빛으로 빛나며 복구되었다.

르시엘이 걱정한 것은 우주선이 망가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 행성이 파괴되면서 그 충격 여파를 우주선 안의 아이가 버티지 못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던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같은 방향으로 날아가던 초분자광선포는 오히려 우주선을 밀어주는 역할을 했다.

즉, 초분자광선포로 인해 더욱 탄력을 받은 우주선이 행성의 충격 여파를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속도가 엄청나 근처에 있던 알 수 없는 블랙홀로 빠져드는 것은 면할 수 없었으니…….

카드린과 챠둠의 운명을 알 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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