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왕의 표본-326화 (326/369)

326화

<인기 투표>

* 후기 봐주세용

"민국앙 오늘 우리 집에 잠깐 있다 가면 안 돼?"

"나도 과제 좀 도와줘 민국아~ 오랜만에 본 건데 응?"

"하하."

대학교 첫 날, 그냥 교수님과의 만남을 끝으로 오늘은 바로 돌아가는 날이나 다름 없었다. 허나 민국은 이전 학년도와 마찬가지로 여자들에게 환심의 눈길을 받고 있었다.

어떻게든 그를 독차지하기 위해 기를 쓰는 모습! 필시 그에게 여자 친구가 있단 사실을 알게 된다 하더라도, 그녀들의 행동에는 한 치의 변함도 없을 것 같았다.

'여자 친구.'

그렇다. 서민국에겐 여자 친구가 있다. 그것도 벌써 몇 개월은 되었으며, 관계도 완전히 진전이 된 사이. 하지만 이 학교의 학생들은 그에 대해서 하나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민국의 본래 성격에 대해서 하나도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

"미안하지만 오늘은 어려울 것 같아. 다음에 시간 나면 내가 먼저 말해줄게."

"정말? 그럼 기다릴게."

"꼭 말해줘야해!"

민국에게는 귀여운 애교를 보이며, 하지만 민국을 차지하려고 기를 쓰는 다른 여자에게는 라이벌 특유의 신경전을 보이며… 그렇게 민국을 독차지하려는 무수한 여자들은 실로 남자들에게 질투의 감정을 느끼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쳐다본들 어쩔 수 없소이다. 남학생들.'

외모라는 건 이 세상에서 중요한 부분에 속하는 것이고, 그건 굳이 한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라 해도 마찬가지인 셈이었다. 남자가 여자 외모를 보는 것처럼, 여자도 남자 외모를 본다.

비록 TV 프로그램에서는 이따금씩 자신의 이미지를 깨끗하고 청순하게 만들기 위해 '저는 남자 외모 안 봐요~ 마음씨 봐요~.'이러는 사람도 있지만… 그런 사람이 유난히 더 외모를 심하게 본다는 점!

"어쨌든 그럼."

그리고 민국은 대학교를 가까스로 빠져 나왔다. 곧장 아버지 차가 있는 곳으로 줄행량하여 시동을 거는 민국.

'그러고 보니 아버지 차 계속 빌리는 것도 좀 그렇긴 한데, 이제 내 차 좀 사야 하려나.'

방송으로 번 수익만 해도 솔직히 직장인들 저리가라 수준이다. 애초에 어느 분야든 랭킹 1위를 하면 돈을 많이 버는 셈인데, 민국은 파뿌리 TV 방송계 분야 중 랭킹 1위에 속하고 있었으니 말이었다.

"크흠!"

어쨌든 일찍도 끝났겠다, 곧장 은별이가 있는 대학교로 향하자고 생각하는 민국이었다. 그리고 이후에는 유이의 집으로 향해야 한다. 그녀가 루트 2에 속하는 게임 엔딩을 만들었기에, 그것을 받으러 가야하기 때문이었다. 참고로 루트 2 엔딩은 트루엔딩으로 진짜 결말이었다.

'설화가 그 트루엔딩 결말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드려나.'

아무래도 실제 그 게임 속의 여주인공이었으니까,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특별한 감회가 느껴질 것이었다.

이윽고 은별을 집에 데려다주고, 유이의 집으로 향한 민국이었다. 차를 타고 가는 길은 몰랐기 때문에 그냥 전철에 탑승했다. 괜히 헤매고 싶은 맘은 추호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유이의 집 현관문 앞에 선 민국이 '똑똑'하고 문을 두드렸다.

"아기 만듭시다 유이 씨."

"……."

물론 민국의 본래 성격상 일반적인 노크는 아니었다. 이윽고 민국이 있는 쪽으로 향해오는 걸음 소리가 문 너머에서 들려왔다. 끼이익, 문이 열어젖혀지고 민국이 깜짝 놀란 표정으로 소리쳤다.

"이럴 수가. 문을 열었다는 것은 곧 긍정의 표시. 저 눈동자가 나를 향하고 있다는 것은 곧 긍정의 표시. 유이 씨… 못 보던 사이에 절 사랑하게 되었군요?"

"……."

"하아, 야레 야레. 이래서 잘 생기면 인생이 힘든 거야. 친구로 지내고 싶은 여자도! 사랑하게 만들어버리니까!"

유이는 그냥 홱 몸을 돌려서 다시 2층 계단으로 올라갈 따름이었다. 민국은 그런 유이의 행동에 '튕기긴! 제2의 탱탱볼 같은 여자여!'하면서 뒤따랐다.

"여기…."

"오오, 이게 트루엔딩입니까? 남주인공이랑 여주인공이랑 으쌰으쌰해서 폭풍 임신하는 그 스토리?"

"그건 아니…."

"훗. 말로는 부정하지만 실은 H씬이 담긴 성인 미연시 같은 걸 제작하고 싶었던 유이 씨의 맘, 제가 모를 리가 없습니다."

그냥 입을 다무는 최유이였다. 이윽고 유이의 방에서 usb를 받은 민국이 모니터 쪽을 돌아보았다. 문득 눈에 띄는 홈페이지를 발견하고는 다가간다.

"어라? 이게 뭡니까? 유이 씨 설마 소설 써요? 아니, 추천 받고 싶어 한다는 남자가 대신 스토리 써주는 거 아니었습니까? 설마 그 작가의 그 막장계 특유의 스토리가 맘에 들지 않았던 겁니까?"

"……."

고개를 젓는 유이였다.

"그분 스토리…."

"아~ 그 추천 받고 싶어 하는 남자 소설이라고요?"

고개를 끄덕이는 유이. 그러하다. 현재 유이의 모니터에 켜져 있는 그 홈페이지는, 다름 아닌 추천 받고 싶어 하는 남자가 소설 전용으로 글을 쓰는 홈페이지였다. 꽤나 스크롤이 긴 게 내용 양이 상당한 것 같았다. 이윽고 마우스를 잡고 스크롤을 아래로 내려보는 민국이었다.

"앵? 근데 이건 스토리가 아닌데?"

"인기… 투표…."

그분이 쓰는 소설의 인기투표라는 모양이었다. 아무래도 자기 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참여하는 인기 투표 이벤트를 연 것 같았다. 민국은 내용을 대충 훑어보더니 '흐음'하면서 고개를 주억거렸다.

"이벤트 당첨자에게 주어지는 경품이 자신의 정자라니. 과연, 이 남자도 제정신이 아니군."

먼 훗날 자신의 소설 재능이 담긴 DNA를 퍼트려, 70억 인류가 모두 소설을 쓰는 날이 오게끔 하려는 작가의 야망이 담긴 경품이었다.

'인기 투표라. 흐음.'

그나저나 인기 투표라고 하니 왠지 재미있는 컨텐츠가 떠오른다. 이윽고 손뼉을 짝하고 친 민국이 유이를 돌아보았다.

"유이 씨. 혹시 우리도 인기 투표 해볼 생각 없습니까?"

"……."

"인기 투표해서 꼴찌인 사람이 벌칙을 받는 이벤트 말입니다."

방송용으로 써먹기에도 꽤 괜찮은 컨텐츠 같았다. 물론 인기 투표 꼴찌를 받으면 기분이 영 시원치 않겠지만….

"제가 1등을 하면 유이 씨에게 제 정자를 선물해드리겠습니다!"

"……."

"어쨌든 참여하십시오 유이 씨. 어? 참여하신다고요? 헐, 1초도 망설임 없이 참여하신다고 하다니."

"아…."

"쉿! 더 이상의 말씀은 됐습니다! 유이 씨, 당신의 마음은 이미 다 알아버렸으니까! 훗! 빨리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리러 가야겠군!"

"……."

"그럼 수고!"

그리고 순식간에 자리를 박차고 1층으로 쏜살같이 달려가버리는 민국이었다. 애초에 유이의 의사 같은 건 신경도 안 쓴 패기의 남자, 서민국이었다. 홀로 남은 유이는 그저 방안에 남은 그의 흔적을 돌이켜보면서 침묵할 따름이었다.

*

"학교 다 끝났냐?"

"넹! 끝났음여! 왜 부르심여?"

현재 통화하고 있는 상대는 다름 아닌 강서라. 민국은 자초지종 이번에 진행할 컨텐츠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이름하여 인기 투표 컨텐츠! 그리고 그 얘기를 전부 들은 서라는 놀란 듯이 소리쳤다.

"행님! 그거 하면 행님을 어떻게 이기겠음여! 행님은 파뿌리 TV에서 막장 비제이로 인기 탑을 달리고 있잖아여!"

"허허, 이 자식. 칭찬도 할 줄 알고. 역시 이래서 내가 너와 통화를 하지."

"아마 맨 뒤에서 1등할 텐데 그런 행님을 어떻게 이기겠음! 역시 행님의 독보적인 질주는 나님으로선 막지 못할 거임!"

"이 자식이?"

이윽고 말을 잇는 민국이었다.

"그래도 서라 인마, 너도 요즘 인기 많잖아. 여자 비제이인 거 안 알려도 나 다음으로 제일 가는 막장 비제이로 손 꼽히더만."

"으아닛? 나님이 벌써 그렇게까지 인기가 생겼어염? 데헷… 잘 몰랐음!"

"훗. 귀여운 녀석."

그렇다. 서라는 귀엽다. 남자 비제이로 알려져 있지만 그녀의 언동과 더불어 재치 있는 센스가 많은 팬들의 환심을 살 게 자명했다. 인기 투표 대결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비제이임이 분명했다.

"그럼 다음으로."

이제 다음 차례는 강은별이었다. 강은별은 굳이 통화를 하지 않고 집에서 대화를 함으로서 알려주었다.

"인기 투표 이벤트를 하자고? …그거 딱 봐도 꼴등은 벌칙 있을 거 같은데."

"사스가 마님. 벌칙은 내 고추 물기야."

"그만 물고 싶으니까 패스. 난 안 할래."

"아니? 이 여자야. 비제이 중에서 인기 탑 랭크에 속하는 네가 인기 투표에 참여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겠어!"

"…인기 탑 랭크는 무슨 인기 탑 랭크야. 요즘은 좀 내려갔더만."

아무래도 치고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자리를 유지하는 게 영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은별이 네가 아직 잘 모르는 모양인데, 너처럼 예쁘고 성실한 여자애는 인기가 잠시 주춤해도 데레스러움 한 번 보여주면 다시 올라가기 마련이야."

"…왠 느닷없는 칭찬질이래?"

"네가 츤츤대는 것은 데레를 위한 추진력이다!"

반쯤 어이없단 표정으로 바라보는 은별이었지만, 그래도 계속 칭찬을 하니까 영 탐탁치 않게 느껴지는 건 아니었다.

"아무튼 해주는 거요 은별 낭자?"

"…에휴."

도리도리 고개를 저으면서 어쩔 수 없다는 듯 중얼거리는 은별이었다.

"민국아…?"

"아, 예나야?"

그리고 그때였다. 막 민국을 찾으려고 했던 듯, 민국의 방안을 두리번거리던 예나가 은별이의 방과 연결된 통로 구멍으로 얼굴을 내밀면서 말했다. 은별과의 용건을 끝낸 민국은 자기 방으로 돌아가 예나와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무슨 일이야 예나야?"

"응… 별 건 아니고… 그런데, 은별 씨랑 무슨 중요한 대화 나눴어…? 잘은 안 들렸지만 투표라든지 뭔가 하는 소리가 들려서…."

"아아."

민국은 예나에겐 말할까 말까 잠시 고민했다. 아무래도 비제이를 진행하면서 돌연 폐인이 되었던 예나였으니까. …그래도 어차피 자기 방송을 늘 사수하던 예나였기 때문에 모른 척하기도 뭐했다.

"인기… 투표?"

"그래. 이번에 내가 아는 비제이들을 싸그리 섭외해서 인기 투표를 하기로 했거든. 혹시 괜찮으면 예나 너도 한 번 해볼래?"

"나, 나도…?"

예나는 몹시 당황하는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방송도 오래하지 않았을뿐더러, 지금은 완전히 비제이를 접은 상태였으니까 말이었다. 하지만 민국은 그런 예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웃음 지었다.

"어차피 가벼운 이벤트니까 크게 부담 가지지 않아도 돼. 한 번 괜찮으면 참여해봐."

"……."

그런 민국의 눈웃음이 너무나도 심장을 콩닥콩닥거리게 만든다. 예나는 결국 두 손을 다고솟이 모은 상태에서 시선을 조금씩 내리면서 수줍게 대답했다.

"으응…."

그리하여! 인기투표 이벤트 컨텐츠에 참여하는 비제이들이 결정되었고, 민국은 곧장 방송에 접속하여 시청자들에게 인기 투표 컨텐츠에 대해 일일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그때, 설화가 신기하다는 듯 다가와서 묻는다.

"민국 님~ 이거 뭐하는 거예요? 파뿌리? 민국 님이 하는 거예요오?"

"아, 설화야."

마이크 너머로 들려오는 어떤 여자의 목소리에 시청자들이 [헐? 누구지?],[츤고딩? 아닌데?],[또 바람피냐 현대왕!]하며 노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러나 민국은 그런 것은 아니라고 시청자들에게 딱 잡아 말한 뒤, 손뼉을 치면서 설화에게도 제안했다.

"설화야. 너도 혹시 인기 투표 참여해볼래?"

"네? 그게 뭐예요오?"

"내가 진행하는 컨텐츠인데, 인기 있는 비제이들 중에 누가 제일 인기가 많은지 우열을 가리는 컨텐츠거든. 너는 비제이는 아니지만 그냥 기타 역으로 한 번 출연시켜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어차피 재미로 하는 거고, 설화가 꼴찌를 하면 그건 벌칙에서 제외할 것이었으니까 말이었다. 설화는 현실 민국의 직업에 대해서 아직 곧잘 몰랐기 때문에 갸웃거리며 여전히 의문을 갖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민국의 제안이 크게 나쁘진 않았는지, 곧 긍정의 표시를 보였다.

"좋아요~."

"좋아, 그럼 여섯 명이 참여하는 셈이로군."

그리하여, 인기 투표 이벤트가 시작되었다.

참여하는 인물은

서민국 ㅣ 강은별 ㅣ 한예나 ㅣ 최유이 ㅣ 강서라 ㅣ 최설화

============================ 작품 후기 ============================

자, 실제 인기투표 이벤트입니다.

참여 인물은

서민국 ㅣ 강은별 ㅣ 한예나 ㅣ 최유이 ㅣ 강서라 ㅣ 최설화이렇게 여섯 명입니다.

투표하시는 방법은 댓글로 되며, 중복 투표도 가능(?!)합니다.

요컨대 한 명이 막 써도 그것도 다 허용된다는 뜻입니다.

한 사람당 두 명의 캐릭터까지 투표 가능!

실제 소설에서도 반영되니까 열심히 참여 바랍니다!

경품으로는 내 정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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